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기행 1 - 프랑스 <쉬농소성>

[김정애]

                                   서유럽을 다녀 와서

  서양사의 중심무대였던 유럽, 그동안 스크랩해 두었던 유럽에 대한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그 이미지속으로 직접 들어가보기를 얼마나 기다려왔던지! 그러나 막상 다녀오고 보니 아쉬움은 더 남는군요.

2주 동안 서유럽(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을 여행하면서 보고 들었던 것들을 사진을 위주로 약술하여 올려 봅니다.

  2007년 8월 4일 오후 인천공항, 예정보다 1시간 늦은 2시 40분에 비행기가 이륙하여, 다른 땅에 대한 기대감과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교차하고 있을 때 우리는 어느새 구름위를 날고 있었습니다.

‘구름위의 산책’이라는 말 그대로 비행기는 한반도를 벗어나 산뚱반도를 지나, 끝없이 이어지는 고비사막위를 날으고 있군요.

아래를 내려다보면, 꼭 강가에 앉아 완만하게 흐르는 강물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듭니다. 사막은 강바닥의 모래톱처럼, 엷은구름은 수면위를 흘러가는 부유물처럼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 구름에 사막 가듯이 -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저 사막이 언젠가는 초원으로 바뀌게 될 날이 있을 것이라 염원하며, 기내식과 졸음으로 창의 스크린을 내려야 할것 같군요

서쪽으로 4,500마일을 날아 11시간 여의 비행후에 스크린을 올리니 오후 햇살이 비쳐듭니다. 생 떽쥐베리의 ‘어린왕자’는 그의 작은 별에서 노을을 보기 위해 의자를 조금씩 서쪽으로 옮기면 아주 오랫동안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지구에서는 얼마만한 속도로 서쪽으로 가야만 노을을 항상 볼 수 있을까? 지구의 자전속도만큼? 이런 생각을 하며 운항정보의 비행속도를 보니 항속거리 약 800km 정도로 날고 있네요.

아, 드디어 프랑스 땅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마치 바둑판 같은...

잘 정리된 경작지가 유럽 제1의 농업국가임을 증명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러고 보니 고흐의 그림이 이해가 될 것도 같습니다.

                   <고흐- 라 크로의 추수>

파리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1시 40분, 한국에선 한참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지만 시간을 7시간 뒤로 되돌리라는 여행사 인솔자인 박선생의 말을 듣고 시간를 맞추니 6시 40분,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시차가 8시간 늦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섬머타임적용으로 7시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프랑스에서 첫째날 (8월 5일)

  아름다운곳에 대한 기대는 정말 가슴설레는 일입니다. 아침 6시 호텔측의 모닝콜로 시차적응할 필요도 없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크르와상, 바게트, 플루츠칵테일, 베이컨, 햄, 소시지, 우유, 각종 시리얼 등으로 한 상 잘 차려 먹고 전용 미니버스에 올라 첫번째 여행지인 프랑스의 고성지대로 갑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강인 루아르강(1,010km)변은 역대 왕들이 세웠던 아름다운 고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고성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쉬농소성과 가장 큰 성인 샹보르성으로. 

프랑스의 제6번 고속도로 - 일명 '태양의 도로'를 달려서

지평선을 이루는 거대한 밭과 자작나무숲을 지나고, 오를레앙을 지나고... 아! 오를레앙, 잔다르크의 고향이지요. 영국과의 백년전쟁(1337-1453)에서 프랑스가 계속된 패배로 멸망할 위기에 있을 때, 신의 계시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그리고

포플러가로수가 정다운 국도로 접어 듭니다.

햇빛이 눈부시게 강하지만 그늘은 시원~합니다. 우리나라 칠월의 햇살에 9월의 날씨를 합친것 같군요.

쉬농소성으로 들어가는 플라타너스 우거진 숲길에 들어서니 하늘이 보이지 않는군요. 이곳의 플라타너스는 왜이리 키가 큰지...

옛 귀족들의 놀이터 루아르지방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루아르 계곡(Loire Valley)은 엄청난 재산을 들여 호화로운 성들로 가득채운 왕들과 귀족들의 놀이터였었다고 합니다. 호화로움과 신비로움을 겸비한 고성들의 본고장 루아르는 '프랑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곳으로 가장 프랑스적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역사의 산실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서 있는 중세와 르네상스시대의 건축물들, 절대 왕정시대의 화려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쉬농소성>

  루아르강의 지류인 셰르(le Cher)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이 성은 16세기 초부터 지어지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초기 르네상스식과 고딕양식의 절묘한 조화가 특징이며 여성스럽고 섬세한 외관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특히‘ 여인들의 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성의 역사속에는 여섯 명의 여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먼저 이 성은 마크 가문의 성과 공장이었는데 프랑수아 1세 때 징세관인 토마 브리코네가 인수하여 1513∼1521년 축조하였는데 부인인 카트린이 성 건축을 도왔고, 1547년에는 앙리 2세가 이 성을 20세 연상의 애첩, 디안느 드 프와티에 백작부인에게 주었답니다. 그녀는 다리를 건설하고 정원을 장식하였다고.

