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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저에게 매우 인상깊은 글이었습니다.
출처는 대구파워클라이밍센터 권종국님의 글입니다. 읽어보시고 유용하게 활용하세요
● 암벽등반을 잘 하기 위하여...
클라이머의 소원은 모든 코스를 잘 오르는데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바윗길을 더욱 잘 오르기 위해선 다양한 트레이닝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암벽등반에 스포츠 개념이 도입된 이래로 수많은 육체적인 트레이닝 방법이 비교적 많이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의 프리 클라이밍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글은 나의 짧은 클라이밍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등반 원칙을 어설프게 서술한 글이다. 지금까지 많은 지면에서 등반에 대한 트레이닝이나 고 난이도를 경쟁적으로 실어왔다. 그 결과 프리 등반에 대한 육체적인 트레이닝 방법은 비교적 많이 소개되어 전반적으로 등반 수준이 놀랄 만큼 향상 되었으나,
과정은 희석된 채 결과 만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로 전락해 버린 느낌 마저 든다. 그래서 미약하나마 짧은 붓을 들었는데 육체적인 트레이닝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등반 원리를 찾아 보려고 노력했다.
대구에서도 프리 클라이밍의 물결이 싹튼지 어언 10년이란 세월이 가까워 오지만 대구의 프리 클라이밍은 아직도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보급과 발전은 저조한 편이다.
지금까지 이런 벽을 뛰어 넘기 위해 많은 선배 분들이 분투 노력해 왔다. 선배와 후배의 가교 역할을 맡은 지금의 우리는 대구 프리 클라이밍의 발전을 위해 작은 씨앗이 되어야 한다.
그 씨앗은 이미 연경 도약대 부근 암장 개척(1996. 4-10.)에서 부터 대구 최대 개척인 유학산(1차:96.11∼97.5. 2차:98.1-)으로 이어졌으며, 계속해 다양한 프로젝트가 구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미약한 글이 더 큰 작업을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며, 이 글을 통해 후배 여러분들이 대구의 클라이밍을 새롭게 이끌어 나갈 주역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때론 내용의 비약이 심한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이는 쓴 약이 몸에 좋다라는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읽어 주었으면 한다.
Ⅱ 어떻게 등반 할 것인가?
1.기(氣)로 등반하라 등반이란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이며,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처음 바위를 대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반에서 힘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힘 만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 등반이다. 프리 코스는 대개 10m 내외에서 40m 정도까지를 등반하게 된다. 주어진 코스에서 등반자는 자신의 힘을 얼마나 아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가름된다. 그러나 인간에게 힘이란 어느 정도의 한계가 주어진다 (개인의 능력에 대한 한계) 그럼 이러한 힘의 한계를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 이것은 등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 힘의 극복, 첫번째 방법은 발란스이고 둘째는 루트 파인딩 능력, 세째는 인내력이다. '갑'과 '을'은 힘이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갑'이 '을' 보다 발란스가 우수하다면 누가 더 좋은 등반을 펼치겠는가? 이 물음의 답은 우문(愚問)에 불과하다. 두 번째 요소인 파인딩 능력은 뒤에서 다루기로 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 요소이다.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사람이라면 펌핑이나 손가락 풀림을 자주 경험하는데 클라이머는 펌핑이나 손가락이 풀려도 치고 나갈 수 있는 정신력-인내력을 길러야 한다. 즉 기가 강해야 훌륭한 클라이머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주로'오기'로 등반을 했다고 말한다. 이런 "氣"의 힘으로 등반을 하면 한계란 쉽게 오지 않는다. 어느 한 코스를 오를 때 자신의 체력을 100% 완전 소모한 후 기로 등반했다고 하면 그날 다른 코스를 오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힘은 한번 소모되면 약간의 휴식으로 보충이 되나 氣는 한 번 빠지면 쉽게 재 충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한 등반가가 예전에 5.13(당시 최고 난이도)을 등반하고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앓아 누웠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이와 같이 기로 등반을 하게 되면 자신의 체력, 정신력, 지구력 등을 능력 보다 120% 이상 발휘할 수 있다. 구 소련의 클라이머들은 최선을 다해 등반했는가? 의 물음에 추락 후 맥박을 재어 본다고 한다. 1분당 맥박 수가 180회를 초과했을 때 최선을 다한 등반이라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때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신에 대해 심한 질책과 반성을 한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맥박 수는 평온한 상태에서 60-70회, 운동선수들은 40-50회가 정상이다. 1분 당 맥박 수 180회. 이 수치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100m 선수의 최대 전력 질주,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에 골인한 뒤 쓰러질 정도의 노력, 마치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모든 체력, 아니 그 이상을 소비해야만 이러한 수치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단순 과도한 육체적 운동으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체력을 모두 소모한 뒤 "기"-"정신력"으로 행한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클라이머의 최대의 적인 펌핑, 손가락 풀림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정신력인 것이다. 자신이 한 코스에서 얼마만큼의 기를 쏟아 붓는가에 따라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힘에 부치는 한 코스를 최선을 다해 등반한 뒤 자기 몸을 지탱할 힘도 없이 땅에 푹 주저앉아 버리는 등반, 이것이 참 등반이요 우리가 배워야 할 등반자세인 것이다. 유학산에서 손정준씨가 TK의 부활(5.13d)을 등반하고 내려 왔을 때 우리는 물 한 잔을 권했다. "지금은 속에서 막 올라 올려고 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 하겠어요." 우리는 그에게서 참 등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등반가가 한 코스를 얼마나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 올랐는가 아닌가를 쉽게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한 코스를 오른 뒤 몇 시간 후쯤 그 코스의 개념도(홀드 위치 방향 크기 등)를 그려보도록 한다. 열정과 기로 오른 사람이라면 몇 주일 아니 몇 달이 지나도 그 코스 개념 도를 아주 생생하게 그려 놓는다. 그 만큼 홀드 하나 하나에 쏟는 열정과 집중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과연 여러분은 단순히 홀드를 따라 오르는 행위만을 하는 것은 아닌지 직접 실험해 보기 바란다. 기가 없으면 쉽게 후퇴하고 쉽게 주저앉는다. 새로운 등반지를 찾아다니다 보면 바위가 너무 웅장해 기가 죽는 경우가 있다. 바위에 압도당한 나는 너무나 초라한 인간일 뿐. 이런 바위에선 쉽게 등반이 되질 않는다. 내 마음이 너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낱 인간과 대 자연의 기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대 자연 앞에서도 최소한 꺾이지 않을 정도의 기를 쌓아야 한다. 또한 클라이머는 손끝과 발끝에 기를 모으는 훈련을 해야 한다. 등반은 다양한 근육이 사용되고 각 근육에 알맞은 힘의 배분이 요구된다. 그러나 등반은 모든 근육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든 풀잎이 힘없이 쓰러지는 것과 같이 온 몸에 힘을 빼어야 한다는 어려운 주문이 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그만큼 지구력은 떨어지고 발란스는 약해지기 때문이다. 온 몸에서 빼낸 힘을 손끝과 발끝에 기를 모으고 등반을 할 때 비로소 수직의 벽에서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힘있는 자 발란스를 키우고 발란스 있는 자 힘을 키워라 .
