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검진
필자: 한 병인 (아시아 뇌혈관 초음파 학회 회원)
뇌혈관 검진은 뇌동맥과 경동맥의 동맥경화를 검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경동맥과 뇌동맥의 동맥경화증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뇌경색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의 하나이다. 뇌혈관 검진이 활성화 되어 뇌경색의 발생을 줄이고자 하는 바램으로 글을 쓴다.
동맥경화
동맥경화란 나이가 들면서 동맥의 벽이 두꺼워지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10 대의 나이에 동맥경화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성인이 되면서 점차 진행하다가, 노년기에 이르러 결국 동맥이 막히게 된다. 동맥경화는 경동맥(頸動脈)에 가장 먼저 나타나고, 그 다음에 심장과 뇌의 동맥에 나타나는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등은 동맥경화가 빨리 진행되게 한다.
경동맥 협착
경동맥 협착이란 동맥경화로 인하여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경동맥은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80%를 운반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경동맥 협착이 있으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거나, 경동맥 협착부위에 붙어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동맥을 막아서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서양인들은 경동맥 협착증이 흔하기 때문에, 1984년부터 집중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여 유럽과 미국에서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경동맥이 70% 이상 좁아진 사람은 5년 내에 10 명 중에 1명꼴로 뇌경색이 발병할 수 있으나, 수술이나 스텐트로 넓혀주면 5 년 내에 뇌경색이 발병할 확률이 100 명 중에 한 명 꼴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 협착
뇌동맥 협착은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50% 이상 좁아지면 뇌경색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뇌가 활동할 때에는 휴식시보다 대사량이 8배나 증가하고 뇌혈류 는 4배 증가한다. 사람이 흥분하거나 과로할 때에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이다. 또한, 보통의 세포는 혈류공급 없이 30 분 정도 살 수 있는데 반해서, 뇌세포는 2 분 정도만 살 수 있다. 그래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사람이 심폐소생술로 살아나도, 뇌사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종의 우회로인 측부순환 경로가 발달되어 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윌리 혈관(the circle of Willis)이다. 따라서, 뇌동맥 협착증이 한 곳에 있더라도 윌리 혈관의 다른 쪽을 통해서 모자라는 혈액이 공급된다면 뇌경색은 유발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뇌의 대사가 증가할 때에 혈액의 공급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에 뇌경색이 발병할 위험은 정상인 보다 높다. 따라서 뇌동맥 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은 뇌경색의 예방에 아주 중요하다. 최근에는 약물치료 뿐 아니라 협착이 있는 중대뇌동맥이나 기저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여 동맥을 넓혀주는 시술을 대학병원급에서 하고 있다.
검사법
경동맥과 뇌동맥을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혈관 조영 검사(Angiography), 자기공명 혈관 조영 검사(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A), 경동맥 초음파 검사(Carotid Ultrasonography) 등이 있다. 혈관 조영 검사는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온 전통적인 방법인데, 대퇴동맥을 통하여 경동맥이나 뇌혈관에 조영제를 넣고 X-선으로 촬영한다. 이것은 아주 정확한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리고, 드물지만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자기공명 혈관 조영검사는 안전하고 넓은 부위를 볼 수 있지만, 몸에 금속이 있을 때에는 검사하기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고, 협착이 실제보다 과장되어 보이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초음파 기술이 발전하여 국내에서도 고성능의 기계가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혈관 조영 검사 없이 자기공명 혈관 조영검사와 경동맥 초음파 검사만으로 경동맥 협착증을 진단하여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초기의 동맥경화 병변을 볼 수 있고, 조영제가 필요없고 방사선의 위험도 없으므로 자주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계의 성능이나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이 단점이다. 또한, 검사를 받는 사람의 목이 아주 두꺼우면 경동맥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경동맥 검사는 뇌경색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 직경이 1㎝ 인 경동맥에 비해서 뇌동맥은 2 mm 정도로 가늘기 때문에, 경동맥이 약간 좁아져 있더라도 뇌동맥은 많이 좁아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 동맥경화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내막-중막 두께 (Intima-Media Thickness)이다. 이것이 정상보다 두꺼우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상인은 보통 1 mm 정도이다. 이것이 2 mm 보다 두꺼우면 동맥경화반 (atheroma)이라고 부른다. 내막-중막 두께가 두꺼워져서 50% 이상 협착이 생기면 혈류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 때에 도플러 모드와 칼라 모드를 동원해야 정확하게 협착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경동맥 duplex" 또는 "경동맥 triplex"라고 부르는 것은, 초음파 기계의 기능이 2가지 모드인지 3가지 모드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초음파 장비들이 3 가지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0 여년 전부터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초음파 장비들이 많이 보급되었지만, 경동맥 검사는 아직 보편화 되지 않고 있다.
