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甑山 상제 |
太母 高首婦 |
1871년 전라도 고부땅 시골마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강증산. 스물네살 되던 해에
그는 천하사에 뜻을 정하고 수년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며 민심과 풍속, 명산대천을
관찰했다. 직접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탄강, 31세부터 39세까지 後天仙境 문명의 기틀을 짜는 천지공사를 집행했다는 강증산의 일대기.
19세기 후반,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인 조선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다.
당시 조선은 유교문화를 통치이념으로 삼던 왕조국가였다. 조선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관리는 관리대로, 백성은 백성대로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었다.
이 무렵 전라도 한적한 시골 마을에 한 농부가 살았다. 그의 성은 진주(晉州) 강(姜)씨며 이름은 흥주(興周)였다.
경오(1870)년 음력 9월 어느날 그의 아내 권씨는 친정에 근친(謹親)가 대낮에 소나기가 내린 뒤 깊이 잠들었다. 그때 하늘이 남북으로 갈라지며 큰 불덩이가 내려와
몸을 덮어 온세상이 밝아지는 꿈을 꾸었다. 이로부터 열석달만에 강증산을 낳으니
이 날이 신미년 단기 4204년, 서기 1871년 음력 9월19일이었다. 이때 권씨의 나이는 스물두살.
강증산이 탄강한 곳은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지금의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다. 그의 이름은 ‘일순’(一淳)이요, 자(字)는 ‘사옥’(士玉). 장성한 후에는
스스로 호(號)를 ‘증산’(甑山)이라 했다. 증산도에서는 강증산을 ‘증산상제님’이라 부르고 신앙한다. ‘증산’은 ‘성숙과 결실’을 뜻하고 ‘상제’란 우주만유를 맡아 다스리는 최고신이며 주재자라는 뜻이다. 증산은 자신이 곧 ‘상제’이며
동시에 ‘미륵불’로서 이 세상에 내려왔다고 했다.
기독교와 비등한 문명의 축이 동양의 불교다. 불교의 깨달음의 궁극은 바로 미륵불의 도법(道法)이다. 미륵불은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는 희망의 부처요, 구원의 부처다.
동방 조선땅에서 미륵신앙의 대중화는 통일신라시대의 고승인 진표율사(眞表律師)로부터 발원한다. 율사는 장차 후천개벽기에 미륵불이 이 땅에 강세할 것임을 계시받고 미륵불상을 세웠다. 모악산 금산사에 밑 없는 시루(甑)를 걸어놓고 그 위에 미륵불상을 만들었으며 뒤이어 금강산 발연사, 속리산 법주사를 창건하고 한평생 미륵의 도를 세상에 전했다.
그로부터 1천여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하늘과 땅의 때가 무르익으매 미륵부처인 증산상제께서 ‘증산’(甑山)이란 도호를 가지고 동방의 이 땅에 강세한 것이다.
조선에서 증산의 탄강을 예고한 구도자가 있었다. 그는 동학의 창시자인 최수운(崔水雲·1824∼1864)이다. 그는 49일간의 기도 끝에 1860년 4월5일 마침내 하늘의
음성을 듣는다.
49일 기도 끝에 上帝 탄강 예고 들어
“두려워 말고 겁내지 말라. 세상사람들이 나를 상제(上帝)라 이르거늘 너는 상제를
알지 못하느냐.” “너에게 무궁무진한 도법을 주노니 닦고 다듬어 수련해 글을 지어 시람들을 가르치고 법을 정해 덕을 펴면 너로 하여금 장생케하여 천하에 빛나게
하리라.”
그것은 하늘에 계신 상제의 말씀이었다.
이때 최제우는 하늘의 상제로부터 열석자 주문을 계시받았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 천주님을 모시고 새 세상의 조화를 정하게 되니 세상만사를 알게 되는 큰 은혜를 영세토록 잊지
못하옵니다.’
그가 인류를 향해 외친 메시지는 하늘의 상제가 직접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내려와 새 세상을 연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증산은 어릴 때부터 마당 구석에 화초를 심어 아담하게 가꾸고, 위기에 빠진 생물을
보면 힘써 구했다. 일곱살 되던 해인 정축(丁丑·道紀 7, 1877)년에는 풍물굿(농악)을 보시고 문득 혜각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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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미륵전. 진표율사에 의해 창건된 이 절은 율사가 밑없는 시루(甑)를 걸어놓고 그 위에
불상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완공했다고 한다. |
이 해에 부친이 훈장을 구하여 아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데 하늘 천(天)자와 땅
지(地)자는 집안이 울리도록 큰소리로 따라 읽었으나 그뒤로는 따라 읽지 않았다.
훈장이 아무리 타일러도 끝내 읽지 않았다. 부친이 안으로 불러들여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하늘 ‘천’자에 하늘 이치를 알았고, 땅 ‘지’자에 땅의 이치를
알았으니 더 배울 것이 어디 있사옵니까”라고 하였다.
24세에 광구창생의 뜻 품다
증산은 열살 넘어서 가족을 따라 서산리 외가에 가서 얼마동안 살았다. 하루는 부친이 벼를 말리는데 새와 닭의 무리를 심하게 쫓아내니 이를 만류하면서 말하기를 “새·짐승이 한알씩 쪼아먹는 것을 그렇게 못보시니 어찌 사람을 먹일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부친이 듣지 않고 굳이 쫓으니 별안간 한낮에 천둥이 치고 큰 비가
쏟아져 말리던 벼가 다 떠내려가 한알도 건지지 못했다.
