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냐 진화냐-지상 토론]
'진화론’입장- 경북대 양승영 교수
'창조냐 진화냐'란 주제로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 대강당에서 동아사이언스 주최로 개최된 과학강연회에서 양측 발제 강연자들은 예상했던 대로 불꽃튀는 첨예한 논쟁을 펼쳐 크리스천은 물론 과학주의자들 혹은 과학신봉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창간 이후 지금까지 창조론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과학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온 본보는 이날 창조론측에서 김정훈 교수(연세대의대 생리학교실),진화론측에서 양승영 교수(경북대 지구과학교육과)가 주장한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진화론은 창조론을 왜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하는지,창조론은 진화론을 왜 '과학의 허구'라고 반박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양측 주장을 요약했다.<편집자 주>
월리엄 스미스(William Smith) 이래 100년 가까이 전세계적으로 지질계통이 수립되고 지질시대가 세분돼 왔다. 이는 생물의 진화 화학적 전환이 지질시대에 수없이 많이 일어났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각 시대마다 독특한 생물군이 생존했다는 사실은 곧 진화를 의미한다.
예컨대 삼엽층 필석류 방추충 등은 고생대층을 지지하는 표준화석으로 유명하다. 이들 외에도 고생물학자들은 엄청난 양의 표준화석을 가지고 지질계통을 수립하고 있다. 창조론자들의 주장대로 ‘모든 생물이 일시에 완벽하게 창조,유지존속돼 왔다’고 한다면 고생대는 무엇이고 중생대는 어떻게 구분한단 말인가.
동일과정설과 급변설은 지질학 초창기에 이미 논란돼 걸러진 문제다. 때문에 여기서 다시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창조론자들은 창세기의 노아홍수 설화를 역사적인 사실로 믿고 급변설을 아직도 주장한다. 150만종 이상의 모든 생물들이 40일간이나 노아의 방주에서 대피했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40일이 아니라 400일동안 비가 내려도 해수면은 상승하지 않는다. 강수현상은 지구의 수권에서 일어나는 순환현상이기 때문이다. 성서의 기록대로 홍수가 발생했다면 수권의 양이 현재의 3배이상 돼야 한다.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 12개 지층을 수직으로 모두 보여주는 지층기둥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퇴적과 침식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전 지질의 지층들이 하나의 지질단면에 모두 나타난다면 오히려 그것은 지질학적인 수수께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1980년 10월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진화학회에서 굴드와 엘드리지 등 고생물학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다윈이 제시한 점진적인 진화모델 대신 구두점식 진화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굴드 등이 창조론을 지지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법원에서 “우리는 진화를 설명한 다윈의 이론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지 진화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간명하게 증언했다.
창조론자들이 끈질기게 강조하는 내용은 중간형태의 종(Missing link)이 화석으로 나타나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두점식 진화모델에 따르면 새로운 종이 탄생되는 것은 기존의 생물이 서식하는 모집단 내에서가 아니라 그 집단에서 탈출해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소수 개체로부터 비교적 급속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중간 종이 화석으로 잘 보존되지 않을 뿐이다.
과학은 완성품이 아니고 늘 자체의 냉엄한 비판과 수정을 통해 계속 발전해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는 과학의 허점이면서 동시에 강점이기도 하다. 창조론은 창조과정을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논리적 체계가 없으며 과학의 허점을 과장하거나 왜곡시켜 자신들의 교리에 과학을 맞추려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창조론은 과학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종교를 과학으로 위장해 오도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지적설계에 의한 창조론적 기원 모델은 혹자가 생각하듯 단순한 종교적 믿음 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물질 우주 생명이 우연히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진화론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검증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를 반증할 수 있는 자료는 수없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고생대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을 들 수 있다. 창조 모델에 의하면 생물은 비록 같은 종내에서는 여러가지 변이가 가능하지만 종을 뛰어넘어,가령 물고기가 도마뱀이 되고 공룡이 새가 되는 식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대신 생물 분류학상 ‘종’ 내지 그보다 상위개념인 ‘속’이나 ‘과’ 정도의 범위에서 서로 다른 뿌리를 갖는 생물이 처음부터 동시에 설계를 통해 존재했다고 본다.
때문에 각각 완벽한 구조를 갖췄으되 서로 판이하게 다른 생물들의 화석이 같은 시기의 지층에서 동시에 나타난 사례가 발견되면 창조모델이 옳다. 그 증거로 바로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지층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수천종의 동물화석이 동시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오랜 기간에 각 종류의 생물들이 점진적으로 진화해왔다는 다윈의 이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증거다. 진화론은 여기에 대해 아직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화석의 문제 때문에 진화론자들은 어느날 공룡의 알에서 갑자기 새가 튀어나왔다는 식의 구두점식 평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한 분자유전학적인 지식은 그같은 해괴한 생물의 출현을 뒷받침할 어떤 분자 수준의 기작도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지층 형성도 좋은 사례다. 보통 방사성 동위원소는 붕괴될 때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는 알파입자를 방출한다. 그 결과 동심원 모양의 방사성후광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지층의 가장 기초를 이루는 선캄브리아기 지층의 광물질에서 채취한 방사성후광의 반감기는 고작 3분밖에 되지 않는 폴로늄 동위원소의 붕괴 흔적이 수없이 발견된다. 만약 지층이 진화론에서 말하듯 수십억년 동안 뜨거운 마그마가 서서히 냉각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반감기가 3분밖에 되지 않는 폴로늄은 모두 사라지고 없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폴로늄의 흔적이 수없이 발견된다는 것은 지층이 매우 짧은 시간내에 급속히 만들어졌음을 말해주는 강력한 증거다.
한가지 사례를 더 들어보자.우리 몸의 세포속에는 DNA라는 물질이 있어 몸의 구성과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속에서 생명활동을 펼치는 물질은 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아닌 DNA에 의해 만들어진 단백질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DNA가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수백종에서 수만종의 아미노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DNA와 단백질(아미노산)이 동시에 존재해야만 DNA에 입력된 생명활동의 정보가 가동될 수 있다. 인체는 처음부터 DNA와 단백질이 동시에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능을 할 수 없다. 지적 존재에 의해 양쪽의 물질이 동시에 설계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런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물질과 우주 그리고 생명이 장구한 세월을 거쳐 우연히 발생됐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엄연한 추론이거나 ‘비과학적 영역에서의 방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