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값 취재한 <시사매거진 2580>의 박범수 기자 지난 16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스타벅스-커피 값이 기가 막혀’가 방송된 후, 미디어 다음의 아고라 등 인터넷의 토론방이 뜨겁게 달궈졌다. 로열티나 인건비, 매장 임대료 등에 있어 비슷한 조건, 혹은 보다 나은 조건에 있는 한국의 스타벅스가 미국, 일본의 스타벅스보다 커피 값을 많게는 1천원이나 비싸게 팔고 있다는 내용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방이 이어졌다. 이를 취재한 <시사매거진 2580>의 박범수 기자를 만났다.
-인터넷의 반응이 뜨거운데 어떤가.
방송이 나가고 나면 늘 반응을 살핀다. 어느 정도 반향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스타벅스에서 방송 후 반응은 없었나.
아직 이렇다 할 피드백은 없었다. 아마 기업의 이미지 등을 고려해서 여론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취재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인가.
6월 25일 방송된 ‘국경 넘은 페어트레이드(fair trade)’와 관련해 유럽에 가서 공정무역에 대한 취재를 했다. 공정무역은 커피나 바나나 같은 농산물을 제3세계에서 수입할 때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제값을 주고 사자는 운동이다. 석유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커피의 경우 중간상인들의 착취 때문에 커피농가에 제대로 이익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이런 불평등한 거래를 없애고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그 방송 이후에 시청자들이 2580 게시판을 통해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문제점과 의문점들을 올려주셨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취재를 하게 된 것이다.
-취재는 언제부터 했나.
16일이 방송이었는데 약 3주 전부터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취재과정은 어떠했나.
자료를 수집한 후에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면서 먼저 한국 스타벅스에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한국 스타벅스에서는 미국지사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마지막에 안 된다고 했다. (그 과정을 녹취한 것 역시 방송되었다. 이 사실을 스타벅스 측도 알고 있고, 방송규약에 따른 것으로 법적인 문제는 없다)
-왜 더 비싼 가격으로 커피를 파는 다른 기업이 아닌 스타벅스였나는 질문도 많다.
스타벅스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고급문화라는 점, 그리고 맥도날드나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식 세계화의 의미를 내포한다. 또한 스타벅스는 그와 같은 고급커피의 종류의 시초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서나 시장주도적인 브랜드다. 한국에서야 다른 커피전문점과 경쟁한다고 하지만 외국에서는 경쟁할 브랜드가 없다. 그만큼 가격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도 내용에 관련해 다양한 논란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론은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해 그것이 논란이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 다음은 시민사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상황에 따라 후속취재를 할 계획이 있나.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스타벅스가 끝까지 밝히지 않은 높은 가격의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외국 업체들끼리의 가격 담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스타벅스의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조사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99년 상륙한 스타벅스는 벌써 160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했다. 앞으로 7-8년이면 모든 지방 대도시에 스타벅스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매출액은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전에 정부차원에서 가격 담합의 여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 것이기를 바란다.
덧붙이자면 일본에서는 토종 브랜드가 커피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위다. 오랜 역사와 뛰어난 마케팅 전략, 품질이 토종 브랜드의 성공 이유다. 그에 비해 가격은 스타벅스 커피의 반값이다. 우리나라에는 토종 브랜드가 없다. 주인 없는 곳에서 스타벅스가 독점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박범수 기자는 “스타벅스는 자신들이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고 있다는 선전물을 매장에 비치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커피를 사려고 하자 살 수 없었다”면서 “이것은 결국 공정무역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아이엠뉴스에 게재한 취재후기를 통해 “기회가 된다면 스타벅스의 공정무역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취재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MBC iMNEWS 김연실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