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기
구미 남계초등학교 교감 김영곤
“보는 각도를 달리 함으로써 그 사람이나 사물이 지닌 새로운 면을, 아름다운 비밀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들이 시들하게 생각하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사이라 할지라도 선입견에서 벗어나 맑고 깨끗한
‘열린 눈’으로 바라본다면 시들한 관계의 뜰에 생기가 돌 것이다.”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에 수록된 ‘거꾸로 보기’의 한 구절입니다.
혹시나 우리 아이들을 선입견으로 평가하지나 않았는지,
열린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들을
알고 있는 고정관념의 틀로 묶지나 않았는지를
반성하게 하는 화두라고 생각됩니다.
‘거꾸로 보기’는 아이들의 내면의 세계로 한층 더 다가갈 수 있는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메세지인 것입니다.
아이들은 항상 생각이 열려있고 엉뚱한 짓을 하고 싶어 합니다.
어린 왕자처럼, 보아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킨 모습을 모자처럼 그리거나
법정 스님처럼, 거꾸로 서서 본 모습대로 하늘을 호수로,
산은 호수에 잠긴 그림자로 표현하는 아이도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새를 타고 하늘을 날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아이들은 새로운 눈을 뜨는 것입니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열리는 가을 작품전시회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됩니다.
작년처럼 네모난 액자 속의 개념화만 보이지나 않을까?
아이들의 정성스런 손때가 묻어있는 작은 작품들이
보기 좋게만 만든 커다란 작품 뒤로 밀려날까? 조바심이 납니다.
올 가을에는 그 어떤 고정 관념에도 사로잡히지 말고
허심탄회한 빈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아 주기로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