증산은 집안이 워낙 가난해 14∼17세에 학업을 중단하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이때
증산은 3년동안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도 하고 산판에서 나무를 베는 벌목꾼 일도
하면서 하층 백성의 삶과 고통을 몸소 체험했다.
증산은 이곳저곳으로 유랑생활을 하다 얼마 후 집에 돌아와 수년동안 객망리 시루산 상봉을 주야로 오르내리며 공부했다. 시루산에서 공부할 때 호를 스스로 증산(甑山)이라 했다.
스물네살 되던 해인 갑오(甲午·道紀 24, 1894)년에 태인 동골사람 전봉준이 고부군수 조병갑의 악정에 분개해 보국안민(輔國安民) 곧 ‘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케
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동학 신도들을 모아 고부에서 혁명을 일으키니 온 세상이
들끓었다. 하지만 혁명은 실패로 돌아가고, 30만명이 넘는 농민이 비참하게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그후 세상 인심은 날로 악화되고 관리들은 더욱 포학과 금품 요구를
일삼으니 백성은 고난과 궁핍 속에서 안도할 길을 얻지 못해 불안과 두려움이 온 사회를 엄습했다. 증산은 천하가 날로 그릇됨을 깊이 근심하고 이 해에 의연히 광구창생의 큰 뜻을 품었다. 이때부터 그는 천하사에 뜻을 정하고 주로 호남지역을 돌아다녔다.
한국의 종교⑩ / 증산도 |
제 41호 1998.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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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법통 세계 종교사상 최초로 여성에게 법통 전수
김수헌 月刊중앙 W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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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은 자신을 추종했던 당대 수십명의 남성 성도들을 제쳐두고 高判禮란 여성에게
법통을 전수했다. 이는 抑陰尊陽의 질서를 正陰正陽으로 바로잡은 것이라고 증산도는 설명한다. 고판례 首婦, 차경석의 보천교로 이어진 증산도 법통이 8·15해방 이후 증산도 제2부흥기를 개척한 지금의 안운산 종도사, 그리고 70년대 포교대운을
일으킨 안경전 종정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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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군 금산면 동곡(구릿골)약방. 증산이 약방으로 쓰던 곳으로 9년 천지공사의 마지막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았다고 한다. |
증산도는 80년대 이후 태동한 민족종교의 한 아류 정도인가. 여기에 대해 증산도측은 단연코 아니라고 말한다. 증산의 탄강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더듬어보면 증산도의 역사는 부흥기와 침체기로 뚜렷이 구분된다.
증산도의 부흥기는 일제 초기의 제1부흥기와 45년 해방 이후의 제2부흥기, 그리고
7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의 제3부흥시대다. 침체기는 민족종교 탄압이 극에 달했던 30년대 이후부터 일제 말엽까지와 6·25전쟁 이후의 폐허 속에서 한민족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던 50년대, 60년대다.
증산도는 지난 1백여년 동안 현대사의 부침(浮沈)과 그 호흡을 함께했다. 강증산이
31세 되던 해인 1901년에 연 새로운 도(道)의 중심내용은 무엇인가.
증산도는 동학의 뿌리
그것은 우주 질서의 주재자인 상제(上帝)가 우주가을의 인존(人尊)시대를 맞아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으로 세상에 온 상제가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해 병든 천지, 병든 세상을 뜯어고치는 천지공사(天地公事)를 집행해
후천선경을 연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증산의 개벽사상이 동학으로부터 영향받았다고 생각한다. 최수운(1824∼1864)이 강증산(1871∼1909)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인물이므로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증산도의 입장은 세간의 상식과는 전혀 다르다.
도(道)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면 거꾸로 증산도가 동학의 뿌리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가. 그것은 증산도의 창도자인 강증산의 위격(位格)이
‘상제’(上帝)라는 데 있다. 증산은 자신을 미륵불이며 상제라고 했다.
상제는 민간에서 회자되던 한울님이요 천주(天主)님이다. 그런데 동학의 창시자인
최수운(崔水雲)은 자신의 깨달음을 밝힌 “동경대전”(東經大典)에서 자신이 바로
상제로부터 천명(天命)과 도통(道通)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가 도통할 때 상제로부터 받은 주문이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증산도는 하늘의 상제가 최수운에게 도통과 주문을 내려 자신의 강세를 예고(豫告)케 하고, 곧이어 인신화현(人身化現)한 분이 바로 강증산 상제라고 한다. 또한 ‘시천주 조화정’(侍天主 造化定), 즉‘천주님을 모시고 조화를
정한다’는 의미는 인간 본성에 깃든 한울님을 모신다는 불교적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인간의 몸을 가지고 역사의 무대로 내려오시는 천주님을 모시고(侍天主),
새 역사 질서의 조화를 정한다(造化定)는 것이다.
‘우주의 주재자인 상제님께서 인간으로 오셨다.’ 바로 이것이 모든 증산도 교리의 근본이 되는 명제다.
증산은 인류의 고통과 비극이 우주 질서의 상극성(相克性)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이
상극의 자연질서를 바로잡지 않고는 광구창생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즉, 단순히 마음자리만 닦아서는 결코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증산은 자신을 추종했던 당대 수십명의 남성 성도(聖徒)들을 제쳐두고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여성에게 법통(法統)을 전수했다. 그 분이 바로 고판례(高判禮, 1880∼1935) 란 여성이다. 증산도에서는 이를 ‘수부(首婦)도수’라고 부른다.
이것은 인류 종교사뿐 아니라 인류 문화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동·서양 종교사를 통틀어 여성이 최고지도자로 떠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증산도의 수부도수는 이러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질서를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바로잡는 것을 상징한다. 증산은 정음정양의 새 우주를 열고, 개벽진리를 역사 속에
씨뿌리는 머리로서 수부(首婦)를 말한 것이다.