초보자들에게 등반을 가르치다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남자는 모든 문제를 힘으로 극복하려고 하고, 여자는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발란스로 극복하려고 한다. 힘은 제한적이나 발란스는 무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 보다 빨리 등반한계를 만나게 된다. 힘은 상대적이다. 등반에 사용되는 힘은 자신의 몸무게와 발란스, 발 끝의 체중 분산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턱걸이를 20개 하는 사람이 힘이 좋다고 말할 수 없고, 턱걸이를 1개도 못하는 사람이 힘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등반에서 힘이란 상대적이기 때문이고 바위에선 최대근력 뿐만 아닌 근 지구력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이 턱걸이도 많이 한다면 최상이겠지만 그에게는 더 많은 힘의 개발을 필요로 한다. 최근 남자보다 힘이 약한 여자가 5.14를 등반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물론 그녀의 힘은 대단할 것이다. 그러나 14를 등반하는 남자 클라이머와 비교한다면 그녀의 힘은 미약할 것이다. 바위에서 힘이란 근력의 개념을 뛰어 넘어야 한다. 힘의 종류에는 한번에 최대로 발산할 수 있는 힘(최대 근력)이 있는가 하면 오래 버틸 수 있는 힘(근 지구력)등 있다. 남자는 보편적으로 최대근력이 여자 보다 높고, 과감성도 있다. 그러나 여자는 유연성과 발란스가 남자 보다 우수한 편이다. 따라서 남자는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함과 동시에 발란스가 힘의 절약을 지원해 주는 방법 즉 최대근력은 조금씩 키워나가는 대신 발란스와 근 지구력의 트레이닝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여자는 유연성과 발란스의 장점을 적극 키우면서 계속적으로 힘(최대근력과 근지구력)을 보충해야 한다.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다람쥐 채 바퀴 도는 것과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힘이 부족해 힘을 키우다 보면 발란스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발란스가 보충되면 지구력, 그리고 또 힘, 발란스, 지구력... 이것이 발전일 것이다. 자신의 장점은 키우면서 단점을 하나 둘씩 보충해 나가면 실력은 높이지게 되고 그 난이도에 맞는 새로운 힘과 발란스, 지구력이 필요하게 된다. 클라이머들은 등반이나 트레이닝 후에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가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파트너나 팀원이 단점을 일러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스스로 처방을 해야만 한다.(단점:아집과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리고 처방에 따라 2-3개월을 투자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단점을 보충할 수 있고, 자신의 등반 난이도에 맞는 발란스와 힘을 구사할 수 있다. 힘있는 자 힘의 한계로 울고 발란스 있는 자 힘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충해 나갈 때 대구에서도 우수한 클라이머가 많이 배출될 것이라 장담한다. 장점만 보고 단점을 보지 못하거나, 장점이 단점을 커버한다는 안일한 생각은 발전에 가장 큰 저해요인이 된다. 항상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묵묵히 연습에 몰두해 내재돼 있는 실현 가능한 잠재력을 빨리 깨우는 자기성찰이 있어야겠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고 했다. 힘있는 자 자신의 힘만 믿고 있으면 스스로의 한계로 인해 슬럼프에 빠지게 될 것이다.
