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와 소년
1.
황금물결 출렁이던 널따란 벼논은
어느 새 까만 흙바닥 드러내고
텅 빈 들판에 허수아비
혼자서 쓸쓸히 서 있다.
벌써부터 늦가을 찬바람은
살랑살랑 옷깃을 파고드는데
참새 쫒던 소년은 어디 갔을까?
흙팔매질 힘들어하며
줄곧 허수에게 부탁했었지
허수야, 허수야, 네가 새를 잘 보아야
벼농사가 풍년 들고 풍년이 들어야만
내가 상급학교 갈수 있단다.
2.
그토록 애먹이던 얄궂은 참새들
지금은 어제 일인 양 날아가고
메마른 들판엔 허수아비
외로이 졸면서 서 있다.
한숨 섞인 소년의 혼잣말소리
새록새록 가슴에 파고드는데
참새 쫒던 소년은 어찌 됐을까?
들녘 찬바람 이겨내며
종일 기다리고 서 있겠지.
후워이, 후워이. 목 아프게 외쳐대며
푸념하던 그 소년을 오늘도 잊지 못해
마냥 가슴앓이 날이 저문다.
( 2024년 한국예술가곡연협회
신작가곡콘서트)
https://youtu.be/-x5-20zit50?si=7pxF10NcItCKn_9w
* 유튜브에서 최균희 가곡 '허수아비와 소년'을 검색하면
바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카페 게시글
최균희 가곡
허수아비와 소년(최균희 작사/ 신귀복 작곡/ 테너 전병호/피아노 백설)
최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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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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