앙리 2세가 사망한 이 후에는 앙리 2세의 왕비인 카트린느 드 메디치가 디안느를 몰아 내고 성을 가꿨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앙리 3세의 부인 루이 드 로렌 보데몽이 살았고, 사후에는 그 조카인 프랑소와즈에게 상속되었으며, 1733년에 클로드 뒤펭에게 소유권이 넘어 갔다고 합니다. 휴~ 건축대장 대로 읽으려고 하니 숨이 차군요. 

그녀는 몽테스키외, 볼테르, 장자크 루소 등을 성으로 자주 초대했다고 하며, 현재의 소유주는 1913년에 이 성을 구입한 초콜렛 회사 사장 앙리 메니에( Henri Menier)라고 합니다.

                            <쉬농소성 해자>

성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 커다란 홀이 있고, 오른쪽 계단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아름다운 빛을 받으며 올라가면 많은 방들이  옛모습을 간직한 채 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까뜨린느 드 메디치의 초상화>

 초상화 바로 아래 아기들이 기대고 있는 둥근 공에 금으로 새긴 백합문장은 힘, 지혜, 용기를 상징하는 프랑스 왕실의 문장, 아래 왕관을 쓴 글자는 삼각관계를 이루는 세 인물들의 첫글자-앙리(Henri)2세의 H와 디안의 D, 그리고 까뜨린느의 C-를 따서 합친 이니셜이라고 합니다.

까뜨린느 드 메디치 하면 프랑스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연출했던 1572년 ’성 바르톨메오 축일의 대학살’이 떠 오릅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여왕 마고’가 있지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1994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합작으로 파트리스 셰로가 감독한 작품입니다. 

 당시 권력과 종교투쟁에 대한 해석 때문에 기억이 납니다. 이자벨 아자니가 마고로 분하고, 까뜨린느 역으로 비르나리지가 분했는데 영화속의 까뜨린느와 이 초상화가 닮았다는 것을 알겠군요.

그런데 까뜨린느 드 메디치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르조아 출신의 명가 메디치가의 딸로서 아주 영특한 여자였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앙리2세와 정략결혼을 하면서 이탈리아에서 가져 왔던 식문화가 오늘날의 프랑스의 식문화의 틀이 되는데 기여하기도 했고 즉, 피렌체의 선진문물을 프랑스에 전한 거지요. 예술을 사랑했고 오후에 가게 될 샹보르성을 건축한 프랑수와 1세의 며느리로서 시아버지의 건축에 대한 열정을 물려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앙리 2세 사후 아들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섭정을 시작하여  메디치가의 딸답게 독살과 음모, 계략을 서슴치 않고 행하여 왕권유지와 권력신장에 진력하지요. 그녀는 아들들이, 손자들이 대대로 왕위를 이어 프랑스를 통치하기를 바라지만 결국 앙리 3세가 죽으면서 왕위는 마고의 남편 즉, 사위인 앙리 드 나바르(앙리 4세)에게로 계승됩니다.

이로써 261년(1328-1589)에 걸쳐 13명의 왕들을 배출한 발로아왕조가 끝나고 절대왕권을 휘둘렀던 부르봉왕조가 시작된 거지요.

주방에는 사냥물을 조리했던 식칼과 커다란 도마 그리고 수많은 동프라이팬들이 벽에 주렁주렁 걸려 있습니다. (테팔의 원조?)

        <앙리2세의 애첩 디안 드 프와티에의 정원>

성에서 내려다보면 오른쪽에 앙리 2세의 애첩인 디안 드 프와티에 백작부인의 정원이 커다랗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에 있는 작은 정원은 까뜨린느의 정원이라는 군요. 참~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옆에 있는 건물은 이 성에서 최초로 지어진 건물로 창고이며, 둥근벽을 타고 올라가는 꽃이 무슨 꽃인가 했더니 능소화군요.  

밖으로 나오면 왼쪽으로 잘 가꾸어진 나무 사이로 야외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쉬어 가고 싶지만 박선생이 빨리 가야된다고 어찌나 재촉을 하든지.. 

점심을 먹기 위해 쉬농소마을로 들어 갔습니다.

아담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집들과 거리,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머물고 싶군요. 첫날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예쁜 레스토랑에서 닭요리로 점심을 먹고 샹보르성을 향하여...갔지요.

[이선애]

진짜 갔다온거 맞나??? 와 김정애샘 얼굴은 하나도 안 보이노??? ㅎㅎㅎ

[김정애]

ㅎㅎ 찍사는 항상 카메라 뒤에 있지요~ 그리고 주인공은 뒤에 나타난다고 해서..

[구름나그네]

이선애님! 김정애님과 서유럽을 동행했던 대전의 그름나그네입니다. 서유럽을 갔다온 것은 맞고요. 맞고 . . . 김정애님! 제 인물 어디있나 열심이 보아도 . . .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잘 보고 갑니다.

[이은명]

스테인드그라스에 햇빛이 비치면 정말 환상적이겠내요. 너무도 잘 가꾸어진 정원과 성을 거닐어 보고 싶은 충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