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도에 삼익피아노를 구입했구요..
사놓고 한번도... 조율을 하지 않았고...
몇년 지나 피아노 음이 들리지 않는 현상도 있고... 음이 반음이상 내려간 느낌도 들었으나...
어찌하다보니 피아노를 안치고 방치해두다가 최근 다시 피아노를 치면서 조율의뢰를 했었습니다~
오늘 조율사가 오셔서 피아노 내부를 보시더니...
조율은 2번하면 음을 찾을수는 있으나,
피아노 수리(정음, 조정)를 같이 하면 최상의 상태가 되고 조율만 꾸준히 해주면 문제가 없다 하셔서...
수리를 의뢰했는데...
조율 2번 + 정음+조정비 해서 25만원을 부르셨고...
비용이 부담되어 깍아달라고 했는데... 안된다고 하셔서.. 그냥 맡겼거든요.
(안에 헤머(??) 부분을 떼어 가셨어요)
조율비는 6만원으로 책정했구... (12만원) + 정음+조정비 (13만원) 이렇게 비용이 들었는데요....
약간은.... 비싸게 받으신것 같아서요~
아니면 적당한 가격인지..문의드려요;;;;;
그리고 꼭 정음, 조정을 같이 받아야 하나요? 정음과 조정의 정확한 내용이 뭔지 아시는분도 답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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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37C84194B945A1936)
피아노는 고급악기입니다.
악기의 대명사이고 어머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 육중한 모습과 무게, 각종 부품의 수량만 해도 다른 악기를 능가하고도 남습니다.
그래서 예전만 해도 피아노가 필수 가구에 포함되어 집집마다 구비해 놓았었지만
소음이나 가격, 운반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하여 전자피아노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피아노가 아무리 건반의 무게를 비슷하게 만든다 해도
터치감각을 흉내낼 수는 없어서 전공자의 경우 반드시 아날로그식 피아노로 연습해야만 하고
또 처음부터 전자식으로 연주한 사람은 손가락의 힘이 모자라 아날로식 피아노를 연주하기 어렵습니다.
피아노조율은 6개월에 한 번씩이라고는 하지만,
학원이나 자주 연주하는 곳인 경우 3개월도 긴 편이고 전속 조율사를 두고
수시로 점검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다른 악기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수 백만원을 주고 구입한 악기를 관리를 잘못 해서 가치를 떨어뜨리게 되면
복구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피아노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현(줄)이 특수강철로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습도가 높은 곳이라든지
피아노를 차가운 곳에 방치해두다가 갑자기 열원(난로 등)을 가까이에 두고 연주한다든지 하여
이슬이 맺혀 점차 현이 녹이 슬게 되는 현상이 발생되는 것은 아직 확실한 대책이 없어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열을 발생시키는 전자봉이라든지 습기를 흡수시키는 것들을 사용한다 해도
전자동으로 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소유자가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주어야만 합니다.
대개 여느 악기들은 연주자가 관리도 아울러 하게끔 되어 있는데 반해
피아노는 연주자 따로, 관리자 따로 구별돼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10여년이 지나도록 조율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으면 한 번에 조율이 될리가 만무하고요,
최소 두 번쯤은 해주어야 제대로 현이 늘어나면서 핀도 자리가 잡히고 더 늘어나지 않게 되어
6개월쯤은 버틸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사실,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현은 점점 늘어나고 핀은 풀려 음이 낮아지게끔 되어 있습니다.
피아노에 내장돼 있는 핀만 무려 220여개에 달하는데 조율사가 아무리 똑같이 조율한다 해도
그 핀들이 모두 똑같이 풀릴리도 없고 연주자가 피아노건반 전체를 똑같은 횟수로 치지는 않기 때문에
각기 다르게 음이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주로 초보자의 경우 4~5 옥타브 근처의 음들이 많이 내려갑니다.
충격을 줄수록 핀이 반응하는 횟수가 많아지기때문에 음도 많이 친 부분이 더 많이 내려갑니다.
조율사는 이러한 것을 감안해서 파악한 후 조율합니다.
즉, 음을 맞추는 것을 조율이라 합니다.
또, 음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현을 강타하는 해머라는 부분의 양모가 닳습니다.
이것 역시 많이 치는 건반이 더 많이 닳아서 집중적으로 닳은 부분은 나중에 양모를 새것으로
갈아주어야 하기도 하고, 연주자의 연주습관에 따라 끝부부만 닳은 경우는 사포로 뾰족하게
갈아주기도 하는 등의 작업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음색과도 대단히 밀접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현을 강타하는 해머를 고치는 것을 '정음'이라 합니다.
