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언제 누구와 떠나도 '인생 여행'
조선일보 문유선 TRAVELER 객원기자
입력 2019.03.27 03:01
케냐 사파리 여행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남아공 케이프타운
이미지 크게보기아프리카의 꽃’이라 불리는 빅토리아 폭포의 전경. / 롯데관광 제공
여행을 부르는 지명, 혹은 도시 이름이 있다. '뉴욕', '보라카이', '부에노스아이레스'같은 단어다. 더 강력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아프리카(Africa)'라는 단어를 되뇌어보자. '미지의 땅' 아프리카는 다른 도시, 국가, 대륙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여행 본능을 강렬히 일깨운다.
중장년층에게 아프리카 여행이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이미지다. 일상과 동떨어진 장소가 선물하는, 로맨틱한 감정으로 가득한 상상의 공간이다. 더 어린 세대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흥미진진한 모험을 꿈꾼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나온 박보검과 류준열의 모습이 롤모델이다. 트럭을 타고 흙먼지 가득한 길을 달리고, 초원의 텐트에서 잠을 청하며 사막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을 갈망한다.
아프리카 여행은 언제 누구와 떠나도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광활한 초원을 뛰노는 야생동물, 해질 무렵 하늘을 가득 메우는 홍학 무리, 세계 3대 폭포에 들어가는 빅토리아 폭포의 비경 등은 직접 마주하면 압도적인 감동이 밀려온다.
아프리카는 아시아에 이어 2번째로 큰 대륙이다. 여행 코스는 대략 3개 권역으로 나뉘며 인도양, 홍해, 중동과 접한 북아프리카 지역,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남아공을 연결하는 하는 동아프리카 지역, 대서양과 마주하는 서아프리카 지역 등으로 구분한다. 동아프리카 남부 케냐와 탄자니아의 사나바지역,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인근과 남아공을 포함한 코스는 관광자원과 인프라가 충실해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있다.
(사진 위)남아공 웨스턴 케이프의 주도인 케이프타운의 전경. (아래)케이프 타운 보울더스 비치의 펭귄들. / 롯데관광 제공
◇광활한 사바나, 뮤지컬 '라이언 킹' 주인공들과 친구가 되는 순간
사파리(Safari) 여행은 '아프리카'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다.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이라는 뜻이다. 케냐의 마사이마라(Masai Mara National Reserve)는 사파리 여행의 '성지'로 손꼽힌다. 케냐에서 가장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에서는 임팔라, 가젤, 누, 얼룩말, 기린, 버펄로, 하마, 악어, 임팔라, 코끼리 등의 동물과 플라밍고를 비롯한 각종 새 등 400만여 마리의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살아간다.
사파리 여행을 할 때는 용어를 미리 알아두면 더 즐겁다. 아는 만큼 더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사파리에서는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 등의 5가지 큰 동물을 '빅 파이브(Big five)'라고 부른다. 또 '야생동물을 본다'는 용어는 '게임드라이브'인데, 이는 동물 사냥에서 유래했다. '빅 파이브'는 개체 수가 적고 경계심이 높아 사파리 투어 중에 만나기는 쉽지 않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사파리 관광 전용 사륜구동차를 타고 이들 '빅 파이브'를 찾아 헤맨다. 초원 어딘가에 사자가 나타나면 차량에 설치된 무전기가 울린다. 사자가 있는 곳에 여러 대의 차들이 몰려들면 한바탕 '촬영대회'가 펼쳐진다.
또한, 나이바샤(Naivasha) 국립공원에서 워킹 사파리를 하며 기린, 얼룩말, 버펄로, 임팔라, 하마를 찾는 여정은 기대 심리와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둘레가 약 50km에 달하는 나이바샤 호수에 있는 초승달 모양 섬 역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세계 3대 폭포의 위엄, 빅토리아 폭포와 마주해 느끼는 전율
짐바브웨(Zimbabwe)와 잠비아((Zambia) 두 나라에 걸쳐 있는 빅토리아 폭포(Victoria Falls)는 스코틀랜드인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이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지었었다.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잠비아에서는 더 오래된 토착명 모시 오아 튜나(Mosi-Oa-Tunya)라고 부른다.
