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13도
일찍 귀가해서 노란 배춧잎 쪼개고 도토리 가루에 물 붓고 반죽해서 담갔다가 뜨끈 뜨끈한 부치미(?)를 해준다.
손으로 세가닥씩 찢어서 젓가락에 둘둘말아 연한 매실 간장에 찍어 한 점씩 입에 넣는데 고소한 기름맛과 목구멍 가득차게 밀려들어가는 건지 땡겨들어가는 건지 모르겠다.
언강 생심 순간적으로 막걸리 생각이 나기기도 하지만
밖은 추운데 나가기도 이것 저것 채비하고 나가기도 엄두가 나질않는다.
그렇다고 기름내 맡아가며 후라이팬 붙들고 뒤집고 있는 사람에게 막걸리 심부름까지 시킨다는 건 또 형편도 예의도 아니다.
책장 아래 매실 주 담가놓았던 병을 어렵게 따서 따뤄부어 한잔하고 일찌감치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 최종화면 설정하고 까페에 '오늘 뭐 먹었수" 일반창 하나 더 만들어 넣는다.
동기부여니 자아개발이니 열심이니 성공이니 하는 재미도 기본적인 먹는 재미가 먼저일께다.
까페 들러서 볼것도 없고 특히 요즘 뻥튀기에 대한 관심들이 적어지고 시대에 밀리는 상품이라고 판단되니 어쩌누
새벽에 출근해서 크리스마스라 택배도 없고 2시까지 손님 두엇받고 낮에 어찌 떨었는지 콧물도 나고 ....
먹으면서 찍었던 사진 한장 올려서 추억으로 남기고
일찌감치 드러누울 판이다.
시쳇말로 "세상 뭐 있어?"
도토리 배추전 한 접씨 뚜욱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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