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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철길이 가로지르는 마을
철길 넘어 뒷산 밑 배나무골..응실 께
그아래 성황당..논둑길지나 개울가 황새바위 우리 놀던곳
그앞 멀리 앞산에는 이방인들의 보금자리 시멘트공장 사택이 자리잡았고
술배우던 삼거리 오미네 대포집, 철다리 밑 막걸리 가게, 공회당
그곳을 조금지나면 멀리 성황당이 보이는 우리집
하괴리 134번지... 아마도 전기가 제일 늦게 들어온 곳,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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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날..나는 몽롱한 사춘기 절정의 나이에...내일이 음력 설인데
남포불 등불삼아 그 귀한 성인잡지를 뒤적이며 보다 자극적인 글귀를 찿는다
한참 철 지난 "선데이 서울"... 눈을 씻고 찿아봐도..
태풍처럼 밀려오는 호기심을 만족 시켜줄 내용은 없었다..나머지는 상상으로 대신하고는
열여덟살.. 청춘은.. 다음장을 열었다 어..!
흐릿한 등불에도 동공이 커진다 그래 어디한번..쩝~
“경기도 파주군 객현리 156번지 이영실...” 하~ “선데이서울 펜팔 란”
죽이네..
잠깐 한숨을 몰아쉬고..다음 줄 을 읽었다...“참신한 이성 친구를 원합니다..”
헉..!
이거다..!
참신.?. 그거 바로 나 아닌가..? 흐흐흐!
새해엔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을 해보는거다..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머릿속으로 잔머리를 굴린다..
근데..?
19살 이란다..연상이잖아..? 누나뻘..? 어때 ..? 사랑에 나이가 문젠가..! 히히히!
얼른 꼴도보기 싫은 책가방을 뒤져 노트를 꺼냈다
광목에 왕겨를 채운 배게를 턱밑에 궤고 엎드렸다..볼펜을 손가락에 끼고
求愛는 첫문장에서 판가름 나는 것 이므로..짧은 문학적 지식을 동원했는데 영 신통찮다
가만있자..성스러운 연애편지를 잭기장이 웬말인가..?
대대로 내려받은 허름한 책상..서럽을 열었다..덜컹..끼~익
연분홍 빛 이쁜 종이가 있었으면..
이곳 저곳 뒤적뒤적.. 있을 리가 없지...너저분한 잡동산이 만 가득...몰래 숨겨놓은 담배 군상들..
백조..금잔듸 아부지 답배갑에서 슬쩍한 그거부터
거금들여 모셔놓은 청자 ...우선 한 대 끄슬리고 시작 할까..?
백조 꽁초를 입에 물었다..덕용성냥이 눈에 뵈질않는다..호롱불에 불을 붙이고는
담배연기 한모금 깊숙히 들여마신다
역시 이맛이야..! 그시절
빠꼼 담배에 도둑담배 피우던 시절..우리끼리 읇어대던 명언이 있었다
"식후 삼초 불연이면 조실부모하고 거리방황타가 필히 객사라.."
이런핑게로 우린 죄책감없이 애연가가 되가고 있었던거다
그때...
반짝 영감이 떠올랐다...
편지 첫구절..
“안개처럼 흐릿한 영혼이 긴 잠에서 깨려 합니다..” 카~ 멋있네..!
그래 연애편지 서두를 장식 할 공격적인 문장으로 제격인 듯...스스로 만족해 하는데
18살 청춘의 어느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그래 이왕이면 제데로 한번 써보지 뭐..
안방 문을 열었다..안방이랬자 이방이나 그방이나 도낀 개낀이 겠지만
아부지는 철뚝넘어 마실을 가셨는지 다행이 안보이시고
엄마가 선잠을 청하고 계신다
뒤적 뒤적.. 막내매형이 사우디아리비아 가서 돈 벌었다고 처갓집에 선물한 다리 네 개달린
테리비젼 밑에 아부지가 쓰던 편지지 가 이날따라 이렇게 고마울수가..?
