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이번이 세 번째 여행길인데 매번 관광 여행이 아니라 비즈니스
여행이지만 관광 여행 떠나는 냥 마음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발견
하는 의미로 항상 설렌다.
인천 공항을 이륙하여 1시간 후 바다에 떠있는 타원형의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구름바다를 건너 약 3시간여 만에 홍콩 공항에 안착했다.
홍콩에서 뭄바이(Mumbai)행 비행기를 환승 하는 데는 약 4시간을
기다려야 되는데 시내에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넉넉지 않고 보세구역
내에서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지루한 시간이었다.
통과 여객 대기실 필자가 앉아 있는 앞자리에는 인도 청년과 이스라엘
배낭 여행객 아가시가 앉아 있었는데 그들의 목적지도 뭄바이로 같은
비행기이니 어색하지 않게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인도 청년은 현재 캐나다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
와 한국 대중가요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귀에 익은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한편 이스라엘 아가시는 집을 떠 나온지 벌써 7개월째 접어들었는데
여행 경비는 방문 국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충당하며 세계
일주룰 한다는데 한국에는 환승객으로 그냥 지나왔으며 다음 기회에는
꼭 들린다고 한다.
필자가 연전에 이스라엘을 방문 했을 때 텔아비브 공항의 까다로운 보안
검색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를 들려주니 수긍이 가는지 피식 웃는다.
그들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 함께 무제의 다양한 수다를 늘어놓다 보니
이내 탑승시간이 되었다.
홍콩에서 뭄바이로 가는 캐세이 패시픽 기내는 야간이라 그런지 뒤쪽에
빈자리가 있어 네 개의 좌석을 점거 하는 행운을 얻어 누워서 잠을 자며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일등석 보다 편한 야간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뭄바이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 새벽1시 30분(한국시간 새벽5시)
폴리올 파이버(Polyole Fiber)에서 영접 나온 산토쉬(Mr.Santosh)
씨를 만나 공항 청사 밖으로 나오니 밤인데도 더운 바람이 후끈하게
이마를 스치니 마치 사우나탕 입구에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일행은 미리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뭄바이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다만(Daman)시로 달렸다.
다만시는 인구 약 3만 명의 시골 냄새 풍기는 비교적 적은 해안 도시로
일행이 여장을 풀은 호텔 로얄 가든은 이곳에서는 특급 호텔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모텔 수준도 안되는 허술한 내부 시설이다.
도착 첫날 회사에 출근 설비 진행 계획에 대한 미팅을 끝낸 뒤 오후엔
숙소에서 휴식을 가졌다.
필자는 옛날 한국을 노래하던 시성 타고르를 생각하며 시끄러운 저녁의
나라, 소의 나라, 개의 나라 인도라고 나름대로 기술 하고자 한다.
소의 천국인 인도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낙농업국 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거리에 떠돌아다니는 소들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어 쓰레기를 먹고
사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소를 숭배하여 소고기를 먹지 않는 힌두교 민족이라 다소 이해는 되지만
초식 동물인 소에게 사료(풀)를 주지 않아 굶주려 삐쩍 마른 소들이
거리를 방황하며 여기저기 우분지뢰 밭을 만들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소들의 배고픈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소의 주인 입장에서 보면 소를 도축하는 것은 법에 엄격하게 규제되어
있으니 잡아먹을 수 없고 그냥 방치하여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고국 뉴스를 접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로
밤이면 청계천이 온통 환한데 인도는 쇠고기 수입 논란이 있을 수 없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인도는 역시 개의 천국이기도 하다.
집 없이 거리에 떠돌아다니는 개들 또한 많다.
소와 마찬가지로 쓰레기를 뒤지는 개들은 낯선 사람을 보면 짖어 대는
개만의 특성을 잊은 채 짖지도 피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개들은 사람과 그렇게 가까이 살아오면서 올가미를 씌워 보신탕집으로
안내 되는 위험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인도에 와서 두 번째 휴일을 맞아 아그라의 타지마할의 슬픔도 느끼고
싶고, 갠지스강의 푸른 역사에 헤엄도 쳐 보고 싶고, 석가모니의
생가도 보고 싶지만 이곳에는 가 볼만한 곳이 없다.
이사람 저사람 추천을 받아 간 곳이 다만시에 있는 탬포어 해수욕장
(Tampore Beach)이다.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처럼 검은 모래 해수욕장으로 이곳 사람들이
즐기는 곳으로 인도양의 파도가 멎는 검은 모래 언덕의 바닷물은
갯벌 탁한 물처럼 더러워 보여 몸을 잠기고 싶지 않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니 동해의
반짝이는 은물결의 파란 화진포 해수욕장이 생각난다.
둘째 휴일은 이곳 사람들이 자랑하는 실바사(Silbassa)시를 가로
지르는 다만 간가강(Daman Ganga River)마도반 댐(Madoban Dam)
에 갔다.
흙으로 축조된 댐의 길이는 약 1Km 이고 높이 약30M에 수문이 5개로
농공용수 전용 댐인데 담수량은 비교적 적지만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댐 주변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데 같이 사진을 찍자고 졸라 대는 어린이
들에게 사진을 찍어 즉석에서 보여주니 자기 모습에 도취된 나르시스
처럼 싱글벙글 좋아하고 필자도 스타가 된 냥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가는 곳 마다 거리는 복잡하고 이곳 차량도 유럽풍이라 운전대가
오른쪽에 장착 되어있어 왼쪽 핸들에 익숙한 우리는 무질서한 거리를
사람과 소. 개, 오토바이 사이로 곡예를 하듯 달리는 차를 타고 가면서
앞에서 오는 차를 빗겨 갈 때는 부딪치는 것 같은 느낌에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또한 거리에는 반짝이는 눈만 빠꼼한 맨발의 새카만 어린이들이 차창을
두드리며 구걸을 하는데 연전에 방글라데시에 갔을 때 기억이 되
살아나 마치 다카에 온 것으로 착각이 된다.
역사를 거슬러 625전란 당시 고향 마을 앞 개울가에 미군 부대가 주둔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미군 차량을 향하여 초콜릿 기브 미(Give me)
하고 손을 내 밀어 초콜릿이나 껌 또는 비스킷을 던져주면 좋아 하고
그냥 지나가면 뜻도 모르고 팔뚝질을 하던 생각을 하니 당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지나는데 짓궂은 어린 애들이 팔뚝질을
하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저것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당황한 이승만
대통령은 반가운 손님을 맞는 한국인의 인사법이라고 하자 그 다음에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했을 때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팔뚝
인사를 받았다는 믿기지 않는 웃기는 일화를 생각하며 오늘의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자랑스럽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는다.
필자가 이곳에서 하는 일은 한국에서 수출한 플랜트 설비를 하는
동안 수입자와 기슬진 사이에 의사 소통및 업무 협조를 하는 일이지만
기온이 40도가 넘는 날씨에 양철지붕이 달아 오른 공장 내부 온도는
연일 46-7도를 오르내리니 그야말로 사우나탕이나 다름없다.
세계에서 비가 가장 만이 내리는 곳이 안도의 아쌈(Assam)지방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는데 아쌈 지방은 이곳에서 2,100Km 나 덜어져 있단다.
비 라도 기다리는 마음은 에어컨 찬바람을 쐬며 창가에 비친 보름달을
쳐다본다.
2008.5.19일 인도 다만시에서 제1신
海 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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