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터치코리아 2015 일본기업 내정후기 - 쥬피터텔레콤 김ㅇㅇ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에 J:Com에 입사 예정인 김ㅇㅇ입니다. 사실 정말 운 좋게 취업이 된 케이스라 제가 이런 후기를 쓸 자격이 있는지 불안하기도 하고,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께 적절한 정보를 드릴 수 있을지 고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 1년간 제가 학교생활과 취업준비를 병행하면서 어떤 식으로 준비를 했는지 알려드림으로써,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철저히 일본취업을 준비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홀로 일본취업을 준비한다는 것
서울에서 준비를 하시는 분들은 스터디를 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방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본 취업은커녕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학교 밖에 스터디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혼자서 모든 것을 알아보고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정보력도 부족해서 쓸 수 있던 회사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공부는 몰라도 취업준비만큼은, 성실한 스터디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스터디를 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사정상 혼자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에도, 학기는 전부 끝내놓고 유예를 하거나 최저학점 정도만 들으면서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기업별 지원 사이트에 등록하는 등 일본인들과 대등한 조건에서 지원할 경우, 지원할 수 있는 회사의 숫자는 많아지겠지만, 일본인 정도의 독해력이 있지 않는 한 합격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설령 붙어도 시험을 치거나 면접을 볼 때마다 일본에 가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도 무시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까지 와서 적극적으로 한국인을 뽑고자 하는 기업을 일단 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단 글로벌터치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주최하는 박람회에도 최대한 참여하셔서 기회를 많이 잡으시기를 바랍니다.
취업 준비
일단 간단히 제 스펙 등을 나열해 보자면 : 지방사립대 상경계, 토익 970, JPT 965, 카투사 복무, 1년간 일본 워킹홀리데이. 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취준생들과 비교하면 어학 분야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스펙입니다(외국어 점수가 높다고 부러워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일정 점수만 넘으면 그 이상은 큰 변별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일본취업에서는). 그 흔한 동아리, 공모전 한 번 해본 경험이 없어 밑에서 설명드릴 엔트리시트를 작성할 때도 창작의 고통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1) 엔트리시트(ES)
엔트리시트를 작성하기 전에 필요한 것은 자기분석과 기업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기분석
자신의 경험, 능력 등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위에 적었다시피, 저는 소위 ‘썰’을 풀만한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고생했습니다. 그나마 대학 조별과제, 카투사 복무, 워킹홀리데이 이 세 개에서 모든 에피소드를 쥐어짜냈던 것 같네요. 그리고 거짓을 적으면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의 각색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정말 쓸 것이 없다면요.
- 기업분석
이 부분은 저 자신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라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자신이 어느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고 싶은 회사가 확실히 정해져 있는 분도 있겠지만, 저처럼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도 정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은 하다못해 업계라도 정하고 동종 업계 회사들을 분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입사를 하더라도 즉시 인사, 마케팅 등을 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영업을 하거나 회사에서 정해준 직무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무만을 보고 입사지원을 하기에는 선택권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분석을 하게 되면 그 회사의SWOT분석을 하되 자신의 생각을 넣어서 쓰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을 만들어 놓고, 왜 이 회사를 가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四季報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회사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나 연 매출, 신입사원 남녀 비율 등 구직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실려 있습니다. 다루는 회사도 어지간한 규모의 회사는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정보가 없는 곳도 있지만) 기업 분석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실제 ES작성
학업 외에 힘쓴 부분, 가장 고생한 경험,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 나올 만한 질문은 인터넷에도 많이 있으니 찾아보시면 금방 나올 겁니다. 아니면 정리되어 있는 책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저는 高橋書店에서 나온 エントリーシート完全版 이라는 책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한국에서도 구입 가능). 일본 기업의 ES에서 나오는 질문은 거의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처음에 시간을 들여서 미리 작성해 놓으면 취업시즌에 ES때문에 고생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2) 인적성검사(SPI)
SPI시험의 종류에는 크게 일본에 있는 테스트센터에서 보는 것과 집에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웹 테스트가 있습니다(수기시험도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본 경험이 없어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한국에서만 준비하시는 분들은 웹 테스트로 SPI를 응시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 같습니다. 웹 테스트의 시험 분야는 언어, 계산, 인성 3개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언어는 독해문제가 대부분이고 글 자체의 난이도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계산 분야는 계산기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숫자가 지저분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분야는 한국에서 나오는 SSAT교재 등과도 유사성이 있으니 공부할 때 이런 책을 참고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성은 말 그대로 인성이니 일관성 있게만 하시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테스트센터는 일본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준비하시는 분들은 거의 볼 기회가 없겠지만, 저는 볼 기회가 한 번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웹 테스트보다는 쉬웠고, 언어 영역의 문제가 약간 달랐던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테스트센터의 문제 형식과 유사한 것은 洋泉社에서 나온 これが本当のSPI3だ!라는 책이 있으니 테스트센터도 염두에 두고 계시는 분은 한 번 봐 두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다만 책의 난이도는 실전에 비해 무척 낮습니다.
마지막으로, 설령 입사할 생각이 없는 회사라도 웹 테스트를 보는 회사에 많이 지원해서 테스트만이라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아무리 SSAT 교재로 준비를 해도 언어가 다른 것은 어쩔 수가 없기 때문에 미리 눈에 익혀 놓는 것이 좋고, 문제 형식도 회사마다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최대한 연습을 해두면 본인이 원하는 회사의 시험을 볼 때 쉽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3) 면접
면접은 압도적으로 잘하지 않는 이상은 변수가 많은 부분입니다. 면접관의 성향이나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인재인가에 따라서도 합, 불합이 결정되기도 하는 등 노력만으로 100% 합격을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취준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저처럼 내성적이고 긴장도 자주 하는 성격으로 인해 면접이 제일 고역인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일단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자연스러움… 이겠지만 쉽지는 않겠지요. 긴장해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습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자신의 결점을 고쳐나가는 한편, 실전에서의 긴장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미리 체험할 수 있기에, 면접 연습만큼은 다른 사람과 같이 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사정상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많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구요. 자신감 향상을 위해 스피치학원 같은 곳에 다니는 방법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면접에서 물어보는 내용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1차면접에서는 주로 ES와 이력서에 써있는 내용을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지원동기는 당연히 포함). 다만 자신이 쓴 내용을 파악해서 가되, 그대로 외우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순발력이 없다는 걸 잘 알았기에, 취준 초기에 그냥 통째로 외우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면접 상황에서 내용을 까먹으니 돌이킬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이 안나니 불안하고, 불안하니 버벅거리고, 결국 면접은 망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길게 썼지만, 결국 면접 대비는 끝없는 연습을 통해 면접 때 면접관 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입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최근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는 반면, 일본 경제는 회복되는 추세인지라, 일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또한 일본 기업에서 일손이 부족해서 엄청나게 채용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한국에서 취준 하시던 분들이라면 기본적인 스펙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칠 정도겠지만, 일본 취업을 위해서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여 방심하지 말고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인문-상경계 분들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일본어는 상급 이상으로 해 놓으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제게 취업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글로벌터치와 직원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글로벌 터치가 아니었으면 후기는커녕 내년에도 취업을 준비하느라 고생하고 있었겠지요. 비록 글재주도 없고, 후기를 쓸 자격도 부족하지만 이 글이 일본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