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2024년 2학기 단막극에서 연출을 맡은 23학번 환경공학부 손준호입니다.
95회 정기공연 시련에서 ‘헤릭 경찰관’을 통해 첫 극회 활동을 시작하고, 이후 겨울 워크샵, 11회 단막극 방황하는 별들, 그리고 96회 정기공연 보도지침에서 ‘검사 최돈결’을 거치며 극회에 빠져버렸습니다. 극회에 들어올 때 배우 외길을 다짐했지만, 계속 활동을 하다 보니 점점 연출의 시야도 경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단막극으로라도 연출을 해보자 다짐했습니다. 제12회 단막극 [분장실 청소] 연출로써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답안지가 없는 문제인 만큼, 새벽 감성의 힘을 빌려 써보고자 합니다.
[분장실 청소]는 <보도지침 | 오세혁 희곡집>에 수록되어있는 짧은 단막극입니다. 다른 좋은 희곡도 같이 수록되어있지만, [보도지침] 다음으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희곡이 [분장실 청소]였습니다.
우리는 왜 20대 청춘에 연극반에 시간을 쏟고 있을까요? 저 같은 애송이의 시각으로 봤을 때 연극을 사랑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의 진심을 언제나 표현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진심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모두가 이상하니까) 연극반이라는 공간이 소중해서겠지요. 그리고 왜인지 이런 애틋하고 미묘한 감정이 대본의 후반부, 배우의 나는 끝까지 연극을 할 것이라는 독백에서 느껴져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관객들이 배우의 독백을 들으면서 우리를 이해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읽을 때마다 뭉클해지기도 하더군요(사실 이해가 그렇게 필요하지 않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제가 이 공연을 올리고 싶어진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연을 올리려는 저를 도와주려고 하고, 추가로 심상치 않은 이번 신입생들에게 우리 연극반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본에서 배울 것이 꽤 명확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진심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대본에서 배우는 자신의 진심이 뭔지 알고, 연극을 하는 공간 안에서 진심으로만 말하고 행동합니다. 다른 배역들은 그러지 않죠. 다른 배역들은 모두 힘들게 ‘척’하고 있습니다. 한 배역은 자신이 ‘척’하고 있는걸 알고, 그것에 대해 회의적이며, 자신의 진심이 어떤지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른 배역은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는 경험을 처음 하게 되어 놀라기도 합니다. 또 다른 배역은 오직 ‘척’할 뿐이며, 자신의 ‘척’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척’하지 않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표적인 인간 군상을 모아놓은 듯합니다. 저는 여기 나오는 배역들을 통해 본인의 진심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자신을 이해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부터 이해해야 남을 이해하던, 꿈을 꾸던, 미래를 계획하던 할 수 있으니까요. 이 연극이 우리 공연진, 보러오실 형, 누님, 관객분들 모두에게 본인에 대해 n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에게 연극반은, 찾아낸 본인의 진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쵸?
....폼 잡으면서 글 쓰려니 힘듭니다. 원래도 글 못 쓰는 사람인데 미치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막극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공연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극회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연출 전화번호: 23 손준호, 010-7401-7678
아래는 공연진 명단입니다.
<연출>
23 손준호
<기획>
22 이보민
23 홍수인
<배우>
배우 || 24 홍해인
용역1 || 24 김세인
용역2 || 24 김병헌
가수의 처제 || 24 송하연
<스태프>
스탭장 || 23 이연우
무대 || 24 이아현, 24 김윤지
조명 || 24 조민우
음향 || 24 김희영
의상·소품 || 24 이지원, 24 최호정
홍보·디자인 || 24 배수현, 24 권순우
첫댓글 응원합니다❤️❤️❤️ 손연출 파이팅!!!
연출님 화이팅^^~*
넌 🎀멋진짱연출🎀이될거야
글 읽으니까 갑자기 진대하고싶어지네ㅋㅋ 조만간 회의하자~
연출 준호오빠 늘 믿고 응원해요😆
준호야 우리 힘내자
화이팅
🎭멋진 연출 준호오빠🎭
🎭존잘 연출 준호오빠🎭
멋쟁이 극회인, 멋쟁이 배우, 멋쟁이 연출(new!)
언제나 열정 넘치고 연극에 대한 진심을 보여준 준호이기에 이번 공연도 아주 기대가 되는구만유^_^
늘 응원혀! 화이팅! 껄껄껄..
연출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