"끄응~ 뭐 찿냐 잉~..?" 엄마가 잠결에 소리를 들었나 보다.. 가볍게 대꾸한다
내일 설차례 준비에 피곤하실텐데...
"숙제좀 할려구요..!"
에지간히 하고 일찍자거라 ..! 예이..! 마님 먼저 주무세요..!
신명이 절로 난다
내방으로 건너왔다..사실은 내 독방도 아니고..할머니 방에 엊혀 사는 거지만
그때 할머니가 마실갔다 들어오신다..할머니 마실이랬자 앞집 작은 할머니 댁이지만..!
뭣하냐..?
“공부해요..” 아무 생각없이 대꾸라고 했는데 돌아오는 말씀 기가 막힌다 ..양심이 찔려서..!
“넘 열심히 하지말거라..몸 다친다..”
우리 할머니는 세상에서 나같은 인물이 없다고 믿는 아주 자애로우신 분이다..나에게만..!
늘 인물 훤하고, 공부도 잘하고..말도 잘듣고...
“끙~ 에이 할머니는 참....”
하긴 온집안에 칭찬해주는 사람은 할머니 뿐이니..아니 우리나라에서 단 한분이시니
감사합니다..할머니 오래사세요 난 마음속으로 정말로 그렇게 빌었다.이건 정말이다..
더욱 고마운건 할머니 치마밑에 숨겨놓은 쌈짓돈 주머니는 유일한 내 비밀자금 줄이라는 것
그녀와 나만아는 소중한 비밀이 있기 때문에..할머니와 나는 아주 가까운 아군이라는 거다
우리 할머니는 1남5녀를 두셨는데...고모들이 오가실 때 마다 용돈을 주신다
돈 쓰실줄 모르시는 할머니는 색깔별로 돌돌말아서 실로 묶어 치마밑 헝겊 주머니에 넣어
두시는데.. 그 양이 적지않다..벌거스레한 천원,,,누루둥둥한 오천원 시퍼런 만원 엄청나단다
기분 좋은신 날을 골라..어깨몇번 주물러 드릴라면 어~ 신원하다 를 연방하신다
때를 놓치지 않고 “할머이~” 나 뭣좀 사야 되는데 돈 쪼금만 줘유~“ 측은한 모습으로
손을 내밀면... 맨날 똑같은 멘트가 나오신다 ..“할미 돈없다..”
“에이 조금만..” “흐흐” 으레 치마를 들치시고 “을마 줄까나..?”
“천원만 주세요..” 아부지한테는 아무말 하지말거라 알았제..? “흐흐 당연하시지요..”
천원짜리를 묶어놓은 실을 푸신다...한장을 보이시며 “이거 천원 맞나..?”
“아니요..” 양심이 요동치지만 꾹참고는 "흐흐흐..~"
할머니는 눈이 어둡고..돈 요량을 잘모르시는 순한 양반이라 늘 그렇게 물으신다
그 다음엔 다른뭉치 시퍼런 만원 고액권을 보이시고 “이거 맞나..? ”
“야..! 그거 천원 맞네“, ”몇 개나?“ ”두장만 요..“, ”옛다..“ 이런식이었다
그런분이었는데..
서울와서 공부하고 취직해서 돈벌 쯤에...치매를 앓으신 후 구십하나 연세에 돌아 가셨다
지금도 문득 그때 기억이 솔솔한데 늘 마음이 짠~하다
벌써 언제인가 삼십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묵은 사진을 볼때면 그분사진에 오랫동안
눈을 때지 못하는 건... 할머니를 속여먹은 죄스러움이 아니라 한없이 자애로우신 기억 때문이다
용돈도 한번 못드렸는데...맛있는것도 한번 못 사드리고..~!
“안개처럼 흐릿한 영혼이 긴 잠에서 깨려 합니다..”
