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숫자로 확인하는 벙커샷의 어려움
조회수 4천2021. 12. 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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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라운드를 즐기는 데 있어, 가장 큰 적은 아마 추위일 것입니다. 그리고 얼어버린 지면은 라운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심지어 부상의 위험도 높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벙커의 모래들이 얼면서, 벙커샷 조차도 더욱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정상적인 날씨와 조건에서도 힘든 것이 벙커샷인데 말이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벙커, 숫자로 본 통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벙커 탈출이 왜 중요한가?
통계적으로 보면, 벙커샷을 하는 횟수가 다른 숏게임 샷, 예를 들어 피칭이나 치핑에 비하면 아주 낮은 편입니다.
핸디캡 15~19 정도, 즉 우리가 보기 플레이어 정도로 부르는 골퍼들의 경우, 약 10회 정도의 일반적인 숏게임 샷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벙커샷은 1~3회 정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적어도 '횟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벙커샷의 횟수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벙커샷은 우선 '실수의 확률이 높다는 점', 그리고 다른 샷에 비해서 '홀에 가깝게 붙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에서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벙커라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벙커 밖으로 나오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선수들의 벙커 탈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벙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벙커를 피해 가며 플레이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벙커 내에서의 플레이를 얼마나 잘하는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있습니다. 바로 샌드세이브 (Sand Saves)란 수치입니다. 보통은 '업 앤 다운(Up and Down)'이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되는데, 벙커에 들어간 공을 쳐내어서 2번 이하의 샷으로 홀 아웃하는 비율을 말하게 됩니다. 적어도 PGA 통계 관점에서는 그 홀의 스코어가 파 이하인지를 본다기보다는 순전히 벙커 샷의 결과를 평가하는 척도입니다.
PGA 투어는 특히 그린 주변 벙커에서의 플레이를 기준으로 이러한 수치를 산정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보면, 투어의 전체 평균은 50.05%입니다. 즉 벙커에 빠지더라도 절반 정도는 파 이상의 기록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부문 1위는 브룩스 켑카로 약 65.4%의 기록입니다. 장타자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벙커 플레이를 보면 섬세한 숏게임 능력 역시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장타자의 이미지이지만, 2021년 PGA 투어 벙커 세이브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브룩스 켑카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
LPGA의 경우, 샌드 세이브 율에 대한 순위 자료는 공개하고 있지만, 평균 수치가 따로 집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PGA 선수들에 비해, 상위와 하위의 편차가 큰 편이고, 남녀 순위의 중간 (PGA : 100위, LPGA: 78위)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PGA가 50.71%, LPGA가 42.68%로, PGA 투어가 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됩니다.
KLPGA의 경우는 순위로 기록되어 있는 114명을 기준으로 볼때, 중간이라고 볼 수 있는 57위 정도의 선수가 40% 내외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벙커 탈출 실력
2018년 자료이긴 합니다만, 미국의 GolfWRX라는 매체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의 벙커 탈출 실력을 핸디캡에 따라서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핸디캡별 벙커 세이브율, 핸디캡 25의 경우 10%가 채 되지 않는 벙커 세이브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GolfWRX>
50야드 이내의 벙커를 기준으로 측정한 수치인데, 투어 선수의 경우 약 50% 내외의 성공률을 보이는데 반해, 아마추어의 경우 핸디캡이 높아짐에 따라서 급격하게 샌드 세이브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핸디캡 25 정도, 즉 우리가 백돌이라고 부르는 실력의 경우에는 10%도 채 되지 않는 샌드 세이브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벙커에 볼이 빠졌을 때 파 정도의 스코어를 기록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0미터 이상의 벙커 샷은 어렵다
많은 골퍼들이 벙커 샷을 할 때에 유난히 어렵게 느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린 바로 옆의 벙커보다, 30~5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벙커가 훨씬 어렵게 느껴진 적이 많지 않으신가요?
10미터 내외의 짧은 거리는 어떻게든 그린 위에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30미터 이상의 애매한(?) 거리의 벙커샷은 그린 위에 올리기는커녕, 과도한 욕심과 자신감 상실로 인해서 빠져나오는 비율조차 더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프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서 샌드 세이브율이 하락하게 되는데, 20야드 이상이 넘어가면서 그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홀로부터의 거리별 샌드세이브율 통계, PGA 투어선수들도 20야드 이상이 넘어가면 급격히 샌드 세이브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출처: PGATour>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벙커는 분명 공포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벙커샷을 할 때에는 일단 나오는 것이 우선이지, 거리를 맞추는 것은 다음 문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어렵다는 벙커샷을 연습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전과 연습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부 연습장에 벙커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그 사용률도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 조차도, 샌드 세이브율 평균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벙커에 볼이 들어가면 한두 타 정도는 손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플레이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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