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을 마신다: 와인
정 승택
1. 포도주는 무엇이 다른가?
포도주는 곡물이나 과일로 빚은 발효주(일반Wines)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동양에서 전통을 자랑하는 곡주들은 물로 희석하거나(탁주 등), 약용이나 향원의 약제를 혼합하여 (약주 또는 리뀌에르) 소비된다. 아니면 이를 증류하여 소주나 고량주로 마신다. 과일주들도 과즙의 혼합이나 증류를 통하여 기타 재제주가 된다. 포도주만큼 역사가 깊은 맥주도 발효모액을 이루는 물이 첨가되어야 빚을 수 있는 술이다.
발효용 포도(식용포도보다 알이 작으며 당도는 2배나 큰)로 만든 포도주는 다른 발효주들 처럼 인공적인 첨가과정이 전혀 없다. 포도주 한병 750 밀리리터의 한 방울,또 한 방울 모두가 땅에서 빨아올린 천연의 넥타르인 것이다.
포도주의 맛이나 그 향을 바꾸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인공의 감미료나 향신료를 넣을 수 없다.
2. 왜 포도주가 좋은가?
포도주를 처음 마실 때 에는 회식이나 또는 분위기에 좌우되어 겉멋으로 시작하지만, 와인시음회 같이 자발적인 음미의 기회가 있을때, 묻지말고 그냥 마셔본 백포도주가 정신이 뻐쩍들게 상큼하며, 잔류당은 모두 에탄올로 바뀌었는지 혀끝에 찌르는 맛으로 남아 초심자를 감동시킨다.
한 잔에 3천원의 보급품이지만 프랑스 서남 지중해 부근, 랑궤돜의 작열하는 자갈밭 아래에서 자아올린 과즙으로 빚어, 일년도 넘게 공들인 데다 멀리 서울까지 어렵게 날아와 내 코 밑에 있는 것이다. 어찌 이런 와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가.
3. 서울은 Au Naturel을 지향함.
우리가 와인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이 자연 그대로 [오 나뛰렐/ au naturel]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인마을"은 와인을 자연 그대로 둔 것을 지고지선으로 여기고자 한다. 백포도주의 대명사인 샤도네(Chardonnay)를 오크통에 숙성시켜 바닐라향을 가미하는 것도 이젠 그만 두자. 어느 특정지역의 기호를 맞추기 위하여 여러 품종의 포도주를 배합하는 것도 최소화 하자. 물론,수송과 보존을 위하여 멸균이나 산화방지제는 허용 최소량을 지키자.
"와인마을"은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하며 와인의 자연성을 극한상태로 추구할 뜻은 없다. 와인을 만드는 것은 신이고 인간은 포도만 재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 빈티지(Vintage/포도작황)도 신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좋은 와인은 땅에서 나오는 것이지 양조장에서 만들어 지지 않는다.
2005.04.20.
脚註: 이 글은 Wineweek에 발표한 것을 여기에 맞도록 옮긴 것이다.
<원본 참조>
http://www.winemaul.com/page/wweek/wwcontent.asp?idx=26&ctn=21