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자】 원저우의학원 부속제1병원 장 위안량(章元亮)
【환자등록】 정○○, 3세, 여, 한족. 병력번호:86109, 입원번호:1919년 8월 31일.
【주소】 1개월 이상의 불규칙한 고열.
【현병력】 환아는 1979년 8월 13일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며 재채기를 하였다. 체온이 38.5℃였으며 감기로 생각되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흉부 X선 촬영에서 폐음영이 증가되어 있었고 좌측 폐문부에 림프절 증대가 보였다.
스트렙토마이신·리미폰·비타민 B_6로 치료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열이 지속되어 패혈증에 의한 고열이라 생각하고 우리 병원에 입원하였다.
【과거력】 정상 분만으로 출생했으며 형제 중 넷째이고 과거 특이한 감염 병력은 없었고 건강했다.
【진찰 및 검사 소견】 의식은 있으며 여위었다. 이마·흉부·몸통·복부·사지에서 고열감이 느껴진다. 피부와 공막은 정상이다. 피하출혈은 없고 경부강직도 없다. 새가슴이며 양쪽 호흡음이 증가되어 있다.
심음은 정상이며 간과 비장은 만져지지 않고 다른 이상 소견은 없다. 통상적인 혈액·소변·대변 검사는 모두 정상이다. 혈액배양 검사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자랐다.
【설상】 설홍(舌紅), 태박백소진(苔薄白少津)
【맥상】 세삭(細數)
【서의진단】 패혈증, 구루병
【중의진단】 서열증(暑熱症), 기음양허(氣陰兩虛)
【치료경과】 처음에 페니실린 40만 단위를 하루 두 번 근주하였다. 그 후에 카나마이신(kanamycin) 200㎎을 하루 두 번 근주하고 클로르마이세틴(chlormycetin) 시럽을 경구로 투여했다.
환자 체온이 38℃까지 올라가 지속되어 9월 8일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500㎎,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5㎎, 린코마이신(lincomycin), 니스타틴(nystatin) 투여를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는 고열이 지속되었고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9월 14일, 환자는 여위고 정신이 약해져 때로 번조불안(煩躁不安)하며 식욕부진(食欲不振)하고 체온은 38.9℃였다. 구강과 혀 표면에 백색점이 있는데 시기는 더운 여름으로 진단은 서열증이다.
【치료원칙】 익기양음(益氣養陰), 청열해독(淸熱解毒)
【처방】 죽엽석고탕(竹葉石膏湯) 가감.
죽엽 6g 생석고 20g 서양삼 6g〔별도 조복(調服)〕 맥문동 6g 석곡 6g 백모근 8g 황련 3g 황금 5g 금은화 8g 곡·맥아 각 8g 복령 6g 자설산(紫雪散) 1지(支)(충복)
수전(水煎) 1첩/일, 3첩 복용.
【치료경과】 2진 1979년 9월 17일:환자의 상태가 좋아져 식욕도 되찾았고 체온도 38℃ 이하로 떨어졌다. 항생제 치료에 의해 구강이 헐었기 때문에 항생제 복용을 중지하고 중약만을 썼다. 맥은 세하고 약간 빨랐다. 설홍소진(舌紅少津)도 좀 좋아졌다. 원래 처방으로 3첩을 썼다. 9월 18일에 퇴원했다.
3진 1979년 9월 20일:정신은 정상이며 식사량은 많지 않고 저열(低熱)이 있다. 가끔 해수(咳嗽)가 있고 대소변은 정상이며 맥세소(脈細少), 설태박백첨홍(舌苔薄白尖紅)하다. 계속 종전대로 치료하였다.
【처방】 서양삼 5g〔별도 조복(調服)〕 맥문동 6g 죽엽(竹葉) 6g 금은화 6g 마황(炙) 2g 행인 4g 백부 5g 과루피 3g 곡·맥아 각 6g 산사 8g 신국 8g 감초 2g
3첩.
외래에서 나중에 실시한 혈액 배양에서는 아무 균도 자라지 않았다.
그 후 몇 차례 추적진찰시 이 환아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었다.
【토론】 혈액 배양에서 계속 황색포도상구균이 자랐으므로 패혈증이 분명했다. 서의적 치료로서 균 배양과 감수성 시험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했다. 그런데 수차례 항생제로 치료했지만 환아는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박테리아의 불균형과 구강감염합병증으로 인해 더욱 상태가 악화되었다.
