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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우리집 대소사
1. 혁범 졸업식
2월이 우리 집 둘째며 막내인 혁범이 졸업식이다. 연년생인 혁범이는 제대로 들어가 병역을 마치고 제시간에 졸업을 하는 것이다. 큰놈 혁진이는 내가 늦게 결혼한 관계로 일찍 학교에 보낼 요량으로 출생신고를 6개월 일찍 하여 동회에서 부모의 무지로 출생신고가 늦었다고 집사람이 자인서 쓰며 호적에 올라 다른 아희들 보다 국민학교를 일년 일찍 입학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혁진이는 연년생인 혁범이 보다 2년 선배가 된다
국민학교는 둘다 신사동에 있는 신구, 중학교는 혁진이는 잠원에 있는 경원 혁범이는 압구정에 있는 신구, 고등학교는 혁진이는 압구정에 있는 현대 혁범이는 서초에 있는 상문, 대학교는 똑같이 동국대 과도 똑같이 전자전기 공학과다.
대학교 다닐 때 우리가 보기에는 형제가 완연히 다른데 학교의 친구듣은 쌍둥이냐고 묻기도 한단다. 당연히 형제라는 것을 알아 보겠지. 같은 학교 같은 과 인데 학교에서는 등록금의 할인도 없다.
혁진이는 졸업하고 병역문제를 해결하여 졸업은 혁범이 보다 5년이나 빠르다.
혁범이가 대학교를 졸업하여 우리 집 네 식구는 모두 학위 소유자가 되었다. 한 집안 네 식구가 모두 학사라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우리 집에서 대학 졸업식을 보려면 한 삼십여년 있어야 나타날 것 같다. 아희들이 결혼하여 아희를 낳고 그 아희가 대학을 졸업하려면 까마득한 세월이다. 우리 동료들은 손주가 보통 초등 학교 다니는데 나는 결혼도 늦었고 손주도 늦는다.
2. 졸업 사진
(1) 대학 졸업 사진이 나나 집사람이나 없다. 둘 다 대학 졸업식에 식구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것도 공통점이다. 친구가 찍어준 졸업식 날의 사진이 하나 있는 게 고작인데 집사람도 사각모 쓴 사진이 하나 있긴 하다. 옛날이니 모두 흑백 사진이다. 옛날에 사각모 쓰면 대단한 건데 우리 둘은 소외된 느낌이다.
(2) 혁진이 대학 졸업식에 우리 부부가 갔는데 부주의로 집에 있는 카메라를 갖고 가지 못했다. 전장에 총 빼먹고 간 기분이다. 학교 안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사서 졸업사진을 찍는데 어찌 초라하게 느껴 지는지, 챙피 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참으로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 기분에 사진도 잘 나올 리 없지.
(3) 혁범이 대학 졸업식에도 우리 부부가 갔다. 혁진이는 카나다로 취업하여 갔기 때문에 참석 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새로 나온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보란듯이 학교에 일찌감치 도착하여 마음놓고 찍어댔다. 혁범이는 이미 선망의 대상인 삼성전자에 입사한 때이니 취직이 어려운 이때에 어깨를 펴고 교정을 의기 양양하게 휘젓고 다닌다. 우리 부부에게 자기 졸업 까운에 사각모 까지 쓰게 하고 사진도 찍어준다. 남의 집에 가서 부모가 자식 까운입고 찍은 것을 보면 촌스럽다고 우습게 여겼는데 우리가 자식 까운을 입고 찍었다.
이 열심히 찍은 사진이 날라 갈 줄이야. 하필이면 혁범이 졸업식날 집사람은 대학 동창들과 미 서부 여행을 떠나기로 하여 혁범이 졸업식도 다 끝나기 전에 혁범이를 데리고 점심을 하고는 홀로 졸업식에 찍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카메라를 미국 여행하며 사진 찍고 오다 어데 선가 잊어버렸다. 물론 혁범이 사진도 몽땅 날아갔지. 그래서 우리 네 가족의 대학 졸업 사진은 안타깝게도 변변한 게 없다.
(4) 내 대학원 졸업식날, MBA 학위 받는 날은 지금은 동대 부총장인 최상범이 와서 열심히 찍어줬고 큰 누이가족들이 와서 오랫동안 있었는데 식사도 대접 못 하고 돌려 보냈다. 여기서 찍은 사진 한 장을 결혼전 집사람에게 보여준 것이다.
(5) 집사람 대학원 졸업식날, 행정학 석사 학위 받는 날은 남편인 나 혼자 쫓아갔다. 카메라를 들고 이리 저리 찍으니 싫지는 않은 모양이나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이 어색한 모양이다. 현역 한강성심병원 간호 과장(부장) 때의 일이다. 석사 논문교정은 나의 힘이 컸지.
이렇게 해서 우리는 석사 부부가 된 것이다. 집에다 집사람과 나의 대학원 사진을 확대하여 같이 붙여 놓겠다는 생각만 하고 여지껏 실행에 옮겨 보지는 못했다.
3. 자식 독립
자식의 독립이라. 어느 부모 치고 자식이 독립하여 잘 살면 더 기쁠 것이 어디 있겠나. 우리 나라는 자고로 결혼하여 자식 낳고 그 자식이 다 자랄 때까지 끼고 돌아 결혼시키고 나서도 같은 집에서 사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나라라 자식 나이가 많아도 응석부리기 일수이나 이는 농경사회의 정착해 사는 민족으로서 당연 한지도 모른다.
수렵민족인 서구에서는 생존경쟁이 치열하여 자식이 부모와 재산 모으기 경쟁을 하고, 자식이 부모나 형제도 똑같은 일 개체로 경쟁상대로 생각하니, 이웃이나 사회도 모두 자기와 투쟁의 상대로 보는 서구의 시각으로, 지금 우리의 자식을 서구식으로 독립하라고 하면 국제화 시대에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지 곤혹스럽기 짝이 없을 것이다.
우리 나라는 지금 출생률이 저조하여 외아들이 태반이라 자식 아끼는 마음에 부모들이 자식을 끼고 돌아 남자가 여성화되고 심약해지며 상대적으로 자식은 부모의 의존률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식을 과보호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늙은 자식까지도 독립시키려고 하지 않으니 국가적으로 참 큰 문제다. 이런 약한 놈들은 전투에서 백전 백패다.
