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사과가 일어난 시간은 아바시리 도착 18분전인 5시 57분 (정말 놀랍지 않은가). 어디서 열차가 돈건지 열차는 처음 진행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사과는 열차 화장실로 가서 이동네의 추위를 의식, 미리 준비해 뒀던 내-_-복을 껴입는다...
그리고 잠시 후인 AM 6:15. 이 열차는 매정하게스리 잠에 쩔어있는 사과와 동생을 아바시리역에 떨궈버린다... 아아.. 어디 좀 더 잘데 없어??
<여기가 아바시리역. 좀 엉성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이 근방에선 가장 큰 역이다>
1/6, 서울, 사과네 집- 사과는 아직 여행준비중
잠깐 출발 한참 전으로 돌아와서... 2월의 아바시리는 유빙으로 유명하다. 유빙이라는게 뭔고 하니, 홋카이도보다도 한참 북쪽의 러시아 리무르강의 맹물이 오호츠크해로 내려오면서 그대로 꽁꽁 얼어서 일본까지 둥둥 떠내려오는 것을 말한다..
이걸 보기 위해서 일본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이들을 위한 장삿속-_-의 일환으로 JR홋카이도에서는 유빙관광용 임시열차 "오호츠크해 유빙 노롯코"호를 운영하고, "도동관광개발"이라는 회사에서는 이 유빙을 뽀개면서 돌아다니는 유빙관광쇄빙선 "오~로라"호를 운영한다(뱃머리에 お~ろら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인터넷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진 결과 이 배는 9:30이 정규펀 첫 출항이고, 임시편으로 8:00이 있다는 것이다. 9:30에 배가 뜨면 아바시리역에 돌아오면 11시는 될 테고(배 운행시간은 대략 1시간), 그렇게 되면 10:26에 출발하는 유빙노롯코를 못탄다. 어떻게든 이 배를 한번 타봐야겠다고 생각한 사과는 아바시리시 관광과에 직접 일어로 메일을 날리는 대모험(!)을 감행한다.
대충 "한국에서 그동네 여행을 준비중인데.. 2월 3일날 8시에 뜨는 임시편이 있나요?, 안됐지만 9시 30분편은 다음 여정상 안대요.. 뭐 이런식의 내용이다. 그리고 하루 뒤, 정말 답장이 왔다(사과의 일어는 그래도 현지인이 알아먹을 정도는 된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아아 기뻐라;;;)
8시편은 아직은 미정이고, 9시 30분 배가 만석이 되야만 8시 배가 뜬단다. 그말인즉슨 당일날 현장에서 확인해봐야 뭔가 결론이 난다는 소리. 그러면서 덤으로 이 배 운영회사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이멜 쓸 자신은 있지만 전화로 직접 얘기할 자신까진 없는 소심한 사과는 그만 전화를 못해보고 아바시리에 와버린다;;;;;
(8시편 없으면 안타면 되는거지 뭐...라는 안이하기 짝이없는 생각으로)
2/3 AM 06:15, 아바시리역- 난 하얀것이 싫어요
다시 아바시리역으로 돌아와서.. 이런 사정으로 배를 타던 안타던 사과와 동생은 최대한 일찍 아바시리항에 있는 오로라 선착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진격앞으로!!
...라고는 하는데... 이거 눈이 사람을 잡을듯이 쏟아진다....
<이 한장의 사진이면 이해가 가장 빠를듯....;;>
<중간에 잠깐 대피(?)중에 찍은 사진. 다른곳에서는 카메라를 꺼내기 힘들 정도로 눈이 쏟아진다>
...이리저리 아바시리 항구 입구까지 도달. 근데.. 눈으로 길이 막혔다;;; 그때 시간이 대충 6:50분. 무려 35분을 눈보라를 헤치고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더이상 앞으로 가지 못하고 다시 그 눈보라를 뚫고 아바시리역으로 돌아왔다.
(결론: 앞의 그 고생을 하고 결국 사과는 오~로라호를 타지 못했습니다... 이번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어쩌겠는가.. 택시 승강장도 파뭍히고...>
<공중전화 부스도 파뭍히고... 참고로 뒤의 덤프트럭이 실어나르는 하얀것도 눈;;;;>
아쉬움에 배가 고파진다. 역 바로옆에 있는 로손에서 야키소바빵 사다가 대충 텅빈 순대를 채우고.. 아바시리역 안에서 동생과 수다를 떨며 2시간을 날려먹는다.