현지인들이 '천둥소리 나는 연기'라고 경외심을 표현하는 빅토리아 폭포는 1989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빅토리아 폭포가 오랜 세월 아프리카 여행객의 버킷리스트에서 최우선을 차지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규모의 대자연과 마주하는 감동과 전율 때문이다. 약 1.5km에 걸쳐 펼쳐진 거대한 물줄기는 단일 폭포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여행객들은 빅토리아 폭포가 하늘 위로 퍼뜨리는 물방울을 맞고, 귀를 세차게 울리는 폭포 소리를 듣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 벅찬 감동에 말을 잊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Republic of South Africa)의 유럽풍 도시 '케이프타운'의 랜드마크는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이다. 거의 수직의 깎아지른 절벽과 꼭대기가 일직선으로 펼쳐진 모양이 테이블(Table) 같다고 하여 이름 붙은 곳이다. "신들이 식사한다면 이곳에서 하지 않을까"라는 전설도 깃든 곳이다. 산 정상에 구름이 걸쳐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테이블보가 덮여 있는 것과 비슷하다. 360° 회전하는 케이블카로 테이블 마운틴에 올라서면 에메랄드빛 캠스베이의 해변이 한눈에 펼쳐진다. 테이블 마운틴 정상은 무려 3km 이르는 평지로 푸른 바다와 눈부신 하늘, 아슬아슬한 절벽, 알록달록한 이름 모를 야생화, 거대한 쥐같이 생긴 '다시'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마치 신들과 산책하는 느낌에 취해 두 눈 가득 드는 파노라마 경관에 심취하게 된다.
1488년 포르투갈인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면서 발견한 희망봉(Cape of Good Hope)도 아프리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는 원래의 이름처럼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으로, 해안에 철썩거리는 강한 파도의 장관이 연출된다. 아프리카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확실한 인증 샷 장소이기도 하다.
(사진 위)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에서 가장 인기 높은 동물은 사자다. 사자를 비롯한 빅 파이브가 등장하면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아래)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는 기린과 사자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생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롯데관광 제공
◇아프리카의 진한 향기에 취하다
아프리카는 커피의 원산지로 유명하며, 남아공에서는 질 좋은 와인이 많다. 케이프타운 인근에 있는 600여 곳의 와이너리에서는 아프리카의 태양빛을 충분히 머금은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북쪽에 있는 예멘, 에티오피아와 함께 아프리카 커피의 '양대 산맥'인 케냐와 탄자니아에서는 케냐 AA, 킬리만자로 AA 등의 고급 커피가 생산된다. 기분 좋은 산미와 강렬한 향, 힘 있는 바디감이 특징이다. 여행 중 아침에 만나는 한 잔의 커피는 피로를 씻어내는 보약과도 같다.
◇아프리카 여행 전 꼭 챙겨야 하는 것
케냐 입국할 때에는 황열병 예방접종 증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출발 최소 10일 전에 여권을 가지고 가까운 검역소나 국립의료원, 충남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을 찾아가면 된다.
아프리카 지역은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해 가벼운 긴 소매 옷과 바람막이 점퍼를 별도로 준비하면 좋다. 모자와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도 필수다. 여러 나라를 거쳐 가는 코스라면 환전은 유로화나 미국 달러를 준비해 그때그때 바꿔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자 전 지역 도착 비자
●비행시간 인천-요하네스버그 16시간 45분(홍콩 경유) 요하네스버그-나이로비 4시간
●시차 한국보다 6시간 느림
●공용어 스와힐리어(케냐), 영어, 아프리칸스어, 줄루어(남아공)
●화폐 1케냐 실링(KES)=11.1594원, 1 남아프리카 랜드 (ZAR)=78.9675원
●전압 220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