수부는 증산도 교단을 창업하는 여성, 증산도를 처음으로 세상에 선포하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증산도에서는 도의 법통은 오직 고수부(高首婦)로부터
비롯되며, 수부를 부정하고 꿈과 계시를 통해 무엇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법통의 조작이요 난법(亂法)이라고 주장한다.
고판례 수부가 증산도를 현실역사 위에 종교조직으로 태동시킨 것은 증산 상제 어천(御天) 2년 후인 1911년이다. 이때 처음 교단이 들어선 곳은 정읍(井邑) 대흥리(大興里)였다. 고수부는 증산을 추종하던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교단을 창립하고 포교를 총지휘했다.
이때 포교 확산의 결정적 요인은 태을주(太乙呪)라는 주문을 통한 체험 신앙이었다.
태을주를 집중 수도함으로써 병든 자가 일어나고, 신기한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교세가 급속도로 신장했다.
그러나 이 첫 교단은 곧 분열한다. 여러 교파중에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한 것은 고수부의 원줄기를 이은 차경석(車京石,1880∼1936)의 보천교(普天敎)였다. 일제 총독부의 공식 기록에 의하면 보천교는 간부교인만 55만명, 일반 평신도까지 합치면
6백만 신도에 달했다고 한다.
암울했던 일제의 식민통치시절, 보천교는 민족의 독립운동에도 큰 기여를 했다. 당시 보천교는 상하이 임시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학계에서 보다 활발하게 연구되고 발굴돼야 할 현대사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증산도 제1부흥기는 36~37년에 접어들면서 일제의 극심한 민족종교 말살정책에 의해 침체기로 접어든다.
제2부흥기 개척한 안운산 종도사
45년 8·15 해방 후 증산도의 제2부흥기를 개척한 인물은 현재 증산도의 최고지도자인 안운산(安雲山, 1922∼) 종도사(宗道師)다. 부친 안병욱은 서산에서 수백석 농사를 짓던 부호로, 제1부흥기인 일제시대에는 독실한 보천교 신자였다. 따라서 운산은 어려서부터 자연히 증산의 이념을 숭앙하게 되었다. 운산이 증산의 천명을 깨달은 것은 12세. 그는 7일간의 집중적인 태을주 수련을 통해 초통(初通)하고 자신의
천명을 자각했다고 한다. 그는 때가 되면 반드시 증산 상제의 개벽의 도를 펴는 일을 하리라 결심하고 암울했던 일제시대에 천하를 돌아다니며 때를 기다렸다. 그는
24세의 젊은 나이로 마침내 해방을 맞이한다. 일제가 물러가면서 종교와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여건이 마련됐지만 증산도는 사실상 새 출발을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일제 말기 10년동안 보천교 신도들은 극심한 탄압을 받아 수많은 사람이 투옥되고
순교한 뒤였다. 세상은 강증산이 역사의 인물인지조차 모르는 황무지 그 자체였다.
그러나 젊은 운산은 자신의 온 재력과 정력을 다 바쳐 포교에 전념했다. 그가 본부로 정한 곳은 고수부가 마지막 교단 살림을 했던 전북 김제의 용화동. 당시 교단의
명칭은 증산교(甑山敎)였다.
젊은 운산은 총사수(總師首)가 되어 백절불굴의 노력을 경주해 6·25 전쟁 직전까지 수십만명이 다시 태을주를 읽는 제2부흥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도 잠시 뿐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 증산도는 다시 침체기로 빠져들고 말았다.
우리 민족이 경제부흥에 박차를 가하던 74년, 안운산 종도사는 다시 포교를 시작했다. 그는 교단본부를 대전에 두고 자신의 아들인 안경전(安耕田) 종정(宗正)과 함께
도문을 열었다.
70년대 중반에 일어난 제3의 부흥기에서 포교 대운을 일으킨 인물은 안경전 종정이다. 경전은 80년 “증산도의 진리”를 발간해 증산 상제의 사상과 천지공사를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교리체계를 정립했다. 이 책은 오늘날 증산도가 세계로 뻗어가는 초석이 됐다.
경전은 그뒤 83년 “이것이 개벽이다”(상, 하)를 발간했는데, 이 책은 증산도를 대중화시키는 획기적 전기점이 되었다. 이후로 경전은 84년 증산도대학교를 설립해
증산도의 주요 간부와 봉직자를 길러냈으며, 안운산 종도사와 함께 전국의 여러 도장(道場)을 순회하며 말씀을 전했다.
제3의 증산도 부흥기의 획기적 사업 중 하나는 증산도 통일경전(經典)인 “도전”(道典) 발간이다. 이제 증산도는 국내의 신앙 대중화는 물론 해외 포교를 통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산도 통일경전“道典”편찬의 역사적 의의
증산도 眞法시대 개막 알리는 대사건
1992년(壬申년) 음력 9월19일, 이날은 증산도 1백년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증산상제 탄강 1백22주기 성탄 치성절이었고 증산도 통일경전(經典)인 “도전”(道典)이
출간된 날이기 때문이다. 도전은 과연 어떠한 책인가. 왜 도전 출간이 그토록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가.