호주에서도 18세가 되면 집에서 내 쫓는다. 더 있으려면 부모에게 하숙비를 내야 된다. 선진국이라 사회보장이 잘 되여 공부를 더 하려면 국가에서 장학금을 주고 숙식비까지 주나 일정시간 내에 상환해야하는 의무는 있다. 누구나 머리만 좋고 공부만 하겠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선진국의 보장이지만 우리의 생각 같지 않고 의외로 그들은 대학 진학을 별로 하려는 생각이 적은 것 같다.
동양은 부모가 피죽을 끌여 먹여도 자식은 대학 보내려고 피땀을 흘려 노력하는데 배부른 국가는 대학 안가겠다니 참 별일도 많다. 우리 나라는 과거제도가 있어 장원하면 일거에 벼락감투를 써 부와 명예가 한번에 들어오니 누가 공부하여 과거보지 않겠다는 놈이 있겠는가. 지금은 대학도 하도 많고 공부 못하는 놈도 아무 대학 빳찌 달고 다니니 대학의 희귀 가치도 떨어지고 대학생의 지적 능력도 저하 되여 개나 소나 다니는 곳이 대학이 되었으니 정부의 백년대계가 잘못됐다. 진정한 엘리트 교육을 못하니 국가 장래가 근심스럽다. 군대를 지휘관이 통솔하듯이 국가도 소수의 엘리트가 끌고 가는 것이다.
자식을 독립시키는 것을 꼭 18세라고 못박는 것은 틀에 얽매인 생각이고 부모로서는 대학을 졸업시키면 다 키웠다고 생각하고 자식은 제가 제갈 길로 가야한다. 우리 현실은 국방의 의무가 있어 군대갔다 대학 졸업하면 나이 삼십이 육박하니 너머 늦게 독립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군대 갔다와서도 독립할 생각은 않고 부모에게 기식할 생각하는 놈은 부모가 죽은 후에 알거지 팔자다. 부모재산 다 파먹고 자립능력은 없고 자식은 줄줄이 낳고 무위도식하면 그놈의 장래는 뻔한 거다.
다행히 우리 자식들은 어떻하던지 부모 돈을 파먹으려고 하지는 않으니 참으로 기특할 뿐이다. 별로 줄 재산도 없으나 자기들이 사회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실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칭찬할만하다. 대학 졸업했으니 다 떠나야 하는데 이놈들도 집에서 떠나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세우지 않고 뭉기적 대다가 카나다로 금년에 간 바람에 방이 하나 비워지게 된 거고 또 한 놈은 금년 졸업하여 직장 근처로 하숙생활하나 했더니 새벽에 집에서 출퇴근이다. 10분만 조금 더 일찍 일어나 통근뻐스까지 걸어가면 될 일을 엄마가 취직한 것이 신통하여 새벽에 통근뻐스까지 승용차로 나른다. 이것도 일종의 과보호다.
어쨌건 우리 부부는 둘 있는 자식이 대학 다 졸업해, 다 취직하여 자기 밥벌이 해, 부모 속 썩이지 않아 기분은 참으로 좋다. 두 놈이 다 부모가 만족할만한 배필을 얻어 빨리 손자나 보면 좋겠다.
4. 엄마 동창 미서부 여행
집사람 대학 동기동창생이 여행 계를 뫃아 미 서부 여행에 나섰다. 여행 출발일자도 하구한날 놔두고 혁범이 졸업식날 출발한단다. 다행히 졸업식이 오전이고 여행출발 비행기가 오후라 둘 다 해결은 되었지만 자기가 회장인데 출발일자를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었는데 관심 부족이라 하루종일 불안하게 시간에 쫓기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 부작용으로 졸업식 사진을 찍고 그 캬메라를 들고 가서 미국에서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일이 생겼다. 자기 여행사진은 물론 혁범이 졸업사진까지 모두 날려 혁범이에게 한동안 사진기 잊어버렸다는 이야기도 못 꺼냈다.
동창이 한국에서 출발이 7명 미국에서 합류가 5명으로 총 인원은 별로 이지만 동창회 주관으로 간다는 것이 준비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몇 년전부터 출발한다 한다 하며 지금까지 미루어 오다가 이번에 집사람이 회장이 되면서 미러 붙인 모양이다. 집사람은 나와 미 서부관광을 하였으니 똑같은 코스를 또 가는 것이다. 몇 명 안 되는 그 팀도 의사부인 그룹과 아닌 그룹으로 갈라져 의사부인 그룹이 아닌 그룹을 우습게 아는 모양이다. 의사부인이 많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있어 동창회 내에 의사부인끼리 모임을 따로 갖는 모양이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나머지는 재야가 되는 형상이다. 이 재야의 한사람인 집사람이 동창 회장이 되었으니 그 성격에 다른 회장보다 좌충우돌 했을 것은 뻔하다.
불평등하게 징수한 회비를 통일하여 미수금을 정리하고 경조비 지출도 통일하여 재정관계를 바로 잡으니 총무가 속 시원하다고 한단다. 동창 회의에 잘 안나오던 의사부인들이 주 타켓이되여 전체 문제를 해결하니 동창들이 묵은 체가 내려가듯 홀가분한 기분을 만든 모양이다. 여자들은 특히 간호원 출신들은 의사부인이 된 것이 최대의 보람으로 알고 만족하는 모양인데 우리 남자로서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의사 부인이 되면 다른 동창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
집사람은 스케줄 여행이 끝나고 해정이 처제집도 들르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승용차로 왕복하며 양순이네 집도 들른 모양이다. 동창 중에 양순이를 무척 생각하는 모양이다. 제일 친한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알고 이번 여행에서도 미국에 있는 양순이를 만난 것이 큰 보람과 성과로 치는 것을 보면 이번 여행으로 더욱 더 둘의 마음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조그맣고 동그란 양순이를 한국에서 한번 만나 본적이 있는데 그 당시 나는 집사람이 양순이 하고 그렇게 똥배가 맞아 있는지는 몰랐다.
이렇게 미 서부여행은 요세미티. 라스베가스, 그랜드 캐년으로 보름간의 여자들 끼리의 여행이 끝났다. 전 동문에서도 몇 회는 동창끼리 미국여행 갔다왔다고 선망의 대상으로 볼 거다.
5. 여행중 통증 ; 북 유럽, 이빨. 유럽, 허리. 지금은 디스크 응뎅이. 상해, 어깨.