초음파 뇌혈류 검사 (경두개 도플러 검사)
초음파 뇌혈류 검사는 두개골을 통과할 수 있는 강한 초음파를 발사하여 뇌동맥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1982년에 개발되었다. 현재까지는 도플러 모드 뿐이므로 "경두개 도플러 검사(Transcranial doppler)"라고 하는 것이 맞다. 최근에 독일과 일본에서 두개골을 통과할 수 있는 강한 출력의 triplex 모드를 갖춘 장비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많다. 경두개 도플러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측부순환 경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두개 도플러 검사는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많이 하고 있으며, 협착이 의심될 때에 자기공명 혈관 조영 검사를 같이 하면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뇌혈관 검진
턱과 귀가 만나는 곳에서 아래쪽의 목 양쪽을 손으로 눌러보면 박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총경동맥이다. 만약 이런 박동이 만져지지 않는다면 경동맥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청진기로 들을 때 아무 소리가 안 나야 정상인데, "쉭쉭"하고 혈액이 빠르게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경동맥 협착이 심한 상태이다. 이럴 경우에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40대 후반에 뇌동맥의 협착이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음파 뇌혈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세계 뇌혈관 초음파 학회에서는 건강한 사람은 뇌혈관 검진을 정상인은 3년에 한 번,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은 정도에 따라 1년에서 6개월 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뇌혈관 검진에 대하여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이에 필자는 "초음파 뇌혈류 검사"를 저술하여 초보자라도 쉽게 배울수 있도록 하였고, 뇌혈관 모형을 만들어 세계 학회를 통하여 여러 나라에 나누어 주어 교육에 도움이 되게 하었다. 또한, 아시아 뇌혈관 초음파 학회에 좌장으로 초청받고, 싱가폴 신경과학 센타에서 발표도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아무쪼록, 필자의 이런 노력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 1. 필자가 쓴 초음파 뇌혈류 검사
사진 2. 필자가 고안한 뇌혈관 모형.
사진 3. 이탈리아의 아스프렐라 박사에게 뇌혈관 모형을 선물하고 평형기관 모형을 선물받음. (필자는 이탈리아에서 어지럼의 진단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사진 4. 일본에서 뇌혈관 모형 제작 대회를 개최함 (협찬사인 VIASYS 회사의 아시아 지부 팀장, Anita 박사와 함께)
사진 5
첫댓글 초음파 뇌혈류 검사
뇌혈류 검사는 뇌동맥과 경동맥의 동맥경화나 폐색을 검사하는 것으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와 "초음파 뇌혈류 검사"가 있습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1) 경동맥의 협착이나 죽상판을 미리 발견하게 해 줌으로써, 심혈관 질환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하고, (2) 무증상 환자에서 뇌경색의 발병 위험을 미리 알 수 있고, (3) 뇌졸중의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고, (4) 급성 뇌졸중 환자의 원인을 감별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초음파 뇌혈류 검사는 두개골을 통과할 수 있는 강한 초음파를 발사하여 뇌동맥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경두개 도플러 검사(Transcranial doppler)"라고도 하는데, 가장 큰 장점은 측부순환 경로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두개 도플러 검사는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많이 하고 있으며, 협착이 의심될 때에 자기공명 혈관 조영 검사를 같이 하면 정확도가 상당히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