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불(彌勒佛)은 극락(極樂)을 열어주는 부처이다.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지내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不老不死)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모든 것이 풍요롭고 항상 평화로우며 지극히 아름다운 세상, 즉 모든 인류가 소망하는 최고 이상을 실현시켜주는 부처가 바로 미륵불이다. 석가모니 부처는 미래에 미륵보살(彌勒菩薩)이 도솔천에서 이 땅으로 내려와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成佛)하고, 삼회(三會) 설법으로 중생들을 제도하게 되면 이 세상은 더할 나위 없는 극락세상(極樂世上)으로 변하게 된다고 설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설법이 사실인지 아니면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인지, 사실 믿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미래에 미륵불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수기(授記)’라는 형태의 약속으로 확신시켜주고자 하였다. 즉, 삼세불에 관한 설법(說法)이 그것이다. 삼세불(三世佛)이란 과거불과 현재불과 미래불을 일체로 일컫는 말로서, 이 부처들 간에는 ‘반드시 부처가 된다는 약속’인 수기로 연결되어 있다. 즉, 연등불(燃燈佛)의 수기를 받은 선혜행자가 석가모니불로 왔으며, 석가모니불로부터 수기를 받은 아일다(阿逸多)가 미래에 미륵불로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는 「금강경(金剛經)」에서 말하기를, 자신이 석가모니(釋迦牟尼)라는 이름으로 오는 것은 연등불로부터 수기를 받을 때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우경(賢愚經)」에서는 아일다가 미륵(彌勒)이란 이름으로 오는 것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설법하였으며, 「미륵상생경」과 「미륵성불경」에 의하면 석가모니불이 아일다에게 ‘다음 세상에 부처가 될 것이며, 그 이름은 미륵이라 하리라’는 수기를 내렸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수기(授記)는 부처의 약속이므로 미래에 반드시 오시는 미륵불을 ‘당래불(當來佛)’이라 부른다. 즉, ‘미래에 마땅히 오시는 부처’라는 뜻이다. 부처의 약속이기에 미륵불이 오시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륵이 언제, 어디로 오느냐 하는 것이다. 미륵의 하생(下生) 시기는 약 7가지 정도의 설이 있는데 그 시기가 56억 년설, 5억6,700만 년설, 인수(人壽) 8만4,000세설 등 현실성 없는 시기로 되어 있다. 100년을 살기 힘든 인간에게 56억 년이나 5억 년 후에 미륵불이 하생하신다면, 그것은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다. 미륵사상이 극락이라는 이상세계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성 없는 시간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미륵을 신앙하는 대부분의 대중들이 석가모니가 설법한 ‘미륵이 열어주시는 극락세상’에 태어나려는 소원보다는, 당대의 현실세계에서 미륵이 도와주기를 바라는 현세 기복신앙에 더 치중했던 점도 이러한 현실성 없는 시간관념 때문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 현실성 없는 시간을 아예 무시하고 ‘바로 지금이 미륵시대’라고 주장하고, 자신을 스스로 미륵이라 칭하며 극락을 열어주겠노라고 나섰던 위정자(爲政者)들의 미륵교비(彌勒敎匪)가 일어나게 된 것 또한 불분명한 시간관념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러한 미륵교비는 이후 미륵의 하생을 더욱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어쩌면 석가모니는 처음부터 ‘미륵이 하생하는 시기’를 풀기 어려운 비밀로 감추어놓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 시기를 정확히 일러준다면 그 시기에 맞추어 자신이 미륵이라고 나서는 사람이 수없이 나타날 것이고, 따라서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점을 살펴볼 때, 석가모니의 49년간의 설법을 기록한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의 뜻이 ‘팔만 가지 설법 속에 크게 감추어둔 것이 있다’고 한 것처럼 ‘미륵의 하생시기’ 역시 비밀 속에 깊이 감추어두었을 것이다. 비밀은 밝히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때가 있는 법이니, 그 시점은 미륵불이 이 땅에 하생한 시기가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7가지의 미륵하생 시기설 중 한 가지는 답이 있을 것이다. 