“저는 양반들이 모여사는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면 하괴리 134번지 산수좋은 도담삼봉이라는 절경에
자리잡은 작은 동네에 사는 올해 열아홉살 작은 꿈을 꾸며 사는 아무개입니다“
이렇게 말문을 열고 편지를 쓰기시작한다
이쁜말 골라 쓰느라 머리에 쥐가 날정도로 정성을 들이는데..영 맘에 들지 않는다
에이.. 부~욱 찟어버리고
다음장 새로 “산에는 종달새가 우는 시절에..애닯은 마음으로 펜을 들었어요..”
이것도 아니다..종달새가 웬 산에서 우냐..? 아..! 종다리는 보리밭에서 운다는데..!
다시 부~욱 찥기를 수차례...편지지 가 동이난다
씨부랄...않되겠다 ..가다듬고 내일 맑은 정신으로 다시 시작하자.. 책도 찿아보고..!
머리맡에 밀쳐놓고는 드러 누웠다.... 잠을 청한다
잠이올리없다.. 개울건너 친구에게 빌려온 기타를 집어 들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Cm, Dm, Em 서툰 코드를 짚으며 둥둥거린다
이어서 이장희의 “그건너..” 딩딩딩~
“드르륵..” 현관문 열리는 소리..아부지다
“이노무시끼 잠안자고 그믐날에..말광대가 될라는지..공부는 않하고...조용해라..!”
사춘기 몸살이 뭔지도 모르시나..? 맨날 나만 잡는다...“에이..!”
할머니 옆에 누웠다.. 할머니 가슴을 더듬는다.. 물컹! 디게 부드럽다
“야야..! 할미 간지럽다..그놈 참 ” ..... 잠을 청한다
온갖 쓰잘데없는 개꿈속을 헤메다 날이 밝았다
“일어나거라,,!”
새벽잠 없는 아부지 고함에 억지로 눈을 떳다
그땐 왜그렇게 아침잠이 많은지 일어나기가 죽기보다 싫던시절..
"아~ 우우우..!" 괴성과 함께 온몸을 비틀며..뿌듯한 아랫도리를 간신히 달래고는 방문을 열었다
벌써 설날 차례준비에 부산하다..병풍을 꺼내고..제기 손질이 바쁘다
동생들은 마냥 신난 기분인데..
난 아부지 눈치보며..아무생각없이 일을 거든다
그때.. “우리 왔어요..!” 서울에서 형님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아부지 얼굴이 밝아진다 “오느라고 수고했다..” 늘 과묵하신 큰어머니도 형님모습에
모처럼 행복하신거 같다.. 늘 고마우신 분인데... 나 혼날일 있으면 감싸주시고 그런분인데..
나에겐 엄마가 두분이다 ..
어릴땐 큰아부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함께 사는줄 만 알았는데
점점 알고보니 어른들의 애잔하고 슬픈 역사가 있었다
육이오 사변 후 ..동네마다 남자가 모자랐다나..?
어른 남자들에겐 훌륭한 핑게였겠지만...
신기하게도 한집에 세분이 사시는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나중에 알게되고
나름 큰어머니 한테 정성껏 미안함을 대신하였던것 같다..뭔진 잘 모르지만
아뭏튼 울 아부지 능력이시었겠지만..크면서 두고두고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현실이었다
“야 형왔는데 뭐라도 우선 내오거라..”, “형 뭐갖다 줄까..!”, “아무거나.. 공부는 잘했냐..?”
“뭐 그냥..”,
아부지가 한마디 던진다 “공부는 뭔 공부 저놈 뭐가 되려는지..만날 뚱당거리기만 하고..네 참..!”
한참 사고치는 나이에 그시절 난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다
뭘 해도..돌아오는건 욕뿐이고 확..! 가출해버릴까..? 이런못된 생각을 한게 한두번아닌데
아직 그럴 배짱은 없었고..그냥 눈치껏 버티던 시절... 그래도 난 신나는 청춘이었다
“에이 씨팔 누구는 주워왔나..썅..!” 혼자 속으로 욕으로 성질을 달래고는
마루건너 부엌으로 향한다..“엄마 감주 한그릇....”
