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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ㄱ. 설악산의 단풍은 붉은빛을 자랑하는 단풍나무와 벚나무, 주황빛을 띠는 옻나무와 신갈나무, 잎이 노랗게 물드는 물푸레나무, 피나무, 은행나무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ㄴ. 아오리는 ‘골든 딜리셔스’에 ‘홍옥’을 교배해 만들어진 조생종 사과로, 일반적으로 초록빛을 띠다 제대로 익으면 붉은 빛깔로 변한다. |
이러한 문장에서 사용된 ‘띠다’는 “빛깔이나 색채 따위를 가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띠다’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아서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이 그 특징입니다.
의미 |
용례 |
띠나 끈 따위를 두르다. |
例. 그러므로 여러분은 진리의 허리띠를 띠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십시오. |
물건을 몸에 지니다. |
例. 추천서를 띠고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
용무나, 직책, 사명 따위를 지니다. |
例. 두 사람은 심각한 사명을 띠고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거침이 없다. |
감정이나 기운 따위를 나타내다. |
例. 대화는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
어떤 성질을 가지다. |
例. 섬유 산업은 노동집약적 성격을 띠다 보니 그 무게 중심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 인도로 옮겨갔다. |
이러한 사전의 정의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띠다’는 일종의 다의어(多義語)로서 무려 여섯 가지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어 화자들 가운데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띠다’ 대신 ‘띄다’를 씀으로써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⑵ㄱ. 파덕나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원산지며 처음에는 신비로운 빨간색을 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따뜻한 갈색 톤으로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ㄴ. 한껏 성숙한 모습의 설리가 설리 특유의 환한 미소를 띄고 있다. |
여기에서 쓰인 ‘띄다, 띄고’는 의미상 각각 ‘띠다, 띠고’로 적어야 올바른 표기입니다. 그렇다면, ‘띠다’에 대응되는 우리말 ‘띄다’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단어일까요? ‘띄다’는 ‘뜨이다’ 혹은 ‘띄우다’의 준말로서 ‘띠다’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지면의 제약상 ‘띄다’의 의미는 다음번 편지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