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후에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를 갔다가 오늘 돌아왔다. 혼자서 가는 길은 조금 적적하고 외롭기도
하지만 또 나름대로의 깊은 생각과 남모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보령시는 대천시와 구보령군의 도농 통합시이다. 그중 오천면은 육지에 있는 면적이외에 천수만을 사이에 두고 안
면도(안면도는 충남 태안군에 속해 있으며 연륙교로 연결되고, 안면읍과 고남면의 2읍면으로 구성됨)를 바라보면서,
이를 벗어난 바다에 효자도, 원산도, 삽시도, 녹도, 등 많은 섬을 포함하여 서해 저멀리 외연열도를 거느리고 있다.
외연열도는 주도인 외연도 외에 황도 횡견도 대청도 오도 등 여러 섬을 통틀어 일컫는다. 외연도는 273m의 봉화산
을 머리에 이고, 마을 뒤편에 자리 잡은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될 만큼 우리나라 남서부 도서의 식물
군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면적은 3ha에 불과하지만 후박, 동백, 식나무, 둔나무, 붉은 가시나무 등의 상록수림과, 상록 활엽수, 팽나무, 상수
리나무, 고로쇠나무, 찰피나무와 같은 낙엽활엽수 등 다양한 식물군을 이루고 있다. 높이 20m 줄기직경 1m 이상의
팽나무, 직경 25cm의 보리밥나무, 높이 18m 직경60cm에 이르는 동백나무 등은 매우 이채롭다.
상록수림 안에는 두 그루의 동백나무가 있는데, 각기 다른 뿌리에서 출발하여 가지에 맞이어 놓고 있는 신기한 형
태의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아무리 살펴도 나무와 나무가 이어진 틈새를 찾을 수 없다. 마을 주민들이 이 나무를 사
랑나무라고 이름하여 두 남녀가 나무사이를 통과하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연인끼리의 여행이라면 사랑나무 사이를 지나봄직하다. 숲에 들어서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각종 수목들이
빼곡하다. 수세기 이상 자연 그대로 보존된 숲이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외연도 상록수림이 잘 보존된 이유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있었고, 숲에서 1년에 한 차례씩 당산제를 지내므로 평상시에는 신령을 훼손한다는 이
유로 출입을 통제해 온 점도 있다.
포구 뒤편으로 각종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독수리바위, 병풍바위 등 어느 하나 예사롭지 않아 눈길을 떼
지 못하게 한다. 바로 이곳이 갯바위 낚시의 훌륭한 포인트가 되는 까닭에 사시사철 낚시꾼의 발길이 이어진다. 외
연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낙조이다.
기암괴석(奇巖怪石) 너머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저녁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또 부두에서 바라보
는 밤바다의 정취 역시 그윽하기 짝이 없다. 외연도 어화가 보령팔경의 하나이듯 밤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고깃배의
불빛이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외연도에는 샘이 다섯 곳이 있어 물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또 숙박할 수 있는 여관과 민박집이 여러 채 있다. 먹거
리로는 단연 해산물이다. 마땅한 식당은 없지만 횟감은 부두에 들어오는 고깃배에서 싼값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교통편은 승용차로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천으로 간다. 그리고 대천에 도착한 후 대천항에서 훼리호를 이용한
다. 그리고, 철도편으로는 서울역에서 장항선을 타고 가면 되고, 고속버스편도 물론 있다. 또한 철도청에서 패키지여
행을 실시할 때도 있고, 여행사에서는 1일 코스 혹은 1박2일 코스로 서울에서 관광버스로 대천을 거쳐 훼리호에 승선
하여 섬도착 후 선편으로 섬 일주여행 및 섬 트레킹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고 승용차로 가는 경우는 중간에 해미에 있는 해미읍성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이며, 특히 그 길이가 7,310m나 되어 국내에서 제일 긴 다리인데다 세계에서도 14번째로 긴 다리인 서해대교의 위용
을 살펴보는 것도 멋있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서해대교는 1993년11월에 착공하여 2000년11월에 개통되었는데, 대
림산업이 시공한 것으로 도로 폭이 31.4m이고 그 주 탑의 높이도 여의도 63빌딩과 맞먹는 182m나 되는 것으로 평택
시 포승면 내기리와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를 잇는 거대한 토목공사였다. <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