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새희망교회카페
 
 
 
카페 게시글
칭찬합니다. 스크랩 일본에서 목례는 무엇인가?
새희망카페지기 추천 0 조회 20 08.09.13 16: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일본에서 유학시절에, 제가 친하게 지내던 일본인 후배가 그러더군요. 자신은 학교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할 수가 있답니다.

이건 말하면 잔소리이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은 외모상으로는 구별이 안 되어서, 외모로 딱부러지게 어느 나라사람이다 말하기 어렵지요 (물론 얼굴생김이나 옷차림으로 한국인이라는 것을 식별은 가능합니다)

이 후배의 말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올 때에, 일본인은 목례를 하면서 나온답니다. 그 이후로 유심히 봤더니, 정말 일본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에 목례를 살짝하고 나옵니다. 한국 유학생은 그리 하지 않지요. 그런데, 저도 일본에서 6-7년 생활했더니, 의도적이지 않지만, 절로 목례가 몸에 익어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목례를 하더군요.

사실, 목례는 동양에서는 보편적인 인사이지요. 목례는 고개를 굽혀 인사하는 예인데, 이 인사만큼이나 사람들을 서로 편안하게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은 목례가 어느 나라보다도 생활에 묻어나는 것같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인사를 받을 때에도 목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에 인사를 목례 대신에 손을 들어 흔들거나 손을 들어 손바닥을 보여주는 제스처를 하던지, 단지 눈을 보면서 "하이"라고 하는 인사가 무척 어색했습니다만,

목례가 일반적인으로 생활에 묻어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보면은, 조금은 과장하게 해석하자면, 일본인들의 강한 것에 대한 숭상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은 좋은 의미로 말한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자신보다 나은 구석이 있다면, 상대를 그 부분에서 인정을 하고, 존중해주며, 그것을 배우려고 하고, 자신을 진심으로 낮추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제가 일본에서 유학생활과 직장생활이 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언어문제나 문화차이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제가 어느 분야에서 남들보다 뛰어나고, 교수가 그 부분에서 공개적으로 인정을 하니깐, 선배들이나 조교들까지 찾아와서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배우더군요.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영화에서도 그런 단면을 볼 수가 있는데, "로봇캅"이란 영화에서 맨 마지막에 대기업 회장, 노인네가 사이보그인 로봇캅에게 절도있게 목례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일본의 정신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한 것에 대한 숭상, 그리고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 그래서 일본이 2차대전에 미국에게 패배를 하고, 맥아더가 일본을 입국했을 때에, 왜 일본국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면서 열렬하게 환영한 이유도 이런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보면은 2차대전 당시에, 작렬하게 싸우던 일본병사가 포로로 잡히면은 미군에게 순수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순응하는 모습들을 보고, 그것이 아이러니해서 일본 민족성에 대해서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면은 개인적인 면에서 그리고 국가를 상대할 때에도 잘 나타납니다.

일본에서 컬쳐쇼크를 받은 것 중에서, 한국은 선후배 사이에서, 조교와 학생 사이에서, 지위가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뭘 부탁을 할 때에 반말에서 존대어로 바꾸지 않은데, 일본인들은 평소에 반말을 하더라도, 좀 껄끄러운 부탁을 하거나, 무엇을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정말 정중한 태도로 존대어를 써가면서 부탁합니다.

어찌보면은 간사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이들에게 있어서 선후배라는 개념, 즉, 나이나 지위에 관련된 레벨개념은 우리처럼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 생각하면 금방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써비스 질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일본에서 돈 쓰면 즐겁습니다. 손님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정말 왕에게 대하는 태도처럼 예의가 바릅니다.

일본에서 식당을 들어가면은 점원이 7명이면 "이랏샤이마세"가 7번 이상이 들립니다. 그리고 가게 밖으로 나갈 때에도 인사가 수도 없이 들리고, 이것은 고객에 대한 예이고, 거창하게 말하면, 손님에 대한 존재성의 무거움을 인지했다는 뜻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에 처음와서 한국식당이나 미국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의 첫 느낌은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싸늘하거나 냉담,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 중에서 식당 점원들이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쓰는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너무 인간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 그리 한다면 그 식당은 조만간 망하리라 장담합니다 (정말 어디 촌구석 어촌에 갔더니 점원이 손님 테이블에서 밥을 먹기는 하더군요). 돈을 내고 먹는 손님의 입장에서는 내가 왜 저들과 같이 밥을 먹냐라고 일본인으로서는 당연히 생각을 하고, 일본인의 상도덕의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에서 살면 살수록, 일본의 써비스가 많이 그리워질 때가 많습니다. 정말 한국인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손님과의 거래에 있어서의 정직성과 신뢰성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일본의 목례정신이 일본이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르죠.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