서의적 치료는 지나치게 병 자체에 기초해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을 강조했고 환자의 상태와 병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 시도를 적절히 고려하지 못했다. 패혈증의 발생은 세균과 독소가 국소적으로 병 부위를 통과하여 혈액에 이행하고 이어 신체의 방어기전과 면역력이 약해져서 세균 및 독소의 침입에 대한 저항능력이 떨어져 생기게 된다.
본병은 중의 변증에 따르면 습열병적 서열증으로 기(氣)·영(營)·혈(血)을 보위하는 것으로 변증시치하였다.
환아는 어리고 몸이 약하여 처음에는 비록 외사에 대한 감수이지만 정기부족으로 외사를 물리칠 힘이 없어 외사가 오래 머물게 되고 울열(鬱熱)이 장기화되어 기음(氣陰)이 소모되고 상하여 기음양허증(氣陰兩虛證)이 형성되었다. 정체관념(整體觀念)은 중의학적 질병 치료의 현저한 특색이다.
사람에게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사(邪)와 정(正) 사이의 투쟁과정이다.
소위 “몸 안에 정기(正氣)가 있으면 사(邪)가 범할 수 없으며, 사기가 끼어들어 머물러 있는 곳은 반드시 그 기(氣)가 허하다〔正氣內存 邪不可干, 邪之所溱 其氣必虛〕.”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의학의 질병 치료는 변병과 변증을 서로 결합하여 정사의 성쇠, 개체의 차이, 계절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정기와 사기의 성쇠는 상대적이며 상호 전화할 수 있다). 변화를 치료할 때에는 거사(邪)뿐 아니라 정기도 겸고하여야 한다.
정기가 허할 때 적시에 부정(扶正)하여 체내의 적극적인 작용을 조절하여 신체의 질병에 대한 저항능력을 강화하고 촉진하여야 한다.
본처방은 죽엽석고탕 가감인데 죽엽석고탕은 원래 상한(傷寒)이 풀린 후 허약소기(虛弱少氣), 기역욕토(氣逆欲吐)를 치료하는 것이며 백호탕의 변법으로 대한(大寒)의 처방이 청양(淸養)의 처방으로 변한 것이다.
청조(淸朝) 온병학 학파의 발전까지 이 처방은 온병(溫病) 후의 여열미진(餘熱未盡), 기음양상(氣陰兩傷), 허약소기(虛弱少氣), 구갈, 설홍무태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청열생진(淸熱生津), 익기화위(益氣和胃)의 효능이 있다.
무릇 마진(홍진), 폐렴, 유행성뇌염의 후기, 하계열(夏季熱), 중서(中暑) 등 열병 과정에서 기음양상(氣陰兩傷)의 증후가 있으면 모두 쓸 수 있다. 원방에서 반하·감초·갱미를 감하고, 금은화·황련·황금·자설산을 가하여 청열해독작용을 강화하고, 선석곡(鮮石斛)·모근을 가하여 양음생진(養陰生津)하며, 복령·곡아·맥아를 가하여 건비화위하여 소화를 돕고 식욕을 증가시킨다.
본처방을 쓴 후 효과가 빨라 체온이 점차 하강하고 병정이 호전, 치유되었다. 처방 중 서양삼은 양음생진·익기의 주요 작용을 하며, 금은화·황련·황금·자설산·죽엽·석고 등 약은 청열해독·거사작용을 하는데 이같은 청열해독 약물은 대다수가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비교적 강한 억제작용이 있다.
금은화는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백혈구의 탐식작용을 촉진한다. 때문에 임상에서 병증과 약이 서로 복합되어 신속한 효과를 보았다.
【치료자】 항저우시 홍십자회병원 훙 융썬(洪用森), 천 젠융(陳建永)
【환자등록】 치○○, 여, 43세, 한족, 기혼, 농민. 병력번호:75453, 초진일:1986년 3월 4일.
【주소】 10일 간의 고열 및 요통, 4일 간의 핍뇨.
【현병력】 환자는 10일 전 논에서 일하던 중 복부팽만과 요부 및 안구 주변 통증과 더불어 두통, 오한 및 발열이 나타났다. 3일 동안 체온이 39.6℃였다. 환자는 안절부절 못했고 목이 말라 많은 양의 물을 마셨지만 소변량이 점차적으로 감소하였다.