잠시 후, 플랫폼에 쾌속 시레토코가 들어온다. 저걸 타면 쿠시로까지 한방에 가지만, 오늘의 일정은 센모본선의 2월 임시열차 3개를 모두 타보는것, 검표원 아찌한테 "쟤 사진좀 찍어도 될까요?"라고 요청, 잠깐 플랫폼에서 사진만 찍고 보낸다..
<이친구가 쾌속 시레토코. 임시열차가 없는 평상기간에는 센모본선에 하루에 단 한대있는 쾌속열차다;;; 특급도 아닌 쾌속이 하루 한대.. 이동네가 얼마나 시골동네인지 대강 상상이 가지?>
<이건 센모본선의 로고(?)마크라고 할수 있는 학. 쿠시로습원에는 가끔 학이 출현한단다. 사과도 실제로 봤다>
여기서 잠깐: 센모본선?
<센모본선의 중간역중에 하나인 마스우라역. 보기엔 웬 창고같이 생긴 저 건물이 역이다>
센모본선(釧網本線)은 야마노테선, 주오선과 마찬가지로 JR에 존재하는 수많은 철도노선중 하나이다. 홋카이도 동부 아바시리~쿠시로간의 169.1km를 연결하며, 일본 최대의 습원지대인 쿠시로습원을 지나다니다 보니 경치가 쥑이기로 이름이 높다. 참고로 쿠시로습원에 대한 얘기는 부운영자 오하요키티님의 여행기에 나와있으니 여름의 쿠시로습원이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 평소에는 하루에 왕복 합쳐서 단 18편성만이 그나마도 전부 원맨운전으로 돌아다니는 돌아다니는 지대깡촌 시골로컬선이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쿠시로습원 노롯코호, 겨울 성수기에는 오호츠크유빙노롯코, SL겨울의 습원호등의 임시열차가 열차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운행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레토코를 먼저 보내고 대합실로 돌아오니 어디서 나타난건지 갑자기 아바시리역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많아진다... 게다가 가끔씩 중국어(!)도 들린다..
그리고 10시 20분. 내가 탈 열차인 "오호츠크해 유빙노롯코호"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AM 10:25. 열차 #16. 임시관광열차 오호츠크 유빙 노롯코호.
JR패스가 없다면 아바시리-시레토코샤리간 요금: 1210엔(810엔+지정석요금 300엔)
주요특징: 자세한 설명은 본문참조.
<바로 이 친구. 아바시리에서 출발할땐 이쪽이 맨 앞칸이다>
<이녀석이 기관차. 맨 앞칸에 있는 운전석에서 이 기관차를 조작하면 뒤에 있는 기관차가 전체 열차를 밀어재끼는 형태>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여객수송용이랑은 거리가 먼 제대로 된 관광열차의 내부>
<여기가 운전석. 이곳에서 맨 뒤에 있는 기관차를 제어한다. 신기하지??>
노롯코열차는 "노비노비"+"토롯코"라는 말의 합성어인데. 노비노비라는 말은 "평온하고 느긋한 모양"이라는 뜻, 토롯코는 창문을 엄청 크게 뚫은 관광열차를 말한다. 다시말해 "느긋느긋히 움직이는 창문 큰 관광열차"라고 알아두면 된다. (도쿄에서 홋카이도를 가 본 사람(혹은 갈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급행 하마나스에 딸린 노비노비 카페트카를 알 것이다. 거기서 말하는 노비노비가 바로 저거다)
현재 JR홋카이도에서 굴리는 노롯코열차는 총 3가지로, 여름에만 운전하는 "후라노-비에이 노롯코", "쿠시로습원 노롯코"와 지금 내가 타는 "오호츠크해 유빙노롯코"의 3종이 있다. 얘네들은 노롯코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지무지 느린 속도로 운전하는데, 아바시리-시레토코샤리간 37.3km을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그러니까 평균시속 40km도 안 낸다는 소리가 된다. 거기에 덤으로 이 열차는 안내방송도 느릿느릿 한다는 전통이 있다..;;;; 즉 천천히 움직이면서 풍경 감상하라고 만든 기차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자.. 열차는 느릿느릿 오호츠크해의 해변을 지나가고, 중간에 키타하마역에서 사람들이 무진장 탄다.