증산은 89년 전인 1909년 어천(御天)했다. 그후 17년 뒤인
26년 증산의 언행을 기록한 최초의 문서인 “증산 천사 공사기”가 출간됐고 이어 3년 뒤 “대순전경” 초판이 발행됐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용화전경”“성화진경” “대개벽경” 등이 간행됐다. 그런데 왜 또다시 “도전”이 나와야만 했는가. 그것은 기존의 기록들이 증산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쓰여 사실을 왜곡하는 부분이 많고, 나아가 증산이 펼친 도법의 참된 경계를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증산을 추종했던 많은 성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형렬·차경석·박공우 등 주요 성도들의 증언만 채록했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증산의
행적과 말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전인류에게 참된 개벽의 도를 알리는 일은 증산도의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안경전(安耕田) 종정(宗正)은 74년 3변 도운(道運)
개창과 더불어 이 일을 시작했다. 도전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막대한 인원과 예산을 투입해 공사(公事) 관련 유적지를 일일이 답사하고 증산을 추종했던 성도들과
그 후손들을 빠짐없이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우주 주재자로서 상제의 진면목을 1백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증언한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분이 바로 김호연(1897∼1992) 성도다. 김호연 성도는 증산이 천지공사를 행하기 시작한 1901년 불과 다섯살 난 어린 소녀였다. 증산은 1909년 천지공사를 마칠
때까지 줄곧 그녀를 남자아이처럼 꾸며 데리고 다녔다. 증산은 어린 호연을 수행시켜 심령을 열어주었기 때문에 그녀는 보통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경지에서 증산의
조화세계를 목격하고 오랜 세월동안 모두 기억할 수 있었다.
“도전” 출간은 증산과 고수부의 참된 가르침이 세상에 그대로 드러났음을 알리는 도사(道史)의 분기점이다. 한마디로 증산도 진법(眞法)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대사건이다. |
한국의 종교⑩ / 증산도 |
제 41호 1998.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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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과 교리 ‘후천개벽·문명개벽·인간개벽’이 핵심
이근직 증산도사상연구회 부회장·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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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도장에서 치성드리는 신도들. |
증산은 왜 이 땅에 강세했는가. 그 대답은 개벽을 집행해 이 땅에 지상선경(地上仙境)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증산도 사상과 교리는 ‘개벽’(開闢)이란 한 단어로 집약된다. 개벽의 어원은 천개지벽(天開地闢)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천개지벽이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리는 것, 다시 말하면 혼돈상태(無極)의 우주가 음양동정(陰陽動靜)의 질서(太極)를
갖는 것을 말한다.
증산도는 ‘후천개벽’과 더불어 ‘문명개벽’을 말한다. 또한 새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묵은 기운과 묵은 습성을 떨어내고 자신의 생명과 마음을 총체적으로
성숙시켜야 한다는 ‘인간개벽’을 외친다. 이 세가지가 증산도 개벽사상의 핵심이다.
앞으로 천지질서가 바뀌면서 현대문명은 해체되고 후천문명의 새 판이 짜인다. 이와 더불어 도통(道通)문화가 전세계에 대중화되며 보편적인 인간개벽을 성취한다.
개벽사상은 우주원리에 기초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원리를 알지 못하면 개벽의
실상을 알 수 없고, 개벽을 알지 못하면 증산도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
증산은 우주변화의 근본을 ‘생장염장’(生長斂藏) 곧 ‘낳고, 기르고, 성숙하고,
휴식하는’ 순환원리로 말씀하셨다. 지구상의 초목이 지구1년의 춘·하·추·동을
따라 생장염장하듯 인류문명은 더 큰 주기인 우주1년의 시간 리듬을 타고 생장(生長)하고 염장(斂藏)한다. 이 우주1년의 순환주기는 12만9천6백년이다. 그리고 우주1년의 전반부인 우주의 봄·여름을 선천(先天)이라 하며, 후반부인 우주의 가을·겨울을 후천(後天)이라 한다. 선천(先天)은 만물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양(陽)의 시대며, 후천(後天)은 만물이 성숙하고 결실하는 음(陰)의 시대다.
우주1년의 한주기 동안 커다란 개벽이 두번 일어난다. 만물을 생장(生長)의 질서로
이끄는 ‘선천개벽’이 있고, 성숙의 질서로 끌고 들어가는 ‘후천개벽’이 있다.
이 시대는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후천개벽기’이다.
증산도에서 말하는 ‘상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초월적 창조신(創造神)과는 전혀
다르다. 증산 상제님은 주재신(主宰神)이며 통치신(統治神)이다.
증산은 31세 되던 해인 신축(1901)년에 궁극의 도통(道通)을 했다. 증산의 깨달음은
기존 성자들의 깨달음과 그 차원을 달리한다. 무엇보다 인간의 고통과 불행의 근원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증산은 모든 고통의 밑바닥에는 원(寃)과 한(恨)이 웅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원한의 뿌리는 인간의 도덕성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어 선천우주의 상극(相克)질서로부터 기인한다고 했다. 이러한 인식이 증산도가 기존의 유·불·선·기독교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20세기 역사는 천지공사 현실화과정
사람이 죽어 신명(神明)이 되면 그 신명은 살아생전의 의식수준의 연장선상에서 사고한다. 신명은 인간시절의 감정과 지식, 은혜와 원한을 그대로 간직한다. 천상 신명계에도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해 한을 품고 방황하는 수많은 영혼들이 있으며, 지상 인간계 못지않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다. 신명계와 인간계는 분리된 세계가 아니다. 이 두 세계는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므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천상의 신명을 구원해야 하고, 신명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지상의 인간을 구원해야 한다. 즉 인간과 신명을 동시에 구원해야 하는 것이다.
