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닥터 수스
워싱턴포스트의 2008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초등학교 1학년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해리 포터>가 아니었다. 초등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1위에 오른 책은 1960년 출간된 동화 <초록 달걀과 햄>이었다. <해리 포터>를 제친 이 책의 저자는 ‘20세기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동화작가 테오도어 수스 가이젤(필명 ‘닥터 수스’)이다. 미국의 웬만한 서점과 도서관에 닥터 수스의 책만 진열한 서가가 따로 있을 정도로 미국 어린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작가 중 하나다.
닥터 수스는 190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중퇴하고 27년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라이프’ ‘베니티 페어’ 같은 잡지에 만화를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대공황 시기에는 제너럴 일렉트릭, NBC방송 등의 광고 작업에 참여해 생계를 해결했고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후엔 좌파 성향의 일간지 ‘뉴욕시티’에 만평을 기고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본격적으로 동화를 썼다. 57년 그의 첫번째 인기작이 된 <모자 속의 고양이>를 비롯해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 <버터 전쟁 책> 등이 출간되는 대로 족족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의 동화는 후일 <그린치> <호튼> 등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다.
닥터 수스는 운율과 리듬감이 살아 있는 문장으로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정치적 주제를 동화 소재로 채택하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84년 출간한 <버터 전쟁 책>은 핵전쟁의 위협 속에 사는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구 소련과 군비 경쟁에 열을 올리던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행정부를 풍자한 책이다. 앞서 71년 펴낸 <로랙스>에서는 환경문제를 다뤘고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에선 파시즘과 권위주의를 비판했다.
닥터 수스는 91년 9월24일 세상을 뜨기 전까지 48권의 책을 펴냈다. 이는 15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2억권 이상이 팔렸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84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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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돈버는 사람들 톱10
어떤 사람들은 죽어서도 돈을 번다. 살았을 때보다 죽어서 더 많이 버는 사람도 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이게 바로 ‘이름 값’이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가장 많이 버는 죽은 사람들 톱 10’을 발표했다. 올해 4회째다. 연간 최소 500만달러씩 돈을 버는 고인(故人)들이 조사 대상이다. 최근 몇달 내에 숨진 맬론 브란도, 에스티 로더 등은 올해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죽었는데 어떻게 돈을 버냐고? 죽은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은 뮤지션의 음악과 사진을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다운로드 받고, 죽은 작가의 저서를 사다 읽으며, 죽은 배우가 나오는 DVD를 구입한다. 그들이 남긴 유무형적 유산을 죽었다고 해서 향유할 수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1위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40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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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을 막론하고 'King of Rock 'N Roll'로 통하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포브스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한번도 변함 없이 1위로 군림해 왔다. (The king is dead. Long live the royalties!) 1977년 심장마비로 사망한 엘비스는 지난 해 자그마치 4000만달러(약 500억원)를 벌었다.
그가 남긴 히트곡은 'Love me tender' 'Are you lonesome tonight'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Don’t Be Cruel' 'Hound Dog' 등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 '프랭키와 쟈니' '러브 미 텐더' 등 여러 영화에도 출연했다. 게다가 이제 그가 남긴 노래들을 소재로 한 뮤지컬까지 만들어졌으니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흔들림 없는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1~4위가 모두 지난해와 순위가 같다. 하긴 다 죽은 마당에 이제 와서 2등 귀신이 1등 귀신 추월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
2위는 ‘피너츠’ 만화가 찰스 슐츠 (3500만달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 ‘스누피’ 캐릭터를 만들어낸 만화가. 그는 더이상 만화를 그리지 않지만, 그가 지금껏 그린 만화들은 지금도 전세계 2400개 신문에 연재되고 있다.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을 비롯한 ‘피너츠’ 캐릭터들은 지금도 TV시리즈, 캐릭터 상품, 기업 CF 등으로 숱하게 쓰이고 있다.
3위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원작 소설가 J. R. R. 톨킨 (2300만달러). 영화 ‘반지의 제왕’은 물론이고 ‘반지의 제왕’과 관련된 인형, 게임 등 모든 캐릭터 상품이 톨킨에게 로열티를 지불한다. (‘반지의 전쟁’ 시리즈로 영화사 뉴라인시네마가 번 돈은 30억달러에 달한다) 영화 때문에 뒤늦게 소설 '반지 전쟁'도 다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4위는 비틀스 멤버 출신 가수 존 레넌 (2100만달러) 역사상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되는 밴드인 비틀스의 멤버로서, 또 솔로 가수로서, 그의 신화는 세기가 바뀌어도 멈출 줄 모른다. 광팬의 총격으로 어이없이 세상을 뜬지 어언 24년. 우리나라에서도 레넌의 목소리를 라디오에서 듣는 것은 물론, 그의 음악이 깔리는 영화와 CF만도 한 해에 수차례씩 볼 수 있다. 내년에는 ‘레넌’이라는 이름의 뮤지컬도 개막한다.
5위는 동화 작가 테오도르 ‘닥터 수스’ 가이젤 (1800만달러) 그림동화 ‘모자 쓴 고양이’의 작가. 우리나라에선 덜 알려졌지만 이 고양이는 두편의 영화와 TV영화, 캐릭터 상품, 테마 파크 등으로 만들어졌을 만큼 서양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책도 많이 팔렸지만, 작가가 부자가 되기 위해 꼭 책이 많이 팔릴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게다가 가이젤의 부인 오드리는 영화 수익의 5%라는 큰 몫을 떼어왔을 정도로 ‘뛰어난 협상가’로 알려져 고인이 된 남편을 부자 리스트에 올리는 데 한 몫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