4일 동안 24시간 평균소변량은 500㎖였고 노랗거나 붉은 색깔이었다. 환자는 술을 마신 것처럼 상기된 모습이었다.
요부와 양측 종아리의 통증이 점점 악화되었다. 환자는 지방 진료소에서 클로로마이세틴(chloromycetin)과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입원하기 전날 밤, 환자는 불안·초조하며 입은 마르나 갈증은 없고 소변량이 적어서 지방 진료소를 방문하였다. 검사 소견상 백혈구 11,000/㎜^3, 호중구 80%, 비정상림프구 12%, 소변내 단백 (++), 적혈구 (+), 과립상원주 (+++)였다. 환자는 유행성출혈열로 입원하였다. 환자는 인후통, 기침, 흉통, 목의 강직 등은 없었고 빈뇨 및 요급(尿急)도 없었으며, 복통이나 설사도 없었지만 식욕이 현저히 감퇴되었고 변비로 3일 동안 배변하지 못했다.
【과거력】 특이 소견 없음.
【진찰 및 검사 소견】 체온 38.5℃, 맥박수 104회/분, 호흡수 22회/분, 혈압 100/70㎜Hg. 의식이 있어 협조할 수 있었으며 영양상태는 정상이었다. 양측 입천장과 겨드랑이에 출혈소가 있었다. 림프절은 커지지 않았다. 약간의 눈꺼풀 종창, 안구결막 충혈, 동공 등대(等大) 및 정상 광반사. 양측 외이도에서는 변형이나 농의 분비는 없었으며 유양돌기 압통은 없었다.
인후가 약간 충혈되어 있고 편도 Ⅰ도 종대가 있었다. 심장이나 폐에는 이상이 없었다. 신장 부위 타진시 통증이 있었다. 복부는 부드럽고 편평하였고 압통이나 만져지는 종괴는 없었다. 간과 비는 만져지지 않았으며 이동성 탁음이 있었다. 늑골―척수 부위에 약한 압통이 있었고 하지에 부종은 없었다. 신경학적 검사는 이상 없었다.
백혈구 11,000/㎜^3, 호중구 80%, 비정상림프구 12%였다. 유행성출혈열 항체는 양성이었다. 소변내 단백 (++), 적혈구 (+), 백혈구 약간, 과립성 원주 (+++).
【설상】 설질홍(舌質紅), 태황조(苔黃燥)
【맥상】 홍삭(洪數)
【서의진단】 유행성출혈열
【중의진단】 풍온병(風溫病) ― 기영양번(氣營兩燔)
【치료원칙】 청영설열(淸營泄熱)
【처방】 석고지황전(石膏地黃煎) 합 청영탕(淸營湯)으로 가감.
석고 30g(먼저 넣는다) 지모 12g 생지황 12g 맥문동 10g 현삼 10g 죽엽심 3g 금은화 15g 연교 12g 황련 9g 단삼 12g
3첩, 1첩/일, 물 500㎖를 가하여 약한 불로 90분 동안 끓이고 200㎖로 농축시켜서 2번으로 나누어 먹는다. 그외 처치로 침상에서 휴식하고 반유동성, 고칼로리, 비타민이 많은 식이를 하며 날마다 1,500㎖의 생리식염수를 주입한다. 혈압, 수액의 유입 및 유출량, 전해질, 산·염기의 평형상태를 주의해서 관찰한다.
치료과정 2진:상기 처방 후 출혈점(出血点)의 증가는 없었다. 하지만 고열, 불안 및 갈증은 감소되지 않았다. 소변량은 하루에 700㎖였으며 황적색이었고 대변건결로 인해 변을 보기가 힘들어 하복부팽만감이 느껴졌다.
혈압은 110/60㎜Hg였다. 백혈구 15,000/㎜^3, 비정상림프구 10%, 소변내 단백질 (++), 적혈구 (+). 설홍(舌紅), 태황조(苔黃燥), 맥삭(脈數).
원래 처방에서 금은화·연교를 감하고 지실 10g, 후박 10g, 생대황 12g(나중에 넣는다)을 가한다. 용법은 전과 같다. 즉, 생대황을 제외한 약초를 85분 간 끓인 후 생대황을 넣고 다시 5분 간 끓인다. 2첩, 1첩/일, 2회로 나누어 먹는다.