그렇게 열여덟살 설날아침이 지나고 있었다
큰집부터 작은집, 또 작은집 을 순서대로 차례를지냈다
큰집 작은집이 그렇게 이웃하여 모여사는 터라..우리는 명절때 마다 세집차례를 함께 지낸다
돌아가며 세배인사를 나누고 떡국먹고....눈치좀보는데
“야..! 이리와봐..”
형이 부른다..건너방으로 건너갔다
“공부 열심히해 임마..이제 고3인데..“ 으레 그렇듯이 형이 한마디 한다...”알았어..“
오나가나 공부타령..공부없는 나라 없나..?
혼자말로 중얼거리는데..
형이 주머니를 뒤지더니...지갑을 꺼낸다 "돈.? .“, ”설마 나줄라고..“
“야 이거 용돈 써라..”, “헉~”, “뭐 이런걸..다..”,
“내숭 떨지말고 받어 임마..”
대답도 하기전에 “이거 얼마지..?” 궁금해 죽겠다,
“난 친구들 집에 세배간다..” 형이 문을 열고 나간다
“오케이..” 손에 쥐어준 돈을 세어 봤다 “엄마나..!” 거금 오만냥
“존경합니다 ..형님..”
우리아부지는 생전 용돈주는 법이없는 무심한 양반이었는데..
맏아들 형은 어릴때도 늘 주머니가 두둑했던것 같다
어릴때부터 우리형은 공부를 허벌나게 잘했다고 하는데
난 누구피를 받았는지..나도 모르겠더라
난 눈치껏 삥땅으로 용돈을 자급자족 하며 신나게 놀던 시절 아부지는 몰랐을거다
수업료 고지서 3자를 8자로 고치고
보충수업비 때어먹고..있지도않은 불우이웃돕기 성금받아 챙기고..
심할 땐큰어머니 몰래 처마밑에 매달아 놓은 마늘 몇접 슬쩍해 매포장에 팔아먹고..재미가 쏠쏠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큰어머니가 다 아시고 있었는데..나 혼날까봐 모른척 하신걸 알고는
을매나 죄송하고 미안하고..감사하던지..지금생각하면 추억이지만..
그때 걸렸으면 생각만해도 아찔..울아부지 성질에 아마도 난 그때죽었을거다
어쨌든 간만에 생긴 두둑한 용돈에 스스로 감격하면서..
대충 청바지에 물려받은 난방에, 주홍색 티를 입고 폼잡으며 집을 나섰다
응실 께 ...남율이네 집으로 향한다..그의 어머니는 우리엄마와 형님, 아우하는 사이다
그와도 꽤나 붙어다니는 동네친구이기도 하고 ..내 생일날 내인생 처음으로 생일선물을 준
놈이기도 하고.....
뭐더라...“세상이 너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오리니..” 로 시작하는 괴테의 시를 액자에 담아 선물로 받은 날 난 감동 먹었었지..
그의 어머니에게 세배를 하고는...
이런 저런 쓰잘데 없는 청춘스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심심하기만하다
문득...“야..! 우리 지만이네 세배하러갈까..?” 지만이는 나와는 둘도 없는 친구 고등학교 동창인데
한 삼십리 떨어진 동네에 산다 ..“오케이..”
남율이는 면바지에 잠바..그리고 “짠~” 목에는 빨간 머플러를 두루고 폼을 잡는다
우리는 삼거리에서 제천을 왕복하는 시내버스를 타고..상시리로 향한다
창밖으로..논바닥에 온통 하얀눈이 햇빛에 눈부시다..“덜컹 덜컹~”
별 뜻도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느새
비포장 신작로를 달려.. 상시리에 내린다
신작로 옆 작은길로 들어서면..굴다리가 보인다..그안 동네에 그친구가 사는 그림같은 동네
못골이 나온다
중앙선 철길이 지나는 그밑으로 소달구지기 지날만한 동굴 통로가 나오고..한참 소로길을
지나면 두집건너 앙증맞은 시골집 행랑을 마주하고 앚은 소박한집에 그가 산다
“지만아..!”, “있냐..?”
