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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집 이야기 어디 그 뿐인가. 일본음식의 대명사라고 볼 수 있는 스시(sushi)와 사시미(sashimi)가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좋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던 일식집이 어느 샌가부터 대중음식점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인이 경영하던 다운타운 두세 군데와 고급호텔 몇 곳에 불과하던 일식집이 이제는 어느 곳을 가도 만날 수 있다. 스시와 사시미는 스테이크 등 소고기 맛에 친숙해 있는 유럽출신 캐나다인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일식집 어디를 가도 서양인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식집 이용을 잘하기로 한국인을 따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제는 그 뒤를 중국인들이 바짝 따라오고 있다. 광역토론토에는 일식집이 얼마다 될까.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다. 다만 한국일보 업소록에 등재된 일식집만 해도 70개이니 한인경영 일식집이 100개는 넘을 것이다. 스시바가 마련되어 있는 한국음식 식당을 계산하면 이보다 훨씬 많아진다. 지난 20여년 동안에 광역토론토에 이처럼 일식 전문집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한인들 덕분이다. 한인들의 일식기호에 편승해서 한인이 경영하는 스시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2000년대 들어서는 체인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체인화의 선두주자는 뭐니뭐니해도 이찌방(一番)이다. 블루어 한인타운에 정해룡씨와 이광출씨가 동업으로 시작한 이찌방의 뒤를 이어 이찌방 상호를 단 스시집과 피시하우스가 무려 24개나 된다. 블루어에 이찌방이 생긴 후 얼마 되지 않아 상호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의 '이찌방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상호도용 소송을 제기하여 부득이 일번지로 바꾸었다. 2년간 동업하던 이광출씨는 독립해 나와 스카보로에 '이찌방 피시하우스'를 차렸다. 이 업소의 사업적 성공에 힘입어 '이찌방 스시 하우스' 라는 상호로 점포를 계속 늘려나갔다. 오늘날 이찌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일식집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2년 전에는 정식으로 상호등록을 마쳤다. 이중 일부만 프랜차이즈이고 나머지는 모두 독자운영이다. 사업적으로 성공한 그는 이제 혼자 힘으로 이 일을 끌고 나가기가 벅차 6명의 일식전문가들을 규합, 프랜차이즈 회사를 차리고 본점을 지난 12월 노스욕의 복합고층건물 '엠프레스 워크(5095 Yonge Street)' 내에 오픈했다. 이 회사는 일식요리 스쿨을 개설한 후 프랜차이즈 사업을 펴 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나이아가라 카지노 건물 내에 오픈한 것을 포함 4개의 점포로 늘어난 크레이지 스시(Crazy Suhi), 공동간판을 달고있는 9개의 도쿄 스시(Tokyo Sushi) 등이 있다. 이중 크레이지 스시 체인은 한국인이 포함된 주주들로 구성된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날생선을 다루는 스시 비즈니스 업계는 지금까지의 양적 팽창에서 이제 바야흐로 질적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