(1) 건강 ; 십이지장 궤양 ; 태국 방콕 파타야 ;
혁진이 대학교에 들어가고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여행을 가는 거다. 4일에 399,000원 처음 여행하는 사람으로서는 비행기값 밥값 입장료 교통비등 아무리 계산해도 이렇게 쌀 수가 있나하고 어리둥절할 때다. 아희들 학교에 다니는 시기에 외국여행은 꿈도 꾸기 힘들 시기다. 더구나 아희가 고3이라면 만사 제치고 고3 뒷바라지에 온힘을 쏟을 때니 부모 개인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한국 입시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신경성 위궤양이 다 나아갈 때라 태국여행에는 피곤만 했지 건강에는 이상 없이 우리 집사람과 최초 외국 여행의 흥분을 맛보았다. 가이드가 인도하는 대로 사담에서 보석까지 사들고 돌아왔다.
(2) 쉰 목소리 ; 사이판 ;
괌 사이판 3박4일 가는데 감기 들렸을 때처럼 최고의 쉰 목소리를 하고 여행길을 올랐다. 서울서 영등포 사무실을 나가는데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쉬어지는 강도가 심해진다. 나중엔 쉰 목소리의 강도가 심해지며 통증과 불편함이 따라 유명한 강남의 이비인후과를 가니 별거 없단다. 남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신경이 곤두세워졌는데... 못젖이 목구멍에 동그스름하고 이뻤는데 물기가 없어 마른나무같이 홀쭉해지며 감기 걸렸을 때의 쉰 목소리라 내가 내 목소리를 듣고도 기분이 상할 정도다. 여의도 성모병원에가서 MRI 도 찍고 CT 촬영도 하고 검사라는 것은 다해 보았는데 의사는 이상이 없단다. 당장 말할 때 쉰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이상 없단다. 참 어이도 없고 검사 기간만 보름이 걸리고 검사비만 2백이나 깨지면서 기껏 들은 말이 이상 없단다. 이상 없으면 얼마나 좋겠나만 당장 말소리가 쉬어서나오고 목젖은 정상의 반도 않되는데, 참으로 현대의학의 실력도 알만하다. 사무실에서는 영업을 전적으로 나에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거 큰 병이나 되어 사무실을 못나오면 어쩌나하고 근심에 쌓여있고, 집사람은 후두암이 아닌가하고 근심하고, 나는 몸을 행동하는데는 이상 없이 아프지도 않으니 어떻게 낳겠지 하고 태평스럽게 있는 것이다. 여의도 현장에서는 55톤이 넘어져 이런 목소리로 사고 처리하러 다니고 다 낳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이판을 여행 왔으니 같이온 일행이 내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불편했을 가를 생각하면 미안하기 짝이 없으나 여행일정잡고 가고 싶은 이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여행을 결행한 것이다. 이 목소리로 사이판 호텔 로비에서 일행과 한 잔 하자며 대화를 주도했으니 주책이라고나 할가. 일행도 내 목소리를 계속 들으니 처음보다는 거부감이 많이 해소 됐을 거다. 귀국해서 한참을 지나니 목소리가 제목소리로 거의 돌아왔고 목젖도 원상태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목젖이 통통히 살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였다.
(3) 허리 꼬부랑 ; 유럽 ;
환갑여행으로 서 유럽을 14일간 여행하는데, 첫날 서울에서 런던에 도착하니 시차가 맞지 않아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온몸이 찌우뚱하고 개운하지가 않다. 여행할 때 시차를 조심하라고 하는데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나는 시차에 문제없다고 장담하다가 막상 시차에 적응 못하고 끌려 다니니 보통 고생이 아니다. 찌뿌퉁한 몸으로 여행을 쫓아다니니 피곤이 겹쳐 파리 로마를 거쳐 융푸라우에오니 체력이 한계점에 오는 것 같다. 독일에 오니 극에 달해 허리가 꼬부라져 꼬부랑 할머니 같이 걷다가 조금 걸으면 다행히 허리가 펴진다. 같은 팀 여행객들이 신경 쓰지 않게 똑같이 쫓아 다니려고 하니 내 자신이 무척 신경 쓰이는 게 보통이 아니다. 나는 피곤이 최고조에 오면 허리에 이상이 온다. 독일 나일강변에 오니 왼쪽 흰 눈자위가 빨갛게 충혈 되었다. 토끼눈 같이 빨간 왼쪽 눈을 하고 다니려니 동료들 보기에 창피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참으로 말씀이 아니다. 눈에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하고 근심도 된다. 점심에 독일 식당에서 일본 관광객이 우리보고 월드컵 4강을 축하한다고 하여, 감사하다고 답하며 일어나는 일본 관광객에게 사요나라하며 인사를 하면서도 왼쪽눈을 잘 보지 않게끔 약간 모로서서 인사했다. 일등 간호사를 대동하고 다녀도 내 몸이 아프니 별 도움이 않된다. 귀국하여 안과부터 먼저 뛰여 갔더니 약을 주며 근심할 필요 없다고 하여 무척 안심이 되었다.
(4) 치통 ; 북유럽 ;
북 유럽을 열흘간 여행하는데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이빨에 통증이 시작된다. 치통이 몹시 오면 여행이고 뭐고 큰일 나겠구나 하고 근심하는데 경유지 암스텔담 공항에 약국이 있어 투즈 에이크 (tooth ache) 하며 손짓 발짓하며 호소하니 진통제 3일분을 준다. 불상사 없이 이빨에 신경만 쓰며 여행을 하고 귀국 시에 암스텔담 공항에 또 도착하여 약국을 찾으니 귀국한다고 하루치 진통제만 준다 그래도 그게 얼마야. 국제 공항이라고 무료 서비스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핀란드나 스웨덴에서 치과를 찾으니 보이지도 않고 휴일이라 모두 쉬고 또 찾더라도 자국 보험증이 없으면 치료가 곤란한데 말도 못하는 주제에 될 말이나 한가. 공항에서 준 진통제의 큰 효과를 본 셈이지. 댕큐 유 암그텔담 공항.
(5) 쇠골수술 ; 상해 소주 항주 ;
중국 항주 4일 ; 어깨뼈 부러지고 퇴원하자마자 소주 항주 여행을 하는데 호텔 욕탕에서 물이 뜨거워 주춤거리다가 수술한 왼쪽 손을 짚으니 쇠골에 박은 보철이 약간 삐뚤어진 모양이다. 손을 움직이는데 약간씩 통증을 느껴, 귀국해서 참다 참다 할 수 없이 재 수술을 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원래는 일년 후에 쇠골에 박은 보철을 제거하면 되는데, 쓸데없이 재 수술을 하고 쇠골에 디귿자 쇠 쐐기를 영구히 박는 불상사가 생겼고 피부 밖으로 나오는 쇠 막대로 보강을 하는데 이는 더 못할 노릇이다. 얼마 있어 피부 밖까지 나오는 젓가락 같은 쇠 막대를 제거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졌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퇴원하고 집에서 요양하지 않고 너머나 빨리 여행을 간 것이 문제이고 욕탕에서 조심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큰 요인이다.
