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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부산 산업 고도화의 견인차
디자인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자인이 뛰어날수록 제품의 매출이 커지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과 도시들은 기업의 디자인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기업 성장단계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도시들은 디자인 진흥기구가 중심이 돼 적극적인 디자인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 디자인과 영상․IT․관광․컨벤션․자동차·생활소재 등이 융합하면 지역 산업의 고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부산의 디자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장확대 전략(Market) ▲인력양성 전략(Manpower) ▲기반조성 전략(Infra) 등 3대 전략이 필요하다.
Ⅰ. 왜 디자인인가
1. 디자인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
○ 기술 주도의 혁신에서 디자인 주도의 혁신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추세
- 소비자들이 단순 소비보다는 감성·환경·경험 등을 통해 가치를 추구하면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
○ 애플(Apple)의 아이팟(iPod)은 망해가던 회사를 극적으로 회생시킨 대표적인 창의제품으로 유명
- 애플은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미국 디자인, 중국 제조(Designed in USA, Built in China)’ 문구를 새겨 넣어 디자인의 원조를 강조
○ 영국디자인협회에 따르면 디자인 선도기업(Design Led Company)의 주가가 일반기업(FTSE 100기업)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남
○ 삼성경제연구소는 “디자인의 역량이 클수록 매출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경향이 있다”고 밝힘
○ 디자인 투자는 기술개발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투자효과를 창출
- 디자인 개발기간(평균 6~9개월)은 R&D 기간(2~3년)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면서 디자인투자의 평균 매출효과(22배)는 R&D 투자(5배)에 비해 4.4배 높음(산업자원부, 2003)
- 디자인에 투자를 한 기업 450개를 조사한 결과 3년간 기업 이미지는 91%, 제품품질은 90%가 향상됐고, 비용은 70% 가량 절감(British Design Council, KOTRA 2010 자료)
2. 세계 각국과 도시는 기업 디자인 지원에 주력
○ 영국의 경우 창조산업 육성을 통해 디자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
- 국가 디자인 정책 총괄기구인 영국디자인카운슬은 3년 단위의 국가디자인정책인 ‘Business Plan for 2008~2010, National Design Policy in Practice’를 실행
- 기업의 디자인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다양한 Design Demand 프로그램을 시행
○ 미국은 2004년 12월 국가혁신위원회(NII·National Innovation Initiative)를 중심으로 ‘이노베이트 아메리카’를 선언하고 2009년 ‘미국의 미래 재디자인(Redesigning Ameriac’s Future)’ 10대 의제를 제안
○ 일본은 2004년부터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네오 제패니스크(Neo-Japanesque)전략을 추진
- 국가적으로 네오 제패니스크를 통해 전통 문화에 현대적 디자인과 첨단기술을 융합해 일본 제품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노력
- 일본의 주요 도시들은 디자인 진흥기구가 중심이 돼 적극적인 디자인산업 육성을 추진
• 옛부터 상공업이 발달한 오사카는 일찍부터 제품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사카산업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지역기업에 디자인 지원을 시행
• 고베는 2008년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 지정을 계기로 커뮤니티디자인, 생활디자인, 제조디자인 지원에 주력
• 나고야의 디자인 진흥기구인 NADYA(NAgoya+Design+Youth+Amusement) Park는 ‘디자인 - 젊음 - 오락(쇼핑)’ 기능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 조성
→ 지자체와 지역기업들이 투자해 민간 주도로 디자인 산업을 지원하고 육성
○ 독일 베를린은 세계적 유명 디자인업체, 소규모 아뜰리에, 디자인 에이전시 등이 공존하면서 경쟁력 있는 디자인시장과 산업클러스터 형성을 위해 노력
- 창조적 도시환경(creative milieu)을 조성하기 위해 ‘디자인 + 예술시장 + 엔터테인먼트’를 집적한 디자인 산업 클러스터인 ‘창조경제구역’을 조성
Ⅱ. 부산 디자인의 현주소
1. 한국 디자인의 경쟁력
○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평가 17개 국가 중 한국의 전체 디자인 경쟁력은 8위로 나타남
- 이탈리아가 1위이며 다음으로 프랑스·미국·독일·영국 순
○ 우리나라 대기업의 디자인 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음
- 2011년 3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에서 삼성(1위)·LG전자(10위)를 비롯해 아이리버·LG하우시스 등 4개 기업이 50위 안에 들어감
• 50위 안에 일본은 5개, 대만은 6개 기업이 포함
• 역사가 짧은 중국 기업도 빠르게 추격해 중국 하이얼그룹이 46위
2. 부산 디자인산업의 위상과 경쟁력
○ 전문디자인 업체의 대부분이 서울(63.9%)에 집중돼 있고 지역의 비중은 미미
- 부산지역 업체는 최근 142개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대구(139개)·광주(112개)가 부산을 추격 중
• 대구·광주의 성장은 대규모 국책과제의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됨
○ 부산 디자인산업은 수도권과는 격차가 크지만, 동남권에서는 허브 역할을 수행
- 2009년 부산 디자인산업의 동남권 비중을 살펴보면 사업체수는 63.7%, 종사자수는 72.4%를 차지
○ 부산 디자인 전문업체의 경영애로사항은 시장과 관련된 것이 전체의 48.4%
○ 부산 디자인 전문업체들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 시 애로사항은 ‘디자인 인력부족’이 23.8%로 가장 높고, ‘낮은 고객의 디자인 인식 수준’이 13.1%를 차지
○ 부산 디자인 전문업체들은 디자인이 영상-IT, 관광-컨벤션, 자동차, 생활소재 산업과 결합할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
○ 디자인 지원제도의 중요도 평가에서는 ‘디자인개발자금 지원’, ‘디자인회사 활성화 지원’, ‘디자인 기술수준 배양’, ‘디자인 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 순으로 나타남
3. 시사점
