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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의 생태 및 양식기술
Ⅰ. 서론
다슬기는 우리나라의 강, 호수, 계곡 등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민물고둥류로서 옛부터 건강보조식품으로서 기호도가 높은 유용 수산자원이다. 그러나 생활하수, 농약 등의 수질오염과 무분별한 하천정비, 홍수 등으로 인하여 자연 자원 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에다 최근 다슬기는 간 및 십이지장 기능 개선 등의 약리효능이 알려진 후 과도하게 남획함으로서 그 수는 더욱 더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하여 부족한 많은 양을 중국, 북한, 일본 등 외국에서 수입함으로서 외화지출 및 국내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다슬기 국내 소비량은 연간 약 2,000톤으로 국내 어획량은 700~1,000톤이고, 외국에서 1,000톤 정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국내 양식 량은 전무한 실정이다. 다슬기 수요에 대처하고, 남획에 의해 감소된 자원량 증강을 위해서는 인공종묘생산, 양성기술, 사료 개발 등 양식 기술 개발과 자연자원 보호, 치패방류 등 자원 회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Ⅱ. 분류 및 생태적 특징
다슬기류는 연체동물문 복족강(Gastropoda), 전새아강(Prosobranchia), 중복종목(Mesogastropoda), 다슬기과(Pleuroceridae)에 속하는 담수패로서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대만, 중국 등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나 아직도 분류가 불완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저질, 부착기질, 유속차이 등 서식환경에 따라 패각의 크기, 모양, 색깔 등에서 많은 다양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3속 9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들은 자웅이체로서 난생 또는 난태생이며, 다슬기속(Semisulcospira속)은난태생으로 새끼를 낳으며, 알다슬기속(Koreanomelania속)은 난생종이다. 다슬기속은 다슬기, 참다슬기, 주름다슬기, 좀주름다슬기, 곳체다슬기가 있고, 알다슬기속은 염주알다슬기, 띠구슬알다슬기, 구슬알다슬기, 주머니알다슬기가 있다.
다슬기의 몸은 알몸과 껍질로 이루어져 있고 비대칭형이며, 나선형으로 층을 이루지만 원래 5~6개의 층이던 것이 부식되어 3~4개의 층만 남기 때문에 각정 부분이 뭉툭하다. 패각의 껍질은 대부분 황갈색, 흑갈색이고 내부는 회색이나 지역의 환경에 따라 모양과 형태 변화가 심하다. 암수이체이지만 외형적으로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다슬기의 몸은 머리, 생식기관, 내장기관, 발로 나눌 수 있고, 머리 부분에는 눈, 입, 더듬이, 발, 배설기관 등이 조밀하게 발달되어 있다. 몸의 복면에는 편편한 육질의 발이 있고 앞면에 머리가 있으며, 발은 엷은 회색인데 비해 머리부분은 검은 회색이다. 머리부분에 한 쌍의 눈과 더듬이가 있고 입은 세로로 길며, 입 속에 치설이 있고, 발 뒷부분에 뚜컹이 붙어 있다. 뚜껑이 하는 역할은 수서생물이나 어류의 공격을 방어하고 수분 증발을 막고, 활동시 패각을 받쳐주며, 패각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장의 형태는 나사 층의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암컷 다슬기는 보육낭이 있고 발생중인 많은 다슬기 새끼가 얇은 막에 쌓여있다.
대부분의 다슬기들은 새끼를 낳지만, 알다슬기속에 속하는 품종들은 알을 낳는다. 다슬기는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 수회 출산을 하고 1회 출산시 품종에 따라 수십~백개 내외의 새끼를 출산한다. 바위나 자갈에 붙어 있는 조류(藻類)나 물고기의 배설물, 저질속의 유기물 등을 먹고 산다. 강, 개울, 호수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맑은 냇물의 돌 밑에 많이 서식하지만 품종에 따라서는 사니질에서도 서식한다. 물이 흐르는 계류지역에 많이 살지만, 물이 정체된 깊은 강에서도 볼 수 있다. 야간이나 많은 비가 오기 전 얕은 곳으로 움직이고 보통은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다슬기는 보통 맑고 깨끗한 물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약간 부영양화한 수역(2~3급수)에 많이 서식한다. 바위나 저질에 있는 조류(藻類)나 낙엽, 배설물, 폐사체 혹은 찌꺼기 등을 먹고 삶으로 다슬기는 하천의 청소부로서 오염된 하천을 깨끗하게 정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다슬기는 멸종위기에 있는 반디불이 유충의 먹이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Ⅲ. 다슬기의 양식기술
1. 적지선정
다슬기를 사육할 수 있는 적지는 오염되지 않은 물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능하나 하천변 복류수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적합하며, 수량이 풍부한 곳이 좋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온이 너무 낮은 곳은 적합하지 못하다. 수온이 너무 낮으면 다슬기의 성장이 느려 사육기간이 길어진다. 실내 및 실외에서도 가능하며 하우스시설이 되어 있으면 성장에 유리하다.
