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에서 사고를 당하면 그 가족과 주위 사람들은 폭설이나 혹한 등 악천후에 탓을 돌린다. 그러나 겨울산에서 사망사고의 원인을 캐보면 무지나 부주의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항상 추위가 상존하는 겨울산에서 사고가 나면 대부분 채온을 서서히 또는 급격히 빼앗기는 과정을 밟게 된다.
결국 추위에 대한 준비없이 산행에 나선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인 하이포서미아(hypohtermiaㆍ저체온증)가 발생된다. 겨울산에서는 4°~5°C에서 시속 30m의 바람만 불어도 인간은 저체온증에 걸려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찬 대기와 바람이 가장 무서운 겨울산의 적이다. 쉬는 동안 찬 바위에 앉거나 무심코 만진 눈이 장갑에 녹아 들면서도 체온을 빼앗긴다.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계속해서 열을 발산한다. 특히 머리와 목, 그리고 손에서 열 손실이 크다. 호흡하는 동안 코를 통해 들어온 찬 대기가 허파에서도 열을 빼앗는 것이다. 이렇게 피부나 호흡기를 통하여 열을 빼앗기면 찬 피가 심장으로 들어가 몸속의 온도를 내려가게 하며, 이 과정이 지속되면 체온은 점차 내려가 신체기능에 이상이 오는 저체온증에 걸리게 된다.
저체온증의 초기 증상은 마구 떨리고, 조금 더 심하면 말하기 조차 어렵고, 사고능력이 저하되며 서서히 졸음이 온다. 이런 상태가 더 진전되면 근육이 경직돼 움직임이 둔화되며 무의식속에 목숨을 잃게 된다.
저체온증을 방지하려면 체열이 나가는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피부에서 기화하면서 빼앗기는 열을 막을 수는 없지만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따라서 겨울산에서는 체온저하과정을 차단하는 보온성, 방풍성이 높으면서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의류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체온을 지켜주는 의류로는 모직류가 여러가지 조건들을 대체로 만족시켜 준다(요즘은 방풍과 보온효과가 좋은 폴라텍 윈드스타퍼가 겨울의류 원단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보송보송할 때에는 보온성이 있지만, 젖으면 무용지물인 면직류는 겨울산 보온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일부 등산인들 중에는 면직인 청바지를 입고 양말을 바지가랑이 밖으로 내 신는 경우가 있는데, 청바지는 어느 계절에도 산에서는 거추장스런 의류이다.
양말과 모자, 장갑은 모두 모직이나 플리스제로 준비한다. 양말의 경우 두 켤레를 신으면 그만큼 발의 피로를 덜어준다. 한 켤레 더 비닐통투에 넣어 배낭 속에 넣어 두었다가 하산해서 갈아신으면 좋다.
머리에서는 온몸의 방사열량의 50% 안팎이 빠져나가므로 귀를 덮는 모자를 꼭 챙겨야 하며, 혹한이나 강풍에 대비해 얇은 안면모 한 장을 항상 배낭 헤드나 윈드재킷 주머니에 넣어 둔다. 장갑은 두터운 것 한 켤레와 젖었을 때를 대비해 얇은 것 한 켤레를 더 챙긴다.
땀, 즉 물기는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240배나 됩니다. 땀이 배어 있는 피부는 그만큼 추위에 노출되어 당연히 많은 열을 빼앗기게 된다. 등산용 스카프는 이마나 얼굴, 목 등에 흐르는 땀을 닦는데 필요하고, 목에 두르면 체온 손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내복과 여벌 의류로는 보온성이나 마르는 속도, 무게나 착용감 등에서 뛰어난 원단으로 만든 것을 준비한다(요즘 내복류인 팬티와 타이즈는 통풍이 잘되는 원단인 쿨맥스나 써플렉스 원단이 대부분이다). 땀이 빨리 발산되어 옷이 말라 있으면 데드에어(dead air)라는 열전도를 막아주는 층이 생겨 보온기능이 발휘된다.
예전에는 내복 위에 모직셔츠와 모직스웨트를 많이 입었으나 요즘에는 플리스T셔츠를 많이 입는다. 강풍에 눈보라가 날리는 혹한에서는 플리스재킷 위에다 방수방풍의인 제대로 된 윈드재킷을 입어야 한다.
보온력이 우수한 여벌옷을 제대로 챙기면 어떤 추위에서도 떨지 않고 느긋하게 겨울산행에 나설 수 있으며, 준비가 안되어 마음이 불안하면 서두르게 되고 그만큼 더 위험이 가중된다.
겨울산행은 첫째도 둘째도
시간에 좇기는 산행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해야하며 욕심을 버려야 한다
등로가 아닌 잘못 들어간 길은 미련 없이 되돌아 가야하며 최초 하산 예정 시간보다도 30여분 앞 당겨 내려오는 지혜로운
자세가 요구 된다
K2 회원님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산행때 참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