○ 디자인산업은 대부분 수도권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협소한 부산 디자인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
○ 지역 중소기업들의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기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와 디자인 친화적 환경 조성이 요구
○ 디자인과 지역 산업의 적극적인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함
○ 부산 디자인산업은 동남권에 분업구조가 확립돼 있고, 시장도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동남권 내 산업비중도 높아 광역 차원의 위상 정립이 필요
Ⅲ. 무엇을 할 것인가
1. 시장확대(Market)
○ 부산 디자인 업계의 가장 큰 애로점은 ‘협소한 디자인 시장’으로 지적되고 있어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 마련이 시급
- 시장 확대 전략으로 ▲디자인 시장 창출 ▲디자인 바우처 발행 ▲디자인 상설 전시·판매 공간 마련 등 3개를 제시
■ 디자인 시장 창출
○ 공공부문의 수요 확대를 통해 디자인 시장을 넓히는 것이 필요
- 부산지역 디자인 전문업체의 주요 고객(1순위)은 지방자치단체(35.2%), 정부기관 (9%), 공사·공단(4.9%)으로 공공부문의 비중이 49.1%(부산발전연구원, 2011. 1)
- 대다수 지역기업은 디자인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공공부문의 수요 확대가 중요
○ 지역 전략산업 관련 예산에 디자인 관련 예산을 우선적으로 포함
- 향후 전략산업과 관련된 예산에 디자인 예산을 사전에 일정 비율을 책정해 지역 디자인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
■ 디자인 바우처 바우처(voucher)는 정부가 수혜자에게 교육·주택·의료 등의 복지서비스 구매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용을 보조해 주기 위해 지불을 보증하는 전표(쿠폰)
발행
○ 지역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에 디자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쿠폰)를 발행
○ 법률회사, 경영 컨설팅회사 등과 협약해 디자인과 법률·경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안
- 지역기업들이 디자인 컨설팅을 받으면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효과
• 디자인 기업들에게는 공공 측면에서 시장을 개설해 주는 효과를 예상
■ 디자인 상설 전시·판매 공간 마련
○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 제작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상설 전시·판매
- 이와 함께 디자인 교육도 병행해 일반인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
○ 부산 소재 아웃렛 등과 연계해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을 상설 전시·판매하고 페스티벌도 정기적으로 개최
2. 인력양성(Manpower)
○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은 인력으로, 관련 인재를 키우는 것을 지역 디자인 산업을 육성하는 한 축으로 삼아야 함
○ 인력양성 전략으로 ▲디자인 영재학교 설립 ▲‘디자인- 영상 - IT 융합’ 인재육성 센터 설치 ▲디자인 CEO·시민 대상 교육 등 3개를 제시
■ 디자인 영재학교 설립
○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와 같이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 영재들을 발굴해 미래의 우수한 디자이너로 양성하는 전문학교를 설립할 필요
○ 외국에서는 1837년 ‘정부 디자인 학교(Government School of Design)’로 출발한 영국왕립예술대학(RCA), 350년 전통의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등이 유명
■ 디자인-영상-IT 융합 인재육성센터의 설치
○ 최근 영상+IT+Media가 통합·융합하는 추세에 대응해 산학협력형 인력양성센터 설립을 추진
○ 미국 MIT공과대학의 미디어융합 기술연구소인 MIT미디어랩은 산학협동의 새 모델을 제시한 연구소라는 평가와 함께 기발하고 창조적인 연구로 세계적으로 주목
■ 디자인 CEO·시민 교육 실시
○ 부산은 디자인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시민·기업을 대상으로 지속적·체계적인 디자인 교육과정을 실시할 필요
- 특히 산업체 관계자, 공기업 임원, 3급 이상 공무원, 중소기업 사장 등 최고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디자인 CEO교육을 실시해 디자인 마인드를 제고
< 세계는 디자인 의무교육 강화 >
▲영국은 1996년부터 5대 의무과목(영어·수학·과학·체육·Design and Tech)으로, 미국은 ‘비주얼 아트(Visual Arts)’로 정규 미술교육과정에 디자인을 포함
▲우리나라 지식경제부와 교육인적자원부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디자인 연구학교’를 본격 실시
3. 기반조성(Infra)
○ 수도권에 비해 디자인 환경이 미흡하기 때문에 부산지역을 디자인 친화적 도시공간으로 조성할 필요
○ 기반조성 전략으로 ▲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존(zone) 지정 ▲ 국제 디자인 박람회 개최 ▲ 디자인이 묻어나는 도시공간 재편 등 3개를 제시
■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존(zone) 지정
○ 디자이너를 포함한 문화예술가들에게 창작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을 제공해 디자인이 숨쉬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사업
○ 중국 북경의 ‘798 예술의 거리’, 대만의 ‘화산1914 창의지구’ 사례를 참고
- 사상·영도·산복도로 등 도시재정비가 필요한 지역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창조와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디자인 특구 지정
■ 국제 디자인 박람회 개최
○ 부산국제영화제 수준의 국제적인 디자인 엑스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디자인 트렌드와 정보의 발신지로 육성
■ 디자인이 묻어나는 도시공간 재편
○ ‘디자인 = 문화’라는 말이 있듯이 디자인은 사회의 생활패턴과 행동양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인간 활동
- 따라서 평소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주변 환경들이 디자인에 중요한 역할
○ 이태리·프랑스·영국 등 디자인이 강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예술적 영감을 주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잘 보존
- 후손들에게 많은 문화유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기존의 도시공간을 재편할 필요
*출처 : BDI Webzine(부산발전연구원 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