사육수는 하천수와 지하수 모두 이용이 가능하나 종묘생산시에는 먹이생물배양(규조)에 하천수가 유리하지만, 양성시에는 깨끗한 지하수가 유리한 점이 있다. 하천수와 지하수를 적당히 혼합하여 이용할 수도 있고, 사육수의 일부를 재순환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만약 하천수를 이용할 경우에는 침전지 혹은 여과시설을 통과하는 것이 좋다.
사육 적수온은 20~25℃정도면 적합하나 25℃ 이상이 장기간 유지되거나 15℃ 이하의 너무 낮은 수온은 적합하지 못하며, 12℃이하에서는 거의 성장하지 않는다. 용존산소요구량은 어류보다는 적지만 높게 유지하는 것이 사육밀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사육시설은 형태 및 구조에 있어서 큰 영향은 없으나, 효율적인 공간활용 및 작업 효율성 때문에 원형 보다는 수로형 직사각형이 좋다. 수심은 약 1m 정도면 충분하고 수조바닥의 재질은 콘크리트, 플라스틱, 천막지 등 누수가 되지 않는 재질로 주배수가 용이하여야 하고, 침수의 염려가 없어야 한다.
2. 어미확보
다슬기 인공종묘생산시 적절한 어미의 확보는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다슬기, 참다슬기는 중부이남 지방에서 주로 서식하고, 곳체다슬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나, 주로 강원, 경기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종이다.
동일한 지역에서도 품종의 특성상 알다슬기류는 하천의 최상류의 바위 등에 부착하여 서식하며, 그 보다 조금 아래지역에는 다슬기, 참다슬기 등이 서식한다. 곳체다슬기는 하천의 중하류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며, 깊은 곳에서도 잘 자란다. 그리고 다슬기류중 곳체다슬기는 오염에 가장 강한 종이다.
지역별, 품종 특성에 따라 양식방법 및 시설이 조금씩 달라지므로 양식대상종을 잘 선택하여야 한다. 대형종에 속하는 곳체다슬기와 참다슬기가 전국적인 양식대상종이며 다슬기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양식이 가능한 종이다.
어미확보시기는 출산직전의 이른 봄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나 이 시기는 다슬기 어획량이 극히 부진하고 가격도 비싸 많은 양의 모패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겨울이 되기 전 늦가을에 어미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으며, 겨울에는 먹이를 거의 먹지 않고 월동상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수심만 높혀 관리하면 된다.
3. 부착 식물성플랑크톤 배양
담수 부착 식물성플랑크톤에는 규조, 녹조 등이 있으며, 다슬기는 규조와 녹조를 함께 먹기는 하나 규조류를 선호하고 일반적으로 규조류가 세포벽이 얇고 영양성분이 좋다.
하천수는 물속에 녹아있는 먹이생물의 영양성분인 질소(N), 인(P), 규소(Si) 등의 염양염류가 많이 용존되어 있어 먹이생물 배양에는 유리하지만, 부유물질이 많고 다른 이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지하수를 사용할 경우 깨끗하기는 하지만 물속의 영양성분이 적어 먹이생물 배양속도가 느리거나 잘 안됨으로 복합비료 및 요소비료를 적절히 시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종묘생산과정에서 먹이생물의 배양은 여러 가지 재질을 이용할 수 있겠으나, 시판되는 전복용채묘틀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먹이생물 배양은 치패산출에 맞추어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산출유도 예정일을 계산하여 질이 좋은 규조류가 적정하게 배양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규조류의 증식은 유도기, 대수증식기, 정상기, 쇠퇴기로 나누어진다. 증식속도는 종류, 염양염의 농도, 수온 등에 따라 달라진다. 부착규조류는 정상기에 이르면 탈락하기 시작하며, 밑에 있는 세포는 광이 약하기 때문에 폐사하고 그 위의 개체도 점차 기질(파판)로부터 탈락한다.
광선은 부착규조류가 자라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광선의 강약에 따라 부착 규조류의 배양속도나 종류, 크기가 달라진다. 부착 규조류를 배양하기에 알맞은 광선은 대략 10,000~15,000lux 정도가 되도록 차광막 등을 이용하여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약 광선 밝기가 너무 강한 경우에는 녹조 혹은 잡태가 자라게 되거나 규조류가 너무 빨리 번식하여 웃자람이 생겨 일시에 탈락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배양초기에 광선이 너무 약하면 규조의 배양속도가 너무 느리게 되고 치패의 성장이 좋지 못하게 되므로 빛조절이 중요하다.
