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1구간(보구곶리-문수산-56지방도-것고개)
1.일시: 2011년 4월 9일 토요일
2.참가인원: 딱선생, 바람, 그윽한미소, 그리고 나
3.날씨: 입김이 보일 정도로 쌀쌀하고 운무와 황사가 섞여 조망이 없다.
4.시간및 거리: 거리는 약 11km 정도이나 고도차가 크지 않아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약 8시간 걸림.
출발
한남정맥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7년 7월 25일이였다.
그 이후로 4년만에 다시 찾은 한남정맥은 여전히 그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라는 싯구처럼 정말로 사람만이 변하고 사람만이 늙어가는 것 같다.
자연은 여전히 그렇게 인간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에 상관없이 늘 그렇게 존재해 오고 있는 것이다. 저런 절대 고수의 심성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장구한 세월을 내부에서 인내하며 이겨내는 결과물이 아닐까! 정말로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세월 앞에는 한치의 오차없이 다 똑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또 세상은 공평한 것도 같다. 어쨌든 오늘은 한남정맥의 문을 여는 첫 시작 점인 것이다. 모쪼록 회원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면서, 한남정맥도 탈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천지신명에게 마음속으로 나마 빌어 본다.
당산역 7시 집결하여 1번 출구로 나와 강화도행 88번버스를 찾으니 보이질 않아 6번출구로 왔다 갔다를 왕복하고서야 우리가 애초에 기다리고 있던 곳에서 88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시작부터 헤매이니 징조가 불길하다 또 오늘 얼마나 알바할까 하고!
그런데 한남정맥은 먼길을 가지 않아도 언제나 접근이 용이하여 뒷동산 올라가는 삼정으로 마음이 편하다.

성동 검문소 도착 9시20분.
당산역에서 약 1시간30분 정도 걸렸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면 강화도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보구곶리까지가면 된다. 여기서 보구곶리까지는 족히 1시간은 걸어야 도착한다.
추적 추적 걸어가고 있으려니 길 옆에 구멍가게가 눈에들어 막걸리를 사러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의 가게에서는 팔지 않는 찐 계란이 19공탄 난로 위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오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반증인 거다. 그냥 지나칠 인간들이 아니기에 계란 한알과 커피를 끓여 맛있게 먹고, 문을 나서니 촌노 한분이 버스를 기다린다.
보구곶리가는 버스가 곧 온다기에 그걸 타고 가기로 했다. 일정에서 30분은 벌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버스가 생겨 보구곶리 해안선을 따라 좌우로 돌아 원점회귀하는 노선인데, 딱 한대가 운행중이란다. 제일 좋아한 것은 오늘은 '딱선생' 이 아니라 '바람' 이다.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다.

여기가 한남정맥의 시작점이다. '딱선생' 벌써 자는 겨! 아니면 천지신명께 무탈하도록 기도하는 겨!
몇마리의 토종닭들이 한가롭게 땅을 뒤지고 있는데 '그윽한미소' 가 입맛을 다신다. 크! 맛있겠다. 정말로 입맛이 돋네 돋아!
입구에 해병초병들이 지키고 있는데 오늘은 없다. 거기다가 버스까지 지나 다닌다. 헐! 세월 참 좋아졌다.

오늘 꼭 봐야 할 조망이기에 할 수 없이 남의 사진을 도용했다. 새들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땅을 우리는 넘나들지 못한다 이데올로기라는 분단의 벽 때문에...
앞에 나홀로 있는 섬이 '유도' 라고 한다. 여기가 한남정맥의 끝 꼭지점인가 보다. 건너편이 개성땅이다.

군부대에서 철조망을 쳐논 곳 바로 위 270봉 도착 10시 28분.
진달래랑 생강나무가 여기에선 벌써 꽃망울들을 터뜨렸다. 배가 고프다며 간식을 먹고 가잔다. 허걱! 벌써 배고프면 어떻게 해!

문수산(376m)정상 도착 12시5분.
예전에는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문화재 발굴한다고 팬스를 둘러 놓았다. 장대지 복원공사라고 하는데, 전쟁시에 장수가 적의 동태를 살피던 곳이라고 한다.
여전히 좌우 조망이 흐리다. 날씨는 오후로 넘어가면서 햇볕이 들어 그다지 쌀쌀하지는 않고 걷기에는 적당하다.
문수산 바로 밑에서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가기로 했다. 매번 서울 막걸리로 마셨는데 오늘은 강화 막걸리다.
지방에서는 지방 막걸리를 먹어줘야 제격이다. 그 동네 물로 빚은 막걸리가 그 동네의 맛인 것이다.