3 . 고정관념을 깨라
여러 사람이 등반하는 모습을 보면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자주 생각한다. 저 홀드는 안 잡아도 되는데, 저 발란스 보단 이 발란스가 훨씬 더 유리한데..., 어떤 사람의 등반 모습만 흉내내는데 급급함을 자주 느낀다. 물론 모방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자신의 체형으로는 무척 어려운 발란스를 굳이 따라할 필요는 없다. 공식화된 등반 모습. 등반에서 외통은 없다. 어떤 사람이 특정 발란스로 올랐다고 해서 그것이 정석은 아니다. 자신이 따라 해보고 자신의 체형과 맞다면 적극 받아 들여야 하겠지만 자기에게 좀 과하다고 느낄 땐 자신만의 발란스를 찾아야 한다. 클라이머는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다. 스타일에는 등반자의 성격으로 결정되는 등반 스타일과 발란스 포인트로 결정되는 발란스 스타일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등반 속도의 강약, 또는 순발력 적극성의 유무 등으로 나눌 수 있고, 후자는 무술의 계파와 같아서 특유의 발란스가 존재한다. 이는 지문과 같아 계파를 형성한다. 즉 누구에게 배우는가에 따라 특유의 발란스가 몸에 배이게 되며 이것은 쉽게 소멸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고유의 스타일을 깨라는 것은 아니다. 경험자는 초보자에게 가장 쉬운 방법 즉 정석을 소개해 주지만 각자에게는 자신의 체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최선은 될 수 없다. 따라서 클라이머는 많은 트레이닝으로 자신의 등반 스타일을 구축해야 한다. 모방에서 창조의 과정이 있어야지, 창조의 과정은 사라진 채 모방만을 한다면 결국 어떤 선을 넘기란 힘들 것이다. 대구에서 내 노라 하는 클라이머들은 대구 바위는 눈감고 올라갈 정도로 홀드 위치, 크기, 발란스를 훤히 알고 있다. 이때가 되면 등반이란 것은 한낱 유희에 불과하다. 여기에 머무른다면 발전이란 없다. 등반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실험정신이 있을 때 발전 단계를 높일 수 있다. 실내암장에서 트레이닝 하는 사람(내 자신을 포함해)들을 관찰한 적이 있다. 나는 여기서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몸을 풀기 위해 페이스에서 오버 행으로 트레버스를 할 때 매번 70-80% 똑 같은 홀드를 잡고 딛는 것이다. 설령 홀드의 위치는 다를지언정 거의 유사한 동작으로 움직이고 있다. 나 만 이런 습관적 행동을 하는가 싶어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들도 나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와 같은 습관적 행동으로 인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것만큼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 또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트레이닝 중에 거의 모든 동작이 'i'-'L'근육만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어떤 한 사람의 등반 동작을 살펴보았다. 그는 30 동작을 취하면서 "V"자 동작은 단 3동작만을 취하고 나머지 동작은 "I"에서 "L" 동작으로 계속 이어져 갔다. 실제 등반에선 'L'자보다는 'V'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그렇게 하고 있다. 어제의 사실이 오늘 진실이 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과거에 집착하는 행위 또 새로운 사조를 거부하는 행위는 클라이머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수정해야 한다. 이런 습관적 행동은 불필요한 발란스를 몸에 베이게 하고 이런 행동은 안락함의 추구이며, 질적인 트레이닝 보다는 다분히 과시적 전시적인 트레이닝을 위주로 하는 행위인 것이다. 실내암장에서 트레이닝을 할 때나 등반을 할 때 선배는 후배에게 on -sight 기회를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on -sigh 등반을 할 때 자신의 독창성이 가장 많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등반 모습을 보았다면 거기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앞 사람이 등반에서 실패했다면 다행이지만 혹 성공했다면 다음 사람은 그것이 모범답안 인 양 쫓아한다. 클라이머는 이래선 안된다. 자신이 파인딩한 무브를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야 되기 때문이다. 클라이머에게도 예술가와 같은 창조 정신이 필요하다. 답습과정에서 공부를 한 뒤 자신만의 독특한 창조성이 연출되어야지 창조가 결여된다면 발전이란 기대하기 힘들다. 실내암장에서 찍기 트레이닝을 할 때 사람마다 발 포인트가 조금씩 다름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등반 스타일과 체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단순히 따라하는 등반은 득 보다 실이 많다. 체육학적으로 트레이닝의 목적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학습을 통해 안정된 자세를 찾는 것이라 나와 있다. 클라이머들도 이러한 시행착오와 반복학습을 통해 자신만의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지금 온사이트로 등반을 하고 있는데 누가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자신뿐이다. 등반은 팀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지만 실제로 벽에 붙으면 개인이 모든 것을 결정해야한다. 프리 클라이밍은 더 더욱 그렇다.
4. 힘을 아껴라
등반 특히 프리 클라이머에게 있어서 힘은 최대의 관건이요 최고의 목표일 것이다. 힘과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든지, 최고 횟수 턱걸이, 숨이 차 오르고 손가락이 풀릴 정도로 가파른 벽에 매달려 더욱 우수한 클라이머를 꿈꾼다. 이러한 인고의 노력 후에 실제 등반에 임할 때 힘을 아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유연한 발란스요 둘째는 정확한 루트 파인딩이다. 이 두 가지가 아주 적절히 가미될 때 등반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힘은 상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머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힘을 길러야 한다. 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근력과 근 지구력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에게 근력 개발은 아주 서서히 이루어진다. 턱걸이를 10개에서 20개로 늘리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근 지구력은 땀방울 수에 비례하나 여기에도 어느 정도의 한계(개인별 한계)는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길은 정신력과 발란스, 힘을 아끼며 등반하는 자세밖에 없다. 프리 클라이머는 컴퓨터와 같은 정확성과 빠른 판단 능력, 적응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힘을 절약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곳에서 힘을 소비했다면 크럭스에서 추락할 확률은 그만큼 더 높다. 등반은 교향곡 같다. 1악장은 발단 부분으로 아주 느린 곡이 연주된다. 그러나 2악장은 빠르고 힘차고 열정적인 선율로 이어진다. 그런 뒤 3악장에서는 두 손에 가득 찬 땀을 좀 씻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4악장은 인간의 참을성을 요구하며 희비의 엇갈림으로 결말 되어진다. 물론 산이란 거대한 자연이요 음악이란 피조물의 작품에 불과해 비유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이런 교향곡을 들을 때 인내가 필요하듯(나의 경우) 등반에서도 많은 인내와 절제된 음률(발란스), 힘의 강약이 조화되어야 완등이란 결실을 맛 볼 수 있다. 힘을 쓸 땐 쓰고 안 쓸 땐 안 쓰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이 법칙을 터득할 때 등반은 한결 쉬워진다. 등반의 강약 조절, 이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노력 뒤에 얻어지는 보물이다. 이것은 제한된 개인의 힘과 지구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가? 의 문제와 직결된다. 등반에는 힘의 소모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힘을 낭비하면서 오르고 어떤 사람은 힘의 강약을 조절하며 오른다.
