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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ㄱ. 유경미 아나운서는 자신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해부터는 술을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ㄴ. 세 사람은 즉석에서 은신골로 가기로 마음먹고 대충 계획을 세우곤 집으로 돌아왔다. ⑵ㄱ. 강남은 데뷔 초 미소년 이미지였던 자신의 영상을 보며 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변심을 결심했다. ㄴ. 1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88회에서는 전현무가 코골이 치료를 결심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⑴에서 쓰인 ‘마음먹다’는 소소한 일상적 행위를 하거나(1ㄱ) 기분에 따라 가볍게 생각해서 금방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일(1ㄴ)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⑵의 ‘결심하다’는 오랜 생각이나 노력, 시간을 요하는 일에 쓰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물론 ‘마음먹다’와 ‘결심하다’는 서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결심하다’는 ‘마음먹다’에 비해 한층 더 단호한 의지가 수반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실현하기 힘들거나 실천이 어렵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먹다’는 일반적으로 가볍게 해보는 일에, ‘결심하다’는 해 내기가 쉽지 않은 일에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마음먹다’와 ‘결심하다’는 구문론적으로도 차이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⑴의 예문에서 보듯이 ‘마음먹다’는 ‘~하기로’나, 다음 문장들에서처럼 ‘굳게, 단단히, 모질게’ 등과 같은 부사 뒤에 주로 분포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⑶ㄱ. 사실 당분간 오지 않으려고 굳게 마음먹었습니다만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ㄴ. 평소에 눈물이 많아서 울지 않으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녹화에 임했는데 역시나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참느라 혼났다. ㄷ. 금연은 대부분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모처럼 모질게 마음먹고 달려들어 봤지만 불발하고 마는 것은 담배가 지닌 중독성 때문이다. |
이와 같이 ‘마음먹다’가 주로 부사 뒤에 쓰이는 것과 달리, ‘결심하다’는 주로 ‘~을 결심하다’의 형식으로 목적어 뒤에서 쓰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변심을 결심하다’, ‘치료를 결심하다’와 같은 ⑵의 문장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끝으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마음먹다’는 ‘마음을 먹다’라는 동사구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하나의 단어로 어휘화된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예들에서 보듯이 ‘마음먹다’를 ‘마음 먹다’로 띄어 쓰면 안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⑶ㄱ. 그는 자신을 보고서도 모르냐며 독하게 마음 먹고 소매치기 일을 뚝 끊어버리라고 신신당부했다. ㄴ. 모질게 마음 먹고 이겨냈지만, 그는 결국 아이들의 강압에 의해 맞는 아이에서 때리는 아이가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