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茶한잔] <1> 차 생활, 다도의 핵심은 '마음 다스리기'
차가 가지고 있는 효능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다스려준다
차 생활은 자기 절제를
연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보성차 시배지. 백제 침류왕 원년인 384년에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영광 불갑사, 나주 불회사, 보성 징광사를 창건하고 차나무를 식재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백제의 고찰인 대원사와 징광사 터 주변 등 보성군 대부분 지역에서 야생차가 자라고 있다.
차(茶)는 자연이 만들어낸 인류 최고의 건강음료다.
차는 오랜 역사동안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조상의 제례나 신에 대한 의식용으로 사용되다가 점차 기호음료로 정착되어왔다.
중국의 다성(茶聖)인 육우(陸羽,727-803)가 지은 다경(茶經)에는
B.C 2700년경 신농(神農) 시대부터 차를 마셨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그 전부터 차나무가 존재하였기 때문에 이미 차가 음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신농은 삼황(三皇:수인,복희,신농) 중의 한사람으로, 백성들에게 농경 법을 가르치고,
백초(百草)를 맛보아 약을 만들어 의약의 신으로 숭앙 받았으며,
화덕(火德)으로 제왕이 되었다고 하여 염제(炎帝)라고도 불린다.
신농은 산천을 돌아다니면서 초목을 입에 넣고 식용과 약용의 가부를 실험하였는데
하루는 100가지 풀을 먹고 이 중 72가지의 독초에 중독되어 쓰러졌다고 한다.
그때 우연히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를 입에 넣고 씹었는데,
그 맛은 쓰고 떫으나 먹은 뒤 해독이 되어 살아났다는 전설이다.
현대 과학으로 살펴보면 이는 차엽 중에 폴리페놀이 독초의 독성분과 결합되어
해독작용을 하고 또 카페인 성분이 강심제로 작용하여
뇌를 자극해서 소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는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우리나라 차에 대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1145년)보다 70여년 전에 씌어진
<가락국기(駕洛國記)>에 인도 아유타국 공주인 허황옥(許黃玉)이
금관가야의 김수로왕의 왕비로 시집오면서 차와 차씨를 가져왔다고 나와 있다.
그때 차씨를 심은 곳이 지금의 김해 지방이다.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말까지 딸이 시집을 가면
차와 차씨를 가지고 가서 차씨는 시댁에 심게 하고
차는 사당에 올리며 조상님께 헌다를 했다고 전한다.
이는 차나무의 뿌리처럼 한 곳에 깊게 정착하여
여자로써 지조를 지키며 살라는 무언의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또 삼국사기에 의하면 차는 선덕여왕(632-647)때부터 있었다고 전해진다.
신라 흥덕왕 3년(서기828),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문종황제로부터 차를 대접받고,
차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차나무가 자라기에 최적지인 지리산에 심었다고 한다.
이 당시에 음다 풍습이 매우 성행했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차는 색(色), 향(香), 미(味)가 뛰어난 것을 좋은 차라 하는데,
이는 차나무의 재배환경과 입지조건, (토양, 바람, 햇살, 강수량) 차를 따는 시기,
만드는 방법, 보관방법, 우려내는 방법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찻잎은 수용성 아미노산이라고 하는 전체질소 함유량이 많은 차가 좋은 차다,
또 같은 시기의 같은 성장도의 찻잎일지라도 차 나무가 생장하는 장소 위치에 따라서도
성분이나 맛에 많은 차이가 있다.
명전차(明前茶)는 청명(淸明)인 양력 4월 5일 전에 채취하여 가공한 차로 극품의 차다.
우전차(雨前茶)는 곡우(穀雨)인 양력 4월 20일 전에 싹이 피지 않은 아주 어린잎을 따서 만든 차다.
우리나라는 곡우 5일전에 딴 것을 작설차라 하는데
이는 싹의 모양이 참새의 혀 모양과 유사한 것에서 연유하였다.
세작(細雀)은 양력 4월 25일부터 5월 5일 사이에 딴 차로 잎이 다 펴지지 않은 것을 따서 만든 차다.
곡우에서 입하 사이에 채취한 것으로 상품(上品)에 속한다.
세작은 가장 대중적인 차로 색, 향, 미를 모두 골고루 즐길 수 있다.
세작 중에도 아침 이슬이 맺힐 때 채취한 잎과 오후에 채취한 잎의 무게가 다르다.
오후에 채취한 잎은 새벽에 채취한 잎보다 무겁고 맛도 덜하다.
중작(中雀)은 5월 5일부터 5월 20일 사이에 따는 차로 입하 이후 잎이 좀 더 자란 후에 만든 차다.
대작(大雀)은 여름 시작인 6월 중 하순 이후까지 중작보다 더 펴진 잎을 따서 만든 거친 차다.
차는 채엽 시기가 빠를수록 총질소, 카페인, 비타민C, 유리아미노산의 함량이 많으며
이와 반대로 탄닌은 늦게 딴 찻잎일수록 많다.
차의 영양소는 생엽일 때가 가장 많고 제다과정에서 비타민C 등 일부가 유실된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가 바로 차(茶)다.
차는 단순히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차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효능으로 인해 약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차가 모든이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 줄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 역사를 함께 알게 해준다
또한 물질적인 개념인 차와 정신적인 개념의 차로 분류해 보면,
물질적인 개념의 차는 끓인 탕수(湯水)에 차를 알맞게 넣고 우려마시는 것이라면,
정신적인 개념의 차는 법도(法度)에 맞는 차생활로 내면을 세계를 인지하고
묘경(妙境)의 경지에 이르름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다도茶道란, 차로 인하여 얻어지는 자기수행법으로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다스리는데 있다고 했다.
차의 효능은 몸을 다스리고, 차의 성품은 사악함이 없고 군자와 같아 마음을 다스리므로
이것이 바로 중용(中庸)이고, 중정(中正)이다. 즉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이 없다는 뜻이다.
차를 마시는 과정 또한 각자 나름의 형식과 절차 예법을 가지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최대한 차를 맛있게 또 번잡스럽게 하지 않아야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차 생활을 반복적으로 오래 하게 되면 스스로 습관이 되고
습관은 다시 인격을 형성하는 한 요인이 된다.
습관화된 차 생활은 일상생활 중에 행동할 때 혹은 마음이 작용할 때 기준이 형성된다.
기준이 없을 때는 어떤 것이 더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 해야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혹은 옳은지 그른지 자체를 모르게 되는데 기준이 있게 되면
행위를 하거나 판단을 내릴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왜 절제를 해야 되는가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래서 차 생활은 현대인들에게 자기 절제를 연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2022. 10. 31
안연춘(安連春)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 대학원 석사.
‘시와 시인’ 신인상 당선. 시인이고 수필가이다.
대한민국 차문화대전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조계사보 취재부 기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조계사 문화강좌 다도반과 불교중앙박물관 다도 강좌 등을 담당해왔다.
현재 한국차인연합회 다도대학원 지도교수로 있으며,
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 현명원 T아트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 다수의 차문화 강좌 강의를 출강하고 있다.
출처 : 불교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