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11년 베스트 텐 꼽기 놀이의 첫 테잎을 활짝 여는 영광을 얻을 수 있게 된 점에 대해
우선 감사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자리를 냉큼 마련하시어 운영자로서의 책무를 기꺼이 훌륭하게 소화해주시는
라캉형님께 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제 베스트입니다.
게을러서 죄송합니다.
2011 베스트 텐(외국) : 역시 아무리 그래도 난 아직 아메리카 영화들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음.
1. 히어 애프터_클린트 이스트우드
연초에 이 영화 보고 나서 내내 궁금했고 계속 생각했다.
이 영화, 특히 마지막 장면 왜 이렇게 좋지?
서대문에서 정샘 강의 통해서 상상선에 대한 고민이 생겨나고,
이후 거의 1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 다시 본 이 영화.
그리고 앗! 유레카!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다.
조지(맷 데이먼)이 이태리 요리 강습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멜라니(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호감의 감정을 나누는 장면에서 상상선이 맞지 않아 화면이 붙지를 않는다.
이 뿐인가. 조지의 영매 능력을 그저 비즈니스로 접근할려는 형 빌리(제이 모어)와의 대화 장면도
상상선이 튄다. 정신없을 정도다. 조지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 불가능성이 영화적으로 표현되고,
조지의 고독은 더욱 부각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마리(세실 드 프랑스)와 조지가 만나 두 손으로 악수하는 장면의 그 일치가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온다. 단순하면서도 깊이있고 섬세하면서도 무거운 연출.
좋은 영화는 나이를 먹는다는 명제.
영화적 쾌감을 수반한 깨달음을 준 이 영화에 올해 국외 부분 베스트를 기꺼이 바친다.
2. 환상의 그대_우디 앨런
3. 아웃사이드 사탄_브루노 뒤몽
4. 네 번_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5. 안티크라이스트_라스 폰 트리에
6. 더 브레이브_코엔 형제
7. 사랑을 카피하다_압바스 키아로스타미
8. 세상의 모든 계절_마이크 리
9. 인 어 베러 월드_수잔 비에르
10.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_데이빗 예이츠
(--> 스필버그의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을 봤더라면 혹시 바뀌지 않았을까? 근데 아쉽게도 아직 틴틴을 못 봤음. ㅠ,ㅠ)
2011 베스트 텐(국내) :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만든 디지털 영화의 의미와 가능성에 큰 관심을 두었던 한 해였음.
1. 북촌방향_홍상수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영감과 생각거리와 영화적 흥분을 준 영화.
시간과 기억을 이렇게 뒤섞여 조합을 해도 영화가 충분히 성립가능함을 보여준 그 내공이 그저 고마울 따름.
무엇보다도 이러한 연출이 극과 다큐의 경계를 자유로이 오고가는 이미지테이킹으로
정말 기적처럼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서 오는 무한 행복감.
그리고 그저 키스씬만으로도 올해 본 국내 영화 중 베스트에 올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
2. 달빛 길어올리기_임권택
3. 아리랑_김기덕
4. 환호성_정재훈
5. 두만강_장률
6. 파수꾼_윤성현
7. 이상, 한가역 반응_최진성
8. 퍼플맨_김탁훈, 유진영, 류진호, 박성호
9. 불멸의 사나이_문병곤
10. 마당을 나온 암탉_오성윤
이외의 2011년을 장식한 나만의 영화 체험에 관한 베스트들.
2011 정샘 강의 베스트 파이브
1. 연연풍진 재견 : 먼지 바람 기억 - KU 시네마테크 - 6. 6.
2. 잉마르 베리만 <침묵> 감상 이후 강의 - 상암동 영상자료원 - 7. 30.
3. 베리만과 영화 미학의 혁신 - 아트하우스 모모 - 7. 28.
4. 영화의 이상한 법칙 ; 상상선이란 무엇인가 - 서대문문화원 - 4. 22.
5. 아시아라는 시네마-영토 ; 일본영화에서 홍콩영화까지, 그리고 중국영화 - 서대문문화원 - 9. 23.
올해 가장 황홀했던 영화 관람 체험.
연연풍진_허우 샤오시엔 - KU 시네마테크 - 6. 6.
잊혀져 그냥 보낼 뻔 하다가 올해 운좋게 찾아낸 바로 그 영화.
결혼의 풍경_잉마르 베리만
첫댓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신디 영화제가 없었다면 올해 한국 영화 베스트 열편은 힘들었을 것이다. ㅠ,ㅠ 고마워요 신디.
헉스.. 히어 애프터에 그렇게 깊은 뜻이....
이렇게 영화와 삶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