힘을 아끼며 등반하는 것은 아마도 발란스, 파인딩 능력, 자신의 조절 등과 관계 있으며, 이것이 순조롭게 연결될 때 비로소 조화로운 힘의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선배들은 리듬 있게 등반을 하라고 했다. 참으로 어려운 요구였다. 그러나 바위를 조금 아는 지금 처음 바위를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절도 있는 군인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 내가 그랬듯이. 각이 심한 돌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어진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 한 동작 한 동작이 끊어지는 등반은 조금만 올라가도 힘이 빠져 버린다. 그러나 리듬 있게 등반을 하면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이 리듬은 빨리 등반하라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쉴 지점이 아니라면 부드러운 동작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자신의 발란스를 찾고 자신의 리듬을 찾으면 더 많은 코스를 오를 수 있을 것이다.
5. 완벽한 등반이란 없다
자신이 목표로 설정한 코스를 올랐다고 자만하지 말라! 그 보다 어려운 바윗길은 수없이 많다. 만약 여러분이 여기서 자만한다면 자신의 발전 속도에 가장 큰 브레이크가 될 것이다. 자신이 어떤 코스를 올랐다면 혹 잘못된 발란스는 없는가? 쓸데없는 곳에서 많은 힘을 소모하지는 않았는가? 내 자신의 지구력 또는 근력에 대한 문제는 없는가? 등을 항상 생각하고 반성하라. 단지 특정 코스를 올랐다고 그 코스를 완벽하게 등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이다. 완벽한 등반이란 없다. 자신의 등반 모습을 본 사람이 어떤 충고를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옳다고 인정될 땐 적극 시정하라. 사람은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 노력하게 된다. 만족하는 사람은 더 큰 것을 얻을 수 없다. 사람에게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버려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깨닫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단점을 깨우쳐 주는 것은 파트너의 몫이 크다. 확보를 보는 파트너는 어느 누구보다도 세밀하게 등반 자를 주시한다. 따라서 파트너의 충고가 피와 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 단점을 고치는 방법은 사진과 캠코더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사진은 기록과 추억으로 사용되나 사진을 보고 자신의 자세를 교정시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또 캠코더가 있다면 자신의 등반 모습을 화면에 담아 세밀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등반을 할 때의 생각과는 또 다른 해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클라이머들은 등반에 실패하면 10원 짜리 욕을 내뱉고 실패의 원인을 컨디션 탓으로 돌린다. 나 또한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자위하면서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라고 변명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등반에 실패한 원인은 99.9%가 자신에게 있다. 단 0.1%는 홀드가 깨진다든지 날씨 문제와 같은 외적인 것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이것을 제외한다면 실패란 자신과의 타협일지도 모른다. 만약 여러분이 등반에서 실패했다면 성공을 위한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실력이 못미처 등반이 안되는 코스는 마냥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 코스는 개념 도를 그려 발란스와 rest point, 손잡는 방법, 발 쓰는 법 등을 수없이 연구해야 한다. 또 연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내암장에서 그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함께 함으로써 다음 등반에서는 성공할 확률을 그만큼 높여야 한다. 그리고 등반 전에 생각 즉 루트 파인딩을 얼마나 성심껏 잘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희비는 엇갈리게 된다. 특히 on sight 등반을 할 땐 신중한 루트 파인딩이 있어야 한다. 크럭스가 어디이고,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를 생각한 후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등반 모습을 그려본다. 이런 상상 속에서 가능한 발란스와 어려워 보이는 발란스를 생각한 뒤 과연 어떤 동작이 유효한지를 결정해야 그 코스를 성공적으로 오를 수 있다. 이처럼 한 코스, 한 코스에 자신의 혼을 불어넣을 정도의 신중한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등반에 접목시키는 행위를 할 때 등반 실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다. 왜? 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왜? 라는 의문의 시작. 나는 이것이 왜 안될까?, 다른 사람은 이것이 잘 안되는데 나는 왜 이것이 쉽게 될까? 자신이 왜 안되는지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그 코스는 한층 어려워 질 것이고, 왜 되었는가의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재등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단점의 생각, 장점의 생각.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해답을 얻는다면 바위의 참 맛을 조금은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찾고 이를 보완하는 인고가 있을 때 등반은 한층 더 활기를 찾을 것이다.
