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으로 구사일생 비둘기의 목숨은 건질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비둘기들을 날리고 그들이 날라다니는 것을 한참이나 구경하다가
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집으로 들어갔더랬습니다.
오늘따라 매가 보이지 않아서인지
비둘기들이 긴장을 풀고 몇몇 마리가 장밖에 있는 것을 뒷전으로 하고
집으로 들어갔던 거였는데, 한참뒤
길동이가 난리치는 소리에 나와 보니 매에게 한 마리가
잡혀 뜯기고 있었는데, 길동이의 소리에 놀란 매가 잡아먹던
비둘기를 놓치게 되었고, 그 순간 비둘기는 정신없이 장 트랩으로 뛰어올라
구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 잡아보니 아끼던 블렉매직 새끼였는데, 처참했습니다.
그래도 길동이 덕에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이 그 참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뭔가 주인을 도왔다는 생각에서인지 길동이는 의기양양해져 있습니다.
그래도 버려진 강아지를 돌봐준 은혜에 대한 보답인듯 싶습니다.
매에게 뜯긴 곳입니다. 뒷머리부터 뒷목 부분을 전부뜯어 먹혔습니다.
뒷부분은 완전히 절개된 상태였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눈의 홍채가 색을 잃었습니다.
서둘러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절개된 부분을 급한대로 실과 바늘을 소독해 봉합해 줬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봉합하면서 살펴보니 중요한 부분들은 상하지 않았습니다.
봉합한 부위를 다시 소독을 하고 후시딘을 바른 다음 항생재 가루를 뿌려줬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하나 상처부위가 염증만 생기지 않는다면
살아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보시는것 처럼 처참하게 당했습니다.
그래도 매의 발에서 벗어나는 순간 구사안으로 날라 들어간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이 녀석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했습니다. 꼭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돌봐줘야겠습니다.
누군가가 집앞에 버리고 간 길동이입니다.
집사람이 거둬주고 이름도 길에서 만났다 하여 길동이라 지어줬는데,
이번에 다 죽은 비둘기를 살려냄으로
우리 흑비둘기 구사의 영웅이 됐습니다.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완두콩을 불려 믹서에 갈아 주사기로 먹여주고 하여 기력이 회복 되 가던중 워낙 심한 중상이고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지 합병증으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쇄소리를 내더니, 그래도 생명력이 끈질긴 비둘기입니다. 몇일간 씨프릴 주사용액을 요지에 뭍여 혀에 찍어주는 듯 주며 경과를 지켜보니 오늘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회복이 되 주는 먹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깃털을 정리할 정도까지 된것을 보니 머지않아 종구 휴식장으로 옮겨도 될 듯 싶습니다. 그래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모습을 보니 여간 기특한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