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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사노맹’ 전력 曺國, 보안기관 무력화 물밑작업 ‘착수’?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한다.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은 ‘양심과 자유’에 대해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는 헌법재판소의 정의를 인용해 설명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재탕(再湯)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요서울은 이번 호에서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이 주장한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숨겨진 ‘음지(陰地)’를 통해 그가 주장하는 ‘대공수사권(對共搜査權) 폐지론’의 허위성을 밝힌다.
-文 정부 출범 후 등용된 김현종·조정훈·이광재 모두 ‘여시재사람들’···홍석현 부상?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여권의 수 싸움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권 향방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친문(親文) 후계자 구도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여권 지도부의 움직임을 비롯해 여권 내 계파의 핵심 인물들의 동선을 통해 구도를 그려볼 수 있다. 일요서울은 이를 통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체재가 될 인물과 세력들을 중점적으로 짚어 보고자 한다.
앞서 故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6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여권 내 물밑 움직임이 빨라진 까닭이다. 그러자 그를 대체할 인물과 세력을 찾는 여권의 ‘다급함’은 곧장 양정철 前 민주연구원장의 움직임에서 포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인 양 前 원장은 최근 양강을 달리고 있는 인물들과 김 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前 대통령 비서실장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前 원장은 이들과 정국 현안을 나누었다고 하지만, 핵심은 물밑에서 움직이던 양 前 원장이 정국 진단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는 것이다. 차기 선거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 前 원장이 직접 나선 이유로는, 김 지사의 부재(不在)를 빼놓을 수 없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김 지사는 오는 선거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김 지사의 위치와 입지에 맞는 인물을 찾아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자연스럽게 ‘제2의 김 지사’에 들어맞는 인물과 세력은 누구인지 여권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거론되는 것은 바로 민주당 내 ‘원조 친노(親盧)’ 이광재 의원이다. 양 前 원장이 최근 만난 인물 중 한 명이 이 의원이기 때문이다. 일요서울은 여권에서 ‘김경수’의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이 의원을 비롯해 그 주변 세력을 알아봤다.
與 핵심 축 이광재···왜?
원조 친노(親盧)면서 친문(親文) 후계자로 더불어민주당의 이광재 의원이 지목되는 까닭은, 여권 내 여러 모임에 발을 담그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속한 그룹은 ‘부엉이 모임’을 비롯해 출범 중인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무시 못할 그룹이다. 이들 모두 친문 실세 의원 수십 명이 속한 그룹인데, 그중에서도 이 의원이 친노-친문 세력의 핵심 인물임을 고려하면 결코 그의 무게가 가볍지 않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의원이 ‘제2의 김경수’로 초점이 되는 이유는 비단, 친문 진영 내에서 그가 속한 그룹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입지는 그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보다 그가 노무현 前 대통령 정치 입문 시절 보좌진으로 정치 행보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김경수 지사와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나온다.
‘노 前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 김 지사라면, ‘노 前 대통령의 첫 비서관’은 이 의원이다. 노 前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했을 당시 보좌진으로 합류한 그는 노 前 대통령이 당선되자 청와대로 들어갔다. 참여정부의 국정상황실장 재임 시 그를 두고 ‘좌희정(안희정 前 충남도지사)-우광재’라는 별칭까지 나온 것을 보면 노 前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영향을 끼칠 만큼 ‘대단한 측근’이자 ‘원조 친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처럼 ‘원조 친노’였으나 현재는 대권 가도에서 탈락한 안 前 지사의 입지를 통해 이 의원의 행보가 비춰진다. 안 前 지사는 과거 문 대통령과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날을 세웠는데, 이후 비서 김지은 씨와의 성(性) 문제로 인해 정치 생명을 모두 잃었다.
반면 이 의원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피선거권이 박탈됐었으나, 문 대통령이 총선 전 특별 사면으로 복권(復權)시켰다. 이 의원은 복권되자마자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돌아왔고 결국 국회에 입성하면서 ‘돌아온 원조 친노’가 됐다. ‘원조 친노’로 통하던 ‘좌희정-우광재’는 현재 ‘친문’ 세력화 과정을 거쳐 ‘이광재’ 만이 남은 모양새다.
여시재, 이광재 독자 원외 조직?
현재 이광재 의원은 민주당 내 친문 모임에 빼놓지 않고 이름을 올린 상태다. 공통적으로 현역 의원들이 포함된 ‘원내’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의 활동은 탄력을 받거나 혹은 연동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만의 ‘원외’ 조직은 어디에 있을까.
이 의원의 이름이 올라간 대표적인 원외 조직은 바로 ‘여시재(與時齋)’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여시재’는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 중인데, 이에 따르면 ‘여시재’란 ‘시대와 함께하는 집’, ‘시대를 어깨에 짊어진다’라는 뜻으로 ‘시대와 함께 가면(與時偕行)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던 ‘주역’의 풀이에서 비롯됐다고 소개돼 있다. 또한 영문명은 ‘Future Consensus Institute’라면서 이는 ‘동시대인들의 지혜와 협력을 통해 미래를 만든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여시재에서는 해당 기관에 대해 ‘국가미래전략을 위한 싱크탱크’라면서 ‘통일한국과 동북아의 미래 변화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세계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5년 12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출연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라고 설명한다.
