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부터 벼르고 있던 오키나와 드라이빙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적으로도 대만에 가깝고 예전에는 별도의 류큐왕국이었던 곳으로
일본이지만 일본 같지 않은 곳. 오키나와.

이번 여행은 제 여행에 한번이라도 참가하셨던 분들로만 모였으며
총 12명이 차 3대로 나누어 다녔습니다.
아무래도 세 대가 함께 움직이다보니 이동 시간이나 일정은 최대한 여유있게 잡아
볼거리보다는 어울림에 중점을 둔 여행이었고요.
그에 걸맞게 일정은 대폭 줄었지만 30대에서 60대까지 12명의 멤버들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오키나와 중심 도시 나하 국제 공항은 정말 작습니다.
마치 시골 버스정류장 같은 국제선에 내려 국내선으로 이동한 뒤
기다리고 있던 렌터카 셔틀버스에 오른 뒤 렌터카 사무실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23일까지 연휴다보니 렌터카 사무실은 그야말로 바글바글...
렌터카를 받아 출발할 때쯤엔 이미 예상시간을 한시간 이상 훌쩍 넘긴 뒤였습니다.

세 대의 네비게이션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각자 안내하는 루트가 달라
초반부터 살짝 혼돈이 있었지만 설남님께서 센스있게 준비해오신 워키토키가 빛을 발해
서로 자유롭게 연락을 하며 무사히 점심 장소인 이시카와 IC 근처 미치노에키 나카유쿠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차량 배정이 곧 조가 되어 각 조별로... 또는 각자 자유롭게 식사를 합니다.
동행이 있을때 좋은 점은 이것저것 시켜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점.
그만큼 실패의 확률이 줄어들지요.

결국 첫번째 여정인 류큐무라에 도착했을 땐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4시부터 미치주네라는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서둘러 입장.
앞부분은 놓쳤지만 뒷부분 공연이라도 건질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저 광대 분장을 한 사람은 촌다라라고하여
공연의 중심 역할을 하며 분위기를 밝게 이끌어가지요.

뒷자리는 옛날 일본으로 합류하기 전 별도의 나라였던 류큐왕국의 왕과 왕비가 앉아있고요.
북소리와 전통음악이 어울리며 중간중간 넣는 추임새까지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운 분위기입니다.

공연이 끝나고나면 이렇게 관객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진 뒤...

줄을 서 배우들과 함께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도록 하네요.

오키나와를 다니다보면 어디서고 쉽게 만나게 되는 '시사-'입니다.
우리의 해태같은,,, 악귀를 물리쳐주는 수호신 이지요.
보통 한 쌍으로 되어있는데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수컷, 닫고 있는 것이 암컷이랍니다.
닫힌 입은 안으로 들어 온 복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함이요
열린 입은 복을 불러들이고, 잘 못 들어 온 액을 내쫒는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우리네 연자방아 같이 소가 끄는 힘을 이용해 사탕수수의 액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천천히 돌아보는 류큐무라는 작은 민속촌 같은 느낌입니다.
실내 극장에서는 실내공연도 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패쑤!!

그래도 인증 샷은 찍어야지요.
자, 김치~~~^^

다음 일정은 미군 기지 근처에있는 아메리칸 빌리지입니다.
휴일 오후라 아메리칸 빌리지 가는 58번 국도가 제법 막히다보니
예상으로는 약 30분정도였지만 거의 한시간 가까이 걸린 듯합니다.

아메리칸 빌리지는 저녁에 오길 잘한 듯합니다.
정말 일본 속의 또 다른 나라같은 분위기... 비로소 성탄절 분위기가 조금 나는 군요.

처음엔 방향 감각이 없어 어디가 어딘지 헤맸지만
특별히 뭘 보겠다가 아닌 분위기를 즐기는 쪽으로 발길 닿는대로 걸어보았습니다.

불빛들이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샵들이 많아 정처없이 거닐어도 기분 좋은 동네이네요.
하물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거닐고 있으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어요. 그쵸? ^^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니 사진으로...






이렇게 라이브 공연도 열리고 있고요.
그나저나 저 친구들 복장은 저래도 노래 실력은 정말 좋더군요.

드디어 우리가 오늘 저녁을 해결할 회전 스시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구루메 가이텐 스시... 아메리칸 빌리지 초입에 있어요.
약 20~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정말정말........... 맛있어요.
실컷 먹고 생맥주까지 마셨는데도 1600엔 정도 나왔네요.
금액대비 아주 훌륭합니다. 강추!!!

오늘 숙소는 온나손의 미유키 비치 호텔.
만좌모 근처라 다시 북부로 올라가야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불량 네비가 제대로 한 건을 해주는군요.
업그레이드가 안 된 네비는 멀쩡한 대로를 제대로 표시하질 못하고
우리는 네비에도 안나오는 산길을 따라 헤매며 진땀을 흘렸다는....
간신히 호텔에 들어온 시간은 대략 10시 경

이렇게 본관의 화양실입니다.
침대 매트리스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창문을 열면 한가득 들어오는 바다 풍경에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군요.
온천에 가서 하루의 피로를 풀은 뒤 다소 험난했던 첫날밤을 맞이합니다.
오야스미나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