(키타하마역은 우리나라 정동진역마냥 역 바로 앞이 오호츠크해라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물론 백사장은 없다;;;)
<여기가 키타하마역. 많은 사람들.. 참고로 거의 깃발부대;;;>
<키.타.하.마. 역명판이다..>
그리고 또 느릿느릿.. 안내양(?)은 느릿느릿 오호츠크해의 유빙이 왜 생기나 등등의 안내방송을 해주고... 사람들은 "스고이~~"를 연발하며 사진을 펑펑찍고..(이사람들 오바의 귀재입니다)
<이게 바로 유빙.. 가까이서 보면 무진장 큰 얼음덩어리지만....(아..오로라..오로라.. 꺼이꺼이)>
한시간 후, 열차는 종착역인 시레토코샤리역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그리고 그곳에는 다음 열차인 "쾌속 오자시키마쇼"호가 대기하고 있었다.
2/3, 11:23. 시레토코샤리역- 점심시간의 임시열차
유빙노롯코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예상은 했지만, 거의 대부분 유빙노롯코-쾌속 오자시키마쇼-SL겨울의 습원호로 이어지는 2월중의 센모본선 릴레이 임시열차를 타러 오는 사람들이었다. 그말인즉슨, 유빙노롯코에서 내린 사람 대부분이 그대로 다음 열차에 탔다는 이야기. 아..아.. 난 중국어가 싫단 말이지..
(왜 중국어중에서도 유독 광동어가 많이 들릴까 추리해 봤는데, 홍콩에는 눈이 안온다.. 이 얼마나 신기한 구경이란 말인가;;)
어찌됐든, 시레토코샤리역에서 내려서 둘러볼 시간도 없이(환승시간 10분), 사과와 동생은 다음 열차인 쾌속 오자시키마쇼호에 올라탔다.
AM 11:33. 열차 #17. 키하 183계 임시쾌속열차 오자시키마쇼호.
JR패스가 없다면 시레토코샤리-시베챠간 요금: 2420엔
주요특징: 역시나 본문참조.
<바로 이 친구. 도착한 다음에 시베챠역에서 촬영>
생긴것만 봐서는 별 특징 없어보이는 이 녀석.. 하지만 이놈의 진짜 특징은 실내에 있다. 참 읽기도 힘든 이 열차의 이름인 "오자시키마쇼"는 "お座敷摩周"라고 적는다. 그런데 이중에 お座敷는 다다미방을 의미.. 즉 열차안에 다다미가 깔려있다(?!).
<열차 안이 이렇게 생겨먹었다. 다다미에 탁자, 좌식의자.. 대략 코타츠만 있었다면...;;; 참고로 모자이크는 사과 동생.>
<좌석만 따로 찍은 사진>
이 열차는 유빙노롯코로 유빙구경을 한 관광객들이 다음에 사과가 타게 될 열차인 SL겨울의 습원호로 겨울의 쿠시로습원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릴레이 열차"다. 더군다나 이 열차가 운행하는 시간은 대략 점심시간(11:33에 시레토코샤리역 출발, 실로 기막힌 타이밍). 해서 이 열차에서는 웬 아저씨가 돌아다니면서 도시락, 생맥주(!) 등등의 온갖 먹거리에 마실거리를 판다(그것도 카트에서 파는게 아니라 식당마냥 주문을 받는다;;). 점심을 열차안에서 해결할수 있도록 다이어(diagram의 일본식 조어, 열차편성을 의미하죠)를 짜고, 환경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점심을 팔아먹는다... 아아 이놈의 상술에 치가 떨리누나...-_ㅡa
그 상술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사과와 동생은 굶었다;;; (보통 에키벤 하나에 1300엔, 생맥주 한잔에 370엔... 당신이라면 사먹겠는가?!)
<열차는 그렇게 시베챠역을 향해 가고.. 중간의 풍경. 눈이 많이 오면 나무가 이렇게 주저앉아 버린다>
<중간역중에 하나인 마슈역. 여기서 내리면 아칸,마슈호등의 관광지로 이동가능하며, 그 또한 쥑이는 경치를 자랑한다. 참고로 아칸호수에는 세계에서 이곳에만 서식한다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특별천연기념물 "마리모"가 산다.>
이 열차는 앞의 유빙노롯코와 뒤의 SL겨울의습원호를 이어주는 릴레이열차의 성격이라서, 볼만한 풍경이라던가 그런것보다는 앞 열차와 뒷 열차 사이의 구간을 언능 이어주는게 목적이라, 쾌속으로 운행된다(이 열차가 없는 평상시에는 센모본선에는 전편에 나왔던 "시레토코"한대를 빼면 전부 보통열차만 운행된다).