“너희들 왔구나..!”, “예, 안녕하세요 어머니..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부엌문을 열고 지만이 어머님이 나오신다, 안방을 향해 “지만아 친구왔다 나와봐라..”
마루넘어 안방문이 열리며 “어 니들 왔냐..?” 눈에 익은 친구가 반갑게 맞는다,
“들어와 춥재..?”, “어..씨 되게 춥다” 신발을 벋는데..
봉당위 디딤돌에 아담한 신발이 가득하다..그것도 여자 신발들이..
안방에 들어 서는데..온기 훈훈하다
아랫목에 지만이 할머니가 화롯불을 뒤적이고 계신다.,눈이 어두우신지 빤히 쳐다보신다
“누군고..?”, “장재이에 사는 네친구에요”
“절받으세요 할머니..!” 두분 할머니께 넙죽 세배를 드렸다, 이친구는 할머니, 증조 할머니 까지
생존해 계시는 전형적인 시골 대가족이었다
“근데 이건뭐야..“
방안 풍경이 눈에 익을때쯤 윗목에 웬 처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게 아닌가..?
흘낏 흘낏 낮선 우리를 훔치고 있었다
이웃 동네사는 처녀들인데...지만이 한 살 터울 누님과 친한 탓에...노할머니께 세배하러 왔단다
“와우 찬스다..”, 갑자기 설날이 행복해진다..뭔일이 있을지 모를일이지만..
지만이 누님이..먹을걸 내왔다
“누나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시집가야지요..?”, “에이 뭐 벌써.!” 히죽웃으며 수줍은 모습이다
변죽하면 나 아닌가..?
윗목 처음보는 처녀들을 향해 “같이 드시지요 뉘신지 모르지만..”
슬쩍 하나씩 처녀들 모양을 훔치며..이런저런 농에 분위기가 잡히고..
공격 앞으로..내 입이열리기 시작했다
“이동넨 이쁜사람만 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까르르~”
한마디 더
“이동네로 이사오까나..?”, 또 “까르르~”, 옆에 남율이도 신이나는 눈치다
“근데 친구,,? 아니면 누나 뻘..?”,
“알아맞혀 보세용..!”, “까르르~”
“보아하니 우리가 오빠 같은데요..?”, "웃기시네 용..!"
"까르르~"
“어디서 오셨어요..?” 그중 누군가 우리 출처를 캐고 대든다
“하~ 우린 대도시서 왔지요..”, 어딘데요.? 서울..?, 제천..?“ 질문이 쏟아진다
“더 큰데서 왔는데요..!”, “원주서 왔나..?” 지들끼리 소근데는 소리가 언듯 들린다
일단 말문여는데는 성공한 듯 하고.... 잠시 떡을 조청에 찍어서 한입물고 는 숨을 고른다
속마음이 급하다....침착해야지...뭔말을 이어나가나..? 머리가 빨리돌기 시작한다
지만이 누나가 끼어 든다
“이친구들 매포에서 왔어..하괴린가..?”,
“에이 촌동내네..!”, “까르르~” 또 한바탕 웃음이 쏟아진다
“아니 촌동네 라니요..?”, “하괴 특별신데..크~”, “거긴 미남만 살아요..!”, “까르르~”
누님이 막걸리를 내온다
“애들이 무슨술이야..?”, 증 할머님께서 까칠하게 한말씀하신다
“할무이 명절인데 어때요..? 다 컷는데..!”, 누님이 장단을 맞추시고..
공기주발에 한잔씩 쭈~욱 카~ 죽이는 맛이네..
“학생들이 술마셔도 되요..?”,
"이건 음식입니다..스님들도 드시는 곡주.."
처녀들 입에서 한마디 농이 들어온다, 그래 내가 누구야..~!
“같이 드시죠..누님들..!”, “어머 누님이라니용..?”, “그럼 동생인가..?”