복약 후 구리고 더러운 대변을 보는 횟수가 증가하고 소변량이 많아졌다. 체온 37.6℃, 설홍(舌紅), 태황(苔黃), 맥미삭(脈微數).
3진:원래 처방에서 지실·후박·생대황을 감하고 생지황 15g, 현삼 15g, 맥문동 15g, 지모 15g을 가하여 5첩을 쓴다.
석곡 15g, 선노근 30g을 달여 차(茶) 대용으로 복용한다. 이 시점에서 소변량은 하루에 약 1,500㎖였고 출혈은 멈추었다. 체온이 정상으로 되고 설홍윤(舌紅潤), 태박황(苔薄黃)하며 식욕도 좋아졌다.
4진:먼저 처방을 가감한다.
【처방】 생지황 12g 현삼 12g 지모 12g 황련 6g 단삼 15g 옥죽 10g 황정 15g 생감초 4g
7첩, 매일 1첩. 별도로 선노근 50g, 죽엽심 6g을 달여 차 대용으로 복용하였다. 모두 17첩을 쓰고 병이 나았다.
그 후 모든 증상이 없어지고 식욕, 대소변도 정상이 되었다. 소변내 단백은 음성이었고 혈액에 비정상림프구는 없었다.
【토론】 본병례는 다음과 같은 임상 특징이 있다.
1) 봄에 발병하고 오한, 발열, 두통 및 눈언저리에 통증이 있다.
2) 밤에 발열이 심하고 괴롭고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량이 적고 황적색이다. 얼굴은 취한 듯이 붉고 식욕이 부진하며 대변은 건결(乾結)하다.
3) 설질홍, 태황조(苔黃燥), 맥홍삭(脈洪數).
병증이 ‘온병’에 속한다. 온사(溫邪)가 병을 일으켜 전변이 신속하여 풍온이 먼저 폐위(肺衛)를 침범한다. 폐는 피모(皮毛)를 주관하므로 위기(衛氣)는 폐를 통한다. 이때 만약 사기를 제거하면 폐위의 사(邪)가 없어지며, 애석하게 치료되지 못하면 사기가 속에 들어가는데, 풍과 열은 모두 양사(陽邪)로 양양상겁(兩陽相劫)하여 열세가 치성하며 쉽게 영분(營分)에 들어가 혈액에 영향을 준다. 이 병례에서 열중번갈(熱重煩渴)·번조불안(煩躁不安)·피부홍진으로 보아 사기가 이미 기분(氣分)과 영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는데 온병 치료원칙은 사기가 위분(衛分)에 있으면 땀을 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기분(氣分)에 있으면 청기(淸氣)하며, 영분(營分)에 있으면 투열전기(透熱轉氣)하고, 혈분(血分)에 있으면 반드시 양혈산혈하여야 한다. 이 원칙에 따라 초진 때 청영설열(淸營泄熱)법을 썼다.
온사가 비록 혈 속으로 직접 들어오지는 않았지만(피부출혈점이 아직 많이 증가되지 않음) 여전히 영(營)에 남아 있어(고열, 번조) 복창(腹脹), 변결(便結)한 양명부재(陽明腑災)증이 있다. 이때 만약 한 가지 약으로 청영설열(淸營泄熱)을 강조하면 의심할 바 없이 임시방편으로 고통을 완화하는 꼴이다〔揚湯止沸〕.
따라서 2진 때 처방에서 생대황을 위주로 한 고한약(苦寒藥)으로 구규(九竅)를 통하게 하고 대소변을 좋게 하여 오장육부의 적열(積熱)을 제거하고, 지실(枳實)의 고한(苦寒)으로 좌사(佐使)하여 체기(滯氣)를 흩어버리고 비만(肥滿)을 소퇴시키며 복창(腹脹)을 제거하고, 후박의 신온(辛溫)으로 비위를 화하고 관중통기(寬中通氣)한다.
3가지 약을 합용하면 진실로 발본색원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온사가 원인인 이 병은 열이 성하여 진액이 손상되므로 부기(腑氣)가 통하면 더이상의 진액 손상을 막기 위해 2첩만 쓰고 끊어야 한다. 절대 다시 진액을 상하지 말아야 한다.
