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희망 '굿 프렌즈'
내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부모님은 걱정이 참 많으셨다. 초등학교는 집과 가까워 가족들의 도움으로 다녔지만 중학교는 면 소재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라 대중교통 편도 좋지 않아 선생님들께서는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셨고 학생들의 통학수단은 대부분 자전거 였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이웃 선배 형에게 부탁해 등하교 할때 나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워 가줄 것을 부탁했고 얼마간 그 형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다녔었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융자를 받아 삼륜 오토바이를 마련해 주셔서 그 형은 자기가 졸업 할 때까지 나와 함께 등하교를 해 주었고, 그 후로 고등학교를 졸업 할때 까지 이웃에 사는 친구가 항상 나와 함께 등하교를 같이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친구 외에도 몇 몇 친구들이 나의 학교 생활을 도와 주었던 기억이 난다. 가방도 들어 다 주고, 학업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 주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단지 친한 친구니까 그렇게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데는 참으로 큰 힘이 되었고 지금도 나의 기억 속에 그들이 항상 자리하고 있으며 그 친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나의 평생에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지난달 24일자 국민일보에 장애학생 친구 도우미 '굿 프렌즈'를 시행 중인 서울의 양진중학교를 소개하는 기사가 나왔을 때 나의 시선은 그곳에 멈추어 있었다. 양진 중에는 특수학급학생 17명이 각 반에 한명씩 배정되 통합교육을 받는데, 이들중 2명의 지체장애 학생은 2명의 굿 프렌즈가, 나머지 발달장애 학생들은 각 1~2명이 학교생활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도가 만들어지게 된것은 윤은영(42)교사가 교사와 학생들이 장애학생과 처음 생활한다는 것을 알고 이들과 장애학생들이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 제도를 통해 남들과 다르다는 의식과 실패 경험이 많았던 장애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소속감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장애학생들의 부모들은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공부에만 집중해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학생들도 장애 친구를 도우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좋은 인성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사에는 "장애학생만을 위한 통합 교육이 아니고 일반학생들과 함께 구성원으로 인정 받고 상생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윤 교사의 인상 깊은 말이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이 통합교육의 목적이요 또한 모두가 꿈꾸는 복지가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또 한작은 희망을 가져 보았다. 우리 군내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학교에도 이런 제도가 생가나 장애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장난치고 웃고 공부하고 함께 어울리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의 작은 희망을...
(2008년 12월 11일 / 남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