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중점 공약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정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년)에 반영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된다. GTX는 수도권 교통난 해소와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것으로 경기도가 2009년 4월 정부에 사업을 제안한 지 2년 만에 이뤄진 성과다. 그러나 13조 원이 넘는 GTX사업의 재정계획과 노선 연장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지역 간 갈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GTX, ‘Great Train 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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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X는 지하 40∼60m에 터널을 뚫어 최대 시속 200㎞로 달릴 수 있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서울-수도권이 30분 생활권으로 가까워지는 신개념 교통수단이다. 사통팔달 ‘뻥 뚫린 경기도’를 내세운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민선4·5기 도정 시책의 완결판인 셈이다. 김 지사는 GTX 추진배경에 대해 빠른 속도를 통한 수도권 교통혁명, 저탄소 녹색성장 최적 교통수단, 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내세웠다.
화성 동탄에서 서울 삼성까지 18분, 고양 일산에서 삼성까지 22분, 도내 어느 지역에서도 서울까지 30분이면 도착하는 GTX사업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김 지사의 ‘뻥 뚫린 경기도’ 공약의 중심인 GTX 건설이 경기도민은 물론 수도권 시민들을 도로교통보다 3~4배 빠른 GTX의 속도로 ‘신교통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의 전제 조건 경기도가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정 비전으로 제시한 메갈로폴리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도권 교통혁명의 대동맥 구실을 할 GTX사업이 필요충분조건이다.
이에 따라 도는 고양 킨텍스~수서(동탄), 인천 송도~서울 청량리, 의정부~군포 금정 등 3개 노선의 GTX사업 동시 착공을 제안했다.
도는 3개 노선 동시 착공만이 GTX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도권 시민들이 그토록 바라는 수도권 통합 생활권을 만드는 획기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도 오는 2017년 GTX사업이 완공되면 수도권이 30분 생활권에 들어서고, 운행비용 절감과 통행시간 절감 등의 경제적 편익이 30년 동안 53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3개 노선이 동시 완공되면 경기도와 서울·인천 등 수도권이 하나로 통합된 118억여㎡ 규모의 ‘대수도’를 만들어 동북아 1등 도시로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GTX 3개 노선, 제2차 국가철도망 전반기사업 확정 경기도의 역점시책인 GTX가 지난 4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년)’으로 확정, 사업이 본격화됐다. 국토해양부가 광역철도 부문의 전반기 신규사업에 GTX 3개 노선을 포함한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고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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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노선은 일산~수서(동탄) 구간 46.2㎞, 송도~청량리 구간 48.7㎞, 의정부~금정 구간 45.8㎞ 등 총 140.7㎞로 도가 제안한 노선이 모두 반영됐다.
일산~수서(동탄) 구간 가운데 수서~동탄 구간은 KTX와 공용한다.
국토부는 일산~수서(동탄) 구간 4조6천31억 원, 송도~청량리 구간 4조6천337억 원, 의정부~금정 구간 3조8천270억 원 등 모두 13조638억 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GTX 3개 노선은 전반기 신규사업으로 채택됨에 따라 2015년 안에 착공하게 된다.
도는 내년 중반기 중에 GTX를 착공해 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다. 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5~6년의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2018년 상반기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 GTX 착공 시점 ‘조기 전환’ 가능성도 GTX사업이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확정됨에 따라 착공 시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6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출석해 기존 2013년에서 ‘최대한 빨리’로 입장을 바꿨다.