PM 01:05. 시베챠역- SL?
어쨌든, 사과와 동생은 그저 포카리스웨트와 밀크티 등등으로 물배-_ㅜ를 채우고, 열차는 시베챠역에 도착했다. 사실 이 열차는 쿠시로역까지 운행하지만, 이 시베챠역에서 쿠시로역까지를 운행하는 SL "겨울의 습원"호를 타보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베챠역에서 내린다...
아, 깜빡하고 말을 안한거 같은데... SL은 Steam Locomotive. 다시말해 "증기기관차"의 약자다.
시베챠역에서 대부분의 손님이 내리고, 열차는 쿠시로를 향해 떠난다.. 그리고 시베챠역에는 우리가 타게 될 오늘의 3번째 임시열차, SL"겨울의 습원호"가 일찌감치 대기하고 있었다... 어설픈 철도매니아 사과는 대략 좋아 죽을라 하고...-_ㅡa
<시베챠역. 평소엔 조용한 시골역이지만 임시열차 운행기간에는 시끌벅적...>
<오오.. 정말 증기기관차다~~>
AM 13:50. 열차 #18. SL C11 171호 견인 임시관광열차 겨울의 습원호.
JR패스가 없다면 시베챠-쿠시로간 요금: 1840엔
주요특징: 역시나 본문참조.
<SL겨울의습원호를 견인하는 C11형 증기기관차 171호>
<이런 모양으로 결합&운행한다>
<좌석은 이런 식으로 생겼다. 옛날느낌을 일부러 내기 위한 직각좌석..이라고는 하나, 너무 쌔삥티가 난다;;;>
SL 겨울의 습원호... 말 그대로 겨울의 쿠시로습원을 감상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임시열차다. 시베챠역에는 이 열차를 타러 온 관광객들 외에도.. 순수히 이 열차의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철도팬들도 바글바글, 해서 플랫폼엔 사람이 무지무지 많았다. 그들의 장비는 대략 DSLR에 대구경렌즈... 사과의 LC5가 쪽팔려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의 디카가 어찌 생겼나 궁금한 사람은 엠파스 가서 DMC-LC5라고 치면 몇장 나온다. 뽀다구에서는 그래도 밀리지 않는 넘인데...)
잠시 후, 열차는 정말로 "꽤액~~~칙/칙/폭/폭..."하는 소리를 내며 눈덮인 쿠시로습원을 달리기 시작했다..!
<화이트밸런스 때문에 묘한 사진이 나와버렸다. 이 노이즈의 압박은 참...-_ㅡa>
<이것이 바로 황량함의 미... 앞에 묻은 물방울은 차창때문에...-_ㅜ>
<중간역인 토로에서 잠깐 내려서 찍은 사진>
겨울의 쿠시로습원은.. 여름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뭔가 무진장 텅 비어보이면서도 아름다워 보이는 "황량함의 美"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랄까나. 사람만 별로 없으면 참 좋을텐데...-_ㅜ(전편에 기타하마역에서부터 따라오기 시작한 깃발부대는 여기까지 따라와 있었다;;;)
이 열차도 관광열차인지라.. 갑자기 기차가 가다말고 속도를 파악ㅡ줄이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지금 차창 오른쪽으로 학이 있습니다~" 그러면 갑자기 안에 있던 승객들이 열차 탈선이라도 시킬것처럼 오른쪽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다들 일제히 외친다. "스고~이~~~" (정말 일제히 이렇게 외친다... 쇼가 따로없다;;;;) 이런 식으로 중간에 열차가 한 대여섯번 선다.
<중간에 있던 무슨 수문이라던데.. 설명해줄땐 잘 알아들었는데 지금 쓸라니까 다 까먹었다;;;>
그러기를 한시간 반쯤... 열차는 센모본선의 종점인 쿠시로역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우르르 내리고... 아쉬운 마음에 열차 사진 좀 더 찍어주고...
