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바이러스 40번째 인물
페이스북CEO 마크 주커버그
어렸을 적엔 정형화된 꿈들이 있습니다. 의사, 검사, 변호사, 교사처럼 주로 사회에서 만들어준 꿈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단 한번도 기업가를 꿈꾸게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과 언론에서 비쳐졌던 비도덕적인 기업인들의 모습이 큰 이유겠지요.
하지만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더 빨리 미래가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자신의 회사를 만들고 가치를 불어넣는 행위에 젊은이들이 가세한다면 '체화된 미래가치'를 보다 빨리 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40번째 인물로 소개할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미래가치 젊은이의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컴퓨터와 인문학을 사랑했던 꼬마
마크 주커버그는 타고난 천재입니다. 특히 컴퓨터 쪽에 재능을 보였는데, 이를 알아봤던 아버지는 그 어린 나이에 아타리 BASIC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쳤지요. 11살 때는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비드 뉴먼 밑에서 개인지도를 받았고 아버지 사무실에 직원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결과물도 보여줬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름을 날린 프로그램으로 하나 만들었는데,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인식해주는 시냅스 미디어 플레이가 그것입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 소프트와 AOL로부터 100만달러의 딜을 받았지만 웹에다가 공짜로 풀어버렸죠. 이때부터 개방에 대한 그의 가치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컴퓨터만 잘했느냐? 그건 아닙니다. 고등학교 때 서양고전학에서도 상을 받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고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읽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인문학에도 능통했지요. 대학에선 틈만나면 일리아스의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예전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를 버리고 리드 칼리지 인문대학교를 간 모습과 흡사한데, 세계를 변화시킨 IT CEO에게서 인문학의 냄새가 풍긴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인문학이 이래서 중요한 거지요.
#2 무언가를 개선시키려면 틀을 깨뜨려라
마크 주커버그의 하버드 시절
이제 그 유명한 페이스매쉬(facemash) 이야기가 나오는데, 당시엔 한낱 장난으로 치부됐지만, 결국 주커버그의 가치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는 줄곧 "무언가를 개선시키려면 틀을 깨는 것도 좋다."라는 말을 해오고 있는데, 해킹에 대한 그의 가치가 투영된 것이 바로 페이스매쉬입니다.
주커버그는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코스매치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누가 어떤 수업을 듣는지 한번에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사이트였습니다. 대외적인 평판에 민감한 하버드 학생들의 심리와 관심 있는 여학생이 무슨 수업을 듣는 청춘들의 마음도 궤뚫었지요.
이후 페이스매쉬라는 다소 비윤리적인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기숙사의 모든 여학생 사진을 해킹해서 이상형 월드컵과 같은 사이트를 만들어, 하루 만에 2만 3천여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접속 수로 하버드대 서버를 다운시켰던 거지요.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처럼 여자친구에게 차여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러한 과감한 해킹과 장난은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도 비슷합니다. (사실 워즈니악은 훨씬 더 했죠.)
실제로 세상을 혁신시키는 행동은 이러한 괴짜들, 장난이 심한 친구들에게서 나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마찰은 용인되어야 한다고 주커버그는 말합니다. 세상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여길 때, 이러한 친구들은 새로운 비전으로 엄청난 터전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친구들을 자꾸 종속하려 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지요.
#3 페이스북의 탄생
페이스북의 초창기 '더 페이스북'시절
페이스매쉬 사건으로 명성을 얻은 마크 주커버그는 윙클보스 형제가 제안한 '하버드 커넥트'를 제작하기로 하고, 미래 최고의 플랫폼이 될 '더 페이스북 (The facebook)'을 만들어냅니다. 이것도 이미 코스매치나, 페이스매쉬로 인해 코드와 기술적인 문제를 마련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페이스북이 하버드대에서 오픈되자 순식 간에 수 천명의 가입자를 만들어냈고, 이 바람을 타고 보스턴 대, 스탠퍼드 대 등으로 확대시켰습니다.
페이스북은 한낱 대학생들의 호기심으로 머무를 수도 있었지만, 과거 냅스터를 개발했던 '숀 파커'가 영업팀으로 합세하면서부터 본격적인 IT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됐지요. 숀 파커의 비즈니스로 페이스북은 제대로 된 투자자를 만났고, 가입자격도 대학생에서 13세 이상으로 확대, 미국에서 세계로 뻗어 나갔습니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면 이 부분의 이야기가 잘 나옵니다. 애송이 대학생이 거친 비즈니스 세계에 살아남는 과정, 어떤 사람이 사기꾼이고 어떤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또 아이디어를 구현했을 때 부딪히는 여러가지 현실들. 이런 것들을 보면 페이스북은 단순히 기술과 아이디어가 좋아서가 아니라, 냉혈한이기도 했던 주커버그의 CEO 감각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세상을 개방시키려고 했던 자, 스타 CEO가 되다
주커버그는 미국의 최연소 백만장자가 됐고, 기업공개(IPO)를 앞둔 페이스북의 가치는 무려 100조원에 이릅니다. 겨우 28살의 나이로 대단한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사실 그가 바랐던 것은 이러한 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진은 주커버그가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원이 뒤에서 다리를 올려 자유롭게 작업을 하고 있고, CEO인 주커버그는 전혀 갑부 답지 않은 모습의 슬리퍼 차림으로 쭈그려 앉아있지요.
주커버그는 하버드대 시절에도 한겨울에 아디다스 슬리퍼만 신고다닐 정도의 괴짜였는데, 수업시간 외에는 오직 코드를 짜는데만 몰두했고, 그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기는 것에 무관심했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뽑을 때도 자신과 닮은, 기성체제에 거부하거나 관습 타파주의자를 선호하게 된겁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실제로 대학 중퇴자일수록 더 환영 받습니다.)
주커버그는 "온라인 상에서만이라도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이루자."라는 모토로 지금껏 페이스북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보와 지식의 독점이 아닌 공유와 오픈소스로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정보에 노출되어 차별을 없애자는 목표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2006년 야후가 10억달러에 인수 제안을 해도 거절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와 약혼녀 프리실라 찬
평소에 주커버그의 소탈한 모습에서 우리는 그가 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학에서 배운게 무엇인가. 결국 사람이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라고 말하는 주커버그.
세상은 변화는 어디까지나 젊은이들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정보와 자본의 소유, 지식의 독점은 과거를 살았던 세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였지만, 네트워크 세대를 살아온 주커버그에게는 소통과 개방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가치가 세상을 변화시켰고, 그 바탕에는 미국의 안정적인 실리콘밸리 제도가 있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업가의 꿈을 키우게 하고, 그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원이 떨어져 가고, 환경과 인류의 가치를 어떻게 조합할지 해결이 어려운 현실에서 그것을 변화시킬 혁신적 사고는 결국 미래가치를 체화한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로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스타 CEO는 아이들의 꿈을 키워줄 중요한 롤모델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실제로 세상을 혁신시키는 행동은 이러한 괴짜들, 장난이 심한 친구들에게서 나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마찰은 용인되어야 한다고 주커버그는 말합니다. 세상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여길 때, 이러한 친구들은 새로운 비전으로 엄청난 터전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친구들을 자꾸 종속하려 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지요.
고등학교 때 서양고전학에서도 상을 받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고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읽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인문학에도 능통했지요. 대학에선 틈만나면 일리아스의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예전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를 버리고 리드 칼리지 인문대학교를 간 모습과 흡사한데, 세계를 변화시킨 IT CEO에게서 인문학의 냄새가 풍긴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인문학이 이래서 중요한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