6. 내 평생에단 한번 - on-sight는 최고의 산 교육이다
등반의 종류는 다양하다. 프리 클라이밍만 하더라도 톱로핑이 있는가 하면 red-point, 플래싱, 온사이트등 다양한 등반 형태가 있다. 톱로핑은 대개 개척 코스라든가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난이도를 미리 등반해 발란스와 코스 개념을 파악하고 어려운 동작을 해결하기 위한 등반 형태이고, red point는 on sight로 등반을 하다가 추락한 뒤 다시 등반하는 형태이다. 그리고 플래싱은 비록 등반은 해보지 안았지만 그 코스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거나, 다른 사람이 등반하는 모습을 본 뒤 등반하는 행위이다. 클라이머의 최고의 등반 형태요 최고의 산 교육이라 할 수 있는 on sight는 그 코스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첫 눈에 코스를 보고 파인딩 후 오르는 등반 형태이다. 이렇기 때문에 on sight는 한 코스에 평생에 단 한번만의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클라이머들은 어떤 코스는 아껴두었다가 충분한 트레이닝을 한 뒤 완등이란 쾌감을 맛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껴 두기만 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희생이 필요하듯 등반에서도 도전이 필요하다. on sight로 오를 때에는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힘과 잠재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때론 크럭스에 막혀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뚫고 오를 때 희열은 경험해보지 못한 클라이머들은 알지 못한다. on sight등반은 그 코스의 난이도 보다 20-30%의 더 많은 근력과 지구력, 발란스, 과감성,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머들은 on sight를 즐기고 있으며, 많은 관심을 기울려 등반을 시도한다. on sight는 우선 코스에 대한 아무런 정보(기껏 해야 코스명과 난이도 정도만 주어짐)도 없이 등반을 해야 하므로 루트 파인딩 능력을 향상시킨다. 둘째로 등반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발란스가 도입돼 실내암장에서 연습한 발란스를 적극 적용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코스를 등반하다 파인딩에 실패한 부분이 있을 경우 빠른 적응력을 발휘하게 한다. 넷째, 등반 집중력과 과감성을 키울 수 있다. 다섯째, on sight는 많은 근력과 지구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등반 근육을 발달시킨다. on sight는 최고의 산 교육이며 최고의 트레이닝이다. 평생에 단 한번밖에 없는 기회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최선을 다해 등반할 것이고, 또 그 코스가 인근 암장이 아닌 먼 곳에 있다면 더욱 큰 노력을 기울려 등반하게 될 것이다. 프리 클아이밍의 최고의 경험 on sight 여러분도 지금 시도해야 할 것이다.
7. 세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 -잘못된 등반 습관 고치기
모든 것이 그렇듯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 선무당 사람잡는다고 잘못 배운 등반 스타일은 고치기가 무척 힘들다. 한 예를 들자면 어떤 선배는 산에 가서 입으로만 등반을 한다면 후배도 곧 그렇게 된다. 또 파트너가 크럭스에서 텐션하는 버릇이 있다면 다른 한 사람도 그렇게 버릇 길러질 확률이 아주 높다. 다행히 배우는 사람이 '왜?'라는 반문을 제기하면서 나쁜 것을 배우지 않는다면 천만 다행이겠지만 초보자에겐 아직 그런 등반 감각이 없다. 하얀 천에는 짙은 색 물이 쉽게 드는 법! 초보자들에게는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 자신이 접하는 사람의 행동 하나 하나가 쉽게 입력된다. 나를 비롯해 모든 클라이머에게는 등반 습관이 있다. 여러 사람들의 등반 모습을 보고 장점만 뽑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몸에 맞춘다면 최상일 것이다. 이것은 과연 이상(理想)일까? 비록 이것이 불가능 하다할지라도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이런 나쁜 버릇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나쁜 등반 습관이 있다면 이를 교정하기 위해 남보다 100배는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 반복적인 트레이닝으로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고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이를 극복해야만 더 멋진 등반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비롯한 모든 클라이머들은 자신에게 나쁜 단점이 있다고 인식될 때 과감히 이를 깨뜨려야 한다. 어제의 행동이 오늘 그리고 내일 계속이어 진다면 단점은 뼛속까지 파고들어 수술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바로 지금 여러분은 자신의 등반습관, 나쁜 버릇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하고 즉시 수정에 들어가야 한다. 바위는 이러한 나쁜 습관으로 인한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실내암장에서 트레이닝을 할 때 약간의 펌핑이나 숨이 가쁘다고 하여 떨어졌다면 그것이 그 사람의 한계로 자리 매김 된다. 이것을 깨트리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뒤따른다. 어떤 코스를 오를 때 항상 그곳에 가면 텐션을 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이는 그 사람의 능력 문제보다는 습관성의 문제와 자신감의 결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것을 탈피하는 사람은 전진의 기화가 주어지지만 이것을 수용하고 안위하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진보는 허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은연중에 그의 잠재의식 속에는 '그것도 못했는데...'라는 피해의식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잘못된 습관을 과감히 바꾸는 정신도 필요하다.
8. 다다익선(多多益善) - 많은 암장을 섭렵하라.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양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질로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초보자라면 많은 양의 트레이닝(저 강도 고횟수)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5.11-급이라면 질적인 트레이닝을 가미해야만 한다. 그리고 5.11+에서 5.12로 갈려면 질적인 면에서 높고 양적으로도 많은 트레이닝을 해야만 가능하다. 이와 같이 트레이닝은 클라이머의 능력에 따라 알맞은 형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초보자가 어려운 발란스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우선 많은 양의 트레이닝으로 기초를 닦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암장만은 많은 곳 즉 양적인 면을 권하고 쉽다. 대구 인근 바위의 틀에 박힌 발란스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틈나는 되로 아니 틈을 내서라도 여러 곳의 암장을 경험해 많은 발란스와 지구력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 가장 큰 트레이닝일 것이다. 프리 클라이머는 어떤 등급을 오르느냐 보다는 어떻게 오르느냐 즉, 등반 방법론이 더욱 중요하다. 프리 클라이밍에 있어서 최고의 등반 방식은 on sight 리딩이다. 