3진에서 소승기탕을 쓰지 않고 호진양음약(護津養陰藥)을 중용하였다. 즉, 천석곡·선노근과 같은 양음생진하는 두 가지 약을 달여 차 대용으로 자주 마시게 하여 기체진액(氣津液)이 부단히 자생하게 하였더니 소변량이 비록 많아졌으나 진액을 잃지 않아 설질홍윤하게 되었고, 4진 때 이러한 효과를 더욱 증가시키는 약으로 공고히 하여 병이 모두 나았다. 매일 1,500∼2,000㎖의 생리식염수를 정맥을 통해 천천히 주입함으로써 전해질 및 산·염기의 균형을 유지시켜 준 것 역시 본병 치료에 양호한 작용을 하였다.
【치료자】 화시의과대학 제1병원 천 원빈(陳文彬), 장 타이화이(張泰)
【환자등록】 이○○, 19세, 남, 한족, 미혼, 학생. 병력번호:161394, 입원일:1966년 2월 16일.
【주소】 16일 간 발열을 동반한 인후통.
【현병력】 16일 전 오한·발열·인후통·두통·발한·식욕감퇴가 동반된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 급성편도염 진단을 받고 3일 간 페니실린 G를 사용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입원 1주일 전 허리, 엉덩이 및 무릎관절에 심한 통증이 있었으나 엉덩이나 무릎관절에 홍종(紅腫)은 없었다.
입원 이틀 전 환자는 갑자기 심계항진과 심전부에 극렬한 통증이 간혹 있었다. 피부병변, 무의식운동, 체중감소, 비출혈, 숨가쁨〔氣促〕, 발목부종, 혈뇨 등의 경력은 없었다.
【과거력】 3년 전 처음 열을 동반한 인후통을 느꼈고 그 후 매년 1∼2번 발병하여 1주일 정도 지속되었다.
【진찰 및 검사 소견】 체온 38℃, 맥박 46회/분, 호흡수 20회/분, 혈압 100/50㎜Hg. 환자는 안색이 창백해 보이고 오른쪽 악하 부위의 림프절이 1.5×1.0㎝ 크기로 만져지고 압통이 있었다.
인후는 충혈되어 있고 편도선은 종대되어 있으며 하얀 분비물로 덮여 있었다. 목 정맥은 심하게 팽창되어 있고 타진상 심장 윤곽은 정상이며 심박수는 46회/분이고 리듬은 규칙적이다. 심첨부에서 제1심음은 약해져 있고 제3심음이 들렸다. 부드러운 수축기 잡음이 심첨부에서 겨드랑이 부위까지 전달되었다. P_2>A_2 . 폐는 정상. 간은 오른쪽 늑골 아래로 1.5㎝ 만져지며 압통이 있다.
피하 결절 또는 환형홍반은 관찰되지 않았다. 관절 주위에 통증, 부종 및 압통은 없었다. 백혈구 13,050/㎜^3, 적혈구 침강속도 3㎜/시간. 인후 도말 배양시 Streptococcus viridans 양성. 혈청 당단백(mucin) 측정 결과 6.81㎎, 혈청 단백의 전기영동상 알부민 37.9%, α_1 8.55%, α_2 11.1%, β 12.3%, γ 30.15%. 흉부촬영은 정상. 심전도상 Ⅲ도의 방실차단이 있다.
【설상】 설질홍(舌質紅), 태백후(苔白厚)
【맥상】 침완, 결대
【서의진단】 급성류머티스성열, 류머티스성심근염과 관절염.
【중의진단】 열비(熱痺)
【치료원칙】 청열, 해독, 제습
【처방】 내복 기본처방:백호탕(白虎湯) 가(加) 계지탕(桂枝湯)
석고 60g 지모 15g 계지 9g 갱미(粳米) 15g 연교 15g 황금 15g 인동등 30g 산두근 15g 모과 30g 방기 30g 감초 9g
2첩/일.
외용 처방:
1) 빙붕산(硼散)
2) 매편(梅片) 0.3g, 웅황 0.3g, 붕사 0.24g을 함께 가루냄.
이상 두 가지 약을 교대로 목에 하루 2∼3회씩 발라 준다.