미륵불은 말법(末法)에 이르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하생하는 부처이다. 중생구제가 부처의 본래 목적이다. 「대방등대집경」의 월장분 분포염부제품(分布閻浮提品)에 의하면 말법시기는 ‘오오백년(五五百年)’에 닥친다고 하였다. 즉, 다섯 500년(2,500년)이 지나면 ‘백법(白法, 깨끗한 법, 석가모니 불법을 비유한 말)’은 사라지고 말법이 온다고 하였다. 불멸 2,500년이 되는 이 시기는 대체로 서기 1,600년경이 된다. 역사적 사실로 고찰해보건대, 이때 이후로 세상은 가장 흉흉하고 혼란한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즉 식민지 침탈, 노예상인, 동양의 몰락, 기층민들의 반란, 세계대전 등의 단어들이 떠오르는 때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각종 도병겁(刀兵劫)과 전쟁 등이 난무하고 가뭄과 기근이 많았던 때이다. 인류 역사상 이보다 더 어려운 때는 없었다. 그런데 이처럼 한없이 곤두박질치던 역사의 흐름이 어찌된 일인지 100여 년 전부터 갑자기 그 방향을 바꾸어 상승곡선을 타고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과학은 최첨단을 걷고 있고, 평등사회가 도래되었으며, 민주화가 오고 있다. 현실을 살펴보면 석가불이 ‘미륵경전’에서 예언한 극락(極樂)의 모습이 지금 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바로 말법시대가 지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징조이다. 즉, 석가불(釋迦佛)의 운(運)이 다하고 미륵불(彌勒佛)의 새로운 운(運)이 열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는 이미 미륵이 오셨다는 말이 된다.
석가모니가 49년간을 방편으로 설법하다가 열반에 들기 전 하루 동안 비교적 상세히 비밀을 밝혀준 「열반경(涅槃經)」에는 ‘불여우담화(佛如優曇華)’라고 하였다. 즉, 부처[佛]는 우담화(優曇華)와 같다는 것이다. 우담화는 3,000년 만에 피는 꽃이므로, 부처 또한 3,000년 만에 온다는 말이다. 즉, 석가불 다음에 오시는 부처는 미륵불이므로, 미륵불은 우담화와 같이 3,000년 만에 오시게 되어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중국, 한국, 일본 등 북방의 국가에서 사용해온 북방불기에 의하면, 1972년이 불기 3,000년이 되는 때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이미 불기 3,000년을 넘어선 시기로, 벌써 미륵불이 오셨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근세에 겪었던 말법시기의 징조로 보나, 불경에 나오는 시기를 보나, 그리고 더욱 직접적으로 오늘날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륵세상의 징후를 보게 되면, 지금 이미 미륵이 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에 이미 미륵불이 오셨다면 과연 어디로, 어떻게 오셨을까? 그것은 인류 최대의 비밀이 될 것이다.
오늘날 현실을 보면 극락에 이미 한발 들여놓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이미 미륵불이 출현하였기에 말법(末法)의 상황이 모두 뜯어고쳐지고 새 세상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처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여러 경전과 역사적 내용, 그리고 과거 수천 년간 깨달음을 이룬 여러 고승(高僧)·대덕(大德)들이 미륵하생의 이치를 심어둔 여러 사찰을 통해 ‘미륵께서 하생하신 이치’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수천 년간 깊이 감추어졌던 미륵하생의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으며, 미륵세존(彌勒世尊)께서 먼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대에 이미 하생하셨음을 밝히고자 한다. 한편 미륵이 오실 때는 삼존(三尊, 세 분 하느님)이 함께 오시므로 이 세 분이 언제, 어디로, 어떻게 오셔서 극락세상(極樂世上)을 열어주셨는지를 알아보고, 나아가 삼존께 귀의할 수 있는 길을 밝힘으로써 누구라도 미륵용화세상(彌勒龍華世上)에 동참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은 고단하고 힘들지만 모든 인류가 그토록 오랜 세월 기다려온 ‘미륵삼존불(彌勒三尊佛)’의 출세(出世)가 이미 이루어졌음을 알고 삼존을 찾아 귀의(歸依)한다면, 누구라도 미륵께서 열어주시는 지상선경(地上仙境)·불로불사(不老不死)의 세계에 일일이 동참하여 후천오만년(後天五萬年)의 무궁한 극락세상(極樂世上)의 영화를 함께 누려갈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바이다.
上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