(6) 허벅지 신경 통증 ; 계림 장가계 서안 ; 2005년.
장가계 가기 한 3개월 전부터 오른쪽 다리가 저리기 시작하더니 오른발 상부의 신경이 저려, 걸을 때 오른발을 딛는 것이 약간 정상적이지 못하는 감각을 스스로 느낄 수 있으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한 일 개월 있으니 신경이 오금팽이를 거쳐 궁둥이 밑으로 뻗혀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아파 앉아 있을 수 없어 일어나 걸어서 신경을 펴주면 괜찮다. 의자에 앉아 있지 못하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전에는 허리부터 통증이 왔는데 이번에는 허벅지 밑의 신경에서 통증이 오니 처음 있는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세가 불량하게 꼬부리고 앉아 어느 때고 허리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예측은 했으나 막상 닥치고 나니 아픈 것이 억울하기만 한 거다. 더구나 요 근래에는 인터넷 바둑을 둔다고 장시간 앉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바둑을 둔 원인도 크게 한몫을 한 것 같다. 갈수록 의자에 앉아 버티는 시간이 짧아 병의 통증이 급속히 진행됨을 알 수 있다. 등산도하고 운동을 많이 하면 바로 나아질 것 같은 자신감이 있긴 하다. 신사동 한의원에 다니며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는데 큰 차도가 나지 않는다. 한강성심병원에가서 치료를 받으니 좌골신경통이라며 MRI도 찍고 물리치료도 받으나 이는 더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신당동 물리치료사에게 가니 허리서 다리까지 제법 아픈곳을 지압하며 효과 있게 하는 것 같으나 1일 1시간에 5만원이라 달 반을 해야 한다니 경비가 최소 2백은 잡아야 하며 난다는 보장도 없는 거라 눈치껏 다니기로 작정하였다. 중국 장가계 구경가기로는 해 놓고 비행기를 타고 네 댓 시간을 좌석에 앉아서 통증을 참는다는 것은 볼가능한 것 같아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신당동에서 지압한 자리를 집사람보고 지압 하라니 영 신통치 않다. 뜸이라도 뜨자고 허리에 쑥 뜸을 집사람이 뜨기도 하였다. 허리에 차는 디스크 밴드도 사고 사무실에서 전자침도 사용하고 파스까지 동원하나 통증은 더할 뿐 잘 다스려지지 않는다. 그래도 쑥 뜸은 희망을 걸어 볼만하다. 다행히 중국 장가계 출발 할 때쯤에는 통증이 약간 잡힌 듯 하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갖고 디스크 엔드도 차고 중국행 비행기에 긴장하며 올랐다. 다행히 계림 갈 때까지 참을 수가 있었고 비행기에서 내리니 이번 여행은 자신 있게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앉을 때의 허벅지 밑에 통증이 오는 것인데 걸어다니면 많이 해소가 되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지만 않으면 자신 있는 것이다.
(7) 궁둥이 물집 ; 금강산 ;
05.06.20-22일 금강산을 시골 동네 친구들과 같이 가기로 하였다. 금강산 관광객이 전주에 백만 명을 넘었다니 현대아산의 힘이 대단히 크다. 이북에 두당 50불씩 주는데 이북 보기 싫어 안 간다는 사람도 있으나 살아 생전에 금강산 구경 한번 하는 것도 한국 사람의 소원이다. 가지 못하는 북한 땅을 밟아 본다는 것도 대단한 추억거리다.
금강산 가기 전에 집에서 허리와 발에 집중적으로 쑥 뜸을 뜨니 허리 허벅지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장가계 갔다와서 허벅지의 통증이 거의 사라지더니 이제 의자에 계속 앉아도 통증이 안 오는 것을 보니 살만하다. 엎드려서 궁둥이에 열심히 쑥뜸을 뜨다가 타던 쑥이 떨어져 허리와 응뎅이가 물집이 밤톨만하게 생기고 부르텄으나, 쑥이 타다가 불똥이 떨어진 곳이 양쪽 궁둥이 정 중앙 두 군데와 허리인지라 의자에 앉으면 상처의 부위를 피하여 다행히 의자에 앉거나 행동하는데는 상처로 불편을 주지는 않았다. 한번도 아니고 이틀통안 연속적으로 두 번을 쑥의 불똥이 궁둥이에 떨어지니 쑥을 뜨는 여편네에게 짜증을 내나 집사람은 움직이지도 않은 내 핑계만 댄다. 쑥을 꼭꼭 뭉쳐 불을 붙이면 끝까지 조용히 타 들어가는데 허술하게 쑥을 뭉쳐서 뜸을 뜨면 쑥이 타다가 힘없이 내려앉아 불똥이 살에 떨어지게 되니 얼마나 뜨겁겠는가. 허리좀 나아 볼려다 상처만 남을 수도 있다. 며칠 있다 밤톨만한 물집이 터져 쉽게 아무는 줄 알고 금강산에 갔다. 외금강 온정리 온천에 들려 거울에 궁둥이를 보니 가관이었다. 양쪽 응뎅이 정 중앙에 시꺼먼 딱지가 꼭 헤드라이트같이 보인다. 허리의 상처는 거의 보이지 않고. 물집이 터진데 살집이 벗겨지고 안에 고름이 잡힌 게 응어리를 잡는 것 같았다. 온천 욕을 한시간 이상하니 상처의 응어리를 많이 빼주는 느낌이 들고 이대로 햇볕에 궁둥이를 쪼이면 상처가 바짝 오므라들어 딱정이가 생길 것 같다. 다음날 구룡폭포 갔다와서 온정리 온천에 또 들렸다. 같이간 친구들이 내 궁뎅이를 보지 않게끔 자연스럽게 감추며 온천 욕을 하고 나오니 집사람은 친구들이 모두 내 궁둥이를 본줄알고 제발 저리다고 쑴뜸 사건을 고백한다. 세조가 씻었다는 이 온천수는 기분에도 수질이 좋은 것 같다. 온천 욕을 하고 몸을 쉬어야 하는데 여행 일정대로 천선대와 망양대를 갔다오니 구경은 잘했지만 상처에는 무리를 주었다.
