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위상이 심각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 중에 k-food로 불리는 한식은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만석에 웨이팅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중국인, 베트남인, 필리핀인이 한국인으로 위장하여 한식을 팔고 있는 실정까지 갔다.
이유는 한국의 역사에 있다. 까마득한 고조선 시대에 이미 한국은 발효문화권을 가지고 있었다. 저장 단계가 아니라 익혀서 먹는 후숙의 문화권까지 가지고 있었다. 묵직하고 둔중하며 오묘한 맛과 멋을 지향했다. 흰옷을 즐겨 입어 단정함과 정결함을 강조했고,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의미를 추구했다. 한 마디로 무엇이든 가벼이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사물에 대해 깊게 통찰하며 그 의미와 변화에 대해 중시했다. 이 말은 고조선 시대부터 과학의 이론과 접근법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고조선 시대에 중국보다 200년 앞선 회주철을 생산하여 칼과 갑옷, 투구는 물론 마구까지 사용했을 정도로 뛰어난 문화와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 바탕이 5000년 역사를 내려 오면서 발효국가라는 별칭을 만들어 주었다.
자연상태로 익혀 먹는 문화는 한국 고유의 발효문화 속에서 찾아 지는 것이지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김치 장아찌 등의 채소를 곰삭혀 먹는 국가는 없다. 이는 골마지 때문인데 골마지가 끼면 우리는 걷어내서 먹었고 외국은 부패한 것으로 여기고 다 버렸다. 벌써 유익균과 부패균을 구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감동적인 감칠맛은 골마지를 걷어 내야 나온다. 깊고 묵직하고 건강한 신맛이 깔려 있는 오묘한 맛이다. 사실상 골마지는 부패균을 막아 내는 유익균이 결집한 것이며 정체는 고초균이다.
여기까지 다룰 수 있는 종족은 한국인이 유일하다. 5000년 발효국가에서 유전된 한국인의 손재주와 창의력은 세계를 까마득히 뛰어넘는다. 한식의 배경이 이렇듯 오래되고 깊고 변화무쌍한 발효 맛에서 나온다. 한국인은 누구나 보고 맛 본 것이 있기 때문에 훌륭하게 재현해 낼 수 있다. 그 자체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한식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인은 눈치로 모든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가 막힌 눈썰미를 가지고 태어난다. 남이 할 수 있는 것이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져 있다. 이 때문에 남이 하는 것은 가벼이 여기고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적어도 자신이 해보고 난 뒤에야 인정한다.
여기에서 손재주와 창의력이 다양하게 나온다. 남보다 나은 것, 남이 흉내를 낼 수 없는 것, 최고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낸다. 어떻게든 만들어낸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면 5배 이상의 수입이 보장된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던지 간에 응용해서라도 써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낼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한국인은 가지고 있다. 남들 보다 더 받으면 받았지 덜 받으면 만족하지 못한다. 참으로 독특한 민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