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외

[gyvlf]

갈대 / 이태동


오랜 시간 바람을 맞았죠
수없이 짠 내 나는 
눈물을 흘렸죠

속으로는 흔들렸어도
억척스럽게 이겨낸 구석도 
많아요

사람들은
심심할 때

저건, 분명 억새다 
저건, 갈대다 
우기며

나에게
손가락질해요

어느새
바람과 함께 흥에 겨워
나는 춤추고 있네요
어쩜 좋아!

코스모스 / 이태동


하천변 
하늘 거리는 코스모스

하늘이 파랗다고
두 손들어
환호해요

사람들
스치고 가면
야속할 법 한데
싱글벙글 
웃어 넘겨요

코스모스는
우리동네 꼬마들
개구장이 꼬마들  같아요

손가방 / 이태동 


책가방 돈가방 옷가방
약가방 과일가방 

그럼, 손가방엔
무엇이 들어있죠?

해바라기 / 이태동


해바리기 
둥근 얼굴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이미 부자가 되어 있어요

해바라기
키 큰 모습
바라보고 있으면
이미 나도 키가 커져 있어요

토끼풀 / 이태동


하얀 물감 찍어 
수없이
초록의 이파리로
심어 놓았어요

토끼들이 신나서
뛰어 다녀요
그 주변 길 오고가면
꼭, 행운이 올 것 같아요

내 맘이 나도 모르게
평화로워지니까요

필통 / 이태동


온 가족이 모여
꿈꾼다

내일은
무슨 그림을 그릴까
어떤 글씨를 쓸까

공책 /이태동


빈 종이가 책이라니

마음 비우고
숙제해야겠다

일기쓰기
ㅡ 실컷 놀았다
ㅡ 온종일 운동장에서
    그네타고 놀았다

거울 / 이태동 


외출하려고 
거울 앞에 서서
활짝 웃으니 
엄마 얼굴이 떠올라요

외출하려고
거울 앞에 앉아
조용히 미소 지으니
귀여운 내 동생이 나타나요

들국화/ 이태동

산들 바람 부는 방향으로
고개 돌렸어요

풍차닮은 톱니는 
서서히
하늘 향해 움직였어요

노란 꽃물이 뚝뚝 흘러
노란새가 되었어요

이제 피었다고
늦게 피었다고 
놀라지 마세요
활짝 웃고 있잖아요

초겨울 대지에 
총총한
별이 될래요

[소월의 꽃 진달래 김봉균]

고운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