여시재 이사장은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을 맡았던 이헌재 씨다. 또한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및 중앙홀딩스 회장인 홍석현 씨와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 안대희 법무법인 평안 고문변호사 등이 이사진으로 소개됐다. 그 중에서도 홍석현 회장의 경우 노무현 정부 당시 주미국 대사관 대사를 했었는데, 올해 총선에서는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차기 잠룡으로 분류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의원이 이사진인 ‘여시재사람들’ 중 한 명으로 올라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원외 외곽단체의 이사진으로 등록돼 활동 중인 이 법인은 민주당의 주요 정책 방향인 ‘동북아 협력·한반도 미래’ 등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여시재는 ‘미션’에 대해 ‘미래를 주도할 리더 양성’과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정책연구’, ‘지식과 사람이 교류하는 장’으로서의 ‘지식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힌다. 여시재가 하겠다는 그 ‘미션’은 이미 공공연하게 드러난 상태로, 이 의원이 이 기관에 몸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보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여시재, 文 정부와 동행 중?
‘여시재(與時齋)’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일요서울은 2017년 3월2일 1188호 ‘여시재(與時齋) 실체와 50대 잠룡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미 한 차례 여시재의 내막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조창걸 명예회장의 재산 절반인 4400억 원의 여시재 출연설 등을 언급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여시재를 위해 한샘 주식 60만 주(당시 시가 약 1000억 원)를 팔았고 그중 300억 원을 법인 설립 기금으로 지원했다. 그 자금은 곧 ‘정책 기획’의 밑거름이 됐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그 자금의 흐름도 관심의 대상이다.
또한 ‘김현종 前 UN대사, 이광재 前 강원도지사와 조정훈 前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지역대표(상근부원장)’ 등을 겨냥했다. 당시 거론됐던 김현종 前 UN대사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이 됐고, 이광재 前 강원도지사는 특별 사면돼 국회로 입성했다. 조정훈 부원장 역시 시대전환 대표로 이번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과거 여시재의 간부였지만, 이제는 정치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제2의 김경수’ 자리에 거론되는 인물이 이 의원이라면, 막후에서 그를 지원하는 세력은 ‘여시재’로 모아진다.
더욱이 해당 기사는 ‘여시재는 개인을 위한 재단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 근거로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이 재단 문제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재단의 연구과제는 국가적 아젠다 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부분을 제시한다.
그러나 여시재는 당초 홈페이지를 통해 ‘동북아 협력·한반도 미래’라는 명분을 앞세워 ‘포스트COVID-19(코로나19) 시대’ 속 ‘노동조합·신재생에너지·미국-중국 협력’ 등을 거론한다. 일부를 제외하고선 대부분 현 집권여당과 맥을 같이 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이 의원은 여시재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을까. 그의 생각은 여시재에 등록된 인터뷰 내용을 통해 드러난다. ‘김경수 자리’가 비어 있는 틈을 통해 여권에서 ‘제2의 김경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음이다.
“586 남은 역할, 과감한 규제 혁신”
▲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에도 진영이 중심에 서는 선거(21대 총선)가 될 것 같다. 퇴행적이다. 거기에 세대교체 이슈, 디지털 전환이 파묻히지 않기를 바란다. 또 모두가 느끼다시피 국제 관계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자각이 커지고 있다.
▲ (‘분열과 통합’의 문제가 크지 않은가?)물론 그렇다. 어떻게 하면 분열을 넘어서 통합으로 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선거는 그런 점에서 매우 좋은 기회다. 우리는 지금 서초동과 광화문, 두 가지의 촛불을 보고 있다. 나는 역설적으로 말해 통합의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가 그만큼 크게 잠재되어 있다고 느낀다.
▲ 과거를 묻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것이 근(近) 과거라면 더욱더 그렇다. 촛불과 탄핵, 적폐 청산 문제가 이번 총선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정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총선 한번 치른다고 모든 것이 정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분열에서 통합으로 어떻게 단번에 가겠는가. 나는 2년여 뒤 대선 때 진짜 ‘미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들이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여야 모두 스타트라인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다.
▲ 현 정부부터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미래에 맞춰야 한다. 야당도 프레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기존대로 하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트라인을 설정해 이 나라와 사회가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주는 쪽이 총선 승자가 될 것이다. 현재 민심은 집권당에 유리하지 않다. 그렇다고 야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 3김으로 대표되는 70~80대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을 겪었다. 일종의 고열 압축 과정을 어마어마한 압박 속에 거쳤다. 세대 에너지가 얼마나 큰 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하나가 1980년 전후 학교를 다니고 사회에 진출한 386들이다. 광주를 어머니로 둔 세대다. 80년 광주는 군이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사건이다. 이로부터 온 충격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여기에 전두환 정권의 정치적 폭압이 맞물렸기 때문에 굉장한 에너지를 가졌던 것이다. 투신한 사람들만 수십 명이었다. 그 반발 에너지를 기반으로 세력화되었고 국민적 지지도 있었다.
▲ ···능력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키우고 뽑아 낼 것인가, 또 아시아의 부상이라는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앞으로 대선에 이르기까지 2년여 동안 이런 사람들과 집단을 만들어가야 하고 그것을 중심에 놓는 경쟁이 되어야 한다.
▲ 외교 역량 등 지혜의 힘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게 생각의 힘이다. 그게 필요하기 때문에 세계적 싱크탱크 유치, 세계적 수준의 우리 싱크탱크 육성을 얘기하는 것. 여시재는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우리나라에 거의 없는 민간 싱크탱크 개척의 길을 가고 있다.
‘제2김경수’ 찾는 與, 이광재 어찌 볼까
여시재에서 밝힌 이광재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의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략 엿볼 수 있다. 여시재는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는 민간 싱크탱크’이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 내 친노-친문 세력을 바라보는 이 의원의 시각은 어떠할까.
앞서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초동과 광화문, 두 개의 촛불을 보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 바 있다. 그가 바라보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서 “선거는 좋은 기회”라고 했는데, 다가오는 선거가 2022 대선임을 고려하면 가볍게 들을 발언은 아니다. 한편, ‘제2의 김경수’를 찾고 있는 여권이 그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