【치료경과】 치료 2일 후 인후통과 심전구 동통이 경감되었다. 맥박 60회/분. 6일 후 체온이 36.5∼37.5℃로 떨어졌고 심장 리듬은 규칙적이었다. 심전도는 Ⅱ도 2형(型)과 Ⅰ도 방실전도차단을 보였다.
설질담, 태후니하고 맥은 지완(遲緩)하였다. 이러한 정황은 습사가 여전히 중하다는 것을 제시한다. 따라서 먼저 처방에 창출 15g을 가하며 매일 2첩씩 복용하였다. 2개월 후 환자는 퇴원하였다. 퇴원 당시 인후통은 사라지고 심박수는 74회/분이며 규칙적이었다. 백혈구 수, 적혈구 침강속도, 혈청 점액성 단백, 혈청 단백 전기영동은 모두 정상. 심전도 정상. 설상, 맥상 역시 정상.
【토론】 본례의 열비는 대부분 풍·한·습 삼기가 인체에 침입하여 열로 바뀌어 생긴 것이다. 본병의 병기는 외사가 침입해 표를 거쳐 속으로 들어가 경락(經絡)을 막은 것이다. 그 결과 혈기 운행에 장애가 생겨 습사가 기분에 머물러 심양부족증이 일어났다. 따라서 주요 임상 표현은 심박동이 지나치게 완만하며 맥이 약하고 무력한 것이다. 류머티스성열은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용혈성 연쇄구균 감염의 병력이 오래되면 심각한 심근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증례를 치료할 때 알레르기성 반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백호탕에 계지탕을 가하여 치료함으로써 청열해독·제습통락하였다. 상술한 기본방에 은화등·연교·황금·산두근을 가하여 치료하면서 동시에 방기·모과·창출 등 제습통락약을 사용하여 종합 치료하였다.
환자의 병정이 엄중하기 때문에 본처방에서 쓴 중약 제량은 상용량에 비하여 많은 하루 1첩이 아닌 2첩이었다. 이외에 우리는 외용 처방을 응용하여 인후염의 처리를 중시하였다. 따라서 약의 혈중 농도를 일정 시간 유지해야 하며 국소적 병소나 전신적인 증상이 함께 치료되어야 한다. 체온이 내린 후 맥박수는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심전도 이상은 효과적으로 교정되었다.
이 증례를 22년 간 추적진찰한 결과 중약적 치료효과가 만족할 만하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났다.
우리가 본증례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 치료법은 류머티성열의 발생을 막을 뿐만 아니라 심장판막의 손상도 예방할 수 있다.
3.11 담도감염(Infection of the biliary tract:K83.0)간담습열(肝膽濕熱), 기진양상(氣津兩傷)
【치료자】 푸젠성 중의약연구소 린 츄청(林求誠), 린 자오후이(林朝暉)
【환자등록】 황○○, 30세, 여, 한족, 미혼, 노동자. 병력번호:5367, 진찰일:1987년 7월 17일.
【주소】 4개월 동안 오한과 발열이 교대로 나타났다.
【현병력】 환자는 4개월 동안 오후에 오한과 발열이 있었고 우상복부에 발작성통증이 나타났다. 환자는 담도감염 및 패혈증의 진단하에 입원하였다.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클로로마이세틴(chloromycetin),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겐타마이신(gentamycin) 및 카나마이신(kanamycin)으로 치료받았으나 열이 내리지 않았다.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사용한 후 열이 내렸으나 약을 끊자 다시 열이 올랐다. 밤에는 오한과 발열이 줄어들면서 심한 발한, 심계항진, 작열감, 피로감, 갈증 및 식욕감퇴가 나타났다.
환자는 푸젠중의학원 부속인민병원으로 옮겨졌다. 전(前) 단계에 중의가 호금청담탕(蒿芩淸膽湯)을 가감하여 치료하였다.
즉, 청호 12g, 죽여 12g, 반하(法) 6g, 복령 15g, 시호 6g, 황금 12g, 후박 9g, 인진호 12g, 황련 5g, 치자 12g, 감초 3g을 물로 달여 하루 1첩씩 복용하고 동시에 서약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4일 동안 병정이 더 나빠져 오한, 발열이 가중되었다. 구고(口苦), 인건(咽乾), 인통(咽痛), 완협민통(脘脇悶痛)이 있고 소변이 적고 붉었다.