따라서 처음 바위를 접하는 곳이라면 자신의 등반능력 보다 낮은 코스로 몸을 푼 뒤 자신의 능력 보다 조금 낮은 코스를 2-3개 올라 새로운 암장의 암질 홀드 형태, 각도 등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적응을 거친 뒤에 컨디션이 양호하다면 능력 보다 높은 등급을 욕심 낼 수 있다. 또 자신의 등급과 비슷한 코스를 오르지 못했다고 해서 의기 소침한다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체형과 맞지 않은 코스도 있기 때문이다. 등반은 필수적으로 최소한 2명 이상이 하게 된다. 등반을 할 때 한 명의 욕심은 다른 한 명에게는 피해가 됨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무리가 되는 코스라면 5-7번쯤 시도해 보고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포기하는 용기도 팀의 사기를 위해 필요할 것이다. 또 파트너와의 실력 차이가 심하다면 한번은 쉬운 코스, 한번은 어려운 코스를 등반해 모두가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얻어야 할 것이다. 어째든 클라이머는 많은 암장을 등반해보고 거기서 얻은 산 경험을 몸에 하나 둘 쌓아야 한다.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크럭스는 있다. 프리 클라이머는 코스에서의 크럭스 해결, 지구력과 근력을 이용한 완등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주한다. 이러한 피나는 노력의 결실을 빨리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암장을 경험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또 경험에서만 그쳐서는 안된다. 등반을 마친 뒤에는 등반 평가 시간을 가져 자신 또는 팀의 단점이 무엇이며, 암장의 특징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오늘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트레이닝은 어떤 방향으로 해야되는지 연구해야 된다. 지구력에 강한 사람이 계속 지구력을 위한 트레이닝 만 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온실의 장미보다는 들에 핀 야생화가 더 큰 생명의 적응력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인공 암장을 온실에 비유하는 것은 아니다. 실내암장은 야생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적응 장소요 비료와 같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인공암장과 자연 암장은 서로 틀리다고 인식해 실내암장에서 트레이닝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두 암장은 틀리다. 우선 인공암장은 인위적이라서 자연 감이 전혀 없다. 또 루트 파인딩이 쉬운 반면 홀드가 제한되어 있어 세팅자가 원하는 발란스를 읽어야 등반이 가능하나 자연 암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많은 홀드가 분포돼 있어 자신만의 발란스를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루트 파인딩은 어렵다. 코스의 난이도란 이러한 점을 모두 염두에 두고 책정된다. 나의 짧은 경험으론 두 형태의 암장 모두 장단점이 있다. 자연 암장에서는 코스의 제한성으로 인해 on sight 기회가 풍부하지 못하다. 그래서 인간이 창조했는 것이 인공암장이다. 인공암장의 가장 큰 목적은 자연 암장을 더욱 잘 오를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일 것이다. 인공암장과 실내암장은 수도장이라 할까? 수도를 하지 않고 자연 암장에서 해탈을 원한다는 것은 인간의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등반은 자연의 일부다. 따라서 클라이머의 목표도 자연에 있다. 자연에서 더 어렵고 더 높은 벽을 오르기 위해선 그 만큼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럼 어디에서 훈련할 것인가? 어째든 클라이머는 우물 안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전국을 자신의 등반 무대로 삼아야 한다.
사람 사는데 길 없으랴? 볼트가 박혀져 있다면 누군가가 올랐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붙으면 반드시 큰 낭패를 경험하게 된다. 초보자와 경험자의 가장 큰 차이는 코스를 보는 눈이다. 초보자는 그냥 홀드 잡고 딛고 오르면 되지 하는 정도이지만, 경험자는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발란스와 쉴 지점, 크럭스, 손발의 위치 등을 상당 부분 파악하고 오른다. 능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코스는 그냥 오를 수 있는 곳, 어려운 곳, 쉴 지점, 또는 힘을 필요로 하는 곳, 발란스를 요하는 곳,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클라이머가 등반하기에 가장 어려운 코스는 크럭스가 2-3개 연속적으로 이어진 코스이다. 이러한 코스는 5-7m를 무척 어렵게 계속 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심리적 부담과 체력 소모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바윗길을 제외한 대부분 코스는 크럭스 밑에서 좀 쉴 수 있는 홀드가 위치해 있다. 이런 곳이라면 두 팔을 교대로 풀면서 크럭스 부분을 관찰하며 지신의 파인딩이 정확한가 아니면 수정을 해야하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판단이 섰으면 과감한 동작으로 크럭스를 통과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머뭇머뭇 거리면 성공할 확률은 떨어진다. 이 크럭스 부분을 치고 나가면 신기하게도 또 쉴 지점이 나타나는 코스가 많다. 이곳에선 체력을 보충하면서 파인딩이 제대로 안된 상단 부분을 살펴 보아야한다. 물론 쉴 지점은 상대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보다 조금 높은 코스를 정확한 파인딩으로 오른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루트 파인딩의 필수 조건은 첫째, 크럭스 하단 부분의 쉴 지점을 파악하라. 둘째, 크럭스 부분의 위치와 발란스, 홀드(핸드, 풋) 위치를 파악하라. 셋째, 크럭스 상단 부분의 쉴 지점과 파인딩이 있어야 한다. 넷째, 전체적인 발란스를 파악하고 등반을 머리 속에 그려보고 수정할 부분은 다시 살펴 보라. 이러면 루트 파인딩은 거의 끝났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크럭스 부분이다. 만약 크럭스 부분의 파인딩이 실패했다면 빠른 적응력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크럭스 부분은 보통 2-3개의 무브를 생각하고 등반을 한다. 최선의 방법이 실패했다면 차선의 방법을 재 빨리 시도하고 이것도 불가할 경우는 마지막 동작을 과감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여기에는 중요한 법칙이 있다. 가능한 발란스라면 최선을 다해 동작을 취할 것이고, 될듯 말 듯한 발란스는 두번 이상 같은 동작을 취하지 말라! 그리고 주저함 없이 몸을 움직여라. 그래야만 힘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반을 하다 보면 크럭스 동작이 될듯 말 듯한 동작이 있다. 이럴 때 가능성이 높다면 과감한 동작으로 연결을 시켜주어야하고, 불가능이 높다면 다른 차선책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외에는 다른 발란스가 없다라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몸을 날릴 수 있는 정신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파인딩은 한두 번의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코스를 리딩으로 오르고 많은 암장을 경험해야 하며 on sight 등반에 심취해야만 가능하다. 또 실내암장에서 찍기 연습을 할 때도 이러한 파인딩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루트 파인딩은 제한된 힘과 지구력을 최대한 커버해 주기 때문이다.