(8)다리 절임 ; 미 서부
미 서부 관광 을하며 시차와 부족한 잠에 온몸이 극한적으로 피곤한 상태다. 샌프란시스코에 내려 시차로 잠을 푹자지 못한 상태에서 요세미티로 관광을 하는데 막내 처제 부부가 우리 부부가 미국 왔으니 봐야 한다며 라스베가스에서 보잔다. 피곤한 우리를 가만뒀음 좋겠다만 그 성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관광이 끝난 후 처제 부부와 라스베가스에서 한잔하며 잠을 자니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로스앤젤스에오니 처제가 회 떠놨다고 자기집 구경하고 가란다.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오랜지 타운의 백만불짜리 처제집 까지 가서 한잔하니 그지없이 낭만적이고 즐거우나 못 잔 잠에 피곤이 겹친다. 호텔에 돌아오니 새벽 3시 가까이 됐다. 5시 반에 기상이라니 십분이라도 더 자려고 발버둥 친다. 로스앤젤리스에서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트랜스퍼하여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졸고 자고 10시간, 참 지루한 비행시간이지만 계속 앉아 있으니 오른 다리가 뗑기고 저려오기 시작한다. 비행기 뒤편의 화장실 옆에서 한참동안 서있었더니 저린 것이 많이 가라 않았다. 피곤하면 신체의 약한 부분이 신호를 보내는 전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때에 몸 관리를 잘하면 일생동안 이상이 없는데 어디 사람이 아프지 않으면 몸에 신경을 쓰나, 그냥 대충 넘어가지. 허리에서 시작한 이 병은 미국 여행시는 못 느꼈으나 나중에 내 허리 발에 통증을 일으켜 나를 심각한 고민에 빠트린 시초가 된 것이다.
(9) 머리통증
중국 계림 갈 때 비행기가 착륙하기 시작하니 별안간 머리가 띵하고 매우 아파 한 5분만 있으면 착륙하니 참자고 하는데 매우 고통스러웠다. 5분이 지나고 십여분이나 되었을 때야 서서히 고통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 고통은 참기 어려울 정도였다. 나이가 드니 신체의 여기저기가 예고 없이 아픈데 가 나타나는 모양이다. 장가계에서 서안 갈 때 비행기 착륙 시에 어떨가 하고 긴장하였으나 계림때 같이 고통스럽지는 않았으나 약간의 통증이 나타났다. 반년이 지나 이스탄불에 내릴 때는 사전에 각오를 해서 그런지 몸의 상태가 좋아져서 그런지 약간의 증상만 나타났으나 불안은 하였다. 에집트에서 룩소행 국내선 내릴 때 또 신호가 오는 것을 보면 뇌졸에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다시 카이로로 올 때는 별 문제가 없는 것을 보면 큰 문제 같지는 않으나 고공에서는 신경은 좀 써야 될 것 같다. 이상하게도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이상이 없다.
6. 나무마루 온돌로 변환 3/23. 물 샘.
(1) 방2 마루 도시가스 반지하 전 4천5백 월세 가. 하고 가로수 신문에 광고한지 2년이 되어도 나가지 않던 지하 방이 부동산 소개로 3월에 입주하게 되었다. 도배 장판 한다는 사람인데 사무실로 사용하겠단다. 남자는 얌전한데 부인은 까장스러 집사람이 방을 비어도 까다로운 사람에게는 세를 놓지 않겠다고 하니 복덕방에서 몇 번씩 중재하여 입주하게 되였다. 빌지 않고 큰소리치며 세를 놓게 되었다. 5백에 월2십5만원.
입주하여 지하 방을 도배하며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하여, 이리저리 궁리를 하여보니 1층 부엌과 마루사이 수도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 것 같아 안방 고친 실력으로 물 새는 것을 찾기로 하고 마루를 뜯었다. 집사람이 다음날 수도 파이프에서 물 새는 곳을 찾았다. 찾아 보니 우리실력으로 해결하기는 좀 무리인 것 같아 전에 가스 보일러 설치한 청계천 조사장을 불러 확인시키니, 마루 밑에 있는 쇠 파이프는 모두 갈아야 하고 파이프 자리를 뜯으면 나무 마루를 원상 복귀시키기는 곤란하단다. 나무마루를 다 뜯고 장판을 깔기로 하였다. 파이프는 원수는 주름 파이프로 마루는 동 파이프가 아니고 피 브이 씨 파이프로 깔기로 하였다. 나무 마루가 온돌마루로 변하게 되어 집사람은 속 시원하고 좋다고 하나 고급 집은 요즈음 나무로 가는 데 세면바닥을 치니 대세에 역행하기도 하는 거다. 지하방 세 들이다가 마루 구들 다시 놓는 일이 생긴 것이다. 원수가 새니 어차피 원수 파이프를 갈기는 갈아야 될 판인데 잘된 일이다. 지하 입주 자는 자기 때문에 마루도 뜯고 대 공사를 하니 미안하다고 하나 집사람은 이사를 와서 우리가 물새는 파이프를 찾았지 아니면 나중에 더 큰 공사를 하게 되는 것을 미연에 막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화답하니 듣는 사람도 감동했을 거다. 본 공사는 이틀만에 끝났다. 2005. 3. 23.
(2) 변기
마루 공사를 한 청계천 조사장이 변기를 잘못 앉혀 변기 속에서 물이 새니 다시 앉혀야 한다고 하여 변기를 뜯어 새로 앉히라고 하였다. 새로 앉힌 변기를 높게 앉혀 사용하기에 불편을 느꼈는데 이사온 지하실에서 안방이 아니고 거실 천장에서 또 물이 샌다고 하여 살펴보니 변기 앉힌 밑의 천장이다. 예상하지 않은 곳에서 또 물 이새니 환장할 노릇이다. 조사장을 불러 변기를 다시 뜯으라고 하고 살펴보니 변기 밑에 물기가 있어 집사람과 조사장과 큰소리가 오가고 조사장은 화장실 타이루를 다시 뜯어 수도 파이프를 다시 갈고 변기 물 내려가는 피 브이 씨 파이프도 KS제품이 아니라 규격이 않맞아 물이 샐 수밖에 없단다. 화장실 밑의 파이프가 오래 되여 부식이 되니 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사장의 말이고 우리는 동 파이프로 간지 얼마 않되여 그럴 이유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변기를 뜯어 놓은 채 조사장을 보내고 집사람이 청계천에서 변기 밑의 부품을 사와 일요일 이리저리 궁리하며 집사람과 사온 부품을 불에 달궈 억지로 맞혀도 영 가능성이 없다. 100미리 구멍을 95미리 구멍 밖에다 씌우려니 불로 안만 지져도 잘 될 리가 없지. 집사람이 못쓰는 꽃 화분을 갖고 와 밑을 자르니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인다. 백 시멘트를 갖고 와 고무 바킹으로 수평을 잡고 짤른 꽃화분에 바킹을 끼고 변기 밑을 조립하니 거의 완전하게 되었다. 집 사람이 꽃 화분을 갖고 오는 바람에 공사가 완성될 수가 있었다. 물이 새는 직접적인 원인은 변기 위에 물통으로 흡입되는 연결 바킹을 꼭 조이지 않아 조금씩 새는 것이었다. 변기 놓은 외장은 백 시멘트로 매끄럽게 외장을 하니 변기가 높게 놓이지도 않고 쓰기도 편하고 예쁘기도 하여 기분이 좋았다. 지하 거실 물 새는 것은 이제 두고 또 새는지 관찰해 보자. 2층 베란다 물통이 막혀 물이 고인 것을 빼 냈으니 원인이 거기 있을 수도 있다. 이젠 변기에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제발 지하 거실 천장에 물기가 비치지 않으면 좋으련만 근심이 도사린다. 2005. 6. 12.