당시 권 장관은 “GTX사업이 최대한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이행하고 관련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도 역시 “조속한 사업 추진을 국회에서 공언한 만큼 행정절차를 거치는 대로 GTX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토부가 민자사업 추진을 공언, 차기 정부도 쉽사리 GTX사업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수도권 교통혁명을 통한 국가공간 구조 개편을 좌우할 사업인 만큼 지역 국회의원들과 수도권 2천400만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GTX사업에 날개를 달다 지난해 9월 1일 열린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 보고회의’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필두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녹색성장위원회·미래기획위원회·지역발전위원회와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화두는 KTX 고속철도망을 통해 전국 주요 거점을 연결, 전 국토를 최대 1시간 30분대의 단일 도시권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10년간 97조 원을 투입하고 이 중 59조 원을 국고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계획의 큰 틀은 수도권~대경권~동남권을 한 축으로, 강원권~충청권~호남권을 또 다른 축으로 해 국토를 ‘×’자로 연결하는 KTX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고, 다시 수도권~호남권~동남권~강원권을 ‘□’모양으로 잇는 고속철도망을 건설, 전국을 KTX로 사통팔달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국 주요 거점이 KTX망으로 연결돼 국토의 82%가 최대 1시간 30분대로 연결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5+2광역경제권’ 개발에도 부합돼 국토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주요 거점을 KTX로 연결하는 것만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KTX 연결효과를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거점도시권을 30분대로 주파하는 광역급행철도망 정비가 필요, 정부는 이날 KTX와 연계한 거점도시권 내 광역·급행교통망 정비를 위해 GTX사업을 지자체의 주도적 참여로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국토를 KTX 고속철도망으로 연결해 일일생활권으로 만드는 한편, 대도시권인 수도권에는 GTX를 건설해 교통난 해소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국토의 균형발전(KTX)과 수도권 경쟁력 강화(GTX)라는 상충된 어젠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 KTX 수서~평택 구간 착공, GTX 윤곽 드러나 GTX 3개 노선이 지난 4월 국토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이후 GTX와 선로 28.5㎞를 같이 사용하는 KTX 수서∼평택(61.1㎞) 구간이 지난달 착공됐다. 이 노선은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역을 거쳐 평택에서 현재 운행 중인 경부고속철과 만나는 노선으로, 도가 추진 중인 GTX와 수서~동탄 간 28.5㎞ 선로를 같이 이용하게 된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수서에서 부산까지 2시간 2분, 목포까지는 1시간 52분 만에 갈 수 있다. 특히 이 구간은 당초 KTX 수요만으로 경제적 타당성(B/C 0.76)이 부족해 사업 착수가 어려웠으나, 도 제안으로 국가계획에 반영된 GTX 수요를 고려, 부족한 경제적 타당성(B/C 1.05)을 확보한 것으로 GTX와 노선을 공유하고 중간 역사인 동탄역도 KTX와 GTX 공용 역사로 건설될 예정인 만큼 사실상 GTX가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 GTX, 광역교통망 인프라 구축의 시작 광역교통망 인프라 구축은 광역철도, 일반철도, 수도권고속철도, 주요 거점 연계 도시철도 등으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GTX와 함께 수도권을 거미줄 같은 철도망으로 연결하는 광역철도사업은 현재 경의선·중앙선·수인선·분당선 연장·경춘선·신분당선 등 6개 노선 165.4㎞를 추진하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신안산선·대곡~소사선·별내선 등 4개 노선 93.2㎞도 계획 중이다.
오리에서 수원까지 운행되는 분당선 연장 구간은 현재 전체 공정의 56.7%가 진행됐고 오리~기흥 구간은 올해까지, 기흥~방죽 구간은 2012년까지 우선 개통할 예정이다. 신분당선 연장 구간은 지난해 말 정자~광교 부분이 공사를 시작했다. 나머지 구간도 실시계획 승인을 받거나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중앙선·인천공항철도·경춘선·경원선 등 국가간선철도망 구축도 추진 중이다. 소사~원시선은 지난해 8월 사업시행자가 지정돼 2015년 1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동두천~연천 구간, 능곡~의정부를 운행하는 교외선 등은 타당성 용역에 들어갔고, 김포공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2단계 인천공항철도와 금곡~춘천으로 가는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개통됐다. 수서와 동탄·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고속철도는 경기동남부 동탄에서 판교신도시, 분당, 기흥지역, 서울 강남지역을 연결한다. 올해 착공해 201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GTX 건설로 만들어지는 도내 주요 거점도시를 연결하기 위해 도시철도도 도입된다. 광교~동탄2~오산을 연결하는 노선과 병점~동탄2 구간을 연결하는 신교통수단 도입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지난해 말 진행됐다. 현재 진행 중인 용인경전철·의정부경전철·김포경전철·광명경전철 등에 대한 체계적 지원도 이뤄진다. 용인경전철은 국내 최초 무인운전 신교통수단으로 거점역 간을 연결하는 지선철도로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TX를 기반으로 한 이런 광역철도망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가 도달하려는 최종 목적지는 메가시티 리전(Megacity Region)이다. GTX는 도가 수도권을 메가시티로 조성하는 데 출발점이 된다.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광역경제권’을 뜻하는 메가시티는 국가 도약을 위한 플랫폼이다.
국가 간 경쟁을 넘어 거대 도시권이 경쟁하는 이 시대에 GTX는 경기·서울·인천을 통합생활권으로 만들어 수도권 전역을 발전시키고 국가경쟁력을 크게 향상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GTX 추가재원은 역세권 개발로 GTX 건설에 드는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부대사업과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4월 29일 건설회관에서 열린 ‘철도건설재원 확보방안 세미나’에서 박재홍 수원대학교 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는 “경기도는 개발에 따른 부담금으로 추가 철도예산 확보가 가능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복지나 국가 균형발전에 드는 비용 때문에 불확실하다”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철도역세권 개발을 통한 철도재원 마련’을 발제한 박 교수는 “역세권으로 지정되면 ‘국가통합 교통체계 효율화법’,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이 적용돼 용적률 상승으로 민간 참여를 높일 수 있다”며 GTX 역세권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PF가 막히면 대형 건설사도 힘들 수 있기 때문에 GTX 건설 컨소시엄 구성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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