9. 추락에대범해져라 - 텐션보다는 차라리 추락을 택하라.
등반자가 텐션을 하는 이유는 첫째, 습관성 둘째, 크럭스 통과 시 자신감, 파인딩 미비 셋째 지구력, 근력의 부족. 넷째, 확보 자에 대한 불신 등이 이유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습관성일 것이다. 등반 실력은 가능한데도 항상 그곳만 가면 텐션이란 말이 버릇처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등반의 가장 큰 장애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행위이다. 프리 코스는 추락 거리가 크지 않다. 그래서 추락이란 단어보다 미끌어 진다라는 개념인 슬립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프리 코스는 확보 물이 많이 박혀 있어 2-3m정도만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추락의 확률이 가장 높은 크럭스에서는 확보 물을 걸고 오르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1m 내외만을 슬립 하게 된다. 어째든 프리 코스에서 추락 거리는 길어야 4-5m이다. 땅바닥까지 떨어지지 않고, 추락하면서 어디 부딪힐 염려가 없다면 추락은 즐길 것은 못되지만 회피할 것도 못된다. 클라이머에게는 추락이란 실과 바늘과도 같기 때문이다. 클라이머는 힘이 빠진 상태에서 치고 나가다가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텐션이란 말은 결코 하지 안는다는 '오만'도 부려야 한다. 추락이 무서우면 등반이 위축된다. 위축된 상태에서 좋은 등반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나의 경험에 비춰보면 트레이닝 부족이라든가, 아니면 자신감이 위축된 상태, 또는 코스에 대한 불확실, 거대한 자연에 위축되었을 때 텐션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그렇지만 확실성과 자신감이 있을 땐 텐션이란 말도 못하고 그냥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텐션을 하느니 차라리 치고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것을 더욱 용감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는 비록 지금은 실패했지만 다른 코스를 등반할 때라든가, 한번 추락한 코스를 다시 도전할 때 큰 위안이 된다. 그렇지만 한번 텐션을 하게되면 다음에 또 텐션할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진다. 산에서 등반을 할 때 후배가 텐션(앙카)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떨어 졌다고 후배를 기합 주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초보이기 때문에 등반규칙을 일러주려는 의도였을 것이지만 난 이것이 인공등반의 유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등반을 하다보면 내가 떨어지는 것을 아는 경우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치고 나가다 떨어지는 경우, 또 추락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떨어지는 경우 등 다양하다. 추락은 등반자의 몫이지만 제동은 확보자의 몫이다. 등반자가 텐션이란 말을 미쳐 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하더라도 확보 자는 추락을 잡아야 한다. 등반에서 파트너가 있으면 좋다고 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추락에 대한 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팀이라면 등반중인 파트너의 작은 몸 동작 하나, 자일에 전달되는 미세한 전율만으로도 추락할 것인지 아닌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텐션이란 말을 하고 떨어지는 사람 보다 차라지 그냥 떨어지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나도 텐션이란 안락함을 즐길 때도 많지만... 클라이머는 많은 육체적 심리적 트레이닝으로 추락을 잊고 등반을 해야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이 텐션이란 단어가 입에 붙어 있다고 생각이 들면 반창고를 입에 붙이고 등반을 해서라도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한다. 한참전의 얘기이다. 후배가 너무 자주 텐션이란 말을 남용해 한번은 의도적으로 5m 쯤 추락을 시켰다. 다행히 그 후배는 그 뒤로부터 추락에 개의치 않고 등반을 하는 놀라운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와 더불어 그의 실력도 한층 더 다듬어졌다. 한 두번 추락을 해보면 떨어진다는 것에 상당히 초연해질 수 있다. 이때, 수직 벽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추락은 등반 자를 위축시킨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등반=텐션이라는 공식에 휩싸여 자신 스스로가 한계라는 올가미에 묶이는 꼴이 된다.
10. 펌핑이 와도 치고 가라 그러면 rest point는 온다.