어딘지 모르게 지하 거실 입구 천장에 물이 계속 비춰 사람을 못살게 군다. 원인이 어데 있는지 영 감이 안 잡힌다..
(3) 지하 방 1. 천장 물 샘.
2년전 겨울인가 보다. 연탄광을 개조해 만든 방에 세들은 이한섭씨가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올라왔다. 1층 부엌 옆 베란다에 만들어 놓은 수도에서 문제가 생겼다. 타이루를 걷어내고 수도관 밑을 파보니 수도관 앨브 가운데가 터져 물이 샌다. 겨울 밤에 부속과 공구도 부족한 것을 집에 있는 부속을 모두 동원해 생 고생하며 수리했다.
이 이한섭이 지금 돈이 궁한가 보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여 달라고 하여 천오백을 반환하고 전세 5백에 전기 수도료 합하여 월 19만원에 합의 하였다. 이 모든 합의는 집사람 몫이다. 2005. 4. 19.
(4) 2층 북측 혁진이 방 문 위 천장에 비가 오면 물이 비친다. 지붕 기와 및 세면 틈으로 비가 새는 것 같은데 어데 인지 찾기가 만만치 않다. 찾긴 찾아야 되는데 집이 오래되니 물새는 것이 여기저기 나타나 신경을 건드린다. 그래도 내가 직접 여기저기 손을 보니 그런 대로 살지, 모두 다 수리공을 시켜 고치다간 몸살이 나고 흠실 난 경비가 깨질 거다.
(5) 지하실 도배아저씨가 거실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연락이 왔다. 환장할 노릇이다. 지하 방이 샌다고 하여 1층 마루까지 뜯고 다시 하였는데 마루 밑에 있는 거실이 샌다니 영 감이 잡히지 않는다. 누수 탐지기를 동원하였더니 1층 화장실에서 한참 찾더니 지금은 새지 않으니 3개월 정도 기다려 보면 그때 알 수 있다고 하여 돌려보내고 3개월 후 다시 불렀다. 직수는 괜찮고 보일러 온수가 문제란다. 공사를 지켜봐야 하는데 우리 부부가 결혼식이 있어 나가야 한다니 화를 내며 누수 탐지기를 철수하였다. 다음주에 부르니 바빠서 못 온단다. 허기야 화곡동에서 부터 두 번이나 허탕을 쳤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지. 덕분에 누수 되는 자리가 짐작이 되어 집사람에게 상의하니 내가 출근한 사이에 집사람이 화장실 문지방 라지에타 밑의 관을 파니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전번에 독일제 다이야몬드 접착제로 방의 파이프를 고친 경험이 있어 다시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수도관 물을 빼고 또다시 접착제를 발랐으나 허사였다. 동네 수도공사 쟁이를 불러 동 파이프를 용접하라니 자기는 못하고 용접 사를 부르는데 십오만원에 공사와 타이루는 별도란다. 누수 찾는 데도 십오만원이고 누수쟁이도 찾고만 가지 공사는 않해 준단다. 다 돌려보내고 궁리 끝에 최초 방 공사를 한 이기영이를 영한파이프에서 전화번호를 받아 불러다 수리를 시켰다. 동 파이프 엘브 밑이 새는데 불 용접을 하지 않고 아예 짤라서 신주 볼트 너트로 연결해 버리고 만다. 전에 내가한 방의 접착제도보니 샌다고 뜯어서 똑같은 방법으로 방도 수리하였다. 좀 두고 본 후에 물이 새지 않으면 뒤처리는 나보고 하란다. 지하 거실 천장에서 물 샌다는 소식이 없으나 천만 다행이다. 품값은 6만원 달라니 얼마나 싸고 기분 좋은지 모른다. 몇 칠이 지나서 화장실에 세멘을 바르고 백세멘을 이겨 타이루도 부처서 그런 대로 보기 싫지 안게 만들어 놓았다. 안방도 세멘으로 땜질하고 부엌 뒤 발코니 벽 틈새로 쥐가 들어온다고 하여 벽 틈새도 막아 참 여러날 만에 질질 끌면서 물새는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쥐만 보면 무서워하는 집사람도 좋아하고. 오래된 주택은 직접 손보기 전에는 수리비에 치여서 무척 애를 먹인다.
7. 80톤 동업자 관계 청산. 3/31.
IMF사태로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코벨코 80톤의 리스를 작년 11월 30일로 마감하고 금년 3월 31일부로 영업이 완료 되여 코벨코 80톤은 매각하였다. 둘이 동업관계에 있던 지분을 공동 분배하고, 영업 잔금은 8월 31일 종료하여 나머지 잔금 분도 분배를 하여 모두 청산하였다. 동업관계에 있어 부채를 공동 분담하여 리스크는 줄었으나 동업자의 감정은 악화 되였다. 이로서 환란 사태로 빚어진 마지막 사항도 종결하여, 나는 8월 31일부로 모든 부채에서 해방 되여 몸이 홀가분 하다.
