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성과를 목표로 하는 삶은 늘 불안, 긴장, 스트레스의 연속으로 살 수밖에 없지요.
남들보다 더 성취하려면 머리로 몸을 통제하고, 일 중심으로 살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니 일상은 늘 지쳐 피곤하고 무겁고 에너지가 바닥을 치게 됩니다.
주파수가 떨어져 우리 몸이 생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저주파 상태가 지속되면 몸이 경직되어 숨이 고르게 흐르지 못하고 직관도 열리지 않습니다.
직관이 닫혀 있으므로, 삶이 건조하고 몸이 아프고 심리적으로 힘들어도 새롭게 삶을 변화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요.
현대적 의미에서 굿이란? 무겁고 어두운 저주파를 맑고 가벼운 생명의 고주파로 끌어 올려, 서로 공명하며 생명력을 회복하는 신명의 마당입니다.
오랫동안 참았던 숨, 순조롭게 흐르지 못한 숨통을 터트리기 위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카오스, 난장이지요.
현실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감정과 억압된 욕망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집단의 지지 속에서
마음껏 표현해 보는 통과의례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결혼식, 장례식, 천도재 등의 통과의례를
거치듯, 우리 마음의 상처와 아픔도 통과의례를 거쳐야 새롭게 삶을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숨통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욕망이 표출되어야 합니다.
감정이 표출되면서 신명의 상태로 몰입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현실로부터 일탈,
집단으로부터 탈영토화, 나로부터 일탈해야 합니다. 나를 고집하지 않고 모든 것을 긍정하게 되면 몸이 살아나게 되고, 몸이 자유로워지면 즉흥과 신명의 놀이가 저절로 나오게 되니까요.
신명의 상태는 한마디로 엑스터시와 현실의 중간, 현실과 환상의 사이를 왔다 갔다하는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몸이 열리면 모든 것이 명료해지면서 처음으로 내 몸을 느끼게 되지요.
전에 없던 생각이 떠오르며 깊은 사유가 시작되고 삶이 전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해단아 ‘숨 굿’은 그동안 참았던 욕망,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터부시된 것들, 억눌렀던 감정을 집단으로 합법적으로 터트리는 해방공간입니다. 쌍욕, 음담패설, 현실에서 어둠에 묻혀 있던 것들, 욕망을 분출하고 표현함으로써 나의 숨결, 나의 소리, 나만의 빛깔 등 나의 생명력을 회복하고 진정한 ‘나 다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