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안토니오산 전경
미국 서부 여행은 난생 처음인데다 서부의 자연이 워낙 장대하고 드라마틱해서 동양에서 온 나에게는 모든 보는 것들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다. 보고 밟아보는 것 만으로도 감동적이고 가슴 벅찼다고나 할까 지구상의 6개 대륙중 인간의 손때가 가장 적게 묻은 땅임을 실감했고 신대륙이란 이름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2009년 9월 19일(토)학기 중 짬을 내 떠난 9일간의 서부 아메리카 여행, 비록 수업을 빼먹긴 했지만 적당한 계절을 택해 자동차로 서부를 누볐다는 점에서 내 인생 최고의 여행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미주리주 콜럼비아를 출발, 켄자스주, 콜로라도 덴버, 록키산맥, 유타주의 canyon지대, cedar city, 브라이스 canyon, zion canyon,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후버댐, 아리조나주 grand canyon,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뉴멕시코의 santa fe, Rio grande강, 콜로라도의 Great sand dunes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25일 grand canyon 관광을 마치고 밤 늦게 산타페에 도착한 우리는 다음날 느지막하게 일어나 Great sand dunes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산타페를 벗어나자 다시 황량한 사막이 눈 앞에 펼쳐졌다. 사막 중간 중간에 작지 않은 마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사막을 볼 때마다 떠오른 생각이지만 ‘이렇게 척박한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다시 든다. 산타페에서 덴버까지 시원스럽게 뚫린 US 25번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Alamosa시로 빠지는 길이 sand dunes에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우리나라의 국도 같은 286번 하이웨이를 선택했다. 286번 길은 콜로라도에서 발원해 뉴 멕시코로 흐르는 Rio grande강을 따라 닦여 있는 길인데 주변에 볼거리가 적지 않았다. 콜로라도 산지에서 발원한 리오그란데 강은 뉴멕시코로 흐르며 주변의 척박한 사막을 적셔주는 젓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뉴멕시코의 사막은 온통 황색 천지지만 강이 흐르는 주변부에 녹색 생명띠가 형성돼 있고 마을도 강 주변에만 흩어져 있다.
< 리오그란데강과 주변의 숲, 그리고 도로>
녹색띠를 따라 놓여 있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carson national forest와 saint antonio산을 지나치게 되고 이즈음부터 사막이 점차 목초지로 바뀌고 관목들이 듬성듬성 나타난다. 미국은 워낙 넓은 땅이라 자동차를 몰아 여행을 하다 보면 기후와 식생이 바뀌는 지점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비록 기후와 식생은 바뀌지만 그 곳이 사막이든 초지든, 삼림이건 한 가지 바뀌지 않는 것은 시야가 탁 트인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아득한 지평선 위로 자 처럼 곧게 닦인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내가 둥근 지구위를 달리고 있구나’ 실감할 수 있다. 산타페를 출발한 지 2시간 남짓 지나면(184마일)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셀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모래언덕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규모가 77 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사구는 오로지 고운 모래로만 이뤄져 있다.
첫댓글 자가용으로 여행을 다니는 건가? 불과 2개월만에 대장정에 오르다니 놀랍구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국에서. 여행 노하우 좀 가르쳐 주라. 그리고, 해발이 높은 지역에 여행을 하면 고산병은 없나?
고산병 전혀 없음다. 숙제하는 기분으로 여행갑니다.운전하다가 죽을뻔도 했슴다. 보통 10시간 이상은 하니까요.동부여행,서부여행 다 차로 합니다. 비행기삯은 너무 비싸니까요,선배도 닥치면 합니다. 그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랄까..갈날이 정해져 있으니 빨리 빨리 봐야합니다.우리 나라사람들만 이렇게 여행한다나 어쨌다나.. 어떻든 자동차 여행도 재미 있슴다.
우우웅~ 몬가 자유로웡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