8. 4/13 방생
집사람이 구룡사를 다니더니 혁진이 백일기도하던 강남시장에 있는 간이 절에 강원도 월정사에서 새중이 왔다고 사주풀이도 한다고 쫓아다니기 시작하였고 신도가 거의 없는 이 절은 집사람을 칙사 대접하는 모양이다. 스님이 새벽마다 불공을 드리면 부동산 거래도 이루어진다며 막내매형도 끌어드려 매매가 되면 2천만원을 내 놓으라는 꼴을 보니 반은 사기꾼 땡중이다. 이 늙은 중이 집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 방생을 해 주는데 무료로 해 준단다. 하루 날잡아 방생회를 갖는데 제대로 제식대로 잘 해 준 모양이다. 고맙기도 하고 무료로 해 준다고 하여도 부담이 되어 삼십만원을 주고, 모든 제식 차림도 집사람이 다 마련했는데, 실상은 돈을 더 내놓지 하는 중의 의도가 깔린 모양이다. 한 사람의 방생회도 우습거니와 방생회 예식을 하는 것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 좋은 일이 겠고니 하고 넘어갔다. 이 스님 쫓아다니며 설레발이치는 객식구가 여러명 있는데 꼴불견인 모양이다. 지금은 이 스님하고 같이 다른 곳으로 갔단다. 이 절의 지주는 불교대학이라고 간판을 걸고 중국대학에 입학시켜준다며 학생을 모으는데 전에는 중국 붐이 생겨 학생이 있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파리날릴거다. 굿하러 쫓아다니는 거와 무엇이 다르담.
9. 동창회보 인사말
집사람 대학 동창회보에 인사말을 청탁 받고 여러날 만에 회지 나온다고 독촉을 받고서야 초안을 잡고 나보고 수정을 해 달란다. 문맥이 맞지 않고 연속성이 없어 고민을 하다 말았는데 자기가 수정하여 그럴듯하게 완성하여 놓았다. 토씨 몇 개 바꿔놓으니 훌륭한 인사말이 되어 송고 하였다. 첨부 사진은 혁범이가 보고 다시 찍으라고 하여 새로 찍어 혁범이가 원고와 함께 인터넷으로 보냈다. 초겨울에 동창회보가 나왔는데 제 1면 전체가 집사람의 인사말이 나와 총동창회 부회장으로서 제몫을 다하는 것 같다. 집사람은 사진을 다시 찍어 보낸 것이 잘됐다고 하며 인쇄 되여 나온 회보를 보고 좋아한다.
10. 중국과 지중해 여행.
봄에는 중국의 산수로 이름난 계림. 장량의 은거지로 천하제일의 경치를 자랑하는 장가계. 장안이라고 불리던 진시황제의 도읍지 서안을 여행하였다.
가을에는 지중해의 삼국을 둘러보았다. 보스프러스 해협을 끼고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터키의 관문 이스탄불, 민주주의의 발상지 그리스 아데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프리카 최고의 도시 에집트의 카이로 구도인 룩소와 알렉산드리아를 여행하였다. 아시아의 터키 유럽의 그리스 아프리카의 에집트를 보니 삼대륙을 한번에 밟아본 것이다.
지중해 여행기를 사진과 함께 동기생 홈페이지에 6면으로 올렸다.
중국에 갈 때나 지중해에 갈 때나 집사람이 불란 없이 잘 쫓아다니며 오히려 화합을 하여 기분 좋은 여행이 되었다. 실상 중국에서는 조금 불안했다. 이제 집사람도 여행을 즐기는 것 같아 여행 스케줄 잡는데도 즐거움이 동반한다.
11. 혁진이 귀국 휴가와 소영이
혁진이가 여자 친구 소영이와 카나다에서 귀국 휴가를 나왔다. 혁진이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 과외 선생 쫓아다니며 공부하던 때서부터 알고 있던 사이란다. 소영이가 혁진이를 좋아했는데 혁진이는 눈치를 채지 못한 모양이다. 예민한 혁진이가 여자면 에서는 약한 면이 있어 부모가 바보 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집사람은 혁진이가 얼굴 잘 생겨, 책을 많이 읽어 박식해, 언변이 좋아 좌중의 이목을 집중해, 무엇이 부족해 여자문제 만은 멍청한지 모르겠단다. 주위에 여자가 여러 명이 윙크를 하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보면 답답하단다. 소영이는 카나다로 이민 가서 대학을 나왔고, 소영이 다리로 혁진이가 카나다에 프로그래머로 뛰어거게 되었다. 카나다 투자자인 변호사가 만화 께임을 완성하는 게 소원이라고 하여 조소영 오빠, 오빠 친구, 혁진이 세명이서 께임 작성에 몰두하는데 지금까지는 투자자와 이 세명이 모두다 생각이 제각각 이었던 모양이다. 귀국 전에 투자자와 내년 1월까지는 어떠한 모양새라도 만화 께임을 완성하여 놓겠다고 약속을 하고 와서 이제야 어느 길이 보이는 것 같아 말하는데 생기가 돌았다. 출국 전에 투자 몇십만불 지분 3분의 1하며 떠들어 다 큰놈이 잘 판단해서 하겠지 했고 기대가 부풀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소리는 쏙 들어갔고 토론토도 아니고 카나다 국경 윈저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나는 처음에 어느 정도의 회사에서 께임 프로그래머가 미숙하여 스카웃 해 가는 줄 알았더니 세명이서 북치고 장구 치고 하는데 측은한 생각이 든다. 세명이 매월 5천불을 갖고 생활과 개발을 해야 하는 모양인데 투자자 치곤 껌값도 안 되는 투자를 하고 잘되면 열매만 따먹으려는 속샘이 보인다. 투자자가 개발 완성도를 믿지 못하는 저의가 깔려있다. 고생과 결과는 저희들의 노력과 능력의 바로메타가 되겠지만 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는 혁진이가 카나다 가서 외국에 어학 연수도 못 보냈는데 일년간 어학 연수한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있기로 하였다. 지금은 소영이도 투자자인 변호사 직원으로 네명이서 같이 있으며, 이번 추석 휴가도 네명이 모두 한국을 나왔다.
휴가를 나와 소영이를 혁진이가 집으로 데려와 인상을 보니 강인함이 보였다. 서울의 젊은 여자들 같이 옷치장이나 다이어트나 화장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검소하게 자기 자신을 보여주니 내 마음도 오히려 부담이 없어지고 편해진다. 하는 행동이 아사부사하게 비위 맞추는 형이 아니고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업무형으로 느껴진다. 미인은 아니나 건강하게 보인다. 혁진이는 순간 판단력은 빠르나 인내심이 없고 성질을 부리는데 혁진이의 단점을 소영이가 카바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둘의 좋은 결실을 기대한다.
