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대박을 꿈꾼다.
그러나 대부분 이루지 못한다.
대박의 욕망이 지나치면 무리수에 빠진다.
나는 이것을 대박이 아닌 [개박]이라 했다.
돌아보면 평범할수만 있어도 그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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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사는집에 전기가 끊겼다. 문제가 생김에도 항상 아직 젊으니까 이제 시작이야! 하며 위안 삼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불혹을 훌쩍 넘겼다. 미친놈!
이곳은 필리핀의 소도시이다. 경치 좋은 바다도 지척이고 깨끗한 계곡도 근처이며 좀더가면 멋드러진 칼데라 호수도 있는 풍광좋은 곳이다.
그 때문에 이곳으로 흘러왔다면 명분이라도 있겠지만 그릇된 일로 도피하여 머무를곳을 위성지도로 검색하다가 스몰 카지노가 있길래 무작정 왔다. 도착해보니 카지노는 문닫아 상점과 식당으로 바뀌어 있었다.
삼사일을 월세 놓는집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시설이 좋지는 않았다. 그중 빌리지 타운이 괝찮은곳이 있었다. 월 50만원 가량 되었지만 바로 직전의 생활 씀씀이에 비해 저렴하게 느껴졌다.
무일푼인 주제에 말이다. 언제든 돈은 만들수 있다는 착각이 머리속에 가득하다. 머리에 뇌가 들어서 잘살아가기를 애써야 하는데 아마도 똥만 가득찼었나보다.
월세 디포짓과 어드밴스가 필요했다. 여동생에게 또 거짓말을 한다. "앞에 살던집 보증금 받아서 줄께 200만원만 꿔줘! " 동생의 대답은 늘 그랬듯이 "내가 돈이 어딨어? 제발 정신좀 차려! 니가 동생이 아니라 내가 니 동생이여 알어?"
그렇게 이사를했지만 대략 두달 미납이면 전기가 끊기는데 그나마도 행운이라서 넉달되어 끊겼다. 덕분에 연체 고지서는 목돈이되었다. 큰한통에 700원 뿐인 물도 떨어졌다.
필리핀은 화산지대라서 수도물이고 지하수이고 석회질이 대부분이라 장기간 그물을 마시면 석회질이 위에 농축되며 순환기관에 장애가 생길테고 빨리 죽는다.
마침 태풍이 하늘을 잔뜩 찌뿌리는 기간이라 큰 반찬통을 마당에두어 쉴세없이 내리던 빗물을 받아 마셨다. 형편이 좋았을때 필리핀 여자와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참담하다.
빗물 한컵을 마시라 권했더니 표정이 꼭 너나 쳐먹어! 하는듯 거부했다.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옆에 있어주는것이 고마울 뿐이다.
쌀도 없고 유일한 반찬거리인 계란도 그저께 떨어졌다. 뭔노메 코로나 사태가 막노동 따위라도 하지못하도록 끝날 기미가 없다.
이사왔던 다음날 근방에 살았던지 따라들어온 누런 고양이가 손조막만한 새끼를 두마리 물고 들어왔는데 필리핀 서민들은 걔네들 박대하면 벌받는다고 생각해서
필리핀 여자친구인 리카의 남동생이 같이 따라와 살았는데 밥을 많이줘서 인지 동네 고양이들이 많이들와서 먹었다. 그간 그것들을 보자니 쌀통이 동나기가 일쑤인데 화가 치밀었지만
내 이리된 꼬라지에 침뱉는듯하여 참았다. 음식이 떨어지니 자기들이 주인이라 생각하는 고양이 세마리가 왜 밥을 안차려주냐는 표정으로 야! 어! 엉! 하고 나무랐다.
이틀정도 굶다시피 했을까 주인 고양이가 하인 우리들이 불쌍했던지 죽은쥐와 도마뱀을 물어다가 뒤뜰에 먹으라고 두었다. 먹을수는 없었고 리카는 징그러워 낮은 비명과 인상을 찌뿌렸을 뿐이다.
갖드기나 멀리와서 태풍이다보니 이웃을 사귈 시간도 애매했고 아는사람 하나없어 뭐라도 빌리거나 얻으러 가기도 어려웠다.
그러고 있던중 옆집에서 생일이라며 스파게티 큰접시와 과일샐러드, 떡처럼 생긴것을 가져다 주었다. 정말로 귀한 음식이다. 나는 그간 운이 너무좋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다시금 힘을내어 일어섰다. 충전이 안되다보니 유일한 돌파구인 폰의 배터리가 꺼지기 직전이었고 우선 단지내 작은 풀장에 공용 전기로 폰 충전을 위해갔다.
하필 풀장 청소중이라 청소기등에 연장케이블을 쓰고있어 충전하기 곤란했다. 뒷집은 누가사는지 모르지만 뒤옆집 예의바른 딸을둔 어메리칸과 인사했던 기억과 함께 전원 케이블 연장선이 눈앞에 교차되어 그를 찾아갔다.
가까운 옆집은 도도했기에 부탁해도 안될것 같았다. 집안의 전기장치에 문제가 생겨 몇일 케이블코드를 연결 부탁해도 되겠냐하며 단전된것에 조금의 연막을 섞어 부탁하니 흔쾌히 승락했다.
마켓에가서 모아두던 전기료 일부로 케이블과 콘센트, 플러그, 전구소켓을 샀다. 그것들을 조립 한후 담을넘겨 던져서 연결하고 우선 감사의 표시로 500페소를 건네고는
바로 수리가 안되면 좀더 지불하겠다하니 이만큼 줘도 괜찮겠냐? 하면서 만족하는듯 하여 마움이 더욱 좋았다. 진심 그에게 감사했다.
이러한 일들로인해 내 자신은 너무 무모하게 삶을 몰아가는 경향이 크다.
첫댓글 재미있습니다. 계속 부탁드립니다
글의 디테일과 글쓰기 솜씨 등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마 좋은 작품이 나올것 같습니다. ^^
그리고 소설은 허구라고 하지만 그속에는 작자의 가치관과 삶의 과정들이 녹아 있기도 합니다.
소설속 삶이 많이 안스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
시작이군요~` 잘 보겠습니다
ㅋㅋ 내용이 잘 생각안나서 초반부터 정주행 할까 생각중입니다. 늘 다시봐도 재밌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