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인연 (1)
백화 문상희
나는 오늘
악연의 족쇄를 풀고
신비한 인연을 만났다
고고한 여인을 만났다
아니, 아니야 신선을 만난게지
내가 알 수 없었던 세상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
내면의 氣로만 볼수있는 세상
사랑이라는 늪
깊은 수렁에 빠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를 닮고싶어라
난처럼 고고하게 향기롭게
또, 은은하게
그렇게,
나는 너를 닮고 싶어라
2024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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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
백화 문상희
어디로 가야할지
내 인생길 나도 알 수 없지만
저 뻘밭에 갈대 처럼
무영의 사랑 찾아서
바람 부는데로
물 흐르는데로
때로는 부딪쳐가며
때로는 휘청거리며
자아의 늪에서 헤어나
그렇게 그렇게
흘러 가다보면
미지의 세상 당신을 만나
또다른 사랑에 빠져
그 무엇을 이룰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시린 어깨 다독여줄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2024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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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품은 夢想(몽상) 3
백화 문상희
달빛 고운 밤
청사초롱 불 밝히고 발걸음 사뿐사뿐
미모의 아씨 야밤 나들이
너울 사이 보일 듯 말 듯 야릇한 미소
여우에 홀린 듯
향기에 취해 정신줄 놓고서
발정 난 수캐처럼 어쩔 줄 몰라
어둠 걷어낸 뽀얀 속살
꿈일까 생시일까 넋 놓고 바라보다
치맛자락 홀연히 지난 자리
잠결에 품은 여인 몽정으로 이어져
2024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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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향 품은 여인 (4)
백화 문상희
나 어릴적 그시절
날마다 쳐다보던 내고향 초가삼간 지붕 위
울엄니 닮은 새하얀 박꽃
이엉 줄 붙들고 핀 순백의 요정
어느날
길가다 우연히 마주한 박꽃
꽃 피운 정취 수줍음으로 가득해
향수에 젖어 살던 나그네
가던 길 멈추고 보노라니
품 속에 그려보던 여인네 모습
은은한 향기 신비함에 빠져들어
활짝 펼친 나래
갈망하던 고운 여인네 닮아
인생길 긴 여정에 안식처 삼았더라
2024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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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 섞인 가야금 소리 (5)
백화 문상희
한밤중 가야금 소리
야음을 타고 흐르는 비애 섞인 노래
담장을 넘나들어
듣는이 애간장이 다 녹는다
가슴을 파고드는 사랑가
그 무슨 사연이기에 이리도 서러울까
동병상련의 아픔으로 들려와
나도 모르게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사의 찬미로 떠도는 여운
님의 음성 들리는 듯
알 수 없는 사연 그 애절함 이란
가슴져미는 그리움인가 보다
2024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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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戀歌(연가) 6
백화 문상희
한낮
사월의 햇살
머뭇거리던 개화
남풍 한 자락 불어와
고운 색 눈부신 광채 열정으로 피어난 꽃
고혹의 향기
넘실대는 아지랑이
산들바람 율동에 춤추는 너울
들녘에 어우러진 매혹의 이끌림
여인네 분 내음 풍겨오는 착각 속의 환영
천상 정토 고운 향기
내면에 잠재한 아름다움에
젖은 마음 달래주는 무한의 감동으로
얼룩진 세상 정화하듯
무언의 손짓 내게로 사뿐사뿐 다가와
2024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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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피어난 사랑초 (8)
백화 문상희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찬 들판
잡초 틈에 외로이 서있는 고귀한 영혼
바람에 스러질 듯 노쇠한 메마른 꽃가지
어느 날 가슴에 스며든 선홍빛 꿈 하나
춘삼월 햇살에 되살아난 생명의 불씨
혼신의 노력으로 새싹 틔워낸 의지
홀 가지 끝자락 꽃망울 터지는 소리
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꽃
싱그러운 바람에 실려온 사랑가 한 소절
처음엔 외롭고 서러웠지만
노년에 피워낸 아름다운 사랑초
나는 그대 등에 기대어 서서 사랑을 노래합니다
2024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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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戀歌(연가) 9
백화 문상희
연분홍 고운 잎새
연지곤지
예쁘게도 단장한 여인네처럼
가슴속에 피어나는 연정
누구를 닮은 듯
가슴 설레임에 발길 머물러
오며 가며
사랑에 빠져들어
행여 돌아서면 잊을까 가슴앓이
두려움에 붉게도 타버린 가슴
차마 붇들지 못한 사랑
곱디고운 순정
기어이 지고야 말았구나
2024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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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부인 (10)
백화 문상희
금보다
귀한빛깔
꽃잎에 물들이고
화려한
모습으로
나들이 가는길에
규수의
기품담아
살짝이 웃는다오.
2024年 4月 1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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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 고운 양귀비 (11)
백화 문 상희
고개를 치켜든 모양새
도도함의 극치를 보는듯
바람에 일렁이는 고혹의 미소
부러움 자아내는 아름다운 춤사위
뭇 사람들의 시선 머물러
세상사 이치
세월의 무상함
비바람에 찢긴 가슴
처절한 울부짖음에 서러움 토 해본들
계절의 순환 비켜갈 수 없으니
어쩌랴,
이세상 피고지는 필연적 운명
언젠가는 떠나야만 하는 애절함
비명에 스러져 간 여인
양귀비를 꼭 빼어 닮았구나
2024年 4月 1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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屋烏之愛(옥오지애) 12
백화 문상희
옥같이
고운님과
꿈같은 영화로움
오침에
눈을 뜨니
선녀가 춤을추고
지천에
널린 만화
뜰앞에 가득하니
애정의
갈증으로
춘몽에 들었더라
*연모하는 이의 집 까마귀도 사랑스럽다는 뜻
2024年 4月 1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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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夜花) 13
백화 문상희
햇살 머물던 곳
바람 스쳐지난 그곳
소리 없이 고운 꿈 펼친 잎새
고요한 밤하늘
별빛 내려와 앉은자리
쌔근쌔근 잠든 모습 어여쁘다
고요한 연못 위의 요정
잠결에 말간 눈물로 채운 모습
꿈에도 못잊을 연정의 그리움일까
달빛에 머문 서정
어둠 걷어낸 뽀얀 속살
한번쯤 품어 보고 싶은 여인네 같아라
2024年 4月 1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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