등반을 하면서 펌핑이 오는 경우는 첫째, 코스를 제대로 읽지 못해 해결이 안돼 머뭇거릴 경우와, 둘째 힘과 지구력의 부족으로 펌핑이 오는 경우, 셋째 불필요한 발란스를 남용하는 경우 넷째, 발란스가 따라주지 못해 처음부터 과도한 힘으로 등반을 시도했을 경우 등이 있다.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는 몇 번의 반복으로 코스를 읽으면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두 번째와 네 번째의 경우는 피나는 많은 훈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클라이머들의 최대의 적은 펌핑일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트레이닝 밖에는 없다. 실내 암장에서 훈련을 할 때 한번 매달리면 최소한 펌핑이 올 때까지는 계속 훈련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펌핑이 오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와 같은 훈련으로 펌핑이 늦게 온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펌핑이 오는 시간이 상당히 지연이 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로 시간은 전과 같은 시간을 매달리되 강도는 한층 높여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작은 홀드 불량한 풋 홀드를 사용한다던가 아니면 어려운 동작을 취하는 훈련, 큰 동작을 취해 'V'자 근육을 발달시킨다 든지 하는 높은 강도를 택해야 한다. 펌핑을 늦추는 방법을 한가지 더 들라면 바로 "오기"를 들 수 있다. 트레이닝 중 펌핑이 오면 거기서 뚝 떨어질 것이 아니라, 5m 더가서 떨어진다라는 정신력으로 계속 치고 나가는 근성을 길러야 한다. 이 훈련이 된 뒤에는 펌핑 오면 5m 더 치고 나간 뒤 좋은 홀드를 잡고 팔을 푼 뒤 다시 치고 나가는 훈련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실제 등반에서 펌핑이 와도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코스에는 크럭스가 있다. 이와 같은 훈련이 반복적으로 몸에 베어 있어야 크럭스를 통과할 수 있다. 이런 습성이 없다면 여러분도 크럭스 부분이나, 아니면 조금만 힘들어도 텐션이란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될 지 모른다. 클라이머가 등반을 할 때 펌핑이 오는 장소는 크럭스를 치고 나갈 때 아니면 크럭스 상단 부분이다. 만약 크럭스 부근에서 펌핑이 왔다면 치고 나가야만 한다. 그러면 크럭스를 지나 쉴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오묘함이라 할까? 대부분의 코스는 크럭스를 지난 뒤 쉴 수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펌핑이 와도 이곳만 통과하면 쉴 수 있다는 편안한 마음과 강인한 정신력을 가질 때 크럭스에 대한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크럭스 상단 부에서 펌핑이 왔다면 이것은 지구력에 문제가 있다든지. 아니면 쉴 지점에서 충분히 쉬어주지 않고 무리하게 등반을 했다는 증거이다. 즉 작전이 실패한 것이다. 이것은 많은 훈련과 코스에 대한 빠른 판단력으로 극복 가능하다. 요사이 등반은 선운산 스타일을 많이 따른다. 큰 각도, 긴 등반거리, 올라가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며, 마지막 부분이 크럭스. 이러한 등반은 참으로 힘들다. 특히 대구와 그 인근 암장에 물들어 있는 등반 가들에게 더 더욱 힘든 것이 선운산 스타일이다. 왜냐하면 대구 인근암장은 첫째 등반길이가 짧다. 선운산과 대회의 경우는 30-40무브(핸드홀드 기준)이지만 대구와 인근지역의 등반 무브 수는 20무브 정도면 족하다. 둘째 대구의 경우 크럭스 부분이 중단 또는 하단에 있으나 선운산의 경우 마지막 부분에 크럭스가 있는 코스가 많아 몇 배의 지구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셋째, 선운의 경우는 각도가 심해서 쉴 지점이 그리 양호하지 못하나 대구의 경우는 각도가 심하지 않아 쉴 지점이 비교적 많다는 것이다. 대구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려면 다른 지역보다도 2-3배의 트레이닝을 해야한다. 고도면/무브면에서는 유학산이 개척돼 어느 정도 커버가 되고 있으나 아직도 각도면에서는 완전히 커버되는 암장은 없다. 남이 떠들고 있을때 땀을 흘려야만 대구의 클라이밍은 부활될 수 있을 것이다. 결과는 땀방울 수에 비례한다는 진리를 믿으면서...
11.발을 찾으면 등반이 보인다.
등반에 있어서 초보자일수록 손에 연연한다. 핸드 홀드는 등반자의 눈 위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비록 숨은 홀드라던가 거리가 먼 홀드라도 등반이 많이 이루어지는 암장이라면 초크 자국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반면 일부 클라이머들은 풋 홀드를 찾는데 인색하다. 설령 발을 찾았다하더라도 거기에 체중을 싣지 못하고 그냥 손에 매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등반해서는 5-6m밖에 오를 수 없다. 퀵도르 2개 정도만 걸어도 펌핑이 오고 자신의 뇌리에 무척 어려운 코스라는 인식이 박혀 위축되기 때문이다. 등반을 할 때는 우선 손을 찾는다. 손 위치, 방향, 홀드 크기에 따라 풋 홀드의 위치는 결정된다. 자연 암장에는 많은 풋 홀드가 있다. 이 많은 풋 홀드 중에 어떤 것을 딛고 설 것인가는 바로 핸드 홀드의 위치, 방향, 크기에 따라 다르다. 비록 좋은 풋 홀드가 있다 하더라도 핸드 홀드와 방향이 맞지 않는 다면 버려야 한다. 또 등반 중 간혹 풋 홀드가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초크로 풋 홀드 위치를 표시해 등반할 때 발을 정확히 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 등반을 하다보면 개구리 자세(핸드 홀드와 풋 홀드가 가까운 면서도 두 발을 모두 딛고 있는 자세-마치 개구리가 도약하기 직전의 자세)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경우에는 핸드 홀드가 불량한데도 이런 개구리 자세를 취해 동작을 한다. 이런 경우 추락은 예고되어 있다. 손은 불량한데 두발을 모두 높이 딛고 있다면 곧 손이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혹 추락 없이 등반을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는 나쁜 습관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발 한 개를 버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벽의 상태, 홀드 위치, 크기에 따라 개구리 자세는 필요하나 이는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클라이머는 그 많은 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어떤 발을 쓸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가끔 등반이 안되는 날이 있다. 이날은 십중팔구 풋 홀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만큼 등반에서 발은 중요하다. 따라서 클라이머는 두 눈을 부릅뜨고 발 찾기에 열중해야한다. 그러나 발을 찾았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찾은 발에 자신의 체중을 과연 몇 % 실어줄 수 있는가, 또 발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문제된다. 발에 많은 체중을 의지하면 할 수록 등반은 한결 쉬워진다. 옛날 슬랩이나 페이스에선 발로 딛고 등반하라고 선배는 교육했다. 그러나 지금은 발로 딛는 등반으로는 부족하다. 발을 쓰는 등반. 비록 지금은 어렵고 이해 안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말 뜻을 이해하는 날 당신의 등반 세계는 한층 넓어질 것이다. 발디딤을 찾고 발은 사용하고 발에 의지하는 등반-클라이머의 필수조건일 것이다.
첫댓글 너무 값진 글입니다. 생애 첫 교육등반 가는 길에 차안에서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