어느새 농이 매끄러워지고, 증할머니가 “아이고 이놈에 무릅..!” 신음을 내면서 일어서시더니
건너방으로 건너가신다
찬스..! “근데 이름이 뭡니까..?”, “숙녀한데 그런걸 왜물어용..?”,
점점 콧소리가 진해진다..분위기 좋고..!
주고받고 넘기는 농들이 재미있어 죽겠단다
알고보니 동갑네, 한살 위, 한 살 아래 아주 다양한 년령대로 구색맞게 모인 처녀들
웃어대는 모습이 싱그럽기만하다
금순이, 명숙이, 영숙이, 현숙이, 태운이, 윤희, 양마담 등등 예닐곱명 모습이 그렇게 순수 할 수가 없다
이중에 한여인은 나중에 지만이와 사고쳐서 지금도 잘살고 있는 로맨스도 있었는데..
그얘기는 나중에 아주 상세하게 밝히기로 하고... 새끼..! 첯사랑은 강원도로 시집갔다나..?
세상남자 밑을수가 없다는 말에 힘을 보탠 놈..!
구수하고 좋은놈..그놈은 지금도 내가 제일좋아하는 친구다..
각설하고..
처음보는 처녀들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시간만 죽이는건 국가적인 낭비고..어찌할까..?
카운트 펀치를 날리자, 내가누군가..?
주접떨고 노는데는 나름 일가견 있지않나..?
"잘생겼지, 기타 잘치지, 공부는 좀 그렇지만, 착하지 ..뭐 빠지는게 별로 없잖아 ..그치..? "
이렇게 자화자찬 자기도취되어 살던 시절이었으니까..
밑져야 본전이고..!
“근데 오늘 시간이 많으신가 봐요,,? 같이좀 드시죠..?”,
살짝 눈치를 살피면서 치레말을 던진다
반응이 없다..잘못 짚었나..? 잠시 조용~
근데 답이왔다 누군가.. “가진게 시간밖엔 없어요..!”, 또 “까르르~”
어느덧 시간이 오후를 향한다..일어 설 때도 됐고...마무리가 급하다
“그럼 오늘 저녁 땐 다들 뭣 하시나..?”,
“별로 할 일 없어요..!”
그들도 쉽게 일어나지 않는건 미련이 있다는 거..? 흐흐흐
“그럼 오늘저녁 청춘들 끼리 모여..한잔 합시다..!”, “에이 우린 술 못먹어요..!”
“술 뿐이겠습니까..?”, “친구삼아 창가도 하고...등등..”
“기타 소리에 밤도새고...술대신 여자들 먹을껀 우리가 책임 집니다..!”
지들 끼리 수근소곤 눈치를 보는데..“누님 괜찮지요..?”, “그래 괜찮아..”
한 살터울인 누님도 싫지않은 눈치다
일격..“그럼 여섯~일곱시에 다시 모이시지요..?”, “까르르~”,
“지만아 괜찮으면 여기서 놀지 뭐”,
“그럴까..?” , "오케이..!" 이렇게 상황이 정리되고....
“야 집에 갔다가..준비하고 올께..! 오케이..?”
우린 저녁시간을 기약하고..부랴부랴 집으로 향한다
우선 복장단정...기타를 챙겼다
역시 남율이는 빨간 머플러로 멋을내고...우린
다시 그곳을 향한다
기대하시라
그날저녁 난 정신을 잃었다
<포복절도 할 1974년 음력 설날밤 청춘들의 이야기는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첫댓글 기대하겠음ᆢ후속 하괴리129번지도 추억하게 해줘서 감사감사
영화 한편 잘보았습니다
정말 옛날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그시절
그리워지네
지만이라
상시리 석태랑 동율이랑
자주놀러간것같은디
아무튼
새해에도건강하시고
복도많이받으시고
가정에날마다
웃음꽃이피는
행복한가정이되시길
기원합니다
하괴리136번지조성대
아휴그리운 내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