혁진이가 휴가를 끝내고 카나다로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까지 집사람이 데려다 주겠다고 하여 요즈음 인천공항까지 바양해 주는 사람이 어데 있느냐고 핀잔을 주었는데 혁진이와 소영이가 가는데 짐 보퉁이가 너머나 많아 나도 승용차로 같이 쫓아 나서게 되었다. 집사람은 집에서 입던 세타 하나만 입고와 이게 무어냐고 하니 공항에는 안 들어가고 밖에 있겠단다. 막상 공항에서 출국하는 네사람과 소영이 작은아버지와 친구 어머니를 공항에서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초면에 집사람 행색이 너머 초라하여 내가 얼굴이 붉어졌으니 당사자인 집사람은 얼마나 창피하고 당혹 스러웠겠나.
12. 백돌이 일생
우리 집 개새끼 얘기를 작년에는 갑순이를 이야기했는데 금년에는 백돌이를 해야겠다.
집사람이 강동카톨릭병원 간호부장 재직시 사무국장이 개새끼 한 마리를 갖고 왔는데 이 하얀 개를 집으로 갖고 오니 졸지에 우리 집은 누런 코카스 스파니엘과 개새끼가 두 마리가 되었다. 갖고 온 이 하얀 개는 무척이나 구박을 받아 불쌍하여 갖고 올 수박에 없었다는데 우리 집에 와서도 천덕꾸러기가 되어 몰골과 처신이 형편없이 되었다. 코카스는 뛰어다니고 이 하얀 개는 잡아매 놓아 눈곱이 끼고 누가 봐주는 사람이 없어 불쌍하기 그지없는 날을 보내다가 묵어 논 비닐 끈이 끊어져 코카스와 같이 마당에서 뛰어 놀게 되었다. 코카스는 갑순이 계열로 경순이가 되었고 이 하얀 개는 갑돌이 원조의 이름을 따서 하야니까 백돌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 백돌이가 잡종인 중개인데 똑똑하고 사나운 성깔이 있다. 식구들이 볼 때는 코카스와 잘 어울리며 노는 것 같으나 저희끼리 있으면 코카스를 쥐잡듯하여 코카스가 꼼작을 못한다. 서양개는 사람이나 따라다니고 응석이나 부리지 바보새끼다. 우리 나라 잡종은 똑똑하고 집도 잘 지키고 주인한테 충성을 바치는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나라에서는 서양 애완견을 고가로 매매하며 토종개는 똥개로 잔멸시키고 말았다. 코카스인 경순이가 암내를 내니 백돌이가 올라탄다. 성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옛날의 갑순이 같이 경순이가 또 잡종을 생산하면 처치 곤란하여 급기야 백돌이를 2층 배란다에 올려놓고 경순이와 차단을 시켰다. 이 2층 세맨트 위에서 작년 겨울을 났으니 백돌이도 고생을 하고 원통하기도 했을 거다. 우리 집에서 사료만 먹고 천대받던 경순이가 동물이라면 귀여워 죽겠다는 부녀가 있는 갑돌이 원조의 집에 시집을 가게 되었다. 백돌이 갖고 가는 희경이 모녀 집에는 들고양이가 개집에 새끼를 낳아 새끼가 다 커서 집을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백돌이를 갖고 간 것이다. 집사람이 백돌이와 백돌이 집과 사료 한 부대 얹어서 희경이네 집에 보내고 왔다. 백돌이 집은 우리 앞집에서 이사 갈 때 주고 간 푸라스틱으로 만든 큼지막하고 멋있는 개집이다. 이 백돌이는 금년 여름에 청소 아저씨보고 갖고 가라니 좋아서 갖고 갔는데 이 개새끼가 도망처서 집에 돌아왔다. 도망처 집에 온 개를 보니 백돌이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워 낮이 간지러운데 어찌 하랴. 잘해 주지도 못한 개가 희경이네 집에 갔으니, 개새끼로서는 최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집을 찾게 되었으니 그 얼마나 행복하랴. 백돌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올 때 까지는 지옥에서 살았고 우리 집에서는 연옥이요 희경이네 집에서는 천국의 생활일거다. 똑똑한 백돌이는 희경이네 집에서 적응 잘하며 귀여움 받고 집에 들고양이 들을 다 쫒아보내고 자기의 영역을 평정하였단다. 이제 백돌이는 행복의 나날이 기다리고 있는 미래만 남아 있다. 토끼 새끼까지 가축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 주는 희경이네서 즐겁게 살 백돌이를 생각하면 개새끼한테 샘이 날 지경이다.
13. MBA 망년회
금년 봄부터 매월 첫째 토요일에 등산을 한다는 고대 경영대학원 MBA 석사 산우회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나가보니 내가 제일 연장자다. 그것도 차이가 한참나는 대 선배니 후배들이 깜짝 놀랄 만 하다. MBA산우회는 2, 3년전 석사 졸업후 얼마 되지 않은 신진 석사들이 중축이되여 결성한 산우회라 젊기가 팔팔한 젊은이들이 생기가 넘치는데 산우회 운영도 재치 있게 잘한다. 경영대학원 산악회가 있는데 연구과정이 장악을 하여 MBA석사회에서 새로 결성한 것이다. 고대MBA 석사면 자격이 있는 이 산우회에 처음 들어가서는 산행을 하는데 젊은이들 쫓아다니다 뒤쳐져 짐이나 되여 눈치 받는 게 아닌가 하고 무척 신경을 썼는데 막상 산행을 하다보니 내 산행 실력도 중 상류급 이상이다. 서울 근교만 산행을 하다 제주도가 고향인 롯데전자 사장으로 있는 교우가 스폰서가 되여 가을엔 한라산까지 올랐는데 재미가 쏠쏠하여 한 달에 한번 참석할만하다. 회장은 박사 부부인데 이 부인의 언변이 재치가 번쩍인다. 산행을 하며 실세라며 남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리드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때가 많다.
고대 MBA석사회도 이 산악회원이 중축이되여 움직이며 석사회도 활성화가 되어가고 있다. 금년 MBA망년회가 고대 교우회관에서 열려 집사람과 동행을 하였다. 전에 참석해 보면 아는 사람이 한두 사람밖에 없어 씁쓸히 지났는데 이번에는 산우회원 여러 명이 아는 체를 하며 인사를 하러오니 참석한 기분이 상승하여 오기를 잘했다고 판단했다. 참석 인원도 전에 보다 훨씬 많아 성황을 이룬 것을 보면 석사회 임원진으로 있는 산우회원들의 힘이 매우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경영대학원장이 축사를 하며 이번에 고대 경영대학원이 미국이나 선진대학에서 학점 인정하는 학교로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AACsb에 지정 되였다고 무척 고무 되여 있다. 고려대학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