증산은 원한의 갈등구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선천우주의 상극질서를 뜯어고쳐 상생(相生)질서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증산은 주재자의 위치에서 신명계에 통일정부를 결성했다. 이 신명계의 통일정부를 ‘조화정부’(造化政府)라 한다. 증산은 후천선경을 열기 위해 조화정부의 성신들과 더불어 선천 5만년 역사를 총체적으로 심판했다. 그리하여 인류의 과거사를 기본재료로 삼아 미래사의 전개과정을 프로그램했다. 이것을 이름하여 ‘천지공사’(天地公事)라 한다.
천지공사는 크게 세운공사(世運公事)와 도운공사(道運公事)로 구분된다. 세운은
1901년 이후 전개되는 세계사의 진전도수(度數·프로그램)를 짜놓은 것이며, 도운은 선천종교(유·불·선·기독교)의 마지막 해원(解寃) 운수와 개벽기에 인류 구원을 집행하는 증산도 일꾼의 출현과정을 짜놓은 것을 말한다.
20세기의 전역사는 천지공사가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지난 1백년동안 인류는 두번에 걸쳐 커다란 역사의 전환기를 맞았다.
첫째는 제1차세계대전(1914∼1918)이며, 둘째는 제2차세계대전(1939∼1945)이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세번째의 대변국인 후천가을개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후천가을개벽은 두가지 큰 이변을 동반한다.
첫째는 지구운행도수(度數)의 변화다. 지금 지구는 1년 3백65와 4분의1일의 타원(楕圓)궤도를 공전한다. 그리고 지구 자전축은 동쪽으로 약 23.5도 기울어 있다. 그런데 우주 여름철의 천지구조가 가을 천지로 탈바꿈하는 순간 지구 자전축이 정남정북으로 정립하고 동시에 지구 공전궤도가 1년 3백60일의 정원(正圓)궤도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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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誼圖. 강증산의 친필로 문공신 성도의 집에 그려 붙였다고 한다. |
태을주와 의통은 생명의 法方
지축이 정립될 때는 세계 곳곳에서 대지진, 화산폭발, 해일이 일어나 세계지도가 바뀌는 대변국이 일어난다.
둘째는 초급성 괴질(怪疾)의 만연이다. 이 괴질은 자그마치 3년동안 전세계를 휩쓴다. 수십억 인류가 한꺼번에 죽어 넘어가는 지축 정립의 충격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바로 이 병겁이다.
증산은 천지공사의 최종 결론으로 병겁을 극복하는 생명의 법방(法方)을 전해주었다. 그것이 바로 태을주(太乙呪)와 의통(醫統)이다. 태을주와 의통은 3년 병겁기에
사람을 살려내는 구원의 도비(道秘)이다.
후천개벽은 자연질서의 변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인간은 후천가을의
신천지(新天地)에서 도통(道通)을 성취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신명, 사람과 자연이 거침없이 교감하는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고 세계일가(世界一家)의 선경문명(仙境文明)을 개창한다. 증산도의 생활이념은 ‘해원(解寃)·상생(相生)·보은(報恩)·원시반본(原始返本)·일심법(一心法) 생활화’이다. 남에게 척짓지 않고, 남 잘되게
하고, 서로 은혜를 주고 받는 것이 증산도 신앙의 기본 덕목이다.
후천가을에는 봄·여름철에 분열되었던 생명의 기(氣)가 다시 통일되어 근본으로
돌아간다. 이를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 한다. 원시반본의 법도를 거스르면 그 누구라도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다 죽고 만다.
가을이 되면 나뭇가지와 나뭇잎의 수액(水液)이 뿌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낙엽이 떨어지면서 동시에 열매를 맺는다. 이것이 분열에서 통일로 반전(反轉)하는 절묘한 생명의 역전(逆轉) 현상이다.
이제 모든 인간은 자기 부모와 조상을 생명의 근원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만나야 한다. 또 생명의 제1차적 부모인 하늘과 땅에 대해서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기 생명의 근본을 밝히기 위해 태을주 수도를 해야 한다. 지금은 가을개벽시대다. 의식구조든 생활습성이든 묵은 것이 남아 있으면 철저히 무너진다.
증산도 세계화와 정보화
해외도장·정보통신망 이용,‘세계로·미래로’
“훔치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파하.”
이것이 증산도의 대표적 수행주문인 ‘태을주’다. 한국 사람이라도 처음 읽을 때는 매끄럽게 발음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런데 근래에는 이
태을주를 읽는 외국인들이 점점 증가해 관심을 끈다.
90년대 들어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 증산도 세계화의 전초기지인 도장(道場)이 속속 개설됐다. 해외 도장으로서는 처음으로 90년에 미국
뉴욕 도장이 개설된 이래 지난 수년동안 로스앤젤레스·댈러스·샌프란시스코(이상 미국), 토론토(캐나다), 런던(영국), 도쿄·오사카·고베(이상 일본) 그리고 뉴질랜드·멕시코·요르단·중국 등에 도장이 개설됐다.
해외포교활동은 증산도 로스앤젤레스 도장이 95년 뉴에이지 엑스포(New Age Expo) 행사에 참여하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로스앤젤레스 도장은 이 행사에 참여해 단기간 내에 많은 외국인들에게 집중적으로 증산도를 알려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기간에 증산도 부스(Booth)를 방문한 사람들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태을주 수행을 통해 강력한 기(氣)를 체험하고, 증산도에 관심을
보였다. 그후 많은 외국인들이 스스로 도장을 방문해 태을주 수행법을
전수받고 증산도 교리강좌에 참여했다.