<쿠시로까지 달려온 SL겨울의습원호. 아쉬움에 다시한번 찰칵.>
<로시쿠...? 우리나라 "문신닙독"쓰듯이 일본도 옛날에는 저리 썼단다>
쿠시로에 도착한 시간은 PM 3시 12분. 삿포로로 돌아가는 슈퍼오오조라를 타는 시간까지는 1시간이 남아있다.. 그런데 사과는 전편에서 아침 7시에 야키소바빵 하나먹고 지금까지 쫄쫄 굶었다... 아.. 배고파.. 근처에 뭐 먹을거 없나?... 라고 생각을 해보다 보니, 오하요키티님이 일전에 이동네 들렸을때 쿠시로역 지하에 부타동을 맛나게 하는 집이 있다고 했더랬다.. 그래좋다 먹어보자.. 해서 지하로 내려갔다.
역 지하 맨 끝편에 가보니까 과연 있다.. 메뉴는 오로지 부타동 하나;; 시켜서 먹어보니.. 아아.. 죽음이다.. 물론 내가 배가 고픈 탓도 있었겠지만, 눈물나게 맛있다...-_ㅜ
(큰일났다.. 글 쓰고 있을려니까 또 먹고싶다...-_ㅜ)
그렇게 밥을 먹고, 역으로 올라와 보니 삿포로로 가는 특급 슈퍼 오오조라 10호가 덜덜덜.. 대기중이였다.
AM 11:33. 열차 #19. 키하 283계 특급 슈퍼 오오조라 10호.
JR패스가 없다면 쿠시로-삿포로간간 요금: 8610엔
주요특징: 오오조라는 한자로 쓰면 "大空", 즉 "넓은 하늘"정도의 의미. 이전에 하코다테에서 삿포로 가느라 탔던 그 열차와 동일한 기종.
<외형은 그때 탔던 넘과 동일하므로 이번에는 헤드마크를 함 찍어봤다.. 학이다;;>
그때 그 열차와 완전히 동일한 기종이므로.. 커브길에서 좌우로 기울어지는것도 동일하며...(우웩), 무진장 시끄럽기도 동일하다...(아악), 이어플러그를 귀에 푹 끼우고 어제 야간이동부터 누적된 피로를 새우잠으로 달래본다...
(참고로 쿠시로-삿포로간 3시간 55분 걸린다;;;)
PM 07:40. 아직 열차 안
일어났다. 꽤 한참 잔 거 같은데 아직도 덜 왔다... (대략 미나미치토세 부근). 앞으로도 삿포로까지는 한시간을 더 달려야 한다.
PM 08:18. 삿포로역
도착... 여기서 숙소가 있는 오타루로 가려면 쾌속 에어포트로 갈아타야 한다. 코인락커에 던져두었던 동생 트렁크랑 내 노트북(휴...)등을 찾고, 삿포로역 미도리노마도구치 가서 U시트 남았냐니까 있단다.. 얼쑤좋구나, 두장 주세요... 하며 JR패스를 쓰윽 내민다. 그리고 잠시 후, 열차시간.
PM 08:44. 열차 #20. 731계 쾌속 에어포트 201호.
JR패스가 없다면 삿포로-오타루간 요금: 920엔(620엔+지정석 U시트요금 300엔)
주요특징: 에어포트라는 이름은 Airport, 즉 공항. 이 열차는 오타루-삿포로-신치토세공항을 연결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어 있다.
<이건 다음날 오타루역에서 찍은것, 얼마만에 타보는 전철차량이냐...>
오타루에 도착한 후 10분쯤 걸어가니까 앞으로 2박을 하게 될 오타루 오센토 호텔이 나온다. 아아~ 침대다! 침대~~
숙소 #3. 오센토 호텔 오타루.
트윈룸 1박에 1인당 6500엔이다(당연히 조식포함).. 비싸다. 허나, 비싼만큼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 우리가 여행내내 이용했던 숙박 중 최고급이라 할만할 정도의 퀄리티. 또한 프론트에 누님들도 무지하게 이쁘다;;;;, 거기에 방까지 짐도 싸악 옮겨준다..(사과는 여태까지 우리나라 빼고 총 5개국을 가봤지만, 이런 서비스를 받아본적이 없다;;;;)
PM 10:15. 호텔 안
아.. 침대란 좋은거야라고 동생과 신나게 떠들면서 짐 재정리를 한다..
한참 짐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 여자, 나한테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폭탄발언을 한다.
첫댓글 와우! 좋아하는 가수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