【과거력】 환자는 지난 12월에 같은 증상을 보여 패혈증으로 진단받고 치료한 후 치유되었다.
【진찰 및 검사 소견】 체온은 39.5℃. 인후가 충혈되어 있으며 복부는 부드러웠고 우상복부에 압통이 있었다. 백혈구 29,800/㎜^3, 중성구 87%, 림프구 12%, 단핵구 1%, 혈색소 10.8g%, 호산성과립구 20/㎜^3. 요 검사 정상. 십이지장 유출 검사시 네번째 시험관에서 농구(pyocyte) (++)였다. 세균배양시 포도상구균이 자랐는데 에리스로마이신과 페니실린에 감수성을 보였지만 겐타마이신,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클로로마이신(chloromycin)에는 내성이 있었다.
ASO test<550단위, 혈침속도 80㎜/시간, 류머티스양인자(RF) (―), 혈액배지상 세균배양 (―), 위달시험(Widal’s test) (―), GPT 31단위, 소변아밀라제 40단위. 흉부 X선 검사상 심장 및 폐에 이상 소견은 없다. 복부 초음파 검사상 간의 크기는 정상이었고, 담낭염과 간내 담관염, 반응성췌장염이 의심되었다.
【설상】 설홍소진(舌紅少津), 설태박황미니(舌苔薄黃微)
【맥상】 세현삭(細弦數)
【서의진단】 담도감염
【중의진단】 협통, 소양증(少陽症), 서열(暑熱)이 복사(伏邪)를 끌어들여 간담습열, 기진양상(氣津兩傷)
【치료원칙】 화해소양(和解少陽), 청서익기(淸署益氣), 청열해독, 청담거습, 양음생진(養陰生津)
【처방】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합 소시호탕 가감.
시호 6g 청호 15g 황금 15g 황련 6g 반하 6g 금은화 30g 연교 15g 하경(荷梗) 10g 석곡 12g 지모 10g 노지국(鹵地菊) 30g 석고 30g
물로 달여 2첩/일 복용, 서양삼 4g을 따로 돈복.
【치료경과】 2진:상기약을 6일 복용하니 체온이 점차 내려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환자는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스러움을 호소하였으며 설홍, 설태박황하며 맥은 세하다.
【처방】 시호 5g 금은화 30g 연교 12g 하경(何梗) 9g 지모 15g 담죽엽 12g 해백 9g 울금 6g
물로 달여 2첩/일, 연속 2일 복용.
3진:환자는 왼쪽 무릎 밑이 아픈 것 외에 다른 곳은 불편한 곳이 없다고 하였다. 상기 처방에서 해백을 빼고 태자삼 24g을 가하여 물로 달여 1첩/일, 연속 3일 복용했다.
4진:환자는 몸이 노곤하고 기운이 없음을 호소하였다. 설홍(舌紅), 태박황(苔薄黃), 맥세(脈細).
【처방】 태자삼 30g 하경 8g 사삼 24g 담죽엽 9g 황금 9g 울금 9g 국화 9g 백출 9g 산약 15g 복령 12g 백작약 15g 감초 3g
1개월 간 추적진찰하였는데 재발하지 않았다.
【토론】 중의는 한열왕래(寒熱往來), 흉협동통, 입이 쓰고 목이 마르는 것 등에 근거하여 진단하기를 소양증(少陽症)이라 하는데, 복사(伏邪)가 있으며 간담습열이 있다. 이 경우 서열이 복사를 이끌어내어 기진양상(氣津兩傷)하였다.
따라서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합 소시호탕을 가감하였다. 처방 가운데 시호는 소양을 풀고, 청호·황금은 담열을 치며, 하경은 청열해서(淸熱解暑)하고, 지모·석고·황련은 청열하고 제번거습(除煩祛濕)한다.
금은화·연교·노지국은 청열해독하고, 서양삼·석곡은 익기·양음·생진(生津)하며, 반하는 위를 다스리고 역상하지 못하게 한다. 병정이 완고하고 오랫동안 낫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제량을 많이 쓰고 또 매일 2첩씩 복용시켰다.
서양삼은 기타 약과 함께 달이면 약효가 저하되므로 따로 돈복시켰더니 과연 만족스러운 치료효과를 보았다.