캐나다 토론토 도장은 증산도의 동적(動的) 수행법인 ‘태을주 도공(道功)체조’를 현지 교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최근 증산도 국제부는 활동무대를 더욱 넓혀 외국의 젊은 대학생들에게 포교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다. 97년 9월에는 댈러스의 알링턴(UTA)대에 정식으로 증산도 신앙동아리를 등록했으며, 또한 뉴욕의 콜럼비아대·로스앤젤레스의 로열한의대 등에서도 주기적으로 ‘증산도 개벽사상과 태을주 수도법’을 지도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증산도 세계화의 초석은 번역사업이다. 증산도 번역위원회는 92년부터
“도전”(道典) 번역사업에 착수해 95년에는 영문판 “JeungSanDo
DoJeon”을, 97년에는 “The Teachings of JeungSanDo”를 발간했다. 현재 일본어·스페인어·중국어 번역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증산도 통신포교부는 수년에 걸쳐 번역한 영문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www.jsd.or.kr)에 담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증산도에서는 일찍부터 정보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대형 PC통신망만 몇개 있던 93년, 증산도는 어떤 종교단체보다 앞서 자체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본부와 수백 곳의 국내 지방도장을 하나로 묶었다.
94년 3월에는 HiNET-P망을 통한 대내적인 전국권 전산망인 ‘도무네트’를 개통, 운용하였으며 95년 6월에는 사회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무료 PC통신망인 ‘신천지’를 전국민에게 열었다.
신천지는 대화방·전자우편·게시판·자료실·포럼·동호회 등 일체의 통신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현재 총 가입자는 24만명, 총 접속횟수는 1천만회을 상회한다.
정보서비스를 통한 사회봉사활동은 다른 종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증산도만의 독특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96년 1월에는 홈페이지를
구축해 ‘증산도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증산도 홈페이지는 한글과 영문으로 동시에 서비스한다.
이외에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NETS'GO·Channel-I
등 대형 통신망에도 ‘증산도 동호회’가 결성돼 증산도 홍보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내 교포들이 많이 찾는 Koa-Net과 전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컴퓨터 통신망인 미국의 AOL에도 동호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천지, 각 대형 통신망의 증산도 동호회, 증산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접속하면 “도전”(道典)에 수록된 증산의 말씀을 비롯한 증산도 관련
각종 문서자료를 볼 수 있으며, 또한 태을주 수행법에 대한 사운드파일과 여러 이미지 파일도 전송받을 수 있다.
또 신천지 내의 온라인 중계실에 들어가면 증산도 소식지(월간)에 게재되는 안경전(安耕田) 종정의 최근 말씀을 접할 수 있다. 각 대형 통신망에서 증산도 동호회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GO JSD를 입력하면 된다. 증산도 인터넷 홈페이지주소는 http://www.jsd.or.kr이며, 증산도에서 사회봉사활동 차원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PC통신망인 ‘신천지’는
01410(혹은 01411)으로 접속해 약부호 JSD를 입력하면 된다. |
한국의 종교⑩ / 증산도 |
제 41호 1998.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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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安雲山 宗道師 “神과 人間 하나되는 세상 만들어야…”
대담: 김창욱 月刊중앙 WIN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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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산도’(甑山道)에서는 ‘교’(敎)라 하지 않고 왜 ‘도’(道)라고 하는지요?
“증산도는 자연섭리를 바탕으로 하는 진리입니다. 증산도의
진리가 자연섭리이고, 자연섭리가 곧 증산도의 진리입니다.
그 자연섭리를 한마디로 ‘도’라 합니다. 도는 자유지리(自由之理)이며, 자유지기(自由之氣)입니다. 스스로 있는 이치,
스스로 있는 기입니다. 사람을 비롯한 우주만유가 이 도를 거치지 않고는 생겨날 수도,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 증산도 교리의 바탕인 우주년의 핵심원리는 무엇입니까.
“지구가 1년동안 태양을 안고 한바퀴 공전하면 12만9천6백이란 숫자가 나옵니다. 하루에 지구가 한바퀴, 즉 3백60도씩
자전을 하면서 그걸 1년 3백60일동안 거듭하면 지구는 총
129,600 (=360×360)도를 회전합니다. 이게 지구년의 정도수(正度數)입니다. 우주년도 지구년과 똑같이 한치 차이도 없이
같은 도수로 운행합니다. 우주년은 지구년수로 12만9천6백년이 됩니다.
지구는 1년동안 12만9천6백도를 운행하며,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四時)의 변화작용을 일으킵니다. 봄에는 물건을 내고(生), 여름철에는 기르고(長), 가을에는 그
진액을 전부 뽑아 모아서 열매를 맺고(斂), 겨울에는 폐장(閉藏)하고, 새 봄이 되면
다시 새싹이 올라옵니다. 마찬가지로 우주년도 12만9천6백년을 1주기로 하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춘하추동 사시가 있습니다. 생장염장의 춘하추동 질서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초목도, 우주만유도, 인류역사도 모두 그 이치를 따라 생장염장합니다.”
─ 증산 상제께서 ‘이때는 개벽시대’라고 하신 의미는 무엇입니까.
“동·서양의 철인(哲人)들이 너나없이 앞으로 한번 세상이 뒤집어진다고들 합니다.
그게 이치를 알고 보면 이런 겁니다. 지금은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때입니다. 즉, 12만9천6백년에 딱 한번 있는 하추교역기(夏秋交易期)입니다. 상제님은 그것을 ‘개벽시대’라 하신 것입니다. 12만9천6백의 우주년을 통틀어 사람으로 태어나 가장 큰 일, 가장 보람된 일, 가장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때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입니다. 가을에 열매를 맺지 못하면 봄·여름은 있으나마나 한 겁니다.
