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승님께 이와 같이 듣고 배웠습니다.
인간 존재와 그 삶에 대해서 여실지견을 증득(證得)하려면 삼매(三昧)를 닦아 선정(禪定)에 들어 신통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실제(實際) 수행의 이러한 과정은 동일한 내용으로 여러 경전에서 정형화(定型化)된 순차적(順次的)인 실천수행(實踐修行) 법문(法門) [이하 '정순실 법문'으로 약칭함]형태로 나타난다.
그 내용은 수행자가 수행을 함에 있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즉 계율(戒律)을 지키는 ‘계행(戒行)’, 삼매를 성취하는 ‘정행(定行)’, 여실지견을 증득하는 신통공부인 ‘혜행(慧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세 가지를 실행하는 것을 학자들은 ‘계·정·혜 수행을 한다.’ 혹은 ‘계·정·혜를 닦는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정순실 법문(定順實 法門)을 보면, 계행은 이해하기가 쉬운 내용들임에 반하여 삼매를 성취하기 위한 수행인 정행은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지 아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일차적인 이유는 아마도 삼매 수행의 실천 수행기법이나 실제 수행방편들이 이들 정순실 법문에는 제시되어 있지 않아서일 것이다. 또한 삼매 수행의 실천 수행기법이나 실제적인 수행방편에 대한 법문이 여러 경전에서 숱하게 나타나지만, 통일되거나 종합 정리된 형태의 법문은 어디에서도 안 보이고, 정순실 법문에서 계행의 구족에 이어서 설하시는 여섯 감각대문 지키기와 어떻게 그 의미나 내용상 삼매 수행과 연결되는지 알거나 말하는 이가 없었다.
필자가 찾아낸 바에 의하면 니까야 회계사목갈라나경의 대응경전으로 보이는 중아함 산수목건련경(算數目建連經)에서만 유일하게 의미 연관성을 알 수 있는 경문이 추가되어 나타난다.
이와 같이 정행이 실행 불가능하다 보니 삼매 증득 이후에 이어지는 혜행도 사실상 성취 불가능한 일이 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