4. 출산유도
다슬기는 연중 보육낭에 출산직전의 유생을 가지므로 겨울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유생을 출산시켜 사육할 수 있으나, 유생출산수, 출산 후 성장 등을 고려했을 때, 춘계인 3~5월에 출산시켜 사육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출산유도전 치패사육용 파판에 규조(이끼)를 배양해 놓는 것은 필수적이다. 파판에 규조가 적당히 배양되는 데는 최소한 10일 이상이 소요되므로 출산유도 전 미리 계획을 세워 먹이생물 배양을 하여야 한다.
출산유도 방법은 수온자극과 간출자극(공기중 노출)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출산유도를 위해서 수온편차를 많이 주거나 간출시간을 오래주면 출산유도율 및 출산개체수는 많아지지만 어미에게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 출산 후 어미의 폐사가 높게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간출시간은 계절 및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약 1시간 정도가 적당하며, 간출시 주의할 점은 직사광선이 닺지 않고 공기 소통이 잘 되는 그늘에서 노출시켜야 효과적이다.
수온자극도 계절 및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온도의 편차를 높게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온 편차가 수용시 보다 3~5℃ 정도를 빠른 시간내에 올려주면 된다. 그러나 사육조의 수량이 많을 시 빠른 시간내에 수온을 상승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출산유도시 일시적으로 유수를 중지하고 차광막을 벗기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일러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 온수를 섞어 수온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작은 수조에서 새끼를 출산시킨 후 규조가 배양되어 있는 사육조로 옮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량이 크거나 야외 수조인 경우 수온을 3~5℃ 정도를 빠른 시간내에 올려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꼭 수온을 올릴 필요는 없다. 어미를 수용하고 몇 일이 지나면 대부분이 자연출산을 하게 된다.
5. 치패성장
출산직후의 치패는 각고가 약 0.8㎜내외로서 초기성장은 전적으로 먹이생물의 양과 질에 따라 차이가 난다. 춘계에 출산하여 3개월 정도 정상적으로 자라게 되면 약 1㎝내외로 자란다. 초기에는 다른 보조 먹이를 먹이지 않고 파판에 배양되어 있는 먹이생물만 먹어도 성장에는 아무른 지장이 없다. 그러나 치패가 커짐에 따라 먹이도 부족하게 되고 사육밀도도 높아져 먹이가 부족하게 된다. 이때부터 치패 크기에 따라 적절한 보조 먹이를 공급하여야 한다.
6. 양성
치패의 크기가 4~5㎜정도가 되면 초기 먹이인 이끼로서는 성장에 따른 영양결핍 및 먹이부족으로 인하여 치패의 성장은 제한되므로 점차 다른 먹이와 병용 또는 단독으로 공급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다슬기 사육용 배합사료가 개발되어 있지 않아 적정의 양성용 먹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다슬기는 시판중인 어류 양성용사료를 잘 먹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는 다슬기가 먹기에는 사료가 너무 단단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시판 사료중에서는 뱀장어양만용 사료나 다른 자어용 분말사료가 그래도 나은 편이다. 그리고 사료의 형태도 중요하다. 다슬기는 치설(입)로 갉아(핥아) 먹기 때문에 분말사료를 바로 공급하는 것 보다는 반죽하여 먹기에 적합한 형태로 고르게 주는 것이 좋다.
<그림 3> 다슬기 양성수조
Ⅳ. 다슬기 양식의 필요성
최근에는 국내에서 부족한 다슬기의 많은 양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품종이 국내산과 다르거나 맛과 기호성에서 많이 떨어지지만
국내산 확보가 쉽지 않아 수입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다슬기는 건강식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국내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슬기 양식 및 가공산업의 전망은 밝다고 하겠다.
그리고 최근 제약 및 식품가공회사들에서도
다슬기로부터 약리물질 추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다슬기의 수요량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및 환경단체 등에서도
하천의 다슬기 자원량 증강 및 반디불이 복원을 위해서
다슬기 방류사업 등을 고려하고 있어 다슬기 인공종묘생산에 의한 종묘 확보는
확대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다슬기 종묘생산 및 양성기술 개발에 의한 양식산업 활성화로
기업양식 유도가 가능하리라 생각 된다.
그리고 자원증강과 양식이 본격화되어 양적으로 다슬기 확보가 가능하다면
가공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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