사람으로 이 세상에 생겨나 우주 가을철 세상을 만나 성숙하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습니다. 또 지나간 세상의 각색 문화권, 국지적 문화권이 알고 보면 앞으로
통일문화권, 열매기문화권, 결실문화권 하나가 여물기 위해 필요했던 겁니다. 그런
통일문화권을 들고 나오는 분이 바로 증산 상제님입니다.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때가 되면 우주의 주재자가 직접 사람으로 옵니다. 하늘·땅이 생길 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한국은 지구의 穴자리
─ 증산상제께서는 왜 한국 땅을 선택하여 이 세상에 내려오셨습니까.
“지리학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전지구의 혈(穴)에 해당합니다. 세계 지도를 펴놓고 보십시오. 일본이 우리나라를 바짝 싸안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이 바로 내청룡(內靑龍)입니다. 그리고 중국 대륙,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게 모두 내백호(內白虎)입니다. 저 중국 대륙을 보십시오. 백호가 오죽이나 실(實)합니까. 그야말로 만첩백호(萬疊白虎)입니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이 다 외청룡(外靑龍)이고, 아프리카
대륙이 외백호(外白虎)이며, 호주는 우리나라의 안산(案山)입니다.
그러면 물 빠지는 곳, 파(破)는 어디냐? 파(破)는 대만해협입니다. 또 동해, 서해 바다가 내명당수(內明堂水)이며, 태평양 물이 외명당수(外明堂水)입니다. 저 곤륜산,
중국 대륙의 물이 양쯔강, 황하, 요하를 거쳐 서해로 다 빠집니다. 이렇게 전지구의
혈이 우리나라입니다. 그래서 우주 주재자가 지구에 오실 때는 꼭 우리나라로 오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천지공사(天地公事)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증산 상제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천리(天理)와 지리(地理)와 인사(人事)에 합리적인 최선의 방법으로 새 세상의 판도를 짜 놓으셨습니다. 그걸 천지공사라고 합니다.
묶어서 말하면 인류의 과거 역사를 재료로 삼아 상제님의 대이상향을 실현할 수 있는 앞세상의 운수를 짜 놓으신 것이라는 말입니다. 상제님께서 신축(1901)년에 도통하시고 나서 보니, 그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원신(寃神), 역신(逆神)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세상에 왔다 간 사람치고 원한 맺지 않고 죽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 죽고 나면 유형인 몸뚱이는 흩어져버립니다. 하지만 무형인 신명(神明)은 그냥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니 살아 생전의 한(恨)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원한 맺힌 신명이 뭉치고 또 뭉쳐 이 하늘·땅에 가득합니다. 이런 신명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않고는
좋은 세상을 건설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제님은 이런 원신(寃神), 역신(逆神)을 비롯하여 인류문명 발전에 공헌했던 문명신(文明神), 특정 지역을 주재하는 각
민족의 지방신(地方神), 각 성씨의 씨족신 등을 두루 포괄하는 우주의 신명정부(神明政府), 즉 조화정부(造化政府)를 조직했습니다. 그래서 이 조화정부의 성신들을
거느리고 앞세상이 굴러갈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우리나라의 6·25 전쟁, 이런게 다 상제님께서 공사보신 그대로 전개되는 겁니다.”
─ 21세기 민족의 최대 과제인 남북통일 문제를 증산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도전’(道典)에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이라는 상제님 말씀이 있습니다. 일만 나라, 즉 지구촌의 살 계획은 오직 남쪽 조선에 있다는 말씀입니다. 상제님께서 공사보실 당시에는 남조선·북조선의 구별이 없었습니다. 그냥 하나인 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제님은 이미 1백여년 전에 남조선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 남북의 대치상황이 서로 샅바를 움켜쥐고 기회를 엿보는 씨름판과 같습니다. 이걸 상제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씨름판대는 조선의 삼팔선에 두고 세계
상씨름판을 붙인다.
만국재판소를 조선에 두노니 씨름판에 소가 나가면 판을 걷게 된다.’ 그런데 얼마
전 휴전선으로 소가 나가지 않았습니까. 정주영씨가 소떼 5백마리를 몰고 북한으로
올라갔습니다. 1천마리 중 반이 넘어갔습니다. 소가 나가면 씨름판이 다 끝나는 겁니다. 이제 세상이 익을대로 다 익었습니다. 이번에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휴전선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통일정부가 우리나라에 들어섭니다.”
세계 통일정부 한국에 들어선다
─ 증산도에서는 인류심판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합니까.
“상제님은 개벽하는 그날까지 온 인류가 편하게 잘 먹고 잘 살도록 공사를 보셨습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사는 날까지는 문화를 향유하며 최대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신 겁니다. 그렇게 하시다가 종국적으로는 병겁(病劫)으로 이 세상을 심판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차마 못할 소리지만, 개벽기가 되면 오다 죽고, 가다 죽고, 서서
죽고, 밥먹다 죽는 그런 괴이한 병이 생깁니다. 이 괴병이 전세계를 3년동안 뒤집어놓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병이 창궐하느냐. 그건 지난 봄·여름 세상동안 인류가
워낙 많은 원한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세월의 숱한 죄업을 해소시키는 과정에서 곪을대로 곪은 원한의 종기가 터져나와 개벽철에 괴질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큰 환란이 있습니다. 우주의 여름 세상과 가을 세상을 구분짓는 경계가
뭐냐. 그건 다름아닌 지축 정립(正立)입니다. 잘 알다시피 지금은 지축이 동쪽으로
약 23.5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개벽이 일어날 때는 이 기울어진 지축이 정립합니다. 지축이 서서히 틀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틀어져버립니다. 그런 시기를 전후하여 일본은 절반도 넘게 바닷속으로 빠져버리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같은 데도 물로 들어갑니다. 반대로 어떤 곳은
바다가 솟구쳐 대륙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개벽 세상에 자기 자신도 살아야 하고,
또 자신이 사는 진리로 가족도 살리고, 남도 살려야 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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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도 安雲山 宗道師의 校旨.