【치료자】푸젠중의약연구소 린 츄청(林求誠), 린 자오후이(林朝暉)
【환자등록】 암○○, 23세, 남, 한족, 미혼, 의무원. 병력번호:8798,
문진일:1987년 4월 20일
【주소】 3주 간 지속된 기침.
【현병력】 3주 전 목이 답답하면서 마른기침이 나오고 3일 후에는 기침이 악화되고 호흡곤란이 동반되면서 아주 소량의 가래가 있었다. 밤에 기침이 심해져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고 오한, 미열, 갈증, 안면홍조, 체중감소 등이 나타났으며 소변량이 적고 진하며 변비등이 동반되었다. 증상이 있은 후 첫 4일 간 환자는 SMZ, 비졸본(bisolvon)과 토클라제(toclase) 등을 복용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 사담천패말(蛇膽川貝末)과 거담제 페널간(penergan)시럽을 이틀 동안 복용했는데 효과가 없었다. 다음 4일 동안 에리트로마이신과 거담시럽 만산백(滿山白)을 복용하였으나 증상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이후 아목시실린과 아미카신 등을 투여하였으나 기침이 계속되어 중약 치료를 받게 되었다.
【과거력】특이 사항 없음
【진찰 및 검사 소견】 혈압 100/60㎜Hg, 인두가 충혈되어 있고, 편도는 정상 크기였다. 호흡음이 거칠고 마른 잡음이 들린다. 심음 정상, 복부진찰 정상. 혈색소 11g%, 백혈구 11,000/㎜³, 중성구 75%, 호산구 5%, 림프구 18%, 단핵구 2%, 호산과립구 절대치 440/㎜³, 혈침속도 33㎜/시간, ASO치수 50,흉부 X선 소견 정상.
【설상】 설질홍(舌質紅), 태백황(苔白黃), 설면소진(舌面少津)
【맥상】 부활삭(浮滑數)
【서의진단】 급성기관지염
【중의진단】 해천(咳喘), 풍열범폐(風熱犯肺), 선폐평천(宣肺平喘), 폐음허(肺陰虛)
【치료원칙】 청열해표(淸熱解表), 선폐평천(宣肺平喘), 보양기음(補養氣陰)
【처방】 마행석감탕(麻杏石甘湯) 합 생맥탕(生脈湯) 가감 마황 6g 행인 9g 석고 24g 태자삼 15g 어성초 30g 맥문동 15g 사삼 15g 황기 15g 백부근 15g 금은화 15g 연교 15g 포공영 15g 감초 3g
물로 달여 우선 1첩 복용.
【치료경과】 2진ː상기 처방을 복용한 당일 밤에 환자는 훨씬 나아졌다. 기침이 경감되고, 오한ㆍ발열이 가라앉았으며 침상에 반듯이 누울 수 있게 되었다. 계속하여 상기 처방으로 3일 간 더 복용했다.
3진ː해천이 나아졌으며 백점담(白粘痰), 대변비결(大便秘結), 설홍소태(舌紅少苔), 맥세삭(脈細數)했다.
【처방】 과루실 15g 황기 15g 태자삼 15g 생지황 15g 원삼 15g 백부근 15g
금은화 15g 연교 15g 자화지정(紫花地丁) 15g 어성초 30g 감초 3g
물로 달여 1첩/일 연속 3첩을 쓰니 병이 나았다.
【토론】 이 병례에서 서의 진단은 급성기관지염으로 임상 표현은 완고한 해천(咳喘)이었는데 상당히 많은 서약을 썼지만 모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의는 풍열이 폐를 범하여[風熱犯肺] 폐의 숙강 기능이 실조됨에 따라[肺失淸肅]열이 성하여 음이 상하고[熱盛傷陰] 표사(表邪)가 풀리지 않아서 해천이 완고하고 쉽게 낫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때 응당 청여해표(淸熱解表)ㆍ선폐평천(宣肺平喘)에 보양기음(補養氣陰)을 겸하여 마행석감탕 합 생맥탕을 가감하여 썼는데 처방중에 마황ㆍ석고는 청리달표(淸裏達表)ㆍ선폐평천(宣肺平喘)하고, 행인ㆍ백부근ㆍ감초는 화담지해하며, 금은화ㆍ연교ㆍ포공영ㆍ어성초는 청열해독하고, 태자삼ㆍ황기ㆍ사삼ㆍ맥문동은 익기양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