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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집」보다 「유택」구하기 더 어렵다 | ||
◎매장률 무려 85%… 전국토 1%가 묘지/해마다 여의도 1.3배 소요/「화장기피」의식의 전환 절실/서울 5개 시립묘지 2년후엔 “만원” 묘지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토는 한정돼있는데 해마다 21만기의 새로운 묘지가 필요해 멀지않아 「산사람의 집」 보다 「죽은사람의 집」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유교와 풍수지리사상이 뿌리깊은데다 매장을 원칙으로 하는 기독교사상이 겹치고 소득수준향상에 따른 일부 부유층의 재력 과시욕까지 가세,묘지문제가 여러가지로 어렵게 얽히고 있다.
◇실태=국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89년말 현재 전국 묘지 총면적은 9백63㎢(묘지수 1천8백81만기)로 남한 전체면적(9만9천1백73㎢)의 1.0%,서울시면적(6백5㎢)의 1.6배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인구의 0.6%인 25만4천명이 사망,이중 84.3%인 21만4천여명이 매장되고 15.7%인 4만여명만 화장됐다. 이에따라 해마다 서울 여의도면적(8㎢)의 1.3배인 10㎢의 묘지가 새로 조성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당초 조성된 5개 시립묘지중 망우리 공동묘지와 남양주군 내곡리 공동묘지가 각각 73년과 82년에 매장이 끝났고 현재 용미리공원묘지(경기도 파주군 광탄면 용미리 산65의1) 용미리일반묘지(〃산91의1) 벽제일반묘지(경기도 고양군 벽제읍) 등 3곳만 남아있다.
그러나 이들 3개 묘지도 전체 1백59만3천평중 묘지로 사용가능한 면적은 86만3천평에 불과하며 그나마 79만평(7만3천7백80기)은 이미 매장이 끝났고 7만3천평(9천4백50기분)만 남아있다. 따라서 현재 추세대로 하루평균 12기씩 늘어난다면 앞으로 불과 2년후면 묘지로 쓸 땅이 모두 바닥난다.
◇문제점 및 대책=우리나라의 매장선호도가 같은 동양권인 일본 홍콩 태국 등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전통적인 유교사상과 신라말에 도입된 풍수사상 등의 영향때문이다. 각국의 매장비율(전체사망자 대비)은 불교국인 태국과 일본 싱가포르가 10%,홍콩이 1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85%에 이른다.
더구나 갈수록 매장률은 높아지고 화장률은 떨어져 서울의 경우 연간 화장건수는 83년 1만2천9백69구에서 89년 1만1천3백16구(하루 31구)로 6년 사이에 12.7%가 낮아진 반면,매장건수는 83년 1천6백41구에서 89년에는 4천3백62구(하루11.9구)로 무려 1백65.8% 증가했다.
분묘 1기당 면적도 일본은 가족묘지 형태로 1∼2평,싱가포르 1평,미국 0.9평,홍콩 1평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면적이 가장 좁은 공원묘지가 2.5평이며 전체묘지의 70%는 6평이상이다.
풍수사상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창조 교수(서울대 지리학)는 『우리나라의 전통풍수에서는 화장된 유골도 좋은 땅에만 묻히면 자손이 복받을 수 있다는게 기본원리였으나 지금은 잘못 전해져 매장만이 최고인 것으로 인식돼 오늘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며 『욕심을 부려 너무 크게 묘지를 조성하면 기에 어긋나 오히려 자손들에게 해로우며 봉분이 꼭 있어야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묘지부족을 해소하려면 ▲개인묘지를 금지,모든 묘지를 공원화집단화하고 ▲묘지 1기당 면적을 외국수준으로 대폭 줄이며 ▲오래된 무연고 묘를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합장하여 부지를 재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