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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 농촌과 도시 사이 또 하나의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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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욱 (사회복지사)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 성장을 거친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은 농민들의 도시로의 이농을 가속화시켰다. 이러한 농촌의 공동화 현상은 농가의 수뿐만 아니라 가구 구조의 변화도 초래하여 청장년층 농업노동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에의 참여 증가라는 현상들을 낳았다. 이러한 시점에서도 농촌은 정책적 고려의 대상에서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제되어 왔고, 수출주도형 산업구조 속에서 저임금을 지탱하기 위한 국가의 저곡가 정책은 농업의 산업적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켰다. 그리고 그 사이 농민들의 부채는 늘어만 갔다. 농업의 상대적인 배제현상은 비단 옛날만이 아니다. 최근 FTA나 DDA와 같은 농산물개방의 압력 하에서 정부는 개방농정이라는 허울 속에 경쟁 중심의 대농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국 소농은 자연히 도태되고 있으며, 이는 농업인구의 감소와 농촌지역의 고령화를 더욱 촉진시켜 지역사회의 유지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과 농촌은 사라져서는 안 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며 기초산업으로서 지금의 첨단산업을 일으키는데 초석이 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농촌은 생명의 터전이며 우리 모두의 고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글에서는 농촌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열쇠인 농촌학생연대활동(이하 ‘농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농활은 농촌과 도시를 연결해주는 또 하나의 고리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관심꺼리가 변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이면 각 대학의 학생들은 농활 준비로 분주하다. 농활은 단순히 농촌의 일손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노동을 통해 농민들과 함께 땀 흘리고, 대화를 통해 농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이처럼 농활은 낯선 시골 동네에서 알지도 못하는 농민들과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것이다.
농활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우선 잠시나마 자신의 시간을 내어 생명을 일구는 농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농활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선배로서 도움이 될만한 몇 마디 말을 전하고자 한다. 먼저 농활에서 열심히 일손을 돕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마을 경로당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공연, 노래교실 등을 열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의료관련 학과의 학생이 있다면, 건강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해 볼 수 있다. 또한 도시에서 접할 수 있는 책이나 자료를 통해 농촌을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신체 일부인 귀와 눈, 입을 통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농촌은 분명 도시와는 다르다. 화려한 네온사인도 없고, 높은 빌딩과 커다란 마트도 없으며, 사람의 수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지역은 어린 아이들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농활을 수행하는 지역은 어떤 곳일까 눈으로 직접 보고, 마을 주민들에게 직접 듣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자신과 관계를 맺은 농촌생활을 조금이나마 알고 일상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농활은 빠르면 6월 하순경부터 늦으면 7월 까지 이어지므로 지역에 따라서는 농한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농활 장소를 옮긴다거나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작업이 없어 한가할 때라면, 더더욱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친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작 일손이 필요한 시기가 언제인지 파악하여 꼭 여름방학의 농활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찾아가 도와준다면 더욱 기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에서의 자유분방한 차림과 생활습관은 조금 자제하고, 일상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도시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주민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주고 마을을 떠나게 될 경우 누군들 농활 학생들을 반기려 하겠는가! 농촌에서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농사라는 것이 생명을 창조하는 일이고, 존중하는 마음과 동시에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흙에서부터 함께했다는 것들을 잊지 않는다면 농활이라는 것은 참여하는 개개인에게 모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농활팀을 맞이하는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꾸준히 학생들이 찾아와 농활을 하는 지역의 경우 서투나마 바쁜 농사철에 일손이 되지만, 그마저 오지 않는 지역의 경우에는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에서는 농활팀을 맞이하여 자신의 농사에 신경을 쓰지 못해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농활을 통해 미래에 소비자가 될 수도 있고, 농민이 될 수도 있는 젊은이들이 농촌생활과 농업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생각한다면 분명 농활팀이 온다는 것은 이점이 될 것이다. 한편 지역에서는 농활팀을 받기 바라지만 농활팀이 해당 지역으로 오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농활팀을 대하는 마을 농민들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을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일꾼으로만 대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농촌의 일손을 돕기 위해 ‘파견’ 된 사람이 아니라, 농민들과 ‘연대’하고자 스스로 찾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도시생활처럼 편안함을 즐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농촌의 삶을 느끼고, 농민들의 삶을 보고 배우고자 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물론 농민들도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만나야 한다. 꼭 무언가를 해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다거나 당황스러워하지 말고, 평소처럼 편안하게 대해주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을 수용할 시설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농활팀은 대부분 마을회관에서 지내게 되는데, 마을에 회관이 없다거나 있더라도 오랫동안 관리가 허술하여 수도시설이나 화장실 시설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도시에서 나고 자라 아파트생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심한 경우 농촌의 재래식 화장실에 익숙하지 않아 열흘이나 되는 농활기간 동안 한 번도 대변을 보지 못해 고생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설을 갖추기에는 마을의 재정이 충분치 않을 것이므로 지자체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을 상황에 맞게 농활팀을 관리하고 소통할 만한 인력이 없어 농활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노령화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젊은 청장년층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다. 따라서 면사무소 등에서는 이런 마을에도 농활팀이 들어올 수 있도록 청장년층이 있는 이웃마을과 연계를 해준다거나, 마을의 상황을 잘 아는 인력을 직접 파견하어 마을과 농활팀을 연결해주는 등의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농활은 더없이 좋은 기회 필자에게 농활은 젊은 시절에 방학이면 매번 찾아가 맨발로 흙을 밟고 냇가에서 물놀이했던 시골 할머니 댁에서의 추억을 되찾아 주었다. 또 자연과 친구가 되고 농민들과 이웃이 되면서 농촌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였다. 당시 한 농민에게서 농촌의 교육환경이 열악하여 많은 농가자녀들이 학원이나 과외의 도움 없이 혼자서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계기로 대학에서의 방학마다 농활뿐만 아니라 지역 공부방(배움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결국 이 때의 추억들은 지금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내가 있도록 한 소중한 보물이 됐다. 농촌과 도시의 물질적ㆍ심리적 격차가 심해짐에 따라 사람들 간의 교류와 연대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도시 사람들은 기업이나 정부를 대상으로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WTO와 FTA로 위협을 당하는 농민들이 어쩌다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아스팔트 농사’를 짓는 데에는 그들만의 일이라는 양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농활은 학생들에게는 우리의 농촌과 농업, 농민에 대한 소중한 이해와 체험의 시간이다. 또한 농민들은 학생들에게 농촌과 농업에 대한 잘못된 시각들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농 협력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농촌지역 주민만의 노력만으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교육기관, 기업체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농촌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의 장을 만드는데 적극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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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7월 12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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