사실 아주 까다로운 부분이라 비용이 많이 듭니다.
현장에서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요.
뭐 건반 몇 개의 간단한 부분이라면 고칠 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이 외에 고장난 부분의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을 '조정'이라 하는데
건반의 깊이, 높이, 렛오프거리, 해머거리, 페달의 깊이 등등 봐야 할 것이 많습니다.
대개 새 피아노의 경우 이사하면서 충격만 받지 않았다면 사실 건드릴 것이 별로 없어
조율로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방치하면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거나
또 열심히 연주는 했는데 조율사에게 관리를 받지 못한 경우(조율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포함)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환자도 중병인 경우 치료비가 많이 나오는 것과 비슷하지요.
말씀하신 견적의 경우 아주 양심적인 조율사를 만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조율사에게 계속 정기적인 관리를 맡기십시오!
조율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비싸게 생각되어 자꾸 바꾸게 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며 용하다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려는 마음이야
100% 이해는 가는 것이지만, 의시가 오진을 해서 환자의 생명을 위독하게 할 정도의 돌팔이가
아닌 다음에야 한 병원을 지정해서 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환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치료의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 또 어떻게 치료를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율사 저 조율사 마음에 드는 조율사 불러다 조율하면 마치 환자에 대해 알만할 때에
다른 병원으로 옮겨버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조율사들이 딱히 실력으로는 일반적으로 흠잡을 데가 별로 없는데 개인적인 성품의 차이로
서비스 정신이나 고객응대태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의 마음을 충족시키느라 결국 피아노만 고생하는 꼴이 됩니다.
피아노도 독특한 자신만의 역사가 있어서 한 조율사가 계속 조율해야만 오랫동안
건강하게 제 소리를 충분히 울려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중고가격도 제대로 받고 말이지요.
저도 예전에 조율을 하러 다니는 곳마다 피아노를 고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피아노를 구입한 분들이 얼마나 관심이 없고 무지한지 자칫하면 바가지 쓰기 쉽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센터에만 가도 그렇지 않습니까?
차주인은 고장나서 고쳐달라고만 할 뿐이고 카센터 주인이 중고부품을 끼우는지 새 부품을 끼우는지
알 길이 없지 않습니까?
다 고쳤으니 달라는대로 주어야지 별 수 없지요.
피아노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너무나 전문적인 분야이다 보니 아무나 건드리지도 못할뿐더러 양심이 결여된 조율사를 만날 경우
바가지를 쓸 확률이 높습니다.
반드시 주위에 가까운 곳에서 항상 가까이 관심있게 관리해 줄 조율사를 찾아보시고
싸게 해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뜨내기 조율사들은 부르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싼게 비지떡이거든요.
이런 조율사들은 대개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피아노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장을 내고 돈만 받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싸게 해달라고 하지 마시고 제대로 고쳐달라고 하십시오!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주인을 만나면 조율사들은 힘이 나고 신이 나서
같은 비용이 들어도 더 잘 고쳐줍니다.
부품 하나라도 새것으로 교환해주고 말입니다.
현재 전국에서 조율비 6만원 하는 곳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최소한 8만원은 받아야 합니다.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에 가보면 정식으로 책정된 각종 수리비용들이 있는데
거기에도 업라이트가 8만원, 그랜드피아노가 12만~15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부품비용들이 따로 매겨져 있지만 이것들을 제대로 산정해서 받는 조율사들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을 다 산정하면 다시는 조율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테니까요.
오래 된 낡은 피아노를 조율하다 보면 이것 저것 고장난 것도 있고 그래서 손보다 보면
2시간은 금방 가버리고 3시간도 넘기기 일쑤입니다.
물론, 힘도 들지요.
신경도 많이 쓰이구요.
그런데 주인들은 그것을 모릅니다.
당연한 줄 알지요.
피아노조율비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국의 조율사들이 한결같이 처음부터 제대로 비용을 책정해서 받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텐데
지금 와서 제대로 받는다고 하면 주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요.
상황이 대충 이렇다 보니 질문하신 의도에 얼마나 도움이 되셨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조율,조정, 정음비가 너무 아깝다 생각 마시고 잘 수리된 피아노로 열심히 연주하셔서
수리비용이 아깝지 않게 사용하시면 만족스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비자 입장과 판매자 입장이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을 저도 해보고 알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