도로써 세상을 밭갈고, 의로써 근본에 보답하라. |
─ 앞으로 개벽이 온다면 개벽을 극복하고 살아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상제님은 9년 천지공사의 총결론으로 의통(醫統)이라는 특수한 대권을 전하였습니다, 이 의통을 전수받아야 괴병을 극복하고 후천세상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세계 인류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증산도가 바로 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증산도의 궁극 목적은 개벽철에 사람을 살려 새 세상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 개벽은 언제쯤 올 것으로 보십니까.
“그 해답은 증산 상제님 말씀을 모아 놓은 “도전”(道典)에 다 나와 있습니다. 또
김일부(金一夫) 선생이 지은 “정역”(正易)만 봐도 지축 틀어지는 것은 다 나오지
않습니까. 상제님 말씀 중에 ‘칠월칠석삼오야’(七月七夕三五夜) ‘동지한식백오제’(冬至寒食百五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게 세상 돌아가는 비결을 말씀하신
겁니다. 여기서 ‘칠월칠석삼오야’는 해방되는 날짜를 말씀하신 겁니다. 1945년
8월15일이 음력으로 7월7일, 즉 칠월칠석입니다.
그리고 3+5=8, 3×5=15, 이렇게 ‘삼오야’라는 세 글자는 양력 8월15일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동지한식백오제’는 병겁이 터지는 시점에 대한 말씀입니다. ‘동지한식백오제’, 동지(冬至)부터 한식(寒食)까지는 1백5일이라는 이 일곱 글자 속에
이 세상 매듭짓는 문제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도비(道秘)가 되어 차마 공개하지 못합니다.”
21세기는 世界一家시대
─ 증산도에서는 21세기가 어떤 시대가 될 것으로 봅니까.
“21세기는 통일문화시대, 세계일가(世界一家)시대가 됩니다. 지금은 우주의 여름
세상이지만 머지않아 개벽을 하고나면 우주의 가을 세상이 열립니다. 천지(天地)도
성공하고, 사람도 성공하고, 신명도 성공하는 때가 바로 가을 세상입니다. 앞세상은
신인(神人)이 합일(合一)하는 세상입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전부 태을주 수도를
해 다 도통(道通)을 합니다.
도통이 대중화되는 그런 좋은 세상이 됩니다. 빈부 차별도 없어지고 그야말로 지상선경(地上仙境)이 됩니다. 조만간 지구촌 문명시대를 넘어 우주촌 문명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거짓말같은 실담(實談)을 하나 더 하면 앞세상에는 오래 사는 사람은
1천2백세를 살고, 보통 사람은 9백세를 살고, 일찍 죽는 사람은 한 7백세 정도 삽니다.”
─ ‘태을주’라고 하는 수행 주문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태을주의 놀라운 능력을
체험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태을주’가 가진 능력은 어떤 것입니까.
“‘훔치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파하’, 이게 태을주입니다.
한마디로 이 태을주(太乙呪)는 인류의 생명수입니다. 생물에게 산소(酸素)와 같은
것입니다. 나 자신이 아주 어려서부터 태을주를 읽었습니다. 12세 때 한 1주일 집중해서 태을주를 읽었는데 그때 이미 나름대로 초통(初通)을 하고 태을주의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바른 마음을 갖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면 신명(神明)이 열려 세상만사가
다 훤해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이 세상에 태을주보다 더 좋은 수행 주문은
있을 수 없습니다.
또 태을주를 많이 읽어 태을주 기운이 몸에 잔뜩 간직되어 있으면 사고나 재앙 같은
화(禍)를 면할 수 있습니다. 태을주에 나오는 ‘태을천 상원군’(太乙天 上元君)은
전 인류의 뿌리조상이라고 알면 됩니다. 이때는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개벽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의 뿌리, 부모, 조상을 부정하면 살아날 도리가 없습니다. 이 태을주가 후천선경을 건설하는 젖줄이요 생명줄입니다. 상제님 9년 천지공사의 총결론이 의통인데 그 의통이 바로 태을주 기운을 유형화시킨 것입니다.”
─ 증산도 신도 구성을 보면 여타 종교와 달리 장년층보다 젊은층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은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증산도는 단순한 기복신앙이 아닙니다. 죽어서 잘 되자는 그런 진리가 아닙니다.
이건 새 문화, 새 세상을 여는 사상운동입니다. 지축이 틀어지고 병겁이 터지는 그런 개벽철에 최선을 다해 사람을 많이 살려 후천의 새 세상을 열자는 진리입니다.
이걸 제대로 알려면 우주원리도 알아야 하고 또 신명계(神明界)도 공부해야 하며 또
천지공사도 알아야 하고, 태을주 수행도 해야 합니다.
이게 그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자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또 남자들이 많은가 봅니다. 내가 요사이는 기회만 있으면 여자를 많이 포교하자고 그럽니다. 개벽할 때 남자만 살면 되겠습니까. 남자 여자가 반반씩 살아야지요. 앞으로 진리를 대중화해 남녀노소 구별없이 누구나 다 쉽게 증산도를 신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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