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보성고등학교 제 53회 봄 나들이 후기
- 문경새재도립공원~ 안보온천 -
○ 글쓴이 : 박동진
○ 찍은이 : 강전덕 외
[참석 인원 : 38명]
강전덕 권형중 김상규 김양래 김용현 김일권 김일웅 김재청 김주현 김홍수 류재석
박동진 손희광 송인성 신부길 신충식 오정일 원청융 유형덕 윤익순 이정교 이충남
이충복 이충표 이한웅 정성영 정윤양 조경일 조웅인 조항진 최양웅 최재흥 최종일
최창만 최홍순 한돈희 홍의순 홍정수
햇볕 구름에 가려 희멀겋고 바람 잔잔한 날
우리들 데이트는 손잡고 눈 맞춤, 입맞춤으로 시작됐지요.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가 잎 돋우는 달 그믐에.
‘보성고등학교 동창회’란 전광판이 새겨진 버스 안에서 본 친구들 모습은
세월의 무게가 어떤지를 실감케 합니다.
허리 구부정, 한쪽으로 기울어진 어깨며 종종 걸음, 어기적 걸음에
지팡이 손에 쥔 모습이며...
한때는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던 펄펄 날던 주인공들이었건만
그 영광 그 패기는 사그라들어 점잖은 아우라로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만큼이라도, 서로 만나 웃고 떠들고,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밖에요.
걷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먹고 싶어도, 수다 떨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친구 더러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 아리잖아요.
이 좌석 저 자리에서 수런거리는 소리가 오케스트라 튜닝하는 소리 같이 들립니다.
얼마나 말 고팠으면...
만남은 이야기의 시작이고 이야기는 마음을 살찌게 하는 비료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가슴 설레며 가는 곳은 문경새재 도립공원과 수안보온천.
문경새재. 백두대간의 조령산(鳥嶺山) 마루를 넘는 이 고개는 예부터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높고 험한 고개로 국방과 사회 문화 경제의 요충지로 알려졌지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란 말도 있지요만.
때마다 시장기 느끼는 건 신비한 인체의 기능 때문.
‘문경식당’에서 양념삼결살구이와, 더덕구이가 입맛을 돋습니다.
가효에는 미주가 따르는 법. 잔 부딪치며 권커니 잣거니...
잠시 잊었던 젊음을 소환하며 살짝 웅크렸던 마음 맘껏 풀어놓습니다.
그렇습니다. 술이란, 알콜이란 강철 같은 이성을 감성으로 순환시키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요.
불콰해진 얼굴로 산책길로 나섭니다.
보이느니 푸른 나무고 높은 산입니다. 나뭇잎 짙어지는 만큼 푸른색은
보는 이의 마음을 순수의 바다로 이끌지요.
오래오래, 깊게깊게 숨 쉬며 자연을 만끽합니다.
산성이 앞을 가립니다. 제1관문입니다. 크나큰 돌로 쌓아 올린 성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처음엔 세트장인줄 알고 진짜 산성 같다고 여겼으니까요.
얼마나 많은 젊은 유생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한양길, 이 길을 오갔을까?
혹여 그중에 우리 할아버지도 계셨을까?
요즘 한창 뜨는 영화, 누적 관객 수 16,666,705명,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록 이라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장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합니다만 이런 좋은 날,
친구들과 어울려 즐거움에 빠져있는 터에
굳이 찾을 이유 없어 외면했지요.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서두.
배부르고 맑은 공기 마시고 눈 호강했으니 이제 남은 건 긴장된 몸과 마음을 쉬게하는 것.
요즘 말로 힐링. 헌데 왜 우리말 ‘치유’가 있는데 굳이 외래어를 쓰는 걸까요?
있어 보여서? 그렇습니다.
그 말 속엔 여러 의미가 들어있어 얼버무리기에 안성맞춤이니까요.
어쨌거나 숲속이나 폭포 호수 등 물가에 있으면 힐링은 되기 마련.
숲속에선 테르펜, 폭포나 강물에선 원적외선이 나오기 때문이라지요 아마?
숲을 찾았으니 이젠 물. 그래야 공평하고 궁합 또한 맞는 게지요.
근처에서 많이 알려진 곳 ‘수안보파크호텔’입니다.
산속에 자리하고 있어 예쁜 동화 속의 궁전 같습니다.
사우나탕으로 가는 동선 따라 예쁘고 값져 보이는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실내장식입니다.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한 두 개 쯤 사갈 듯싶습니다만.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맡깁니다. 60℃.
몸과 마음에 쌓인 세상의 떼가 스멀스멀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야외 탕에서의 노닥거림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고.
세상사 모두 잊고 늘 이렇게 신선처럼 여유롭고 평안하게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이 세상과 등질 수 없는 호모사피엔스의 숙명인지라...
잠시나마 세상일 잊고 헌 신발처럼 편안한 친구들과
하루를 함께 지냈으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꼬?
오늘의 이런 행복 만들어준 여러 친구들의 배려와 베품에 대한 고마움
어떻게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언 듯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베푼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가졌다고 다 그러는 것은 아니니까요.
큰 일 있을 때마다 크게 도와주는 조경일,
친구들 보고 싶다며 홍성에서 정성 듬뿍 들어있는 떡도시락과 과일 들고 찾아온 박성호,
이런저런 일 팽개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먼 길 청주에서 달려온 최양웅,
수안보를 고향으로 둔 홍정수는 고향 찾아준 친구들이 고맙다는 핑계로
월악산 특산품 깐더덕을 마련해 주었지요.
고맙고 또 많이 고맙습니다.
고마운 건 또 있습니다. 이번 행사 마련하기 위해 해골 굴리고 답사하느라 애쓴
김일웅 회장을 비롯, 김일권, 권형중, 최창만 임원들에게 감사의 큰 박수 보냅니다.
여러분 있어 오늘이 있고 동창회가 있는 것이니까요.
오늘 하루, 같은 공간에서 한솥밥 먹으며 함께 수다 떨었던 것만큼 우정 또한
그만큼 쌓였으리라 믿습니다. 모두 모두 무사 귀가했기를 바랍니다.
친구들이여,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건강해지소서.
이 글로 만나는 친구들이여,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때가 되면 만날 수 있겠지요만.
늘 건강 챙기시고 행복하소서.
<클릭하세요>
https://youtu.be/4g82Nfzu4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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