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랭킹, 세계 수준 '교육강국' 확인 |
호주국립대-과학, 인문학 멜번대-의학, 경영학 세계 50위권 |
2006/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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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국립대학(ANU)과 멜번대학이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한 것이 재확인됐다.
멜번응용경제사회연구소(MIAESR)는 호주대학들의 국내 및 세계 순위 발표에서 호주국립대학이 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멜번대학이 의학과 경영학 분야에서 세계 50위 내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 외에 시드니대, NSW대, 모나쉬대, 퀸스랜드대 등이 각 전공분야별로 세계 100위권 내에 당당히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상위 6개 호주 대학이 인문학, 경영학, 경제학, 교육학, 공학, 법학, 의학, 과학 등 8개 전공 부문별로 세계 100위권에 입성한 것은 총 23개였다(세계순위표 참조). 구체적인 순위는 발표되지 않고 50위권과 100위권 두 범주로만 세계랭킹이 발표됐다.
호주국립대학과 멜번대학의 두각은 이전의 해외 랭킹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상해교통대학이 해마다 발표하는 순위에서 호주국립대학은 올해 54위, 멜번대학은 78위로 선정됐다. 얼마 전 발행된 타임지고등교육랭킹에서도(본보 11월 24일자 5면 참조) 16위의 호주국립대와 22위의 멜번대는 35위를 받은 시드니대를 제치고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음을 인정 받았다.
멜번대, 호주국립대, 시드니대, UNSW 선두권 독점
퀸스랜드대 교육학 두각
상위 6개 대학은 국내 순위에서도 대부분의 선두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몇 개 신생대학이 교육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교육학 전공에서 퀸스랜드대학은 수위를 차지했으며 퀸스랜드공대(QUT), 커틴공대(Curtin), 디킨대(Deakin), 웨스턴시드니대(UWS) 등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인문학 부문에서 호주국립대는 멜번대와 시드니대를 제치고 실적과 설문 모두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고 라트로브대(La Trobe)가 7위에 올랐다. 경영학 및 경제학 통합부문에서 멜번대는 NSW대, 시드니대 및 호주국립대를 누르고 수위에 등극했다. 공학 부문에서 NSW대는 라이벌인 시드니대와 멜번대를 따돌리고 1위를 석권했으며 뉴캐슬대학이 7위에 랭크됐다.
과학 부문에서 호주국립대가 시드니대, 멜번대 및 퀸스랜드대를 뒤로하고 왕좌에 올랐다. 법학 부문에는 멜번대가 호주국립대와 시드니대를 2, 3위로 밀어내고 1위를 고수했다. 의학에서도 멜번대가 시드니대, 모나쉬대, 퀸스랜드대를 근소하게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멜번응용경제사회연구소(MIAESR)는 호주대학들의 학술적 입지를 산정하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전공분야를 대별했다. 멜번대학 부속 멜번응용경제사회연구소가 국내대학순위를 발표하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처음 두번은 학교전체를 연구대상으로 했으며 이번에는 학교별 전공분야를 변수로 설정했다. 전공별 수준에 초점을 맞춰 세부 교육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경제학자인 로스 윌리암스 교수와 니나 반 다이크 연구자가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연구방법은 설문조사(survey)와 실적측정(performance measurement) 두가지가 사용됐다. 설문은 543명의 국내외 저명한 학자를 대상으로 국내 대학의 전공별 세계순위를 결정해달라고 질문했다. 성과측정은 연구물 출판 및 논문 인용 횟수, 교수진, 박사학위 배출, 연구물 승인 건수, 학생과 교직원 비율, 입학 점수 및 학생 피드백 실태 등을 변수로 사용했다.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는 "두 연구방법을 종합한 결과 멜번대학이 의학 분야에서, 호주국립대학이 과학 분야에서 출중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줄리 비숍 교육부 장관은 "구체적인 대학 전공별 순위가 전체 대학순위보다 박사과정 재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조만간 시행될 연구수준 구조(research quality framework, RQF)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자가 밝혔듯이 연구질 측정에서 중요한 요소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라며 "이는 RQF의 목적이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 교육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연구실적에서 학술적 입지와 실제 간의 인식격차(perception difference)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학술적으로 뛰어난 학교는 실제로도 우수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상위 4개 대학 세계 50위권 자신"
하지만 퀸스랜드대학은 예외였다. 설문 응답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해외 대학보다 더 낮은 등급을 줌으로써 이 대학의 명성이 실적보다 과소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분야를 보면, 퀸스랜드대학은 실적에서 3위였지만 설문조사에선 6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멜번대, 모나쉬대 및 시드니대는 대체로 실적보다 설문(명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연구실적은 대학의 국제적 위치를 확인하는 도구인 반면 학부생들에겐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연구소 보고서는 "현 교육제도하에서 연구분야의 높은 학술적 입지는 좋은 자리를 찾는 대학원생들과 학자들에겐 핵심 동기부여가 되지만 우수한 강사진이 학부 학생들의 선호도 제고 요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라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모든 대학이 연구대상인 8개 전공을 모두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질문지에 포함된 대학교 숫자는 인문학(예술 포함), 경영경제학 및 과학이 39개, 의학이 14개 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보통신(IT), 창작미술학, 경제학과 보건분야를 제외한 사회과학 등의 전공은 연구 변수에서 제외됐다.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8개 명문대학에서 가장 강세를 나타내는 전공에 집중한 것이다. 교육부문을 제외하고 명문 8개 대학이 전공별 랭킹의 상위권을 독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윌리암스 교수는 "모든 전공의 상위 4개 대학은 세계 50위 내에 있다고 믿어도 될 것"이라며 "서열이 높은 대학은 최첨단 국제 연구 관행을 즉각 수용할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대학들은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이 뛰어나서 연구물의 상호교환과 유명한 교수진 유치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권상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