22번 군도 도착 1시 21분.
22번군도가 보구곶리 해안을 따라 돌아 나오는 도로다. 쌍룡대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군부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평평한 곳을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 약 30분의 오수를 취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자고 가자면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역시 우리의 회원들은 먹고 자고 마시고 노는 것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독보적인 존재들인 것이다 물론 나도 거기서 빠질 생각이 없다.

'딱선생' 아직도 자는 겨! 아까 잠 잤잖아!
56번 지방도로 도착 3시 16분

56번 도로와 갈라지는 이도로를 따라 직진한다. 꿩요리 간판이 나오는 곳에서 다시 능선을 잡아 타고 가다 오른쪽에 '에덴농축' 이보이는 능선을 잡아 오르면 그곳이 정맥길이다.

12번 군도가 지나가는 길.
'바람' 은 산행이 즐거운 모양이다. 입이 귀에 걸렸다.
초반에는 무척 힘들어 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를 되찾은 것 같다. 지기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보다. 모든 병은 자연을 멀리하면 생긴다 특히 땅을 멀리하면 위장병에 잘 걸린다고 한다. 비위가 오행에서 토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위가 안좋은 사람은 땅을 밟아 지기를 보충하라! 내가 하는 말이 아니고 의사들이 하는 말이다.

고정리 지석묘 도착 4시15분.
고정리 지석묘를 '딱선생' 이 국사 교과서에서 분명히 보았다고 하는데, 글세 금시초문인 것 같다.
여기서도 목소리 큰 사람이 무조건 이긴다. 이건 동서고금을 망나하고 진리인 것이다. '딱선생' 은 입만 열면 진리를 얘기한다.
역시 예불이(예수,부처,알라)교 일대 교주다운 면모다. 다른 이야기는 할 줄을 모른다 오직 진리만을 말할 뿐!

고정리 지석묘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계속해서 철조망이 이어지는데, 능선길과 철조망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내려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서 철조망을 따라 오른쪽 내리막 길를 잡아 내려와야 한다. 능선길을 잡으면 한참을 돌아야 것고개를 갈 수가있다. 이곳을 내려오면 해주 최씨 재실이 자리잡고 있다.

해주 최씨 재실.

해주 최씨 문덕재.
돈이 많은 문중인가 보다.
나는 해주 최씨 재실에서 돈 받은 적 없다. 오직 지리를 설명 할 뿐이다.

드디어 오늘의 목표 지점인 것고개 도착 5시 46분.
해주 최씨 재실에서 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해병 군인 아파트가 나오는데 이 아파트를 지나 도로를 넘어가야 것고개에 도착할 수 있다. 한번 지나 온 길이라 길 찾는데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으나 초행길인 경우 주의해야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정맥길을 해병부대가 장악을 한 것 같다. 오는 길에도 무얼 짓고 있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게 또 완공되면 길 찾기가 어려워 질 것이다. 한남정맥은 지금 점점 지워지고 있다.
대명항에서 쭈꾸미를 먹기로 하고 대명항 갈림길인 양곡까지 버스로 이동하기로 하고 버스를 탐.
양곡에서 대명항까지 택시로 8천냥이라고 하여 그냥 택시로 이동.
쭈꾸미철인 줄 알고 갔더니 쭈꾸미는 보이질 않고 간재미만 많이 눈에 들어온다. 간재미 두마리 그리고 도다리 우럭에 망둥이까지덤으로 해서 대명식당으로 직행 함.
회도 회지만 매운탕이 압권이다. 회에 밥에 술에 매운탕에 질탕하게 먹고는 운명의 한판을 치러 양곡으로 이동함.
타이틀은 전과 동일하게 만원씩 묻고 일등 3만 2등 1만 3,4등은 개털이다.
결과는 맨꽁찌로 마무리에 합류한 '딱선생' 이 일등을 하고 맨 먼저 마무리에 들어간 '바람' 은 '그윽한 미소' 와 더불어 꼴찌를 했다.
나는 본전이다. 역시 '딱선생' 은 교주답게 찬스에 강했다. 예불이교 교주 만만세!
집에 도착하니 12시하고도 30분이 지나 있었다.
다들 잘 들어갔지?
첫댓글 저 회는 정말 먹고 싶구나...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두 다리가 있고, 걷고자 하는 의욕이 있고, 또 걸을 수 있는 좋은 산들과 좋은 친구들이 있으니... 또 어디서 천국을 구하겠는가 ...
이번 일요일 9시, 안산 한대앞 역 1번출구로 나와서 길 건너편에서 보자.
그래 그날은 맑은 햇빛 맞으며 함께 걸어보자! 그리고 오이도로 나가서 회도 좀 먹어 보고...
그날이 기다려진다!
알았다..그때보자...청학도 고생했다...
자냐고 묻지말고 눈 뜨면 찍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